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장아함경

장아함경30 세기경

다르마 러브 2012. 6. 16. 21:32

불설장아함경 제 十八권

 

제 四분 세기경(世紀經)

 

염부제주품(閻浮提州品) 제 一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슈라바스티국 제타숲 '외로운 이를 돕는 동산'의 구리굴[俱利窟:기원정사의 한 건축물의 이름. 화림굴(花林窟. 파알리어로 kareri-kutika, 사향장미나무굴)이라고도 함]에 계시면서 큰 비구 천 이백 오십 인과 함께 하셨다.

그 때 많은 비구들은 식사를 마친 뒤 강당에 모여 서로 이야기했다.

"여러분, 이것은 이제까지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지금의 이 하늘과 땅[天地:世界]은 어떻게 무너지고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중생이 사는 국토는 어떤 것일까요?"

그 때 세존(=부처님)은 한적한 곳에서 여러 비구들이 식후에 강당에 모여 이야기하는 것을 맑게 트인 하늘 귀[天耳]로 들으셨다. 그리고 세존은 고요한 자리에서 일어나 강당으로 나아가 앉으시더니, 아시면서도 일부러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그대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가?"

비구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은 식후에 강당에 모여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여러분, 이것은 이제까지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이 하늘과 땅은 어떻게 무너지고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중생이 사는 국토는 어떤 것인가.'라고 말입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무릇 집을 나온 사람은 두 가지 법[二法]을 행해야 한다. 첫째는 거룩하게 침묵하는 것이요, 둘째는 법을 설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강당에 모여 있으면서 또한 이와 같이 거룩하게 침묵하거나 법을 설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여래가 세계의 이루어짐과 무너짐, 그리고 중생이 사는 국토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듣고자 하는가?"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원컨대 듣고자 하나이다. 세존께서 말씀하시면 마땅히 받들어 지니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하라.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나의 해와 달이 사천하(四天下)를 두루 다니면서 광명을 비추는 바 이와 같은 세계가 천(千) 개 있다. 천 세계 가운데는 천의 해와 달, 천의 수미산왕(須彌山王), 사천(四千)의 천하(天下), 사천의 대천하, 사천의 바닷물, 사천의 큰 바다, 사천의 용, 사천의 큰 용, 사천의 금시조(金翅鳥), 사천의 큰 금시조, 사천의 악도(惡道), 사천의 큰 악도, 사천의 왕, 사천의 대왕, 칠천의 큰 나무, 팔천의 큰 지옥, 십천의 큰 산, 천의 염라왕(閻羅王), 천의 사천왕(四天王), 천의 도리천, 천의 염마천(焰摩天), 천의 도솔천, 천의 화자재천(化自在天), 천의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천의 범천(梵天)이 있다. 이것을 소천 세계(小千世界)라 한다.

하나의 소천 세계가 천 개 있으면 이것을 중천 세계(中千世界)라 하고, 하나의 중천 세계가 천 개 있으면 이것을 삼천 대천 세계(大千世界)라 한다. 이와 같은 세계가 겹겹으로 둘러있으면서 생겼다 무너졌다 하며 중생들이 사는 곳을 일불찰[一佛刹. 불찰이란 범어로 buddha-ksetra 佛士, 한 부처님이 교화하는 세계]이라 이름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게 이 대지의 깊이는 십육만 팔천 유순[由旬, yojana. 인도의 거리 단위. 1유순은 우리나라의 30 - 40리]이요, 그 가는 끝이 없으며, 땅은 물에 의지해 있다. 물의 깊이는 삼천 삼십 유순이요, 그 가는 끝이 없으며, 물은 바람에 의지해 있다. 바람의 깊이는 육천 사십 유순이요, 그 가는 끝이 없다.

비구들이여, 그 큰 바다의 물의 깊이는 팔만 사천 유순이요 그 가는 끝이 없다. 수미산왕은 바닷물에 들어간 부분이 팔만 사천 유순이요, 바닷물 위에 나온 부분도 높이 팔만 사천 유순이며, 밑부분은 땅에 닿아 있고 단단한 지분(地分)이 많다. 그 산은 꼿꼿이 올라 굽은 곳이 없다. 그곳엔 온갖 나무가 나고, 나무는 많은 향기를 내며 향기는 살림에 퍼져 있다. 거기에는 성현(聖賢)이 많으며 매우 신령스럽고 묘한 하늘들도 머물러 산다. 그 산의 밑뿌리에는 순수한 금모래가 있고, 그 산의 네면에는 사타[타:기둥모양의 단단한 흙. 여기서는 보배로 이루어져 수미산 꼭대기에서 바다에 이르는 길고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가 나와 있는데 높이는 칠백 유순으로 일곱 가지 보배[七寶]가 섞여서 이루어졌고, 비스듬히 굽어 바다 위에 닿아 있다.

또 수미산왕에는 칠보의 층계 길이 있다. 아래 층계 길의 넓이는 육십 유순이다. 그 길의 양쪽에는 일곱 겹의 보배담과 일곱 겹의 보배난간과 일곱 겹의 보배그물과 일곱 겹의 보배가로수가 있다. 금담에는 은문, 은담에는 금문, 수정담에는 유리문, 유리담에는 수정문, 붉은 진주[赤珠]담에는 마노문, 마노담에는 붉은 진주문, 자거담에는 칠보가 섞인 문이 있다. 그리고 금난간에는 은나무, 은난간에는 금나무, 수정난간에는 유리나무, 유리난간에는 수정나무, 붉은 진주난간에는 마노나무, 마노난간에는 붉은 진주나무, 자거난간에는 일곱가지 보배[七寶]가 섞인 나무가 있다.

