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 제59권
212. 일체지경(一切智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우준나아[蔚頭隨若]국에 노닐으시면서 카나카탈라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코오살라(拘薩羅)의 왕 파세나디[波斯匿]는 사문 고오타마가 우준나아에 노닐으시면서 카나카탈라동산에 계시다는 말을 들었다.
파세나디 왕은 한 사람은 불러
“너는 나를 위해 사문 고오타마에게 가서 ‘거룩하신 몸은 건강하고 편안하시며, 기거는 가벼우시고, 기력은 한결같나이까.’고 문안 드려라. 그리고 다시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는 거룩하신 몸은 건강하고 편안하시며 기거는 가벼우시고 기력은 한결 같나이까고 문안 드리고, 또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는 와서 뵈옵고자 한다.’고 아뢰라.”고 분부하였다. 그 사람은 분부를 받고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문안 드리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아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코오살라국 왕 파세나디는 ‘거룩하신 몸은 건강하고 편안하시며, 기거는 가벼우시고, 기력은 한결같나이까.’고 문안 드리나이다. 그리고 또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는 와서 뵈옵고자 하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지금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는 안온하고 쾌락하며, 또 하늘, 사람, 아수라, 건달바, 나찰과 그 밖의 여러 몸들도 다 안온하고 쾌락하라. 그리고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는 오고 싶으면 오라고 하라.”
그 사신(使臣)은 부처님 말씀을 잘 받아 가져 외우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 때에 존자 아난은 부처님 뒤에서 총채를 잡고 부처님을 모시고 있었다. 그 사신이 떠난 뒤에 세존께서는 아난을 돌아보고 말씀하시었다.
“아난아, 우리는 저 동으로 향한 큰 집으로 같아 가서 창을 열고, 지게문은 닫고, 그 그윽한 곳에 있자. 오늘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는 오로지 한 마음으로 내 설법을 들으려 한다.”
존자 아난은
“예예.”
하고 여쭈었다.
이에 세존께서는 존자 아난을 데리고 동으로 향한 큰집으로 가서 창을 닫고, 지게문은 닫고, 그윽한 곳에 자리를 깔고 니시이다나를 편 뒤에 가부좌를 하고 앉으시었다.
그 때에 그 사신은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에게 돌아가 아뢰었다.
“천왕이여, 나는 이미 사문 고오타마에게 통하였나이다. 사문 고오타마는 지금 천왕을 기다리고 있나이다. 원하옵건대 천왕은 때를 아소서.”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는 어자(御者)에게 명령하였다.
“너는 수레를 준비하라. 나는 지금 사문 고오타마를 뵈오러 가겠다.”
어자는 명령을 받고 곧 수레를 준비하였다.
그 때에 사쿨라아[어질음]와 소마아[달] 두 자매(姉妹)는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와 함께 앉아 밥을 먹다가 오늘 파세나디 왕이 부처님을 가서 뵈옵는다는 말을 듣고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만일 오늘 세존을 가서 뵈옵거든 저희들을 위해 세존께 머리를 조아리고 ‘거룩하신 몸은 건강하고 편안하시며, 기거는 가벼우시고 기력은 한결같나이까.’고 문안 드려 주소서. 그리고 사쿨라아와 소마아 두 자매도 세존께 머리를 조아리고 ‘거룩하신 몸은 건강하고 편안하시며, 기거는 가벼우시고 기력은 한결같나이까.’고 문안 드린다고 말씀하여 주소서.”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는 사쿨라아와 소마아 두 자매를 위하여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었다. 그 때에 어자는 수레 준비를 마치고 돌아와 왕에게 아뢰었다.
“천왕이여, 수레 준비는 끝났나이다. 천왕의 뜻대로 하소서.”
때에 왕은 곧 수레를 타고 우준나아를 떠나 카나카탈라동산으로 갔다. 그 때에 카나카달라동산 문 밖에는 많은 비구들이 한데서 거닐고 있었다.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는 비구들에게 나아가 물었다.
“여러분, 사문 고오타마는 지금 어디 계십니까. 나는 가서 뵈옵고자 합니다.”
여러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대왕이여, 저 동으로 향한 큰집은 창을 열고 지게문은 닫혀 있는데, 세존께서는 그 안에 계십니다. 대왕은 가서 뵈옵고자 하거든 저 집으로 가서 그 밖에 서서 기침을 하고 지게문을 두드리십시오. 세존께서 들으시면 반드시 문을 열어 주실 것입니다.”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는 곧 수레에서 내려 권속들에게 둘러싸이어 동으로 향한 큰집까지 걸어가서는, 그 밖에 서서 기침하고 지게문을 두드리었다. 세존께서는 그 소리를 들으시고 곧 지게문을 여시었다.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는 곧 그 집에 들어가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사쿨라아와 소마아 두 자매는 세존께 머리를 조아리고 ‘거룩하신 몸은 건강하고 편안하시며, 기거는 가벼우시고 기력은 한결같나이까.’하고 문안 드리나이다.”
세존께서는 왕에게 물으시었다.
“사쿨라아와 소마아 두 자매는 따로 심부름시킬 사람이 없었던가요.”
“고오타마시여, 나는 오늘 사쿨라아와 소마아 두 자매와 같이 앉아 밥을 먹었나이다. 그들은 내가 부처님을 뵈오러 가겠다는 말을 듣고 곧 말하기를 ‘대왕이여, 만일 가서 부처님을 뵈옵거든 저희들을 위해, 세존께 머리를 조아리고 거룩하신 몸은 건강하고 편안하시며, 기거는 가벼우시고 기력은 한결같나이까.’고 문안 드려 주소서. 그리고 사쿨라아와 소마아 두 자매도 세존께 머리를 조아리고 ‘거룩하신 몸은 건강하고 편안하시며, 기거는 가벼우시고 기력은 한결같나이까.’고 문안 드린다고 말씀해 달라고 하였나이다. 고오타마시여, 사쿨라아와 소마아 두 자매는 세존께 머리를 조아리고 ‘거룩하신 몸은 건강하시고 편안하시며, 기거는 가벼우시고 기력은 한결같나이까.’고 문안 드리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대왕이여, 지금 사쿨라아와 소마아 두 자매는 안온하고 쾌락하라. 또 지금 하늘, 사람, 아수라, 건달바, 나찰과 그 밖의 여러 몸들도 안온하고 쾌락하라.”
이에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는 부처님께 문안드리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아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나는 여쭐 일이 있사온대 들어주신다면 감히 아뢰겠나이다.”
“대왕이여, 묻고 싶으면 마음대로 물으시오.”
“고오타마시여, 나는 듣건대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만일 다른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있어, 나는 일체를 알고 일체를 본다고 한다면 그는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며, 현재에도 또한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하옵는데, 고오타마께서는 그 말씀을 기억하시나이까.”
“대왕이여, 나는 만일 어떤 다른 사문이나 바라문이 있어 ‘나는 일체를 알고 일체를 본다고, 말한다면 그는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며, 현재에도 또한 없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지 못하오.”
그 때에 비두우다바[鞞留羅]대왕은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 뒤에서 총채를 들고 왕을 모시고 있었다. 이에 왕은 비두우다바 대장을 돌아보고 말하였다.
“전인에 내가 대중들과 함께 앉아 있을 때에 누가 제일 먼저 사문 고오타마가 말하기를 ‘만일 어떤 다른 사문이나 바라문이 있어 나는 일체를 알고 일체를 본다고, 말한다면 그는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며, 현재에도 또한 없다고 말하더라.’고 말하였는가.”
비두우다바 대장은 대답하였다.
“천왕이여, 상년소길상자(想年少吉祥子)가 제일 먼저 그렇게 말하였나이다.”
왕은 곧 한 사람을 불러
“너는 상년소길상자에게 가서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가 너를 부른다.’고 말하라.”
그 사람은 분부를 듣고 상년소길상자에게 가서 말했다.
“연소(年少)여,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가 너를 부르신다.”
그 사람이 간 뒤에 파세나디 왕은 세존께 여쭈었다.
“사문 고오타마시여, 혹 어떤 사람이 다르게 말한 것을 잘못 들었다고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생각하시나이까.”
“대왕이여, 나는 일찍 만일 어떤 다른 사문이나 바라문이 있어, 나는 일체를 알고 일체를 본다고, 말한다면 그는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며, 현재에도 또한 없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오.”
“사문 고오타마 말씀은 스승답나이다. 사문 고오타마 말씀은 좋은 스승답나이다.”
파세나디 왕은 이렇게 찬탄한 뒤에 다시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나는 다시 여쭙고자 하옵는대 들어주시겠나이까.”
“대왕이여, 묻고 싶으면 마음대로 물으시오.”
“고오타마시여, 찰제리, 바라문, 거사, 공사의 이 네 종족은 낫고 못함이 있고, 차별이 있나이까.”
“찰제리, 바라문, 거사, 공사의 이 네 종족은 낫고 못함이 있고, 차별이 있오. 찰제리, 바라문 종족은 이 인간에서 최상덕(最上德)이오, 거사, 공사 종족은 이 인간에서 최하덕이오. 이것을 찰제리, 바라문, 거사, 공사의 네 종족에 낫고 못함이 있고, 차별이 있다고 하는 것이오.”
“사문 고오타마 말씀은 스승답나이다. 사문 고오타마의 말씀은 좋은 스승답나이다.”
