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장아함경

장아함경27 사문과경

다르마 러브 2012. 6. 16. 21:28

불설장아함경 제 十七권

 

제 三분 사문과경(沙門果經) 제 八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은 나열기성의 기구(耆舊) 동자(童子)의 암바라(菴婆羅) 동산에 계시면서 큰 비구 무리 천 二백 五十인과 함께 하셨다.

그 때에 위제희(韋提希)부인의 아들인 아사세왕은 보름날 달이 찼을 때 한 부인에게 말했다.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무엇을 해야 할까.”

부인은 왕에게 사뢰었다.

“지금 보름날 밤은 달이 차서 낮과 다름이 없습니다. 마땅히 머리 감고 목욕 한 뒤 모든 시녀들과 더불어 五욕(欲)을 스스로 즐길 때입니다.”

때에 왕은 또 제 一 태자인 우야바타(優耶婆陀)에게 명령해 말했다.

“이 밤은 보름날 달 밝은 때로서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무엇을 해야 할까.”

태자는 왕에게 사뢰었다.

“이 밤은 보름날 달 밝은 때로서 낮과 다름이 없습니다. 마땅히 四병(兵)을 모아 서로 의논하고 국경의 반란군을 친 뒤에 여기 돌아와 서로 오락하면 좋겠습니다.”

때에 왕은 또 용맹하고 씩씩한 대장에게 명령해 말했다.

“지금 보름날 달 밝은 때 그 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무엇을 하면 좋을까.”

대장은 아뢰었다.

“이 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습니다. 마땅히 四병을 모아 천하에 순찰하여 역순(逆順)이 있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때에 왕은 또 우사(雨舍) 바라문에게 명령해 말했다.

“지금은 보름날 달은 밝은 때 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가서 내 마음을 개오(開悟)하게 할까.”

때에 우사는 왕에게 아뢰었다.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습니다. 부란가섭(不蘭迦葉)은 대중 가운데서 그 도수(導首)입니다. 많은 지식이 있어 이름이 널리 펴져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임이 많은 것처럼 대중의 공양을 받습니다. 대왕은 마땅히 그에게 가서 물어 보소서. 왕이 만일 그를 보시면 마음이 혹 열릴 것입니다.”

왕은 또 우사의 아우 수니타(須尼陀)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에게 가서 내 마음을 깨치게 할까.”

수니타는 여쭈었다.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습니다. 말가리구사리(末伽利瞿舍利)라고 하는 이가 있어 대중 가운데서 그 우두머리 도수(導首)입니다. 그는 많은 지식이 있어 이름이 널리 퍼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않음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의 공양을 받습니다. 대왕은 마땅히 그에게 가서 물으소서. 왕이 만일 보시면 마음이 혹 열릴 것입니다.”

왕은 또 전작(典作)대신에게 명령해 말했다.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에게 가서 내 마음을 깨치게 할까.”

전작 대신은 사뢰었다.

“아기다시사흠바라(阿耆多翅舍欽婆羅)는 대중 가운데서 그 도수입니다. 많은 지식이 있어 이름이 멀리 퍼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않음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의 공양을 받습니다. 대왕은 마땅히 그에게 가서 물으소서. 왕이 만일 보시면 마음이 혹 열릴 것입니다.”

왕은 또 가라(伽羅) 수문장(守門將)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바부타가전나는 대중 가운데서 그 도수입니다. 많은 지식이 있어 이름이 멀리 퍼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않음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의 공양을 받습니다. 대왕은 마땅히 그에게 나아가 물으소서. 왕이 만일 보시면 마음이 혹 열릴 것입니다.”

왕은 또 우타이만제자(優陀夷慢提子)에게 명령해 말했다.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에게 가서 내 마음을 열리게 할까.”

우타이는 사뢰었다.

“산야이비라리비(散若夷毘羅梨沸)는 대중 가운데서 그 도수입니다. 지식이 많이 있어 이름이 널리 퍼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않음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의 공양을 받습니다. 대왕은 마땅히 그에게 나아가 물으소서. 왕이 만일 보시면 마음이 혹 열릴 것입니다.”

왕은 또 그 아우 무외(無畏)에게 명령해 말했다.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에게 가서 내 마음을 열리게 할까.”

무외는 사뢰었다.