그 난간 위에는 보배 그물이 있는데, 금그물 밑에는 은방울을 달고, 은그물 밑에는 금방울을 달고, 유리그물에는 수정방울을 달고, 수정그물에는 유리방울을 달고, 붉은 진주그물에는 마노방울을 달고, 마노그물에는 붉은 진주방울을 달고, 자거그물에는 일곱 가지 보배 방울을 섞어 달았다.

그 금나무는 금뿌리, 금가지, 은잎, 은꽃, 은열매요. 그 은나무는 은뿌리, 은가지, 금잎, 금꽃, 금열매다. 그 수정나무는 수정뿌리와 수정가지요 유리꽃과 유리잎이다. 그 유리나무는 유리뿌리와 유리가지요 수정꽃과 수정잎이다. 그 붉은 진주나무는 붉은 진주뿌리과 붉은 진주가지요 마노꽃과 마노잎이다. 그 마노나무는 마노뿌리와 마노가지요 붉은 진주꽃과 잎이다. 자거나무는 자거뿌리와 자거가지요 온갖 보배 꽃과 온갖 보배 잎이다.

그 일곱 겹 담은 담마다 네 개의 문이 있고 문에는 난간이 있다. 일곱 겹의 담 위는 모두 누각[樓臺]이 둘러있고 그 주위에는 동산숲[園林]과 목욕하는 연못[浴池]이 있는데 온갖 보배의 꽃이 피어 있었다.

보배나무는 줄지어 서 있고 꽃과 열매[果實]는 무성하며, 향기로운 바람이 사방에서 일어나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오리, 기러기, 원앙새 따위의 색다른 기이한 새들은 수천 가지로 서로 소리 맞추어 노래한다.

또 수미산왕의 가운데 층계 길의 넓이는 사십 유순이요, 옆 길의 양쪽에는 일곱 겹의 보배담과 일곱 겹의 보배난간, 일곱 겹의 보배그물, 일곱 겹의 보배가로수[行樹]가 있고...., 내지 무수한 새들이 서로 소리 맞추어 노래하고 있는 것이 그 아래층과 같다.

위의 층계길은 그 넓이가 이십 유순이요, 옆길의 양쪽에는 일곱 겹의 보배담과 일곱 겹의 보배난간, 일곱 겹의 보배그물, 일곱 겹의 보배가로수가 있고...., 내지 무수한 새들이 서로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이 가운데 층계와 같다.

그 아래 층계의 길에는 가루라라는 귀신이 살고 있고, 가운데 층계 길에는 지만이라는 귀신이 살고, 위 층계 길에는 희락(喜樂)이라는 귀신이 살고 있다. 그곳에는 타가 나와 있는데 높이는 사만 이천 유순이다.

사천의 대왕이 사는 궁전[四天王宮]에는 일곱 겹의 보배성과 일곱 겹의 보배난간, 일곱 겹의 보배그물, 일곱 겹의 보배가로수와 모든 보배방울이 있고...., 내지 무수한 새들이 서로 소리 맞추어 노래하고 있는 것이 또한 그와 같다.

수미산 꼭대기에는 삼십삼천궁[=도리천궁]이 있다. 일곱 겹의 보배성, 일곱 겹의 보배난간, 일곱 겹의 보배그물, 일곱 겹의 보배가로수가 있고...., 내지 무수한 새들이 서로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삼십삼천을 지나 또 그 거리의 곱절을 가면 염마천의 궁이 있고, 염마천의 궁을 지나 또 그 거리의 곱절을 가면 도솔천의 궁이 있다. 도솔천의 궁을 지나 그 거리의 곱절을 가면 화자재천의 궁이 있고, 화자재천의 궁을 지나 그 거리의 곱절을 가면 타화자재천의 궁이 있으며, 타화자재천의 궁을 지나 그 거리의 곱절을 가면 범천(梵天)의 궁이 있다.

타화자재천과 범천의 중간에 마천궁(魔天宮)이 있어 가로 세로가 각각 육천 유순이다. 궁의 담은 일곱 겹이고, 보배난간, 보배그물, 보배가로수도 역시 일곱 겹이고...., 내지 무수한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이 또한 그와 같다.

범천궁을 지나 그 거리의 곱절을 가면 광음천(光音天)의 궁이 있고, 광음천을 지나 그 거리의 곱절을 가면 변정천(遍淨天)의 궁이 있고, 변정천을 지나 그 거리의 곱절을 가면 과실천(果實天)의 궁이 있고, 과실천을 지나 그 거리의 곱절을 가면 무상천(無想天)의 궁이 있고, 무상천을 지나 그 거리의 곱절을 가면 무조천(無造天)의 궁이 있고, 무조천을 지나 그 거리의 곱절을 가면 무열천(無熱天)의 궁이 있고, 무열천을 지나 그 거리의 곱절을 가면 선견천(善見天)의 궁이 있고, 선견천을 지나 그 거리의 곱절을 가면 대선견천(大善見天)의 궁이 있고, 대선견천을 지나 그 거리의 곱절을 가면 색구경천(色究竟天)의 궁이 있다.