파세나디 왕은 이렇게 찬탄한 뒤에 다시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나는 다만 현세의 도리만 묻지 않고 다시 후세의 도리를 여쭙고자 하옵는대 들어주시겠나이까.”
“대왕이여, 묻고 싶으면 마음대로 물으시오.”
“고오타마시여, 찰제리, 바라문, 거사, 공사의 이 네 종족은 후세에도 낫고 못함이 있고, 차별이 있나이까.”
찰제리, 바라문, 거사, 공사의 이 네 종족은 후세에도 낫고 못함이 있고, 차별이 있소. 여기 찰제리, 바라문, 거사, 공사의 네 종족이 있어 만일 다섯 가지 단지(斷支)를 성취하면 반드시 좋은 스승인 여래, 무소착, 정진각을 얻을 것이요, 반드시 만족하여 불만이 없을 것이며, 또한 긴 밤 동안에 진리와 이익과 안온과 쾌락을 얻을 것이오. 어떤 것이 다섯인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가 여래를 믿어 뿌리가 생겨 완전히 서서, 이른바 사문, 바라문, 하늘, 악마 및 그 밖의 세간의 아무도 능히 그것을 빼앗지 못하면 이것을 첫째의 단지라 하오. 대왕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가 병이 적고 병이 없으며 알맞게 먹는 도(道)를 성취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겁지도 않고 공정하여 다투지 않아서, 이른바 먹고 마시는 것을 삭히되 바르고 안온하게 삭히면, 이것을 둘째의 단지라 하오. 대왕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가 아첨도 없고 속임도 없고 소박하고 순직하여, 세존과 모든 범행자들에게 참 모양을 나타내면, 이것을 셋째의 단지라 하오. 대왕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가 언제나 꾸준히 나아가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끊고, 모든 착한 법을 닦고, 항상 스스로 뜻을 일으켜, 오로지 하고 굳건히 하며, 모든 착함의 근본을 위하여 방편 쓰기를 버리지 않으면, 이것을 넷째의 단지라 하오. 대왕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가 지혜를 얻어 거룩한 슬기가 밝게 트이고, 분별하고 환히 알아 그로서 바로 괴로움을 다하면, 이것을 다섯째 단지라 하오.
대왕이여, 이 찰제리, 바라문, 거사, 공사의 네 종족이 이 다섯 가지 단지를 성취하면 반드시 좋은 스승인 여래, 무소착, 정진각을 얻을 것이요, 반드시 만족을 얻어 불만이 없을 것이며, 또한 긴 밤동안에 도리와 이익과 안온과 쾌락을 얻을 것이니, 이것을 찰제리, 바라문, 거사, 공사의 네 종족이 후세에서도 낫고 못함이 있고, 차별이 있는 것이라 하오.“
“사문 고오타마 말씀은 스승답나이다. 사문 고오타마 말씀은 좋은 스승답나이다.”
파세나디 왕은 이렇게 찬탄한 뒤에 다시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다시 묻고자 하옵는대 들어주시겠나이까.”
“대왕이여, 묻고 싶으면 마음대로 물으시오.”
“고오타마시여, 찰제리, 바라문, 거사, 공사의 네 종족은 끊는 행에 있어서도 낫고 못함이 있고, 차별이 있나이까.”
“이 찰제리, 바라문, 거사, 공사의 네 종족은 끊는 행에 있어서도 낫고 못함이 있고, 차별이 있소. 대왕이여, 당신의 뜻에는 어떠하오. 만일 믿음이 있는 사람의 끊는 것을 믿음이 없는 사람이 끊으려 한다면 그것은 끝내 그리 될 수 없는 것이오. 만일 병이 적은 사람이 끊는 것을 병이 많은 사람이 끊으려 한다면 그것은 끝내 그리 될 수 없는 것이오. 만일 아첨하지 않고 속이지 않는 사람의 끊는 것을 아첨하고 속이는 사람이 끊으려 한다면 그것은 끝내 그리 될 수 없는 것이오. 만일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의 끊는 것을 게으른 사람이 끊으려 한다면 그것은 끝내 그리 될 수 없는 것이오. 만일 지혜 있는 사람의 끊는 것을 나쁜 지혜로 끊으려 한다면 그것은 끝내 그리 될 수 없는 것이오.
마치 코끼리 다루기, 말 다루기, 소 다루기, 사람 다루기의 네 다루기가 있는데, 그 중의 두 가지는 다룰 수 없고 어거할 수도 없으며, 두 가지는 다룰 수도 있고 어거할 수도 있소. 대왕이여, 당신의 뜻에는 어떠하오. 만일 다룰 수도 없고 어거할 수도 없는 그 둘은, 그 성질을 다루고, 그 성질을 어거하고 어거하는 일을 받게 하려 하더라도, 그리 될 수 없을 것이오. 그러나 만일 다룰 수도 없고 어거할 수도 없는 그 둘은, 그 성질을 다루고 그 성질을 어거하고, 어거하는 일을 받게 하려 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그리 될 수 있을 것이오. 이와 같이 대왕이여, 당신의 뜻에는 어떠하오. 만일 믿음이 있는 사람의 끊는 것을 믿음이 없는 사람이 끊으려 한다면 그것은 끝내 그리 될 수 없는 것이오. 만일 병이 적은 사람의 끊는 것을 병이 많은 사람이 끊으려 한다면 그것은 끝내 그리 될 수 없는 것이오. 만일 아첨하지 않고 속이지 않는 사람의 끊는 것을 아첨하고 속이는 사람이 끊으려 한다면 그것은 끝내 그리 될 수 없는 것이오. 만일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의 끊는 것을 게으른 사람이 끊으려 한다면 그것은 끝내 그리 될 수 없는 것이오. 만일 지혜 있는 사람의 끊는 것을 나쁜 지혜로 끊으려 한다면 그것은 끝내 그리 될 수 없는 것이오. 이와 같이 찰제리, 바라문, 거사, 공사의 네 종족은 끊는 행에 있어서도 낫고 못함이 있고, 차별이 있소.”
“사문 고오타마의 말씀은 스승답나이다. 사문 고오타마의 말씀은 좋은 스승답나이다.”
파세나디 왕은 이렇게 찬탄한 뒤에 다시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다시 묻고자 하옵는데 들어주시겠나이까.”
“대왕이여, 묻고 싶으면 마음대로 물으시오.”
“고오타마여, 찰제리, 바라문, 거사, 공사의 이 네 종족은 끊음[斷]에 있어서도 낫고 못함이 있고, 차별이 있나이까.”
“이 찰제리, 바라문, 거사, 공사의 이 네 종족이 끊음에 있어서 같이 끊으면 거기에는 낫고 못함이 없고, 차별도 없소. 대왕이여, 마치 동방에서 찰제리 동자가 와서 그는 마른 사알라[娑羅]나무로 화모(火母)를 만들어 불비비개로 비비어 불을 내고, 남방에서 바라문 동자가 와서 그도 마른 사알라나무로 화모를 만들어 불비비개로 비비어 불을 내고, 서방에서 거사 동자가 와서 그는 마른 찬다나[栴檀]나무로 화모를 만들어 불비비개로 비비어 불을 내고, 북방에서 공사 동자가 와서 그는 마른 파두마[伐摩]나무로 화모를 만들고 불비비개로 비비어 불을 낸다면, 대왕이여, 당신의 생각에는 어떠하오. 이른바 그 몇 가지 나무를 가지고 화모를 만들어 불비비개로 비비어 불을 내었을 때에, 혹 어떤 사람이 거기에다 마른풀이나 나무를 놓아 연기가 나고, 불꽃이 나고, 빛이 난다면 대왕이여, 그 연기와 연기, 불꽃과 불꽃, 빛과 빛에 무슨 차별을 말할 수 있겠는가.”
“고오타마시여, 이른바 몇 가지 사람이 몇 가지 나무를 가지고 화모를 만들어 불비비개로 불을 내었을 때에, 혹 어떤 사람이 거기에다 마른풀이나 나무를 놓아 연기가 나고, 불꽃이 나고, 빛이 난다면 고오타마여, 나는 그 연기와 연기, 불꽃과 불꽃, 빛과 빛에 차별이 있다고 말할 수 없나이다.”
“그와 같이 대왕이여, 찰제리, 바라문, 거사, 공사의 이 네 종족도 그들이 모두 꼭 같이 끊으면 그 끊음에 있어서는 차별이 있을 수 없소.”
“사문 고오타마의 말씀은 스승답나이다. 사문 고오타마의 말씀은 좋은 스승답나이다.”
파세나디 왕은 이렇게 찬탄한 뒤에 다시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다시 묻고자 하옵는데 들어주시겠나이까.”
“대왕이여, 묻고 싶으면 마음대로 물으시오.”
“고오타마시여, 하늘이 있겠나이까.”
“대왕이여, 무슨 뜻으로 하늘이 있는 가고 묻소.”
“고오타마시여, 만일 하늘이 있어 다툼이 있고, 다툼을 즐겨한다면 그는 응당 이 세상에 올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하늘이 있어 다툼이 없고, 다툼을 즐겨하지 않는다면, 그는 응당 세상에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 때에 비두우다바 대장은 코오살라 왕 파세나디 뒤에 서서 총채를 잡고 왕을 모시고 있었다. 비두우다바 대장은 세존께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만일 하늘이 있어 다툼이 없고, 다툼을 즐겨하지 않는다면, 잠깐 그 하늘은 그만 두시오. 만일 하늘이 있어 다툼이 있고, 다툼을 즐겨하여 이 세상에 온다면, 사문 고오타마시여, 반드시 그 하늘은 복이 훌륭하고 범행이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나이다. 그래서 이 하늘은 자재(自在)로이 그 하늘을 물리치고 그 하늘을 보내 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때에 존자 아난은 세존 뒤에 서서 총채를 들고 세존을 모시고 있었다. 이에 존자 아난은 ‘이 비두우다바 대장은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의 제자요, 나는 세존의 제자다. 제자와 제자가 서로 토론할 때는 지금이 바로 그 때다.’라고 생각하였다. 이에 존자 아난은 비두우다바 대장에게 말하였다.