“니건자(尼乾子)는 대중 가운데서 그 도수입니다. 아는 것이 많아 이름이 멀리 퍼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않음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의 공양을 받습니다. 대왕은 마땅히 그에게 나아가 물으소서. 왕이 만일 보시면 마음이 혹 열릴 것입니다.”

왕은 또 수명 동자(壽命童子)에게 명령해 말했다.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에게 나아가 내 마음을 열리게 할까.”

수명 동자는 사뢰었다.

“불 세존(佛世尊)이 있습니다. 그는 지금 우리 암바(菴婆)동산에 계십니다. 대왕은 마땅히 그에게 물으소서. 왕이 만일 보시면 마음은 반드시 열릴 것입니다.”

왕은 곧 수명에게 명령했다.

“내가 타는 보배 코끼리와 그 밖의 五백의 흰 코끼리를 준비하라.”

수명[耆舊]은 명령을 받고 곧 왕의 코끼리와 및 五백의 코끼리를 준비해 마치고 곧 왕에게 사뢰었다.

“이미 준비가 끝났습니다. 때를 알아하소서.”

아사세왕은 자기는 보배 코끼리를 타고 五백의 부인은 五백의 암코끼리에 태웠다. 손에는 각각 횃불을 들고 왕의 위엄을 보이면서 나열기성을 나갔다.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가고자 하여 조금 가다가 길에서 수명에게 말했다.

“너는 나를 속이고 나를 함정에 빠뜨려 우리 대중을 끌고 원수에게 보내고자 하는가.”

수명은 사뢰었다.

“대왕이여, 제가 감히 왕을 속일 수 없고 감히 왕을 함정에 빠뜨려 왕의 대중을 끌고 원수에게 보내지 않습니다. 왕이여, 다만 앞으로 나아가면 반드시 행복과 경사를 얻을 것입니다.”

때에 왕은 다시 조금 나아가다가 수명에게 말했다.

“너는 이제 나를 속이고 함정에 빠뜨려 우리 대중을 끌고 원수에게 보내고자 하는가.”

이렇게 두 번 세 번했다. 무슨 까닭인가. 그에게는 대중 천 二백 五十인이 있으면서 아무 소리가 없는 것은 장차 무슨 음모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수명은 다시 두세 번이나 사뢰었다.

“대왕이여 저는 감히 속이거나 함정에 빠뜨려 왕의 대중을 끌고 원수에게 보내지 않습니다. 왕이여, 다만 앞으로 나아가면 반드시 행복과 경사를 얻을 것입니다. 무슨 까닭 인가하면 저 사문의 법은 한정(閑靜)을 즐깁니다. 그러므로 소리가 없습니다. 왕이여, 다만 전진하십시오. 동산 숲이 이미 나타났습니다.”

아사세왕은 동산의 문에 이르러 코끼리에서 내리어 칼을 품고 일산을 치우고 다섯 가지 위의를 버리고 걸어서 동산 문에 들어가 수명에게 말했다.

“지금 불 세존은 어디 계시는가.”

수명은 대답했다.

“대왕이여, 지금 부처님은 높은 당(堂)에 계시는데 그 앞에 등불이 있습니다. 세존은 사자좌(獅子座)에서 남쪽을 향해 앉으셨습니다. 왕은 조금 전진하시면 스스로 세존을 뵈올 것입니다.”

그 때에 아사세왕은 강당이 잇는 곳으로 나아가 밖에서 발을 씻은 뒤 당으로 올라갔다. 잠자코 四방을 돌아보다가 환희심을 내어 입으로 스스로 말을 내었다. ‘지금 모든 사문은 아주 고요하고 고요해 지관(止觀)을 구족했다. 원컨대 내 태자 우바야(優婆耶)도 지관을 성취하기 이와 다름이 없게 하리라’고 하였다. 그 때에 세존은 아사세왕에게 말씀하셨다.

“왕은 아들을 생각했기 때문에 입에서 저절로 말을 내기를 ‘원컨대 태자 우바야도 또한 지관을 성취하기 이와 다름이 없게 하리라’고 하였다. 왕은 앞에 앉으시오.”

때에 아사세왕은 앞으로 나아가 머리로 부처님 발에 절하고 한 쪽에 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여쭈어 볼 것이 있습니다. 만일 한가하시면 감히 청해 여쭙겠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묻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곧 물으시오.”