색구경천을 지나 그 거리의 곱절을 가면 공처지천[空處智天, 空無邊處天이라고도 함], 식처지천[識處智天, 識無邊處天이라고도 함], 무소유처지천[無所有處智天, 無所有處天이라고도 함], 유상무상처지천[有想無想處智天, 非想非非想處天이라고도 함]이 있다. 이와 같은 것을 중생의 끝인 중생세계라 이름한다. 일체 중생이 태어남, 병듦, 늙음, 죽음[生老病死]과 음(陰)을 받는 것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수미산 북쪽에 천하가 있으니 울단왈[鬱單曰, uttarakuru. 뛰어난 곳(勝處). 북쪽에 있으므로 북구로주(北俱盧洲)라고도 함]이라 이름한다. 그 땅은 네모 반듯하고 가로 세로는 각각 일만 유순이요, 사람의 얼굴도 또한 그 땅의 형상을 닮아 반듯하다.

수미산 동쪽에 천하가 있으니 불우체[弗于逮, pubhavideha. 동신승주(東身勝洲)]라 이름한다. 그 땅은 둥글고 가로 세로는 각각 구천 유순이요, 사람의 얼굴도 그 땅의 형상을 닮아 둥글다.

수미산 서쪽에 천하가 있으니 구야니[俱耶尼, goyaniya. 서우화주(西牛貨洲)]라 이름한다. 그 땅의 모양은 반달과 같고 가로 세로는 각각 팔천 유순이다. 사람의 얼굴도 그 땅의 모양을 닮아 반달과 같다.

수미산 남쪽에 천하가 있으니 염부제[閻浮提, jambudvipa. 남섬부주(南贍部洲)]라 이름한다. 그 땅은 남쪽은 좁고 북쪽은 넓으며 가로 세로는 각각 칠천 유순이다. 사람의 얼굴도 이 땅의 형상을 닮아 그러하다.

수미산 북쪽 하늘에는 금으로 된 빛이 있어 동방을 비춘다. 동쪽 하늘에는 은으로 된 빛이 있어 동방을 비춘다. 수미산 서쪽 하늘에는 수정으로 된 빛이 있어 서방을 비춘다. 수미산 남쪽 하늘에는 유리로 된 빛이 있어 남방을 비춘다.

울단왈에는 큰 나무왕이 있어 암바라(菴婆羅)라 이름하며, 둘레는 칠 유순, 높이는 백 유순,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퍼져 오십 유순이다. 불우체에도 큰 나무왕이 있어 가람부(加藍浮)라 이름하며, 둘레는 칠 유순, 높이는 백 유순,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퍼져 오십 유순이다. 구야니에도 큰 나무왕이 있어 근제(斤提)라 이름하며, 둘레는 칠 유순, 높이는 백 유순,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퍼져 오십 유순이다. 또 그 나무 밑에는 석우당(石牛幢)이 있어 높이는 일 유순이다. 염부제에도 큰 나무왕이 있어 염부제라 이름하며, 둘레는 칠 유수, 높이는 백 유순,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퍼져 오십 유순이다.

금시조왕 및 용왕의 나무는 구리염바라(俱利閻婆羅)라 이름 하는데, 둘레는 칠 유순, 높이는 백 유순,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퍼져 오십 유순이다. 아수라왕도 나무가 있는데 선화(善畵)라 이름하며, 둘레는 칠 유순,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퍼져 오십 유순이다.

도리천에도 나무가 있어 이름을 화도(畵度)라 한다. 둘레는 칠 유순, 높이는 백 유순,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퍼져 오십 유순이다.

수미산 기슭에 가타라(伽陀羅)라는 산이 있는데 높이는 사만 이천 유순이고, 가로 세로는 각각 사만 이천 유순이요, 그 기슭은 넓고 멀며 일곱 가지 보배가 섞여 이루어졌다. 그 산은 수미산에서 팔만 사천 유순 떨어져 있고 그 사이에는 우발라꽃[優鉢羅花, utpala. 靑蓮花. 연꽃의 하나. 睡蓮], 발두마꽃[鉢頭摩花, padma. 紅蓮花. 연꽃의 일종], 구물두꽃[俱物頭花, kumuda. 黃蓮花. 연꽃의 일종], 분다리꽃[分陀利花, pundarika. 白蓮花. 연꽃의 일종]만이 피어 있으며, 갈대와 소나무와 대나무가 우거져 있다. 꽃들은 온갖 향기를 내어 그 향기가 두루 가득하다.

가타라(伽陀羅)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사타라(伊沙陀羅)라는 산이 있는데, 높이는 이만 일천 유순, 가로 세로도 각각 이만 일천 유순이다. 그 기슭은 넓고 멀며 일곱 가지 보배가 섞여 이루어졌다. 가타라산에서 사만 이천 유순의 사이에는 우발라꽃, 발두마꽃, 구물두꽃, 분다리꽃만이 피어 있고, 갈대와 소나무와 대나무가 우거져 있다. 꽃들은 온갖 향기를 내어 그 향기가 두루 가득하다.

이사타라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수거타라(樹巨陀羅)라는 산이 있는데, 높이는 일만 이천 유순, 가로 세로도 각각 일만 이천 유순이다. 그 기슭은 넓고 멀며 일곱 가지 보배가 섞여 이루어졌다. 이사타라산에서 이만 일천 유순의 사이에는 우발라꽃, 발두마꽃, 구물도꽃, 분다리꽃만이 피어 있고, 갈대와 소나무와 대나무가 우거져 있다. 꽃들은 온갖 향기를 내어 그 향기가 두루 가득하다.