“나는 당신에게 묻고자 하오. 당신은 아는 대로 대답하시오. 대장이여, 당신 뜻에는 어떠하오.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이 소유한 경계에는 명령이 미쳐 가는 곳인데,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은 복이 훌륭하고 범행이 훌륭하기 때문에, 과연 자재로이 물리쳐 버리고, 보내 버릴 수 있겠소.”
“사문이여, 만일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의 소유한 경계로서 명령이 미쳐 가는 곳이라면,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은 복이 훌륭하고 범행이 훌륭하기 때문에 자재로이 물리쳐 버리고, 보내 버릴 수 있을 것이오.”
“대장이여, 당신 뜻에는 어떠하오. 만일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의 경계가 아니요, 명령이 미쳐가지 못하는 데도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은 복이 훌륭하고 범행이 훌륭하다 하여, 뜻에 자재를 얻어 저들을 물리치고, 저들을 보내 버릴 수 있겠소.”
“사문이여, 만일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의 경계가 아니요, 명령이 미쳐가지 못한다면,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의 복이 훌륭하고 범행이 훌륭하다 하더라도, 자재로이 저들을 물리치고, 저들을 보내 버릴 수 없을 것이오.”
존자 아난은 다시 물었다.
“대장이여, 혹 三十三천이 있다는 말을 들었소.”
“나는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과 유희할 때에 三十三천이 있다는 말을 들었소.”
“대장이여, 당신 뜻에는 어떠하오.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은 복이 훌륭하고 범행이 훌륭하다 하여, 과연 저 삼십 삼천을 물리칠 수 있고, 저 삼십 삼천을 보내 버릴 수 있겠소.”
“사문이여,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은 삼십 삼천을 볼 수도 없겠거늘 하물며 삼십 삼천을 물리치고 보낼 수 있겠소. 저 삼십 삼천을 물리치고 보내려 하더라도 끝내 그리 될 수 없을 것이오.”
“그와 같이 대장이여, 만일 하늘이 있어 다툼이 없고 다툼을 즐겨하지 않아, 이 세상에 오지 않으면 이 하늘은 복이 훌륭하고 범행이 훌륭하오. 그런데 만일 하늘이 있어 다투고 다툼을 즐겨 해, 이 세상에 오면 이 하늘은 저 하늘을 볼 수도 없겠거늘 하늘과 하늘이 보내고 물리칠 수 있겠는가. 만일 저 하늘을 물리치고 보내려 한다면 그것은 끝내 그리 될 수 없을 것이오.”
이에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이 사문 이름은 무엇입니까.”
“대왕이여, 이 비구 이름은 아난인데 내 시자(侍者)요.”
“아난의 말씀은 스승답나이다. 아난의 말씀은 좋은 스승답나이다.”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은 이렇게 찬탄한 뒤에 다시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다시 묻고자 하옵는데 들어주시겠나이까.”
“대왕이여, 묻고 싶으면 마음대로 물으시오.”
“고오타마여, 혹 범(梵)이 있나이까.”
“대왕이여, 무슨 뜻으로 범이 있느냐고 묻소. 대왕이여, 만일 내가 범이 있다고 주장한다면 그 범은 청정한 것이오.”
세존께서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과 이렇게 이야기하고 계실 때에 저 사신은 상년소길상자를 데리고 돌아와서 파세나디 왕에게 아뢰었다.
“천왕이여, 상년소길상자가 여기 왔나이다.”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은 상년소길상자에게 물었다.
“전일에 내가 대중과 함께 앉았을 때에 누가 제일 먼저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있어 나는 일체를 알고 일체를 본다고 말한다면, 그는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며 현재에도 또한 없다고 말했다.’고 하였던가.”
상년소길상자는 대답하였다.
“천왕이여, 비두우다바 대장이 먼저 말하였나이다.”
비두우다바 대장은 이 말을 듣고
“천왕이여, 이 상년소길상자가 먼저 말하였나이다.”
고 하였다. 이렇게 그 두 사람이 서로 다투고 있을 때, 저 어자는 곧 수레를 준비해 가지고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에게 와서 아뢰었다.
“천왕이여, 수레가 벌써 왔나이다. 천왕이여, 때를 알으소서.”
파세나디 왕은 이 말을 듣고 세존께 여쭈었다.
“내가 사문 고오타마에게 일체지(一切智)의 일을 물으면 사문 고오타마께서 일체지의 일을 대답하시고, 내가 사문 고오타마에게 네 가지 청정을 물으면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내게 네 가지 청정을 대답하시고, 내가 사문 고오타마에게 얻을 바를 물으면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내게 얻을 바를 대답하시고, 내가 사문 고오타마에게 범이 있느냐 물으면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내게 범이 있다고 대답하셨나이다. 만일 내가 다시 다른 일을 묻더라도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반드시 내게 다른 일을 대답하실 것입니다. 고오타마시여, 나는 이제 일이 바빠 돌아가려고 하직을 청하나이다.”
“대왕이여, 알아하시오.”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은 부처님 말씀을 들어 잘 받아 가져 외우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 번 돌고 떠나갔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과 존자 아난 및 모든 대중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213. 법장엄경(法莊嚴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중(釋中)에 노닐으시면서 메달룸파[彌婁離]라는 석가(釋家) 서울에 계시었다. 그 때에 코오살라[拘薩羅]국의 파세나디[波斯匿] 왕은 볼일이 있어 장작(長作)과 함께 나가라하[名名城]로 나갔다. 파세나디 왕은 그 동산에 가서 나무 밑은 고요해 소리도 없고 멀리 떠나 죄악도 없으며 사람도 없는 곳에서 그 환경을 따라 연좌(燕坐)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것을 보자 그는 세존을 생각하고 장작에게 말하였다.
“장작아, 지금 이 나무 밑은 고요해 소리도 없고, 멀리 떠나 죄악도 없으며 사람도 없는 곳에서 그 환경을 따라 사람들이 연좌하고 있다. 나는 자주 여기 와서 부처님을 뵈었다. 장작아, 세존은 지금 어디 계시냐. 나는 가서 뵈옵고 싶다.”
장작은 대답하였다.
“천왕이여, 나는 들으니 세존께서는 지금 석중에 거닐으시면서 메달룸파라는 석가 서울에 계신다고 합니다.”
“장작아, 메달룸파라는 석가 서울은 여기서 얼마나 되느냐.”
“천왕이여, 여기서 三 크로사[拘婁舍]입니다.”
“장작아, 수레를 준비하라. 나는 부처님께 가리라.”
장작은 명령을 받고 곧 수레를 준비하고 아뢰었다.
“천왕이여, 수레가 준비되었습니다. 뜻대로 하소서.”
파세나디 왕은 곧 수레를 타고 성을 나가 메달룸파라는 석가 서울로 갔다. 그 때 메달룸파 문 밖에는 많은 비구들이 한데서 거닐고 있었다. 파세나디 왕은 비구들에게 가서 물었다.
“여러분, 세존께서는 지금 어디서 거닐고 계십니까.”
“대왕이여, 저 동으로 향한 큰집에서 창을 열고 지게문을 닫고 그 안에서 거닐고 계십니다. 대왕이여, 만일 뵈옵고 싶거든 거기 가서 밖에서 기침하고 지게문을 두드리시오. 세존께서 들으시면 반드시 지게문을 열러 주실 것이오.”
파세나디 왕은 곧 수레에서 내렸다. 그리고 그는 혹 찰제리 정생왕(頂生王)이 인간에 와서 대지(大地)를 호령할 때에 쓰는 다섯 가지 장식 곧 칼, 일산, 화만(華鬘), 진주 자루의 총채, 장식한 신을 다 벗어 장작에게 주었다. 장작은 ‘이제 천왕은 반드시 혼자 들어가실 것이다. 우리는 모두 여기서 기다리자.’고 생각하였다. 이에 파세나디 왕은 권속들에게 둘러싸이어 저 동으로 향한 큰집으로 걸어가서 밖에 서서 기침하고 문을 두드렸다. 세존께서는 들으시고 곧 문을 열어 주시었다. 파세나디 왕은 곧 그 집에 들어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나는 코오살라국의 왕 파세나디입니다. 나는 코살라국의 왕 파세나디입니다.’고 재삼 자기 성명을 대었다.
세존께서는
“그렇소 대왕이여, 당신은 코오살라국의 왕 파세나디요, 당신은 코오살라국의 왕 파세나디요.”
하고 대답하시고 파세나디 왕은 다시
“나는 코오살라국의 왕 파세나디입니다. 나는 코오살라국의 왕 파세나디입니다.”
라고 재삼 자기 성명을 일컬은 뒤에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물으시었다.
“대왕이여, 내게 무슨 도리가 있다고 보았기에 스스로 마음을 낮추어 머리를 조아려 내 발에 예배하고 공양하며 받들어 섬기시오.”