아사세왕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사람들은 코끼리와 말과 수레를 타고 칼, 창, 큰칼, 활, 화살, 병장(兵杖), 전투의 법을 익히는 것처럼 왕자, 역사(力士), 대역사, 동사(童使), 피사(皮師), 체발사(剃髮師), 직만사, 차사(車師), 와사(瓦師), 죽사(竹師), 위사(葦師)들도 다 갖가지 기술로서 스스로 생활하면서 스스로 마음껏 오락하고 있습니다. 또 그들의 부모, 처자, 노복(奴僕), 동사(童使)들도 함께 오락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생(生)을 경영하여 현재에 과보(果報)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저 모든 사문의 현재에 닦는 것은 현재에 그 과보를 얻습니까.”

부처님은 왕에게 말씀하셨다.

“왕은 일찍 모든 사문 바라문에게 가서 이러한 뜻을 물은 일이 있는가. 없는가.”

왕은 부처님께 말했다.

“나는 일찍 사문, 바라문에게 가서 이런 뜻을 물은 일이 있습니다. 나는 생각합니다. 어느 때 부란 가섭에게 가서 ‘사람이 코끼리, 말, 수레를 타고 병법을 익히며 내지 생업을 경영하여 현재에 과보가 있는 것처럼 이제 이 무리 사문, 바라문들은 현재에 도를 닦아 현재에 과보를 얻는가.’고 물었습니다. 저 부란 가섭은 내게 대답했습니다. ‘왕은 스스로 짓거나 혹은 남을 시켜 짓게 하되 찍고 해치고 지지고 베고 하여 중생을 괴롭히고 걱정하고 울게 하거나 살생, 도둑질, 음탕, 거짓말, 담을 넘어 겁탈하기, 불놓아 태우기 따위로 도(道)를 끊어 악을 짓는다 하자. 대왕이여, 이와 같은 일을 행하더라도 그것은 악을 짓는 것이 아니다. 대왕이여, 만일 날랜 칼을 가지고 일체의 중생을 산적질하여 고기 더미로 만들어 세간에 가득하게 한다고 하자. 이것도 또한 악이 아니다. 또한 그 죄의 갚음도 없다. 항하(恒河)의 남쪽 언덕에서 중생을 칼로 죽여도 또한 그 악의 갚음은 없고 항하의 북쪽 언덕에서 큰 보시의 희를 열어 일체의 무리들에게 베풀어 사람을 이익 하게 하기를 고루 이익 하게 하더라도 또한 복의 갚음이 없다’고”

왕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는 마치 어떤 사람이 오이를 묻는데 오얏[李]이라 대답하고 오얏을 묻는데 오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그와 같아서 나는 ‘현재에 과보를 얻느냐’고 묻는데 그는 ‘죄와 복의 갚음이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나는 가만히 생각했습니다. ‘나는 찰제리 왕, 머리에 물을 붓는 종족이다. 집을 나온 사람을 죽이거나 얽어 쫓아 버릴 수 없다’고. 때에 나는 분노에 맺힌 마음을 품었다가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버리고 거기서 떠났습니다.

또 부처님께 사뢰었다.

