그 때 기원(祗園)에서 두 비구 사이에 싸움이 일어났는데 한 사람이 꾸짖어도 한 사람은 잠자코 있었다. 그 꾸짖던 사람은 곧 뉘우치고 그에게 사과하였다. 그런데 그 비구는 그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가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절 안에 있던 비구들이 서로 권하고 충고하느라고 고함을 치며 시끄러웠다.
그 때 세존께서는 사람 귀보다 뛰어난 깨끗한 천이(天耳)로 기원에서 시끄럽게 고함소리가 오가는 것을 들으셨다. 그 소리를 들으시고는 선정에서 깨어나 정사로 돌아와 대중 앞에 자리를 펴고 앉아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오늘 이른 아침에 걸식하고 돌아와 안다림으로 들어가 낮 선정에 들었다가 정사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고함소리를 들었다. 누가 그렇게 하였느냐?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정사에서 두 비구가 싸웠는데, 한 비구는 꾸짖었으나 한 비구는 잠자코 있었습니다. 그 때 꾸짖던 비구가 이내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하였으나, 그가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권하고 충고하느라 큰 소리가 나고 시끄러웠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어리석은 비구가 상대방이 뉘우치고 사과하는데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는가? 상대가 뉘우치는데 그것을 받아주지 않으면 그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유익하지 못한 괴로움을 받을 것이다. 비구들아, 과거 세상에 석제환인은 33천에서 싸움이 있었을 때, 이렇게 게송으로 가르치고 훈계하였다.
爾時。祇桓中有兩比丘諍起。一人罵詈。一人黙然。其罵詈者。卽便改悔懺謝於彼。而彼比丘不受其懺。以不受懺故。時。精舍中衆多比丘共相勸諫。高聲鬧亂。爾時。世尊以淨天耳過於人耳。聞祇桓中高聲鬧亂。聞已。從禪覺。還精舍。於大衆前敷座而坐。告諸比丘。我今晨朝乞食。還至安陀林。坐禪人晝正受。聞精舍中高聲大聲。紛紜鬧亂。竟爲是誰。比丘白佛。此精舍中有二比丘諍起。一比丘罵。一者黙然。時。罵比丘尋向悔謝。而彼不受。緣不受故。多人勸諫。故致大聲。高聲鬧亂。佛告比丘。云何。比丘。愚癡之人。人向悔謝。不受其懺。若人懺而不受者。是愚癡人。長夜當得不饒益苦。諸比丘。過去世時。釋提桓因有三十三天共諍。說偈敎誡言 (得眼經 대정장 2/291 중~하;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643~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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