“세존이시여, 나는 부처님에게 법의 고요함이 있음을 보았나이다. 그 때문에 나는 ‘여래, 무소착, 정진각의 말씀은 착하시고, 세존의 제자들은 잘 나아간다.’고 생각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내가 앉고 모두 앉았을 때에 나는 어미는 자식과 다투고 자식은 어미와 다투며, 부자, 형제, 자매 친속들이 서로 돌아가며 다투는 것을 보나이다. 그들이 다툴 때에는 어미는 자식의 허물을 마하고, 자식은 어미의 허물을 말하며, 부자, 형제, 자매, 친속들은 서로서로 허물을 말하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이겠나이까. 그러하온대 나는 세존의 모든 제자 비구들을 보오매 모두 세존을 따라 범행을 행하나이다. 혹 어떤 비구가 다시 다툼이 있어 계를 버리고 도(道)를 그만 두더라도 부처님의 허물을 말하지 않고, 법의 허물을 말하지 않으며, 대중의 허물을 말하지 않고, 다만 스스로 꾸짖어 ‘내가 나쁘다. 내가 덕이 없다.’고 말하나이다. 그러므로 나는 세존을 따라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범행을 닦아도 그리 될 수 없겠나이다. 이것이 이른바 ‘나는 세존에게서 법의 고요함을 보았고, 그 때문에 나는 여래, 무소착, 정진각의 말씀은 착하시고, 세존의 제자들은 잘 나아간다.’고 생각하는 것이옵니다.
다시 세존이시여, 나는 어떤 바라문의 사문이나 바라문을 보매, 혹은 九개월, 혹은 十개월 동안 다소 범행을 배우고 행하다가 그것을 버리고 옛날로 돌아가 탐욕 때문에 더러워져 탐욕에 물들고, 탐욕에 집착하고, 탐욕에 얽매어, 교만하고 방자하여 그것을 받아 들여 그 재앙을 보지 못하고, 거기서 벗어날 길을 보지 못하면서, 탐욕을 행하기를 즐겨하였나이다. 그런데 세존이시여, 나는 세존의 모든 제자 비구들을 보매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범행을 닦아 내지 수억생(數億生)에까지 이르나이다. 나는 이 밖에 이러한 청정한 범행이 세존의 집과 같음을 보지 못하나이다. 그래서 이른바 나는 부처님에게서 법의 고요함을 보았고, 그 때문에 나는 ‘여래, 무소착, 정진각의 말씀은 착하시고, 세존의 제자들은 잘 나아간다.’고 생각하는 것이옵니다.
다시 세존이시여, 나는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을 보오매 몸이 몹시 마르고 파리하며, 형상이 지극히 나쁘고, 몸에 흰 여드름이 생겨 사람들이 보기를 싫어하였나이다. 나는 ‘이 사람들은 어찌하여 몸은 마르고 파리하며 형상은 지극히 나쁘고 몸에는 흰 여드름이 생겨 사람들이 보기를 싫어하는가. 이 사람은 반드시 범행 행하기를 즐겨하지 않았거나 혹은 몸에 병이 있거나 혹은 그윽한 곳에서 죄를 지었을 것이다. 그래서 몸은 마르고 파리하며 형상은 지극히 나쁘며 몸에는 흰 여드름이 생겨 사람들이 보기를 싫어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나는 그들에게 가서 물었나이다.
‘여러분은 어찌하여 몸은 마르고 파리하며 형상은 지극히 나쁘고 몸에는 흰 여드름이 생겨 사람들이 보기를 싫어하는가. 여러분은 범행 행하기를 즐겨하지 않는가. 몸에 병이 있는가. 혹은 그윽한 곳에서 죄를 지었는가. 그 때문에 여러분은 몸은 마르고 파리하며 형상은 지극히 나쁘고 몸에는 흰 여드름이 나서 사람들이 보기 싫어하는가.’
그들은 내게 대답하기를
‘대왕이여, 이것은 백병(白病)입니다. 대왕이여, 이것은 백병입니다.’
고 대답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나는 세존의 모든 제자 비구들을 보오매 즐거워하는 행동이 단정하고 얼굴빛이 윤택하며 몸은 정결하고 힘들임도 없고 구함도 없으며 남의 아내의 밥을 보호하기를 사슴처럼 하고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범행을 행하나이다. 나는 그것을 보고는 이 여러분은 어찌하여 즐거워하는 행동이 단정하고 얼굴빛이 윤택하며 몸은 정결하고 힘들임도 없고 구함도 없으며 남의 아내의 밥을 보호하기를 사슴처럼 하고,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범행을 행하는가. 여러분은 혹은 탐욕을 떠나고 혹은 기운이 왕성한 마음을 얻어 어렵지 않게 현재에서 즐겁게 산다. 그러므로 이 여러분은 즐거워하는 행동이 단정하고, 얼굴빛이 윤택하며, 몸은 청결하고, 힘들임이 없고, 구함이 없으며, 남의 아내의 밥을 보호하기를 사슴처럼 하고, 몸과 목숨을 다하여 범행을 행한다. 만일 탐욕대로 행하여 즐거워하는 행동이 단정하다면 나도 응당 즐거워하는 행동이 단정할 수 있다. 무슨 까닭인가. 나도 어렵지 않게 五욕(欲)의 공덕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여러분은 탐욕을 떠나고 기운이 왕성한 마음을 얻어, 어렵지 않게 현재에서 즐겁게 살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여러분은 즐거워하는 행동이 단정하고, 얼굴빛이 윤택하며, 몸은 정결하고, 힘들임이 없고 구함이 없으며 남의 아내의 밥을 보호하기를 사슴처럼 하고,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범행을 행한다고 생각하였나이다. 이것이 이른바 나는 부처님에게 법의 고요함이 있음을 보았고, 그 때문에 나는 ‘여래, 무소착, 정진각의 말씀은 착하시고, 세존의 제자들은 잘 나아간다.’고 생각하는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나는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을 보오매 총명하고 지혜로와 스스로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널리 들어 결정한다고 일컬으면서 모든 경전을 다 외우고 강한 적을 항복받으며 변론을 잘하고 이치를 깨달아 이름과 덕망이 널리 퍼져 일체 세상이 다 들어 알고, 가는 곳마다 모든 주장을 부수고 곧 스스로 자기 주장을 세워 ‘우리는 사문 고오타마에게 가서 이러이러한 일을 물어 보자. 만일 그가 대답하면 우리는 그를 힐난하고, 만일 그가 대답하지 못하더라도 또한 그를 힐난한 뒤에는 곧 그를 버리고 가자.’고 말하나이다. 그러나 그는 세존께서 어느 촌이나 읍에서 노닐으신다는 말을 듣고, 부처님에게 가서는 부처님에게 어떤 일을 물어보지도 못하거늘 하물며 힐난하려 하겠나이까. 이것이 이른바 나는 부처님에게 법의 고요함이 있음을 보았고 그 때문에 나는 ‘여래, 무소착, 정진각의 말씀은 착하시고, 세존의 제자들은 잘 나아간다.’고 생각하는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나는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을 보오매 총명하고 지혜로와 스스로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널리 들어 결정한다고 일컬으면서 모든 경전을 다 외우고 강한 적을 항복받으며 변론을 잘하고 이치를 깨달아 이름과 덕망이 널리 퍼져 일체 세상이 다 들어 알고, 가는 곳마다 모든 주장을 부수고 곧 스스로 자기 주장을 세워 ‘우리는 사문 고오타마에게 가서 이러이러한 일을 물어 보자. 만일 그가 대답하면 우리는 그를 힐난하고, 만일 그가 대답하지 못하더라도 또한 그를 힐난한 뒤에는 곧 그를 버리고 가자.’고 말하나이다. 그러나 그들은 어느 촌이나 읍에서 노닐으신다는 말을 듣고 부처님에게 나아가 어떤 일을 물어보고 세존께서 대답하시면 그는 그 대답을 듣고는 곧 기뻐하여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번 돌고 물러가나이다. 이것이 이른바 나는 부처님에게 법의 고요함을 보았고, 그 때문에 나는 ‘여래, 무소착, 정진각의 말씀은 착하시고, 제자들은 잘 나아간다.’고 생각하는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나는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을 보오매 총명하고 지혜로와 스스로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널리 들어 결정한다고 일컬으면서 모든 경전을 다 외우고 강한 적을 항복받으며, 변론을 잘하고 이치를 깨달아 이름과 덕망이 널리 퍼져 일체 세상이 다 들어 알고, 가는 곳마다 모든 주장을 부수고, 스스로 자기 주장을 세워 ‘우리는 사문 고오타마에게 가서 이러이러한 일을 물어 보자. 만일 그가 대답하면 우리는 그를 힐난하고, 만일 그가 대답하지 못하더라도 또한 그를 힐난한 뒤에는 곧 그를 버리고 가자.’고 말하나이다. 그러나 그들은 세존께서 어느 촌이나 읍에서 노닐으신다는 말을 듣고 부처님께 나아가 어떤 일을 물어보고 세존께서 대답하시면 그는 그 대답을 듣고는 곧 기뻐하여 스스로 부처님과 법과 비구들에게 귀의하면 세존께서는 그를 받아 우바새로 만들어 목숨이 다하도록 귀의하게 하시나이다. 이것이 이른바 세존에게 법의 고요함이 있음을 보았고, 그 때문에 나는 ‘여래, 무소착, 정진각의 말씀은 착하시고, 세존의 제자들은 잘 나아간다.’고 생각하는 까닭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나는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을 보오매 총명하고 지혜로와 스스로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널리 들어 결정한다고 일컬으면서 모든 경전을 다 외우고 강한 적을 항복받으며, 변론을 잘하고 이치를 깨달아 이름과 덕망이 널리 퍼져 일체 세상이 다 들어 알고, 가는 곳마다 모든 주장을 부수고, 스스로 자기 주장을 세워 ‘우리는 사문 고오타마에게 가서 이러이러한 일을 물어 보자. 만일 그가 대답하면 우리는 그를 힐난하고, 만일 그가 대답하지 못하더라도 또한 그를 힐난한 뒤에는 곧 그를 버리고 가자.’고 말하나이다. 그러나 그들은 세존께서 어느 촌이나 읍에서 노닐으신다는 말을 듣고 부처님에게 나아가 어떤 일을 물어보고 세존께서 대답하시면 그는 그 대답을 듣고는 곧 기뻐하여 세존을 따라 집을 나와 도를 배우고 구족계를 받고 비구 법을 얻기를 구하나이다. 그러면 부처님께서는 곧 그들을 제도하며 구족계를 주시고 비구 법을 얻게 하시나이다.