“나는 또 어느 때 말가리구사리에게 가서 ‘이제 사람들은 코끼리와 말과 수레를 타고 병법을 익히며 내지 갖가지로 생업을 경영하여 다 현재에 과보가 있는 것처럼 이제 이 무리들은 현재에 도를 닦아 현재에 갚음을 얻는가 아닌가.’ 물었습니다. 그는 내게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베풀음도 없고 주는 것도 없으며 제사의 법도 없다. 또 선악의 갚음도 없다. 금생도 없고 또 후생도 없다.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으며 하늘도 없고 조화도 없으며 중생도 없다. 세상에는 사문, 바라문의 평등한 행자(行者)도 없고 또한 금세 후세에 자신으로 증명을 짓고 남에게 두루 나타내는 것도 없다. 모든 것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다 이 허망한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오이를 묻는데 오얏이라 대답하고 오얏을 묻는데 오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이와 같아서 나는 ‘현재에 갚음을 얻느냐. 아니냐.’를 묻는데 그는 이제 없다는 것으로서 대답했습니다. 나는 곧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나는 찰제리왕, 머리에 물을 붓는 종족이다. 집을 나온 사람을 죽이고 얽묶어 쫓아 버릴 수 없다.’ 때에 나는 분노에 맺힌 마음을 품었다가 이렇게 생각하고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나는 또 어느 때 아기다시사흠바라에게 가서 ‘대덕(大德)이시여, 사람들은 코끼리, 말, 수레를 타고 병법을 익히며 내지 갖가지로 생업을 경영하여 다 현재에 과보가 있는 것처럼 이제 이 무리들은 현재에 도를 닦아 현재에 갚음을 얻는가.’고 물었습니다. 그는 내게 대답했습니다. ‘四대(大)를 받은 사람은 목숨을 마치면 지대(地大)는 땅으로 돌아가고 수대는 물로 돌아가며 화대는 불로 돌아가고 풍대는 바람으로 돌아간다. 모두 무너지고 부숴져 모든 기관은 공(空)으로 돌아간다. 만일 사람이 죽었을 때에는 상여(牀輿)에 몸을 담아 화장장에 갖다 두고 불로써 그 뼈를 사르면 그것은 비둘기 빛처럼 되고 혹은 변해 재와 흙이 된다. 어리석은 이나 지혜 있는 이나 목숨을 마치면 모두 무너지고 부숴져 단멸법(斷滅法)이 되고 만다’고 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오얏을 묻는데 오이로, 오이를 묻는데 오얏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이와 같아서 나는 ‘현재에 과보를 얻느냐. 아니냐.’를 묻는데 그는 내게 단멸법으로 대답했습니다. 나는 곧 생각했습니다. ‘나는 이 찰제리왕, 머리에 물을 붓는 종족이다. 집을 나온 사람을 죽이거나 얽묶어 쫓아 버릴 수 없다’고. 때에 나는 분노에 맺힌 마음을 품었다가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또 저는 옛날 어느 때 바부타가전연에게 가서 ‘대덕이여, 사람들은 코끼리, 말, 수레를 타고 병법을 익히며 내지 갖가지로 생업을 경영하여 다 현재에 과보가 있는 것처럼 이제 이 무리들은 현재에 도를 닦아 현재에 갚음을 얻는가.’고 물었습니다. 그는 내게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힘이 없고 정신이 없는 사람은 힘도 없고 방편도 없다.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중생이 염착(染着)하고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중생이 청정하다. 일체 중생으로 목숨이 있는 무리는 모두 힘이 없어 자재(自在)를 얻지 못한다. 원수도 있을 수 없고 정(定)은 수(數) 가운데 정해져 있다. 이 六생(生) 중에 있어서 모든 고락을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마치 오얏을 묻는데 오이라고 대답하고 오이를 묻는데 오얏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이와 같아서 내가 ‘현재에 갚음을 얻느냐, 아니냐.’를 묻는데 그는 무력(無力)으로써 내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이 찰제리왕, 머리에 물을 붓는 종족이다. 집을 나온 사람을 죽이거나 얽묶어 쫓아 버릴 수 없다.’ 때에 나는 분노에 맺힌 마음을 품었다가 이렇게 생각하고는 나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또 나는 옛날 어느 때 산야비라리자에게 가서 ‘대덕이여, 사람들은 코끼리, 말, 수레를 타고 병법을 익히며 내지 갖가지로 생업을 경영하여 다 현재에 과보가 있는 것처럼 이제 이 무리들도 현재에 도를 닦아 현재에 갚음을 얻는가’고 물었습니다. 그는 내게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현재에 사문의 과보가 있느냐’고 물었으니 이렇게 대답한다. ‘이 일은 이와 같다 이 일은 사실이다. 이 일은 다르다. 이 일은 다르지도 않고 다르지 않지도 않다.’ 대왕이여, 현재에 사문에게 과보가 없느냐. 고 이렇게 묻는다면 여기에 대한 대답은 이와 같다. ‘이 일은 이와 같다. 이 일은 진실이다. 이 일은 다르다. 이 일은 다른 것도 아니요 다르지 않은 것도 아니다’고. 대왕이여, ‘현재에 사문에게는 과보가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는가.’고 이렇게 묻는다면 여기에 대한 대답은 이와 같다. ‘이 일은 이와 같다. 이 일은 진실이다. 이 일은 다르다. 이 일은 다른 것도 아니요 다르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고. 세존이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오얏을 묻는데 오이라고 대답하고 오이를 묻는데 오얏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이와 같아서 나는 ‘현재에 갚음을 얻는가. 아닌가.’를 묻는데 그는 이론(異論)으로 나에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곧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나는 이제 찰제리왕, 머리에 물을 붓는 종족이다. 집을 나온 사람은 죽이거나 얽묶어 쫓아 버릴 수 없다.’ 때에 나는 분노에 맺힌 마음을 품었다가 이렇게 생각하고는 나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또 나는 옛날 어느 때 니건자에게 가서 ‘대덕이여, 마치 사람들이 코끼리, 말, 수레를 타고 내지 갖가지로 생업을 경영하여 현재에 과보가 있는 것처럼 이제 이 무리들도 현재에 도를 닦아 현재에 갚음을 얻습니까.’고 물었습니다. 그는 재게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나는 일체 지(智)와 일체 견(見)을 가진 사람으로 모든 것을 알아 남김이 없다. 혹 다니거나 혹 머물거나 혹 앉거나 혹 눕거나 언제나 깨달아 남김이 없어 지혜는 항상 앞에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오얏을 묻는데 오이라고 대답하고 오이를 묻는데 오얏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이와 같아 나는 ‘현재에 갚음을 얻는가.’를 묻는데 그는 내게 일체의 지혜라고 대답했습니다. 나는 곧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나는 이 찰제리왕, 머리에 물을 붓는 종족이다. 집을 나온 사람을 죽이거나 얽묶어 쫓아 버릴 수 없다’고. 나는 분노에 맺힌 마음을 품었다가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그러므로 세존이시여, 나는 이제 여기 와서 이런 뜻을 묻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코끼리, 말, 수레를 타고 내지 갖가지로 생업을 경영하여 다 현재에 과보가 있는 것처럼 이제 사문도 현재에 도를 닦아 현재에 갚음을 얻습니까.“