수거타라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선견(善見)이라는 산이 있는데, 높이는 육천 유순, 가로 세로도 각각 육천 유순이다. 그 기슭은 넓고 멀며 일곱 가지 보배가 섞여 이루어졌다. 수거타라산에서 일만 이천 유순 사이에는 우발라꽃, 발두마꽃, 구물두꽃, 분다리꽃만이 피어 있고, 갈대와 소나무와 대나무가 우거져 있다. 꽃들은 온갖 향기를 내어 그 향기가 두루 가득하다.

선견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마식산(馬食山)이라는 산이 있는데, 높이는 삼천 유순, 가로 세로도 각각 삼천 유순이요, 그 기슭은 넓고 멀며 일곱 가지 보배가 섞여 이루어졌다. 선견산에서 육천 유순의 사이에는 우발라꽃, 발두마꽃, 구물두꽃, 분다리꽃만이 피어 있고, 갈대와 소나무와 대나무가 우거져 있다. 꽃들은 온갖 향기를 내어 그 향기가 두루 가득하다.

마식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니민타라(尼民陀羅)라는 산이 있는데, 높이는 일천 이백 유순, 가로 세로도 각각 일천 이백 유순이요, 그 기슭은 넓고 멀며 일곱 가지 보배가 섞여 이루어졌다. 마식산에서 삼천 유순의 사이에는 우발라꽃, 발두마꽃, 구물두꽃, 분다리꽃만이 피어 있고, 갈대와 소나무와 대나무가 우거져 있다. 꽃들은 온갖 향기를 내어 그 향기가 두루 가득하다.

니민타라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조복(調伏)이라는 산이 있는데, 높이는 육백 유순이고, 가로 세로도 각각 육백 유순이다. 그 기슭은 넓고 멀며 일곱 가지 보배가 섞여 이루어졌다. 니민타라산에서 일천 이백 유순의 사이에는 우발라꽃, 발두마꽃, 구물두꽃, 분다리꽃만이 피어 있고, 갈대와 소나무와 대나무가 우거져 있다. 꽃들은 운갖 향기를 내어 그 향기가 두루 가득하다.

조복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금강위(金剛圍)라는 산이 있다. 높이는 삼백 유순, 가로 세로도 각각 삼백 유순이다. 그 기슭은 넓고 멀며 일곱 가지 보배가 섞여 이루어졌다. 조복산에서 육백 유순의 사이에는 우발라꽃, 발두마꽃, 구물두꽃, 분다리꽃만이 피어 있고, 갈대와 소나무와 대나무가 우거져 있다. 꽃들은 온갖 향기를 내어 그 향기가 두루 가득하다.

금강위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큰 바닷물이 있다. 그 바닷물의 북쪽 언덕에 큰나무왕이 있어 염부(閻浮)라 이름한다. 둘레는 칠 유순, 높이는 백 유순이요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퍼져 오십 유순이다. 그 가는 빈 땅이다.

또 큰 숲[叢林]들이 있으니 이름은 암바라(菴婆羅), 염바(閻婆), 사라(娑羅), 다라(多羅), 나라(那羅), 위남(爲男), 위녀(爲女), 남녀(男女), 산나(散那), 전단, 카수라, 파라바(波羅婆), 비라(毘羅), 향내, 위리(爲梨), 안석류(安石留), 위감(爲甘), 하리륵, 비혜륵(毘醯勒), 아마륵(阿摩勒), 아마리(阿摩梨), 날, 감자(甘蔗), 위(葦), 죽(竹), 사라(舍羅), 사라업(舍羅業), 모과[木瓜], 대모과[大木瓜], 해탈화(解脫華), 첨바(瞻婆), 바라라(婆羅羅), 수마나(修摩那), 바사(婆師), 다라리(多羅梨), 가야(伽耶), 포도(葡萄)인데 그것들의 크기는 모두 가로 세로가 각각 오십 유순이다.

이곳을 지나면 땅이 비었다. 그 빈 땅 가운데 다시 또 꽃못[花池]이 있어 가로 세로는 각각 오십 유순이다. 다시 발두마못, 구물두못, 분다리못이 있고, 독사가 그 가운데 가득찼으며 각각 오십 유순이다.

이곳을 지나면 땅이 비었다. 그 빈 땅 가운데에는 큰 바닷물이 있어 울선나(鬱禪那)라 이름한다. 이 물 밑에는 전륜성왕의 길이 있고 그 넓이는 십이 유순이다. 길 양쪽에는 일곱겹의 보배담, 일곱 겹의 보배난간, 일곱 겹의 보배그물, 일곱 겹의 보배가로수가 있고, 모두 칠보로 꾸며져 있다. 염부제 땅에 전륜성왕이 세상에 나타날 때에는 물이 저절로 물러가 그 길이 편편하게 나타난다.

바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울선(鬱禪)이라는 산이 있다. 그 산은 단엄(端嚴)하고 나무가 무성하며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온갖 향기가 두루 가득하다. 그리고 온갖 이상한 동물과 새들이 있다.