그들은 집을 나와 구족계를 받고 비구 법을 얻은 뒤에는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放逸)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나이다. 그들은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한 뒤에는 저 족성자(族姓子)들이 하는 바와 같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어 집이 없이 도를 배우는 자가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친 뒤에는 현재에 있어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며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모양을 아나이다. 만일 그들이 법을 안 뒤에 더 나아가 아라한이 되면 아라한이 된 뒤에는 곧 ‘여러분, 우리는 이전에는 대개가 틀렸었고 거의가 실수였다. 무슨 까닭인가. 나는 전에는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컬었고 범행자가 아니면서 범행자라 일컬었으며 아라한이 아니면서 아라한이라 일컬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는 사문이요, 범행자요, 아라한이다.’라고 말하나이다. 이것이 나는 부처님에게 법의 고요함이 있음을 보았고 그 때문에 나는 ‘여래, 무소착, 정진각의 말씀은 착하시고 세존의 제자들은 잘 나아간다.’고 생각하는 까닭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내가 나라에 있을 때에는 허물이 없는 자도 죽이고, 허물이 있는 자도 죽였나이다. 그러나 지금 여럿이 앉았으면 나는 그 때문에 그대들이 여기 함께 있지마는 아무도 그대들에게는 일을 묻지 않고 모두 내게 일을 묻습니다. 그대들은 이 일을 결정할 수 없지마는 나는 이 일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나이다. 왜냐 하오면, 말하는 중간에 다른 일로 서로 다투느라고 앞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흔히 세존께서 대중에게 둘러싸이어 설법하시는 것을 보았나이다. 그 중에 어떤 사람이 코를 골면서 졸고 있으면 다른 사람은 그에게 말하나이다. ‘너는 코를 골면서 졸지 말라. 너는 세존의 설법이 단 이슬 같음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가.’고. 그는 이 말을 듣고 곧 잠자코 있었나이다. 나는 곧 ‘여래, 무소착, 정진각, 중조어사는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특별하시다. 무슨 까닭인가. 칼이나 막대기가 없이도 모두가 스스로 법다워 안온하고 쾌락하다.’고 생각하였나이다. 이것이 이른바 나는 부처님에게 법의 고요함이 있음을 보았고 그 때문에 나는 ‘여래, 무소착, 정진각의 말씀은 착하시고 세존의 제자들은 잘 나아간다.’고 생각하는 까닭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이시이다타[仙餘]와 푸라아나 두 대신에게 돈과 재물을 내어 주고 또 항상 칭찬하여 그 목숨은 내게 달렸나이다. 그러나 그 이시이다타와 푸라아나 두 대신이 마음을 낮추어 나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는 것이 세존에게 뜻을 낮추어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는 것과 같게 할 수 없나이다. 이것이 이른바 나는 부처님에게 법의 고요함이 있음을 보았고, 그 때문에 나는 ‘여래, 무소착, 정진각의 말씀은 착하시고, 세존의 제자들은 잘 나아간다.’고 생각하는 까닭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내가 옛날 전쟁에 나가 어떤 초막에 잘 때에 나는 저 이시이다타와 푸라아나 두 대신이 머리를 어디로 두고 자는가. 곧 내쪽으로 두는가, 세존 쪽으로 두는 가고 시험해 보았나이다. 곧 내 쪽으로 두는가, 세존 쪽으로 두는 가고 시험해 보았나이다. 이에 이시이다타와 푸라아나 두 대신은 초저녁에는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잠자코 좌선(坐禪)하고 있었나이다. 밤중이 되자 세존께서 어느 쪽에 계신다는 말을 듣고는 곧 머리를 그 쪽으로 두고, 발을 내 쪽으로 두었나이다. 나는 그것을 보고 ‘이 두 대신은 현재의 좋은 일만 보지 않는구나. 그 때문에 저들은 뜻을 낮추어 나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는 것이 세존에게 뜻을 낮추어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는 것만 못하다고 생각하였나이다. 이것이 이른바 나는 부처님에게 법의 고요함이 있음을 보았고, 그 때문에 나는 ‘여래, 무소착, 정진각의 말씀은 착하시고, 세존의 제자들은 잘 나아간다.’고 생각하는 까닭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나는 나라의 왕이요 세존은 법의 왕이며 나도 찰제리요, 세존도 또한 찰제리며 나도 코오살라에 있고 세존도 또한 코오살라에 있으며 내 나이도 八十이요 세존의 나이도 八十입니다. 세존이시여, 이 때문에 나는 즐기어 뜻을 낮추어 세존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나는 이제 일이 많아 돌아가려고 하직을 청하나이다.”
“대왕이여, 때를 알아하시오.”
이에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은 부처님 말씀을 잘 받아 가져 외운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번 돌고 떠나갔다.
그 때에 존자 아난은 부처님 뒤에서 총채를 들고 부처님을 모시고 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아난을 돌아보고 말씀하시었다.
“아난아, 이 메달룸파동산에 있는 비구들을 모두 강당에 모이게 하라.”
이에 존자 아난은 부처님 분부를 받고 메달룸파동산에 있는 비구를 모두 강당에 모이게 한 뒤에 부처님께 돌아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메달룸파에 있는 비구들은 모두 강당에 모였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때를 알으소서.”
이에 세존께서 존자 아난을 데리고 강당으로 가시어 비구들 앞에서 자리를 펴고 앉아 말씀하시었다.
“비구들이여, 이제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은 내 앞에서 이 법장엄경(法莊嚴經)을 설명하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내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번 돌고 떠나갔다.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마땅히 이 <법장엄경>을 잘 외우고 잘 익혀야 한다. 무슨 까닭인가. 비구들이여, 이 법장엄경은 이치답고 법다워 범행의 근본이 되며, 그것은 지혜로 나아가고, 깨달음으로 나아가며, 열반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다. 또 만일 족성자로서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집이 없이 도를 배우는 자라면 그도 또한 마땅히 이 법장엄경을 외우고 익혀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214. 비하제경(鞞訶提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에 노닐으시면서 승림 급고독원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아난도 사위국에 머무르다가 동원 녹자모강당에 조그만 일이 있어 어떤 비구를 데리고 사위국을 나가 동원 녹자모강당으로 가서 볼일을 마치고 다시 비구를 데리고 승림 급고독원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 때에 코오살라국의 파세나디 왕은 이카푼다리카[一奔陀利] 코끼리를 타고 대신 시리밧다[尸梨阿茶]와 함께 사위국을 나왔다. 존자 아난은 멀리서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이 오는 것을 보고 동무 비구에게 물었다.
“저이가 코오살라국의 파세나디 왕인가.”
“그렇다.”
존자 아난은 곧 길을 내려가 어떤 나무 밑으로 피해갔다.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도 멀리서 존자 아난이 나무 밑에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시리밧다여, 저이가 사문 아난인가.”
“그렇습니다.”
왕은 시리밧다에게 명령하였다.
“시리밧다여, 너는 이 코끼리를 몰아 저 사문 아난이 있는 곳으로 가자.”
시리밧다는 왕의 명령을 받고 곧 코끼리를 몰아 존자 아난이 있는 곳으로 갔다.
이에 파세나디 왕은 존자 아난에게 물었다.
“아난이시여, 어디서 오시며 어디로 가시려 하나이까.”
“대왕이여, 나는 동원 녹자모강당에서 오며, 승림 급고독원으로 가는 길이오.”
“아난이시여, 만일 승림 급고독원에 급한 일이 없으시면 나를 생각하시어 나와 함께 아치라봐티이[阿夷羅婆提] 강으로 가시지 않겠나이까.”
존자 아난은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을 위하여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었다. 이에 파세나디 왕은 존자 아난을 앞서게 하고, 아치라봐티이 강으로 가서 코끼리에서 내려 코끼리언치를 가져다 네 겹으로 땅에 펴고, 존자 아난에게 청하였다.
“아난이시여, 이 자리에 앉으소서.”
“대왕이여, 그만 두시오. 다만 마음만 편하면 족하오.”
“아난이시여, 이 자리에 앉으소서.”
파세나디 왕은 이렇게 거듭 존자 아난에 청하였다.
“대왕이시여, 그만 두시오. 다만 마음만 편하면 족하오. 내게는 니시이다나가 있소. 나는 여기 앉겠소.”
