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암라부락 암라림에서 많은 상좌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 때 질다라 장자는 여러 상좌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여러 상좌 비구들은 질다라 장자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한 뒤에 잠자코 있었다. 그 때 질다라 장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열 손가락을 모아 합장하고, 여러 상좌들에게 청하였다.
여러 존자들이시여, 저의 변변찮은 음식 공양을 받아주십시오.
그 때 여러 상좌들은 잠자코 그 청을 받아주었다. 그러자 그 장자는 여러 상좌들이 잠자코 그 청을 수락한 줄 알고, 발에 예배하고 떠나갔다. 그는 자기 집에 돌아가 갖가지 음식을 마련하고 자리를 깔고, 이른 아침에 사람을 보내 때가 되었음을 알리게 했다.
그 때 여러 상좌들은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장자 집으로 가서 자리에 앉았다. 장자는 상좌들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이른바 여러 가지 경계[界]란 어떤 것을 여러 가지 경계라 합니까?
그 때 상좌들은 잠자코 있었고 이렇게 하기를 두세 번 되풀이하였다.
그 때 존자 이서달다(梨犀達多)가 대중의 아랫자리에 있다가 여러 상좌 비구들에게 말했다.
여러 존자들이시여, 제가 저 장자의 물음에 대답하고 싶습니다.
상좌들은 좋다고 대답하였다. (아랫자리의 스님은 윗자리 스님의 승낙을 얻어 답변을 하며 그것은 그 자리에 참여한 스님들을 대표하는 말인 만큼 법에 어긋나지 않고 바른 말이어야 한다.)
장자 질다라는 곧 물었다.
존자여, 이른바 여러 가지 경계[界]란 어떤 것을 여러 가지 경계라고 합니까?
이서달다가 대답하였다.
장자여, 안계(眼界)가 다르고 색계(色界)가 다르고 안식계(眼識界)가 다르며, 이계(耳界)가 다르고 성계(聲界)가 다르고 이식계(耳識界)가 다르며, 비계(鼻界)가 다르고 향계(香界)가 다르고 비식계(鼻識界)가 다르며, 설계(舌界)가 다르고 미계(味界)가 다르고 설식계(舌識界)가 다르며, 신계(身界)가 다르고 촉계(觸界)가 다르고 신식계(身識界)가 다르며, 의계(意界)가 다르고 법계(法界)가 다르고 의식계(意識界)가 다릅니다. 이와 같이 장자여, 이것을 여러 가지 경계라 합니다.
그 때 질다라 장자는 갖가지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차려 공양하였다. 여러 비구들은 식사를 마친 뒤에 손을 씻고 양치하고 발우를 씻었다. 질다라 장자는 낮은 평상 하나를 펴고 상좌들 앞에 앉아 법을 경청하였다. 그 때 여러 상좌들은 장자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여러 상좌들은 도중에서 이서달다에게 말했다.
훌륭하고 훌륭하셨습니다. 이서달다 비구여, 당신은 진실로 민첩하게 일을 잘 알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다른 때라 해도 당신은 마땅히 늘 항상 그렇게 대답하셔야 합니다.
그 때 여러 상좌들은 이서달다의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梨犀達多經1 대정장 2/150 하~151 상;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825~827.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암라부락 암라림에서 많은 상좌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 때 질다라 장자는 여러 상좌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여러 상좌들에게 말했다.
세상의 여러 견해들은 혹은 내가 있다[有我]고 말하기도 하고, 혹은 중생을 말하며, 혹은 수명을 말하고, 혹은 세상의 길흉을 말하기도 합니다. 어떻습니까? 존자들이시여, 이 여러 가지 다른 견해들은 무엇을 근본으로 하고, 무엇이 원인[集]이며, 어디서 생겼고, 무엇이 변한 것입니까?
그 때 여러 상좌(上座)들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이렇게 세 번을 물었으나 세 번 다 잠자코 있었다. 그 때 하좌(下座) 비구인 이서달다가 상좌들에게 말했다.
제가 저 장자의 물음에 대답하고 싶습니다.
여러 상좌들이 말했다.
잘 대답할 수 있으면 대답하시오.
그 때 장자는 곧 이서달다에게 물었다.
존자시여, 무릇 세상의 견해들은 무엇을 근본으로 하고, 무엇이 원인이며, 어디서 생겼고, 무엇이 변한 것입니까?
존자 이서달다가 대답하였다.
장자여, 무릇 세상의 견해들은 혹은 내가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혹은 중생을 말하며, 혹은 수명을 말하고, 혹은 세상의 길흉을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 견해들은 모두 신견(身見)을 근본으로 하고, 신견이 원인이며, 신견에서 생긴 것이요, 신견이 변한 것입니다.
존자시여, 무엇을 신견이라 합니까?
장자여,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색(色)은 곧 나[我]다, 색은 나와 다르다, 색 안에 내가 있다, 내 안에 색이 있다'고 보고, 수(受)․상(想)․행(行)도 마찬가지며, '식(識)은 곧 나다, 식은 나와 다르다, 내 안에 식이 있다, 식 안에 내가 있다'고 봅니다. 장자여, 이것을 신견이라 합니다.
존자시여, 어떻게 하면 그 신견이 없어지겠습니까?
장자여, 이른바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색은 곧 나다'고 보지 않고, '색은 나와 다르다'고도 보지 않으며, '내 안에 색이 있다'거나 '색 안에 내가 있다'고도 보지 않습니다. 수(受)․상(想)․행(行)도 마찬가지며, '식(識)은 곧 나다'고 보지 않고, '식은 나와 다르다'고도 보지 않으며, '내 안에 식이 있다'거나 '식 안에 내가 있다'고도 보지 않습니다. 이것을 신견이 없어진 것이라 합니다.
존자시여, 당신의 아버지 이름은 무엇이며, 어디서 태어나셨습니까?
(갑자기 여기서부터 아래 몇 번에 걸쳐 이뤄지는 문답은 왜 여기서 나오는지 내 짧은 소견으로는 알 수 없다. 마치 중국스님들의 선문답을 연상시킨다.)
장자여, 저는 장자의 뒷집에서 태어났습니다.
질다라 장자는 존자 이서달다에게 말했다.
저와 존자 우리 둘의 아버지는 본래부터 좋은 친구였습니까?
그랬습니다, 장자여.
질다라 장자가 이서달다에게 말했다.
존자시여, 만일 이 암라림에 머무신다면, 제가 몸과 목숨이 다할 때까지 의복․음식과 질병에 따른 탕약을 공양하겠습니다.
존자 이서달다는 잠자코 그 청을 받아들였다.
그 때 존자 이서달다는 질다라 장자의 청을 받았으나 그 공양이 장애가 되어 오랫동안 세존의 처소에 나아가지 못했다.(이 부분도 음식에 장애가 되는 무엇이 있었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 음식을 먹고 병을 얻어 오랫동안 세존의 처소에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인지 불확실하다.) 그 때 여러 상좌 비구들은 질다라 장자를 위해 여러 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하였고,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한 뒤에 질다라 장자는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梨犀達多經2 대정장 2/151 상~151 중;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827~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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