울선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금벽(金壁)이라는 산이 있다. 거기에는 팔만의 바위굴이 있고, 팔만(八萬)의 코끼리왕이 이 굴 속에 산다. 그 몸은 하얗고 머리에는 잡색이 있다. 입에는 여섯 개의 이[六牙]가 있고 이빨 사이에는 금으로 채워져 있다.

금벽산을 지나면 설산(雪山)이라는 산이 있다. 가로 세로는 각각 오백 유순이고 깊이도 오백 유순이요, 동, 서는 바다로 들어갔다. 설산 중간에 보산(寶山)이 있으니 높이는 이십 유순이다. 설산에서 타가 나와 있는데 높이는 백 유순이다. 그 산 위에는 아뇩달못이 있고 가로 세로는 각각 오십 유순이다. 그 주위에는 칠보 섬돌과 일곱 겹의 보배난간, 일곱 겹의 보배그물, 일곱 겹의 보배가로수가 있는데 이것들은 온갖 빛깔의 칠보가 모여 이루어졌다.

금난간에는 은나무, 은난간에는 금나무, 유리난간에는 수정나무, 수정난간에는 유리나무, 붉은 진주난간에는 마노나무, 마노난간에는 붉은 진주나무, 자거난간에는 여러 가지 보배로 된 나무가 있다. 금그물에는 은방울, 은그물에는 금방울, 유리그물에는 수정방울, 수정그물에는 유리방울, 자거그물에는 칠보방울이 달려있다. 금다라(金多羅)나무는 금뿌리에 금가지, 은잎, 은열매요, 은다라나무는 은뿌리에 은가지, 금잎, 금열매다. 수정나무는 수정뿌리와 수정가지, 유리꽃, 유리열매요, 붉은 진주나무는 붉은 진주뿌리와 붉은 진주가지, 마노잎, 마노꽃, 마노열매다. 자거나무는 자거뿌리와 자거가지 그리고 온갖 보배의 꽃과 열매다.

못 곁에는 동산숲[園林]과 목욕하는 연못[浴池]이 있고, 온갖 꽃이 모여 있으며 갖가지 나무의 잎과 꽃과 열매가 무성하다. 갖가지 향기로운 바람이 불어 사방으로 퍼지고, 갖가지의 다른 새들이 서로 소리 맞추어 즐겁게 노래한다.

아뇩달 못 밑에는 금모래가 가득하다. 그 못 사방에는 모두 계단이 있는데 금나무가 있는 곳에는 은계단, 은나무가 있는 곳에는 금계단, 유리나무가 있는 곳에는 수정계단, 수정나무가 있는 곳에는 유리계단, 붉은 진주나무가 있는 곳에는 마노계단, 마노나무가 있는 곳에는 붉은 진주계단, 자거나무가 있는 곳에는 온갖 보배의 계단이 있다. 못을 둘러 다 보배난간이 있고, 파란색, 노란색, 붉은색, 흰색의 꽃이 있으며, 여러 가지 꽃이 사이사이에 섞여 꽃은 수레바퀴와 같으며 뿌리는 수레바퀴통과 같고, 꽃뿌리에서 나오는 즙은 젖과 같이 희며 꿀과 같이 달다.

아뇩달 못 동쪽에는 강가강[恒伽河]이 있다. 소의 모습을 한 곳[牛口]에서 나와 오백 강물[河水]을 데리고 동해로 들어간다. 아뇩달 못 남쪽에는 신두강[新頭河]이 있다. 사자 모습을 한 곳[師子口]에서 나와 오백 강물을 데리고 남해로 들어간다. 아뇩달 못 서쪽에는 바차강[婆叉河]이 있다. 말의 모습을 한 곳[馬口]에서 나와 오백 강물을 데리고 서해로 들어간다. 아뇩달 못 북쪽에는 사타강[斯陀河]이 있다. 코끼리 모습을 한 곳[象口]에서 나와 오백 강물을 데리고 북해로 들어간다. 아뇩달 궁중에는 오주당(五柱堂)이 있다. 아뇩달 용왕은 항상 그 속에서 산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아뇩달이라 이름하며 아뇩달이란 어떤 뜻인가. 이 염부제에 있는 용왕은 모두 세 가지 근심[三患]이 있는데 오직 아뇩달 용왕에게는 세 가지 근심이 없다. 어떤 것이 셋인가.

첫째는 염부제에 있는 모든 용은 다 뜨거운 바람을 입고 뜨거운 모래가 몸에 붙어 껍질과 살을 태우고, 또 골수를 태우므로 괴로워하고 번민한다. 그러나 오직 아뇩달 용만은 이런 근심이 없다. 둘째는 염부제에 있는 모든 용궁은 모진 폭풍이 사납게 일어나 그 궁 안으로 불어 보배로이 꾸민 옷을 잃어 버리고 용의 몸이 드러남으로써 괴로워하고 번민한다. 그러나 오직 아뇩달 용왕만은 이런 근심이 없다. 셋째는 염부제에 있는 모든 용왕이 각각 궁중에서 서로 놀고 있을 때 큰 금시조(金翅鳥)가 궁중에 들어와 용왕들을 덮치기도 하며, 혹은 처음 날 때 방편으로 용을 잡아 먹으려 하기 때문에 모든 용은 겁내고 두려워 하여 항상 몹시 심한 괴로움[熱惱]을 지닌다. 그러나 오직 아뇩달 용만은 이런 근심이 없다. 만일 금시조가 거기에 머무르고자 하는 생각을 내면 곧 목숨이 끊어진다. 그러므로 아뇩달[無熱惱]이라 이름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설산의 오른쪽에 비사리(毘舍離)라는 성이 있다. 그 성 북쪽에는 일곱 개의 흑산(黑山)이 있고, 일곱 흑산 북쪽에는 향산(香山)이 있다. 그 산에는 항상 춤과 노래와 음악 소리가 있다. 산에는 두 개의 굴이 있는데 하나는 주(晝)라 이름하고, 다른 하나는 선주(善晝)라 이름한다. 그것은 하늘의 칠보로 되었고 부드럽고 향기롭고 깨끗하여 마치 하늘옷과 같다. 묘음(妙音) 건달바왕은 오백 건달바를 데리고 그 속에 산다.