이에 존자 아난은 니시이다나를 펴고 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파세나디 왕은 존자 아난과 서로 안부를 묻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아 사뢰었다.
“아난이시여, 묻고 싶은 일이 있사온대 들어주시겠나이까.”
“대왕이여, 마음대로 물으시오. 나는 들은 뒤에 생각해 보겠소.”
“아난이시여, 여래께서는 혹 이른바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미워하는 몸의 행을 하는 일이 있나이까.”
“대왕이여, 여래께서는 이른바 총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나 바라문 및 그 밖의 세상이 미워하는 몸의 행은 행하시지 않소.”
파세나디 왕은 찬탄해 말하였다.
“좋고 좋나이다. 아난이시여, 나나 또 총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나 그 밖의 세상 사람이나 아무도 미쳐 가지 못할 것을 아난은 알았나이다. 아난이시여, 만일 착하지 않은 생각으로 모두를 비방하거나 칭찬한다면 우리는 그의 진실을 볼 수 없나이다. 그러나 아난이시여, 만일 착한 생각으로 모두를 비방하거나 칭찬한다면 우리는 그의 진실을 보나이다. 아난이시여, 혹 여래께서는 총명하고 지혜로운 사문이나 바라문 및 그 밖의 세상이 미워하는 몸의 행을 행하는 일이 있나이까.”
“대왕이여, 여래께서는 끝내 총명하고 지혜로운 사문이나 바라문 및 그 밖의 세상이 미워하는 몸의 행은 행하지 않소.”
“아난이시여, 어떤 몸의 행을 말하나이까.”
“대왕이여, 착하지 않은 몸의 행을 말하는 것이오.”
“아난이시여, 어떤 것을 착하지 않은 몸의 행이라 하나이까.”
“대왕이여, 몸의 행에 죄가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요.”
“아난이시여, 어떤 것을 착하지 않은 몸의 행이라 하나이까.”
“대왕이여, 몸의 행에 죄가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요.”
“아난이시여, 어떤 것을 몸의 행에 죄가 있다 하나이까.”
“대왕이여, 지혜 있는 사람이 미워하는 몸의 행을 행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오.”
“아난이시여, 어떤 것을 지혜 있는 사람이 미워하나이까.”
“대왕이여, 이른바 몸의 행을 행하여 자기도 해치고 남도 해쳐 모두 해치며 지혜를 멸하고 악을 서로 도와 열반을 얻지 못하게 하며, 지혜로 나아가지 못하고 깨달음으로 나아가지 못하며 열반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오. 그래서 그는 행하여야 할 법의 참모양을 알지 못하고, 행하지 않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또한 알지 못하오. 행하여야 할 법의 참모양도 알지 못하고, 행하지 않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또한 알지 못한 뒤에는 받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알지 못하고, 받지 않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또한 알지 못하고. 받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알지 못하고 받지 않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또한 알지 못한 뒤에는 끊어야 할 법의 참모양도 알지 못하고, 끊지 않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또한 알지 못하고. 끊어야 할 법의 참모양도 알지 못하고, 끊지 않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또한 알지 못한 뒤에는 성취하여야 할 법의 참모양도 알지 못하고, 성취하지 않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또한 알지 못하오.
성취하여야 할 법의 참모양도 알지 못하고, 성취하지 않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또한 알지 못한 뒤에는 행하여야 할 법은 행하지 않고, 행하지 않아야 할 법을 행하오. 행하여야 할 법은 행하지 않고, 행하지 않아야 할 법을 행한 뒤에는 받아야 할 법은 받지 않고 받지 않아야 할 법을 받소. 받아야 할 법은 받지 않고, 받지 않아야 할 법을 받은 뒤에는 끊어야 할 법은 끊지 않고, 끊지 않아야 할 법을 끊소. 끊어야 할 법은 끊지 않고 끊지 않아야 할 법을 끊은 뒤에는, 성취하여야 할 법은 성취하지 않고, 성취하지 않아야 할 법을 성취하오. 성취하여야 할 법은 성취하지 않고, 성취하지 않아야 할 법을 성취한 뒤에는 착하지 않은 법은 더욱 더하고, 착한 법은 더욱 감하게 되오. 그러므로 여래께서는 끝내 그런 법을 행하지 않는 것이오.”
코오살라국의 파세나디 왕은 다시 물었다.
“아난이시여, 여래께서는 어떻게 하여 끝내 그런 법을 행하지 않나이까.”
“대왕이여, 여래께서는 탐욕을 떠나 탐욕이 이미 다하였고, 성냄을 떠나 성냄이 이미 다하였으며, 어리석음을 떠나 어리석음이 이미 다하였소. 여래께서는 일체의 착하지 않은 법을 끊고, 일체의 착한 법을 성취하시어 가르치는 스승이시오, 묘한 스승이시며, 잘 따르는 스승이시며, 이끌어 다루시고 따라서 다루시며, 또 잘 말하시고 묘하게 말하시며, 잘 따라서 말하시오. 그러므로 여래께서 끝내 그런 법을 행하지 않는 것이오.”
“좋고 좋나이다. 아난이시여, 여래께서는 행하지 않아야 할 법은 끝내 행하지 않나이다. 왜냐 하오면 여래께서는 여래, 무소착, 정진각이시기 때문입니다. 아난이시여, 당신은 그 스승 제자로서 이제 도를 배워 위없이 안온한 열반을 얻으려고 하나이다. 당신도 오히려 그런 법을 행하지 않사온데 하물며 여래께서는 그런 법을 행하겠나이까.”
파세나디 왕은 이렇게 찬탄한 뒤에 다시 물었다.
“아난이시여, 여래께서는 혹 이른바 총명하고 지혜로운 사문이나 바라문 및 그 밖의 세상이 미워하지 않는 몸의 행은 행하나이까.”
“대왕이여, 여래께서는 이른바 총명하고 지혜로운 사문이나 바라문 및 그 밖의 세상이 미워하지 않는 몸의 행은 반드시 행하오.”
“아난이시여, 어떤 몸의 행을 말하나이까.”
“대왕이여, 착한 몸의 행을 말하는 것이오.”
“아난이시여, 어떤 것을 착한 몸의 행이라 하나이까.”
“대왕이여, 몸의 행에 죄가 없는 것을 말하오.”
“아난이시여, 어떤 것을 몸의 행에 죄가 없다고 하나이까.”
“대왕이여, 몸의 행을 행하여 지혜 있는 사람이 미워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이오.”
“아난이시여, 어떤 것을 지혜 있는 사람이 미워하지 않나이까.”
“대왕이여, 이른바 몸의 행을 행하여 자기도 해치지 않고 남도 해치지 않아 모두 해치지 않으며, 깨달음이 있고 지혜가 있으며, 악을 서로 돕지 않고 열반을 얻게 하며, 지혜로 나아가고 깨달음으로 나아가며 열반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오. 그는 행하여야 할 법의 참모양을 알고, 행하지 않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또한 알며, 행하여야 할 법의 참모양을 알고, 행하지 않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또한 안 뒤에는, 받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알고, 받지 않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또한 아오. 받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알고, 받지 않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또한 안 뒤에는, 끊어야 할 법의 참모양도 알고, 끊지 않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또한 아오. 끊어야 할 법의 참모양도 알고 끊지 않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또한 안 뒤에는, 성취하여야 할 법의 참모양도 알고, 성취하지 않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또한 아오.
성취하여야 할 법의 참모양도 알고 성취하지 않아야 할 법의 참모양도 또한 안 뒤에는, 행하여야 할 법은 행하고, 행하지 않아야 할 법은 행하지 않소. 행하여야 할 법은 행하고, 행하지 않아야 할 법은 행하지 않은 뒤에는, 받아야 할 법은 받고, 받지 않아야 할 법은 받지 않소. 받아야 할 법은 받고, 받지 않아야 할 법은 받지 않은 뒤에는 끊어야 할 법은 끊고 끊지 않아야 할 법은 끊지 않소. 끊어야 할 법은 끊고, 끊지 않아야 할 법은 끊지 않은 뒤에는, 성취하여야 할 법은 성취하고, 성취하지 않아야 할 법은 성취하지 않소. 성취하여야 할 법은 성취하고, 성취하지 않아야 할 법은 성취하지 않은 뒤에는, 착하지 않은 법은 더욱 감하고, 착한 법은 더욱 더해 가는 것이오. 그러므로 여래는 반드시 그런 법을 행하는 것이오.”
“아난이시여, 여래께서는 어떻게 하여 반드시 그런 법을 행하나이까.
“대왕이여, 여래께서는 탐욕을 떠나 탐욕이 이미 다하였고, 성냄을 떠나 성냄이 이미 다하였으며 어리석음을 떠나 어리석음이 이미 다하였소. 여래께서는 일체의 착한 법을 성취하고, 일체의 착하지 않은 법을 끊어 가르치는 스승이시요, 묘한 스승이시며, 잘 따르는 스승이시며, 이끌어 다루시고 따라 두루하시며, 또 잘 말하시고, 묘하게 말하시며, 잘 따라 말하시오. 그러므로 여래께서는 반드시 그런 법을 행하는 것이오.”
“좋고 좋나이다. 아난이시여, 여래께서는 행하여야 할 법은 반드시 행하나이다. 왜냐 하오면 여래께서는 여래, 무소착, 정진각이시기 때문입니다.”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은 이렇게 찬탄한 뒤에 다시 물었다.
