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수행

수행방법 (10) 드나드는 숨길에서 죽음을 생각하는 수행을 닦으라.

다르마 러브 2013. 8. 29. 13:12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죽음이라는 생각을 닦고 죽음을 깊이 생각하여야 하느니라."

때에 그 자리의 어떤 비구는 세존께 사뢰었다.

"저는 항상 죽음이라는 생각을 닦고 죽음을 깊이 생각하나이다."

"너는 어떻게 죽음을 생각하고 그 생각을 닦는가."

"죽음을 생각할 때에 '이레 동안 살면서 일곱 가지 각의(覺意)를 생각하면 여래님 법에 많은 이익이 있고, 죽은 뒤에는 원한이 없을 것이라'고 여기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렇게 죽음을 생각하나이다."

"말 마라, 말 말라, 비구야. 그것은 죽음을 생각하는 행이 아니다, 그것은 방일하는 법이니라."

또 어떤 비구는 사뢰었다.

"저는 능히 죽음이라는 생각을 닦나이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어떻게 죽음이라는 생각을 닦는가."

"저는 이렇게 생각하나이다. '엿새 동안 살면서 여래님의 바른 법을 생각한 뒤에 곧 목숨을 마치면 그것은 매우 유익한 일이라'고 이렇게 죽음을 생각하나이다."

"말 마라, 말 말라, 비구야. 너도 또한 방일하는 법이다. 그것은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니라."

또 어떤 비구는 사뢰었다.

"저는 닷새 동안 살려고 하나이다."

이렇게 나흘, 사흘, 이틀, 하루라고 말하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말 마라, 말 말라, 비구들이여. 그것도 다 방일하는 법이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니라."

또 어떤 비구는 사뢰었다.

"저는 능히 죽음이라는 생각을 닦나이다. 저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슈라아바스티이에 가서 걸식하고는 도로 슈라아바스티이에서 나와 절로 돌아와 고요한 방에 들어가 일곱 가지 각의를 생각하다가, 목숨을 마치면 그것이 곧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라 여기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말 마라, 말 말라, 비구야. 그것도 죽음을 생각하고 그 생각을 닦는 것이 아니다. 너희 여러 비구들이 말한 것은 다 방일한 행이요 죽음을 생각하고 수행하는 법이 아니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거듭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박칼리이 같은 비구는 참으로 죽음을 생각한다 할 수 있다. 그는 잘 죽음을 생각하고 이 몸의 오로(惡露)의 더러움을 싫어하였다. 만일 비구로서 죽음을 생각하는 그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드나드는 숨길의 가고 오는 수를 줄곧 생각하면서 그 중간에 일곱 가지 각의를 깊이 생각하면 여래 법에 많은 이익이 될 것이다. 왜 그러냐하면 모든 법은 다 비고 고요하여 생기는 것이나 사라지는 것이 모두 허깨비로서 진실이 없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만일 드나드는 숨길 속에서 죽음을 생각하면 곧 생, 노, 병, 사와 근심, 걱정, 고통, 번민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다.

대정장 2/742 상 ;『한글 증일아함경』2, pp. 188~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