주와 선주의 굴 북쪽에는 사라나무왕[娑羅樹王]이 있어 이름을 선주라 하며, 팔천 나무왕이 사면을 둘러싸고 있다.

선주나무왕 밑에는 코끼리왕이 있는데 역시 선주라 이름한다. 그는 이 나무 밑에 살면서 몸은 하얗고 일곱 곳[七處]에 고루 머무르며, 이곳 저곳을 날아다닌다. 그 머리는 붉은 빛깔이요 잡색의 털이 섞여 있으며, 여섯 개의 이빨[六牙]은 가늘고 부드러우며 그 이빨 사이는 금으로 채워져 있다. 팔천의 코끼리가 항상 그를 둘러싸고 따라 다닌다. 그 팔천의 나무왕 밑에도 팔천의 코끼리가 있는 것이 또한 그와 같다.

선주나무왕의 북쪽에는 마타연(摩陀延)이라는 큰 목욕하는 연못[浴池]이 있다. 가로 세로는 각각 오십 유순이요, 팔천의 목욕 못이 마타연을 둘러싸고 있다. 그 물은 맑고 시원하여 티끌과 더러움이 없다. 칠보(七寶) 연못이 그 섬돌이 되어 연못을 두르고 있다. 못을 둘러 칠보로 된 일곱 겹의 보배난간, 일곱 겹의 보배그물, 일곱 겹의 보배가로수가 있다. 금난간에는 은나무, 은난간에는 금나무, 수정난간에는 유리나무, 유리난간에는 수정나무, 붉은 진주난간에는 마노나무, 마노난간에는 붉은 진주나무, 자거난간에는 여러가지 보배의 나무이다. 또한 금그물 밑에는 은방울이 달렸고, 은그물 밑에는 금방울이 달렸으며, 수정그물에는 유리방울이 달렸고, 유리그물에는 수정방울이 달렸다. 붉은 진주그물에는 마노방울이 달렸고, 마노그물에는 붉은 진주방울이 달렸으며, 자거그물에는 여러가지 보배의 방울이 달렸다.

그 금나무는 금뿌리, 금가지, 은잎, 은꽃, 은열매다. 은나무는 은뿌리, 은가지, 금잎, 금꽃, 금열매다. 수정나무는 수정뿌리, 수정가지, 유리꽃, 유리열매다. 유리나무는 유리뿌리, 유리가지, 수정꽃, 수정열매다. 붉은 진주나무는 붉은 진주뿌리, 붉은 진주가지, 마노꽃, 마노열매다. 마노나무는 마노뿌리, 마노가지, 붉은 진주꽃, 붉은 진주열매다. 자거나무는 자거뿌리, 자거가지와 여러 보배의 꽃과 열매다.

또 그 못 밑에는 금모래가 깔려 있고 못을 두른 주위에는 칠보의 계단 길이 있다. 금계단은 은등(燈)이요, 은계단은 금등이며, 수정계단은 유리등, 유리계단은 수정등이다. 붉은 진주계단은 마노등, 마노계단은 붉은 진주등이요, 자거계단은 여러 보배의 등이다. 계단의 양쪽에는 보배의 난간이 있다. 또 그 못 가운데에는 파란색, 노란색, 붉은색, 흰색의 꽃이 있으며, 여러 빛깔이 사이에 섞여 꽃은 수레바퀴와 같으며 뿌리는 바퀴통과 같다. 꽃뿌리는 즙을 내어 빛은 젖과 같이 희고, 맛은 꿀과 같이 달다. 못 사면을 둘러 갖가지 동산숲과 큰 숲[叢林]과 목욕하는 연못[浴池]이 있고, 온갖 꽃이 있으며 나무는 맑고 시원하며 꽃과 열매는 풍성하다. 무수한 새들이 서로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이 또한 그와 같다.

선주 코끼리왕이 놀고자 하는 생각을 내어 못에 들어가 목욕 하려고 할 때에는 곧 팔천의 코끼리왕을 생각한다. 그 때 팔천의 코끼리왕도 스스로 생각한다. '선주 코끼리왕은 지금 우리를 생각한다. 우리들은 마땅히 코끼리왕 있는 곳으로 가자'라고. 그래서 코끼리 무리들은 곧 나아가 그 앞에 섰다. 그 때 선주 코끼리왕은 팔천의 코끼리를 데리고 마타연 연못으로 간다. 그 모든 코끼리 중에는 그 왕을 위해 일산을 든 자도 있고 보배부채를 잡아 코끼리왕을 부쳐주는 자도 있다. 그 중에는 춤을 추며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며 앞에서 인도하는 자도 있다.