“아난이시여, 당신은 그 스승의 제자로서 이제 도를 배워 위없이 안온한 열반을 얻으려 하나이다. 당신도 오히려 그렇게 행하지 않사온데 하물며 여래께서 그런 법을 행하겠나이까. 아난께서는 잘 말씀하시어 나는 이제 기뻐하나이다. 아난께서 유쾌히 말씀하시어 나는 이제 지극히 기뻐하나이다. 만일 마을에서 실어오는 벼를 아난께서 법으로 받으실 수 있다면 나는 마을에서 실어오는 벼를 그 법을 위하여 보시하겠나이다. 아난이시여, 만일 코끼리, 말, 소, 염소를 아난께서 법으로 받으실 수 있다면 나는 코끼리, 말, 소, 염소를 그 법을 위하여 보시하겠나이다. 만일 부인이나 처녀를 아난께서 법으로 받으실 수 있다면 나는 부인과 처녀를 그 법을 위하여 보시하겠나이다. 아난이시여, 만일 금을 아난께서 법으로 받으실 수 있다면 나는 금을 그 법을 위하여 보시하겠나이다. 아난이시여, 만일 이러한 것을 아난께서 다 받으실 수 없다면, 우리 코오살라 집에, 바아히티키[鞞訶提]라는 제일 가는 옷이 있는데 그것을 우산자루 구멍에 넣어서 내게 선물로 보내나이다. 아난이시여, 우리 코오살라 집의 여러 가지 카파아시카 옷 중에서는 이 바아히티카가 제일이 되나이다. 왜냐 하오면 바아히티카 옷은 길이가 十六주(肘)요 넓이는 八주입니다. 나는 이 바아히티카 옷을 그 법을 위하여 아난님께 보시하겠나이다. 아난이시여, 이것으로서 三의(衣)를 지어 가지시어 우리 코오살라 집으로 하여금 길이 복을 더하게 하소서.”
“그만 두시오. 대왕이여, 다만 마음만 편하면 족하오. 나는 벌써 三의를 받아 가진 것이 있소.”
“아난이시여, 나는 비유로 말하겠나이다. 들어주소서. 슬기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으면 곧 그 이치를 아나이다. 마치 큰비가 올 때에 이 아치라바티이강 물이 차서 언덕을 넘어 흘러나오는 것과 같나니, 아난께서는 보셨나이까.”
“나는 보았소.”
“그와 같이 아난이시여, 만일 三의가 있으면 저 비구, 비구니들에게 나누어주십시오. 그래서 점차로 사라사라마니리(舍羅舍羅摩尼離)를 배우시오, 아난이시여, 이 바아히티키로 三의를 지어 가지시어 우리 코오살라 집으로 하여금 길이 복을 더하게 하소서.”
존자 아난은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을 위하여 잠자코 청을 받았다. 이에 파세나디 왕은 존자 아난이 잠자코 청을 받아 준 줄을 알고 바아히티카 옷을 그 법을 위해 보시하였다. 존자 아난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 번 돌고 떠나갔다.
존자 아난은 그 바아히티카 옷을 가지고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 쪽에 서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바아히티카 옷은 오늘 코오살라국의 파세나디 왕이 법을 위하여 보시한 것이옵니다. 저는 원하옵나니 이 바아히티카 옷 위에 두 발을 놓으시어, 저 코오살라 집으로 하여금 길이 복을 더하게 하소서.”
이에 세존께서는 그 옷 위에 두 발을 놓으시고 말씀하시었다.
“아난아, 만일 네가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과 이야기 한 것이 있으면 내게 전부 말해 보라.”
이에 존자 아난은 파세나디 왕과 서로 이야기한 것을 전부 부처님께 사뢴 뒤에 합장하고 여쭈었다.
“저는 이렇게 말하였나이다. 혹 세존을 비방한 것이 되지나 않았나이까. 혹은 진실로 법다움을 말하고, 법과 다음 법을 말한 것으로서, 법다움에 있어서 잘못이나 없나이까.”
“네가 그렇게 말한 것은 나를 비방한 것이 아니다. 진실로 법다움을 말하고, 법과 다음 법을 말하여, 법다움에 있어서 잘못이 없다. 아난아, 만일 코오살라의 파세나디 왕이 그런 이치와 그런 말로서 내게 와서 묻더라도 나도 또한 그를 위하여 그런 이치와 그런 말로서 대답하였을 것이다. 아난아, 그 이치는 네가 말한 것과 같다. 너는 마땅히 그렇게 받아 가져라. 무슨 까닭인가. 그 말은 곧 이치에 맞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존자 아난과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215. 제일득경(第一得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에 노닐으시면서 승림 급고독원에 계시었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만일 코오살라국의 파세나디 왕의 소유한 경계로서 그 명령이 미쳐 가는 그 안에서는 파세나디 왕을 가장 제일이라 한다. 그러나 코오살라국의 파세나디 왕도 다른 것으로 변하는 것이다. 만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와 같이 관찰한다면 그는 곧 저이를 싫어하게 될 것이다. 저이를 싫어하게 된 뒤에는 그 제일 되는 것까지도 바라지 않겠거늘 하물며, 저 하천한 것이겠느냐. 이른바 해와 달의 광명이 비치는 모든 세계, 곧 一천 세계를 말하는 것이다. 이 一천 세계에는 一천 해, 一천 달, 一천 푸바바라고야아나주[弗干逮州], 一천 잠부디이파주[閻浮洲], 一천 아파라고야아나주[拘陀尼州], 一천 우타라쿠루주[鬱單越州], 一천 수미산(須彌山), 一천 사대왕천(四大王天), 一천 사천왕자(四天王子), 一천 삼십삼천(三十三天), 一천 석천인다라(釋天因陀羅, 一천 야아마천[焰摩天], 一천 수염마천자(須焰摩天子), 一천 투시타천[兜率陀天], 一천 화락천(化樂天), 一천 선화낙천자(善化落天子), 一천 타화락천(他化樂天), 一천 자재천자(自在天子), 一천 범세계(梵世界) 및 一천 별범(別梵)이 있다. 그 중에는 한 대범천(大梵天)이 있어 매우 풍부하고 큰복이 있어 화(化)해서 된 하늘 사람으로서, 중생을 만들어 낸 아버지요,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대범도 다른 것으로 변하는 것이다. 만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와 같이 관찰한다면 그는 곧 저이를 싫어하게 될 것이다. 저이를 싫어하게 된 뒤에는 그 제일 되는 것까지도 바라지 않겠거늘 하물며 하천한 것이겠는가.
뒷날에 이 세계는 무너져 없어진다. 이 세계가 무너져 없어질 때에는 중생들은 황욱천(晃昱天)에 나고, 거기서 훌륭한 빛깔을 가지며, 마음대로 몸을 받아 나서 일체를 구족하고, 지절(支節)은 줄어들지 않으며, 모든 근(根)은 무너지지 않는다. 그들은 기쁨을 누기고 살면서 형상은 맑고 깨끗하여 몸에서 광명이 나고, 허공을 타고 날아다니면서 오래도록 거기서 산다. 그러나 그 황욱천도 또한 다른 것으로 변하는 것이다. 만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와 같이 관찰한다면 그는 곧 저이를 싫어하게 될 것이다. 저이를 싫어하게 된 뒤에는 그 제일 되는 것까지도 바라지 않겠거늘 하물며 하천한 것이겠는가.
다시 비구라는 생각, 작다는 생각, 크다는 생각, 한량이 없다는 생각의 네 가지 생각이 있다. 무소유처(無所有處)의 중생들은 이렇게 즐겨하는 생각이 있고 뜻으로 이해하지마는 그것도 또한 다른 것으로 변하는 것이다. 만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와 같이 관찰한다면 그는 곧 저이를 싫어하게 될 것이다. 저이를 싫어하게 된 뒤에는 그 제일 되는 것까지도 바라지 않겠거늘 하물며 하천한 것이겠는가.
다시 여덟 가지 버리는 경계가 있다. 어떤 것이 여덟인가. 비구는 안에 빛깔이라는 생각이 있어 밖으로 빛깔을 관찰하여 ‘조그마한 좋은 빛깔이나 나쁜 빛깔이라도 그것을 버린 뒤에 알고, 그것을 버린 뒤에 보자.’고 이렇게 생각하나니, 이것을 첫째의 버리는 경계라 한다. 다시 비구는 안에 빛깔이라는 생각이 있어 밖으로 빛깔을 관찰하여 ‘한량이 없는 좋은 빛깔이나 나쁜 빛깔이라도 그것을 버린 뒤에 알고, 그것을 버린 뒤에 보자.’고 이렇게 생각하나니, 이것을 둘째의 버리는 경계라 한다. 다시 비구는 안에 빛깔이라는 생각이 없이 밖으로 빛깔을 관찰하여 ‘조그마한 좋은 빛깔이나 나쁜 빛깔이라도 그것을 버린 뒤에 알고, 그것을 버린 뒤에 보자.’고 이렇게 생각한다. 이것을 셋째의 버린 경계라 한다. 다시 비구는 안에 빛깔이라는 생각이 없이 밖으로 빛깔을 관찰하여 ‘한량이 없는 빛깔이나 나쁜 빛깔이라도 그것을 버린 뒤에 알고, 그것을 버린 뒤에 보자.’고 이렇게 생각한다. 이것을 넷째의 버린 경계라 하느니라.