부처님은 아사세왕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왕에게 도루 물으리라. 마음대로 대답하라. 어떤가 대왕이여, 왕의 집의 종이나 안팎의 하인들은 다 보름날 달이 찼을 때 왕이 머리 감고 목욕하고 높은 전(殿)에 올라가 모든 채녀들과 서로 오락하는 것을 보고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아아 행(行)의 과보가 이에 까지 이르르는가. 이 아사세왕은 보름날 달이 찼을 때 머리 감고 목욕한 뒤 높은 전에 올라 모든 채녀와 더불어 五욕(欲)을 즐긴다. 누가 능히 알겠는가. 이 행의 갚음이라고.’ 그는 뒷날 수염과 머리를 깎고 三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아 평등법을 행한다. 어떤가 대왕이여, 대왕은 멀리서 이 사람이 오는 것을 보면 다시 이런 생각을 일으켜 말하겠는가. ‘저 사람은 내 종이 아닌가’라고.”

왕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그가 오는 것을 보면 저는 마땅히 일어나 맞이하여 앉기를 청하겠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이것이 어찌 사문이 현재에 얻는 갚음이 아니겠는가.”

왕은 말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은 사문이 현재에 받는 갚음입니다.”

“다시 대왕이여, 만일 왕의 경계 안에 붙치어 사는 나그네로서 왕의 창고에서 주는 것을 먹고 왕이 보름날 달이 찼을 때 머리감고 목욕한 뒤 높은 전에 올라가 모든 채녀와 더불어 五욕을 즐기는 것을 보고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아, 저 행의 갚음이 이에 이러한 것인가. 누가 능히 이것이 저 행의 갚음인 줄 알 것인가’라고. 그는 뒷날 수염과 머리를 깎고 三법의를 입고 집을 나가 도를 닦아 평등의 법을 행한다. 어떤가 대왕이여, 대왕은 만일 멀리서 그 사람이 오는 것을 보고 다시 이런 생각을 내어 말하겠는가. ‘저 사람은 내 교민(僑民)으로서 내 창고에서 주는 것을 먹던 자’라고 말하겠는가.”

왕은 말했다.

“아닙니다. 저는 만일 그가 멀리서 오는 것을 보면 마땅히 일어나 맞이하여 예경하고 인사한 뒤 앉기를 청할 것입니다.”

“어떤가 대왕이여, 이것이 사문의 현재 얻는 과보가 아닌가.”

왕은 말했다.

“그렇습니다. 현재에 얻는 사문의 과보입니다.”