그때에 선주 코끼리왕은 못에 들어가 목욕하고 노래하고 춤을 추며 서로 함께 즐거워한다. 혹은 코끼리왕을 위해 코를 씻어주는 자도 있고 혹은 입, 머리, 이빨, 귀, 배, 등, 다리, 발등을 씻어주는 자도 있다. 그 중에는 꽃뿌리를 뽑아 그것을 씻어 왕에게 주어 먹게 하는 자도 있고, 네 종류의 꽃을 따서 왕의 위에 뿌리는 자도 있다. 선주 코끼리왕은 목욕하고 음식을 먹고 서로 즐기기를 마친 뒤 곧 언덕 위에 나와 선주나무를 향해 선다. 그때에 팔천의 코끼리는 각각 못에 들어가 목욕하고 밥 먹고 서로 즐기기를 마치고 도로 나와 코끼리왕에게로 간다.

그 때 코끼리왕은 팔천의 무리를 데리고 선주나무왕 밑으로 간다. 그 중에는 일산을 가지고 코끼리왕을 가려 주는 자도 있고, 보배부채를 잡아 코끼리왕을 부쳐 주는 자도 있으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앞에서 인도하는 자도 있다. 그 때 선주 코끼리왕은 나무왕 밑에 나아가 앉고 눕고 걷기를 마음대로 한다. 그 나무 가운데는 둘레가 팔심[尋:240cm. 척도의 단위로 약 여덟 자의 길이. 1자는 약 30cm]이 되는 것도 있고, 둘레가 구심에서 십심, 십오심까지 되는 것도 있다. 오직 선주 코끼리왕의 바라(婆羅) 나무왕만은 둘레가 십육심이다. 그 팔천의 사라나무의 가지와 잎이 떨어질 때 맑은 바람은 그것을 멀리 불어 수풀 밖에다 놓는다. 또 팔천의 코끼리들이 대소변을 볼 때는 모든 야차귀신(夜叉鬼神)들이 그것을 숲 밖으로 치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선주 코끼리왕은 이렇게 큰 신력과 공덕이 있으니 비록 축생이라 하더라도 지은 복이 있으면 이와 같이 받는다."

 

울단왈품(鬱單曰品) 제 二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울단왈(鬱單曰) 천하에는 모든 산이 많이 있다. 그 산 곁에는 모든 원관(園觀)과 욕지가 있고 온갖 잡꽃이 있으며 나무는 맑고 시원하고 꽃과 열매는 풍성하다. 무수한 온갖 새는 서로 소리를 맞추어 운다. 또 그 산중에는 많은 흐르는 물이 있고 그 물은 길고 순해 까불거나 사납지 않으며 온갖 꽃은 그 위를 덮어 떠서 천천히 흐른다. 언덕 양쪽에는 온갖 나무가 많아 가지와 줄기는 유약하고 꽃과 열매는 번성한다. 땅에는 부드러운 풀이 나 서리고 얽히어 오른 쪽으로 돌았으며 빛은 공취(孔翠)와 같고 향기는 바사(婆師)와 같으며 부드럽기가 하늘 옷과 같다. 그 땅은 부드럽고 연해 발로서 땅을 밝으면 땅은 四촌이나 들어갔다가 다시 발을 들면 도로 솟아난다. 땅의 편편함은 손바닥 같아 높고 낮음이 없다.

비구여, 그 울단왈의 땅의 四면에는 아뇩달못이 있어 각각 종광은 백 유순이다. 그 물은 맑고 트이어 더러움이 없다. 七보(寶)의 해자로써 그 가를 둘러치고 내지 무수한 온갖 새는 서로 맞추어 슬피 우는 것은 마타연못의 장식한 것과 다름이 없다. 그 四대지(大池)는 각각 四대하(大河)를 내어 넓이는 十유순이다. 그 물은 넓고 순해 까불거나 사나움이 없고 온갖 꽃은 그 위를 덮어 떠서 굽이굽이 천천히 흐른다. 양쪽 언덕에는 온갖 나무가 많고 가지와 줄기는 유약하고 꽃과 열매는 번성하다. 땅에는 부드러운 풀이 나 얽히고 서리어 오른 쪽으로 돌았고 빛은 공취(孔翠)와 같고 향기는 바사와 같으며 연하기는 하늘 옷과 같다. 그 땅은 유연하여 발로서 땅을 밝으면 땅은 四촌이나 들어갔다가 발을 들면 도로 솟아 나온다. 땅의 편편함은 손바닥과 같아서 높고 낮음이 없다.

또 그 토지에는 실과 구덩이와 가시와 나무 끌트기가 없으며 또 모기, 등에, 도마뱀, 뱀, 벌, 전갈, 호랑이 , 표범 따위의 악한 짐승이 없다. 땅은 순전히 온갖 보배로서 돌이나 모래가 없다. 음양은 고르고 부드러워 四기는 화하고 순하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아 모든 뇌환(惱患)이 없다. 그 땅은 윤택하여 티끌이 일어나지 않고 기름을 땅에 바른 것 같아서 나르는 티끌이 없다. 온갖 풀은 언제나 겨울과 여름이 없으며 수목은 무성하고 꽃과 열매는 번성하다. 땅에는 윤택한 풀이 나서 얽히고 설켜 오른쪽을 돌았다. 그 빛은 공취와 같고 향기는 바사와 같으며, 그 땅은 유연하여 발로써 땅을 밟으면 땅은 四촌이나 들어갔다가 발을 들면 도로 솟아났다. 땅의 편편함은 손바닥 같아서 높고 낮음이 없다.