다시 비구는 안에 빛깔이라는 생각이 없이 밖으로 빛깔을 관찰하여 ‘저것은 푸른빛으로서 푸르게 보이고, 푸르게 빛난다. 마치 푸른 물꽃이 푸르러 푸른빛으로서 푸르게 보이고, 푸르게 빛나는 것과 같다. 또 마치 만들어진 바아라아나[波羅㮈] 옷을 잘 두드리고 잘 다듬어 빛깔이 곱고 윤택하며 푸르러, 푸른빛으로서 푸르게 보이고, 푸르게 빛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안에 빛깔이라는 생각이 없이 밖으로 빛깔을 관찰하여 ‘저것은 푸르러 푸른빛으로서 푸르게 보이고 푸르게 빛난다. 그래서 한량이 없고 한량이 없이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내 마음을 윤택하게 하며, 마음에 즐거워 조금도 미움이 없다. 그러나 저 빛깔을 버린 뒤에 알고, 저 빛깔을 버린 뒤에 보자.’고 이렇게 생각한다. 이것을 다섯째의 버린 경계라 하느니라.
또 비구는 안에 빛깔이라는 생각이 없이 밖으로 빛깔을 관찰하여 ‘저 빛깔은 누르러 누른빛으로서 누르게 보이고, 누르게 빛난다. 마치 반두지이봐카[頻頭歌羅] 꽃이 누르러 누른빛으로서 누르게 보이고, 누르게 빛나는 것과 같다. 또 마치 바아라아나 옷을 잘 만들어 잘 두드리고 잘 다듬어 빛깔이 곱고 윤택하며, 누르러 누른빛으로서 누르게 보이고, 누르게 빛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안에 빛깔이라는 생각이 없이 밖으로 빛깔을 관찰하여 ‘저 빛깔은 누르러 누른빛으로서 누르게 보이고 누르게 빛난다. 그래서 한량이 없고 한량이 없이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내 마음을 윤택하게 하며, 마음에 즐거워 조금도 미움이 없다. 그러나 저 빛깔을 버린 뒤에 알고, 저 빛깔을 버린 뒤에 보자.’고 이렇게 생각한다. 이것을 여섯째의 버린 경계라 하느니라.
다시 비구는 안에 빛깔이라는 생각이 없이 밖으로 빛깔을 관찰하여 ‘저 빛깔은 붉어서 붉은 빛으로서 붉게 보이고, 붉게 빛난다. 마치 카니카아라[加尼加羅] 꽃이 붉어서 붉은 빛으로서 붉게 보이고, 붉게 빛나는 것과 같다. 또 마치 잘 만들어진 바아라아나 옷을 잘 두드리고 잘 다듬어 빛깔이 곱고 윤택하며, 붉어서 붉은 빛으로서 붉게 보이고, 붉게 빛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안에 빛깔이라는 생각이 없이 밖으로 빛깔을 관찰하여 ‘저 빛깔은 붉어서 붉은 빛으로서 붉게 보이고 붉게 빛난다. 그래서 한량이 없고 한량이 없이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내 마음을 윤택하게 하며, 마음에 즐거워 조금도 미움이 없다. 그러나 저 빛깔을 버린 뒤에 알고, 저 빛깔을 버린 뒤에 보자.’고 이렇게 생각한다. 이것을 일곱째의 버린 경계라 하느니라.
비구는 안에 빛깔이라는 생각이 없이 밖으로 빛깔을 관찰하여 ‘저 빛깔은 희어서 흰빛으로서 희게 보이고, 희게 빛난다. 마치 샛별이 흰빛으로서 희게 보이고, 희게 빛나는 것과 같다. 또 마치 잘 만들어진 바아라아나 옷을 잘 두드리고 잘 다듬어 빛깔이 곱고 윤택하며, 희어서 흰빛으로서 희게 보이고, 희게 빛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안에 빛깔이라는 생각이 없이 밖으로 빛깔을 관찰하여 ‘저 빛깔은 희어서 흰빛으로서 희게 보이고 희게 빛난다. 그래서 한량이 없고 한량이 없이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내 마음을 윤택하게 하며, 마음에 즐거워 조금도 미움이 없다. 그러나 저 빛깔을 버린 뒤에 알고, 저 빛깔을 버린 뒤에 보자.’고 이렇게 생각한다. 이것을 여덟째의 버린 경계라 하느니라.
중생은 이렇게 버린 경계를 즐겨하고 뜻으로 이해하지마는 그것도 다른 것으로 변하는 것이다. 만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와 같이 관찰한다면 그는 곧 저들을 싫어하게 될 것이다. 저들은 싫어하게 된 뒤에는 그 제일 되는 것까지도 바라지 않겠거늘 하물며 하천한 것이겠는가.
다시 열 가지 일체의 경계가 있다. 어떤 것이 열인가. 어떤 비구는 상, 하와 모든 방위가 둘이 아니라는 한 생각을 닦는다. 이른바 한량이 없는 땅의 경계, 한량이 없는 물의 경계, 한량이 없는 불의 경계, 한량이 없는 바람의 경계, 한량이 없는 푸른 경계, 한량이 없는 누른 경계, 한량이 없는 붉은 경계, 한량이 없는 흰 경계, 한량이 없는 허공의 경계, 한량이 없는 의식(意識)등, 이러한 상, 하와 모든 방위가 둘이 아니라는 한 생각을 닦는다. 중생은 이렇게 일체의 경계를 즐겨하고 뜻으로 이해하지마는 그것도 다른 것으로 변하는 것이다. 만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와 같이 관찰한다면 그는 곧 저이를 싫어하게 될 것이다. 저들을 싫어하게 된 뒤에는 그 제일 되는 것까지도 바라지 않겠거늘 하물며 하천한 것이겠는가.
이른바 ‘<나>가 없고 내 소유가 아니다.’하며, 그것을 증득하였기 때문에 도(道)라고 주장하나니, 이것을 제일 맑고 깨끗한 말이라 하고, 가장 제일이라고 주장하느니라. 또 이른바 일체의 빛깔이라는 생각을 지나 내지 비유상비무상처(非有想非無想處)를 성취하여 노니나니, 이것을 제일가는 바깥을 의지하여 보는 경계라 하고, 가장 제일가는 바깥을 의지하는 보는 경계라 하느니라. 이른바 생(生), 멸(滅), 맛들음, 떠남과 슬기로써 그 참모양을 보는 여섯 가지 갱락처(更樂處)와 그것을 증득하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나니, 이것을 현재에서 제일로 열반을 구해 열반에 이르는 것이라 하고, 현재에서 가장 제일로 열반을 주장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다시 네 가지 끊음이 있다. 어떤 것이 넷인가. 즐거움을 더디 끊는 것, 즐거움을 빨리 끊는 것과 괴로움을 더디 끊는 것, 괴로움을 빨리 끊는 것이 있다. 그 중에서 만일 즐거움을 더디 끊으면 그 즐거움을 더디 끊기 때문에 하천하다고 말한다. 그 중에 어떤 사람은 즐거운 탐욕을 끊는다. 만일 이 사람이 이 법을 익히면 조금도 그것을 싫어하지 않고,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술 마시기를 익히면 조금도 그것을 싫어하지 않으며,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잠자기를 익히면 조금도 그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이것이, 비구들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이 세 법을 익히면 조금도 그것을 싫어하지 않고, 또한 그것을 완전히 끊을 수 없다고 하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은 언제나 이 세 법을 버리어 친근히 하지 말라. 모든 비구들은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그 때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만일 즐거운 탐욕..... 싫어하지 않는다, 까지는 宋, 元, 明本과 아주 다르다. 권 끝에 나옴)
세 가지 좋은 뿌리 공경하면
세 가지 병과 덮음 낫고 드나고
세 가지 상법(相法) 깨닫지 못해
사랑하고 공경하여 싫어할 줄 모르네.
(元本에 있는 것을 참고로 다음에 적는다.)
‘만일 즐거움을 빨리 끊으면 그것은 즐거움을 빨리 끊기 때문에 또한 하천하다고 말한다. 그 중에서 만일 괴로움을 더디 끊으면 그것은 괴로움을 더디 끊기 때문에 그 끊음도 또한 하천하다고 말하고, 그 중에서 그 괴로움을 빨리 끊으면 그것은 괴로움을 빨리 끊기 때문에 그 끊음은 널리 퍼지지 않고, 두루 퍼지지 않으며, 내지 하늘과 사람들도 또한 그것을 칭찬하지도 않고 널리 펴지도 않는다. 만일 내 끊음이 널리 퍼지고 두루 퍼지면 내지 하늘과 사람들까지도 e호나 칭찬하여 널리 편다. 어떻게 나는 끊어 널리 펴고 두루 펴 내지 하늘과 사람들까지 그것을 칭찬하고 또 널리 펴는가. 이른바 바른 소견과 내지 바른 정(定)의 八정도(定道)를 말하는 것이니, 이것을 나는 끊어 널리 펴 두루 펴 내지 하늘과 사람들까지 그것을 칭찬하고 또 널리 펴는 것이라 하느니라.
나는 이러하다. 그런데 저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거짓으로 거짓말을 지어, 좋지 않고 진실하지 않게 나를 비방하여 ‘진실로 어떤 중생은 끊어지고 없어진다고 주장하는데 저 사문 고오타마는 주장하는 일이 없다.’고 말한다. 진실로 어떤 중생은 끊어지고 없어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만일 내가 없었다면 그들은 ‘저 여래는 현재에서 일체를 끊고 쉬고 그치고 멸하여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