“다시 대왕이여, 여래, 지진, 등정각이 이 세상에 나타나면 내 법에 들어오는 자는 내지 三명(明)으로써 모든 어두움을 멸하고 큰 지혜의 광명을 낼 것이니 이른바 누진지증(漏盡智證)이 그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정근하고 전념하여 잊지 않으며 홀로를 즐기고 한정하여 방일하지 않음을 말미암기 때문이다. 어떤가 대왕이여, 이것이 사문이 현재에 얻는 과보가 아닌가.”

왕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실로 그것은 사문의 현재의 과보입니다.”

그 때에 아사세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로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오직 원컨대 세존이시여, 저의 허물의 뉘우침을 받아 주소서. 저는 미치고 어리석고 어둡고 무식합니다. 저의 아버지 병사왕은 법으로서 다스리고 교화하여 치우치거나 굽음이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五욕에 미혹하여 사실은 부왕(父王)을 해쳤습니다. 오직 원컨대 세존이시여,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시어 저의 허물의 뉘우침을 받아 주소서.”

부처님은 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리석고 어둡고 무식하다. 다만 스스로 허물을 뉘우친다. 그대는 五욕에 미혹하여 끝내 부왕을 해쳤다. 그러나 이제 현성의 법 가운데서 능히 허물을 뉘우치면 곧 스스로 이익 되고 편안할 것이다. 나는 그대를 불쌍히 여기기 때문에 그대의 회과를 받으리라.”

그 때 아사세왕은 세존의 발에 예배한 뒤 돌아와 한 쪽에 앉았다. 부처님은 그를 위해 설법하시어 가르쳐 이롭고 기쁘게 하셨다. 왕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곧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스님네께 귀의합니다. 제가 정법 가운데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하소서.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탕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오직 원컨대 세존과 및 모든 대중은 분명히 저의 청을 받아 주소서.”

그 때에 세존은 잠자코 그것을 허락하셨다. 때에 왕은 부처님이 잠자코 허락하시는 것을 보고 곧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 번 돌고 돌아갔다. 그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부처님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아사세왕은 죄가 감해져서 무거운 재앙에서 빠져 나왔다. 만일 아사세왕이 그 아버지를 죽이지만 않았더라면 곧 반드시 이 자리에서 법눈의 깨끗함을 얻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사세왕은 이제 스스로 회개하여 죄를 감함으로서 무거운 재앙에서 빠져나왔다.”

때에 아사세왕은 중로에 이르러 수명 동자에게 말했다.

“착하고 착하다. 너는 이제 내게 많은 이익을 주었다. 너는 아까 여래의 가르쳐 주고 개발(開發)함을 말했고 그런 뒤에 나를 이끌고 세존께 가서 열어 주고 깨우쳐 줌을 받게 하였다. 나는 깊이 너의 은혜를 알아 끝내 잊지 않을 것이다.”

때에 왕은 궁중으로 돌아와 온갖 음식을 장만하매 이튿날 때가 되자 오직 성인만이 때를 아셨다. 그 때에 세존은 옷을 입고 바루를 가지고 모든 제자 천 二백 五十인과 함께 왕궁에 나아가 자리에 앉으셨다. 때에 왕은 손수 음식을 분별하여 부처님과 스님네에게 공양했다. 공양을 마치고 바루를 거둔 뒤 물을 돌려 마쳤다. 그는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여쭈었다.

“저는 이제 몇 번이고 허물을 뉘우칩니다. 저는 미치고 어리석고 어두우며 무식합니다. 저의 아버지 마갈 병사왕은 법으로서 다스리고 교화하여 뉘우치거나 굽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五욕에 미혹하여 사실은 부왕을 해쳤습니다. 오직 원컨대 세존이시여,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시어 저의 회과를 받아 주소서.”

부처님은 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리석고 어둡고 무식하며 五욕에 미혹하여 부왕을 해쳤으나 이제 현성의 법 가운데서 능히 회과하면 곧 스스로 이익될 것이다. 나는 이제 그대를 가엾이 여겨 그대의 회과를 받아 주리라.”

때에 왕은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한 작은 자리를 가지고 와서 부처님 앞에 앉았다. 부처님은 그를 위하여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어 이롭고 기쁘게 하셨다. 왕은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들은 뒤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이제 몇 번이고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스님네에게 귀의하나이다. 오직 원하옵건데 제가 정법 가운데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하여 주소서.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탕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때에 세존은 아사세왕을 위하여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시어 이롭고 기쁘게 하신 뒤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그 때에 아사세왕과 및 수명 동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환희하여 받들어 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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