그 땅에는 항상 자연의 멥쌀이 있어 심지 않아도 스스로 나고 겨나 찌꺼기가 없다. 그것은 흰 꽃무더기 같아서 도리천의 음식이 온갖 맛을 구족하지 않은 것이 없는 것과 같다. 그 땅에는 항상 자연의 가마솥이 있고 마니구슬이 있어 염광(焰光)이라 한다. 그것을 가마 밑에 두면 밥이 익자 불이 꺼져 섶나무 불을 빌리지 않고 사람의 공을 괴롭히지 않는다. 그 땅에는 나무가 있어 이름을 곡궁(曲躬)이라 한다. 잎과 잎이 서로 잇대어 빗발도 새지 않으며 저 모든 남녀들은 그 밑에서 머무르고 잔다. 또 향나무가 있다. 높이는 七十리요 꽃과 열매는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자연히 향기를 낸다. 그 나무의 높이는 혹은 六十리, 혹은 五十리 혹은 四十리요 아주 작은 것도 그 높이는 五리로서 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자연히 향기를 낸다. 또 옷나무[衣樹]가 있어 높이는 七十리다. 꽃과 열매는 무성하고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옷을 낸다. 그 나무의 높이는 혹은 六十리, 혹은 五十리, 四十리이다. 아주 작은 것은 높이가 五리로서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온갖 옷을 낸다.

또 장엄나무[莊嚴樹]가 있다. 높이는 七十리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몸을 꾸미는 도구를 낸다. 그 나무의 높이는 혹은 六十리, 五十리, 四十리다. 아주 작은 것도 높이가 五리로서, 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온갖 몸을 꾸미는 도구를 낸다. 또 화만나무가 있다. 높이는 七十리다. 꽃과 열매는 무성하고 그 과실이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만을 낸다. 나무의 높이는 혹은 六十리, 五十리, 四十리이다. 아주 작은 것은 높이가 五리로서 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온갖 만을 낸다. 또 그릇나무(器樹]가 있다. 높이는 七十리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은 저절로 쪼개져 온갖 그릇을 낸다. 그 나무의 높이는 혹은 六十리, 五十리, 四十리이다. 아주 작은 것도 높이가 五리로서 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온갖 그릇을 낸다. 또 과실나무가 있다. 높이는 七十리다. 꽃과 열매는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과실을 낸다. 나무의 높이는 혹은 六十리, 五十리, 四十리이다. 아주 작은 것도 높이가 五리로서 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온갖 과실을 낸다. 또 악기나무가 있다. 높이는 七十리다. 꽃과 열매는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악기를 낸다. 그 나무의 높이는 혹은 六十리, 五十리, 四十리이다. 아주 작은 것은 높이가 五리로서 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온갖 악기를 낸다.

그 땅에는 못이 있다. 이름을 선견(善見)이라 한다. 종광은 백유순이다. 그 물은 맑고 트이어 더러움이 없다. 七보의 해자로써 그 가를 둘렀다. 못의 四면에는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로 둘렀고 내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소리를 맞추어 우는 것이 또한 그와 같다. 그 선견못의 북쪽에 나무가 있어 암바라라 이름한다. 주위는 七리, 위의 높이는 백리요 가지와 잎이 四방으로 퍼져 五十리를 두루했다. 그 선견못의 동쪽에는 선도하(善道河)를 내었는데 넓이는 一유순이요 그 물은 천천히 흘러 거슬러 흐름이 없다. 온갖 잡꽃이 물위를 덮었고 양쪽 언덕에는 수목이 무성하여 가지와 줄기는 유약하고 꽃과 열매는 풍성하다. 땅에는 윤택한 풀을 내어 서리고 얽히어 오른쪽을 돌았다. 빛은 공취와 같고 향기는 바사와 같으며 연하기는 하늘 옷과 같다. 그 땅은 유연하여 발로 땅을 밟으면 땅은 四촌이나 들어간다. 발을 들면 도로 솟아 나온다. 땅의 편편함은 손바닥과 같아서 높고 낮음이 없다.

또 그 하수(河水) 가운데에는 여러 보배의 배가 있다. 그 지방 인민이 그 가운데 들어가 목욕하고 유희하고자 할 때는 옷을 언덕 위에 벗어 두고 배를 타고 중류에 들어가 유희하고 오락한 뒤에는 물을 건너 옷을 만나면 곧 입는다. 먼저 나오면 먼저 입고 뒤에 나오면 뒤에 입어 본래의 옷을 구하지 않는다. 다음에는 향나무로 간다. 나무는 그를 위해 몸을 굽힌다. 그 사람은 손으로 온갖 잡향을 취해 그것으로 자기 몸에 바른다. 다음에는 옷나무로 간다. 나무는 몸을 굽힌다. 그 사람은 손으로 온갖 옷을 취해 뜻대로 입는다. 다음에는 장엄나무로 간다. 나무는 몸을 굽힌다. 그 사람은 손으로 온갖 장엄을 취해 스스로 몸을 장식한다. 다음에는 만나무로 간다. 나무는 몸을 굽힌다. 그 사람은 손으로 온갖 만을 취해 자기 머리 위에 붙인다. 다음에는 그릇나무로 같다. 나무는 몸을 굽힌다. 그 사람은 손으로 온갖 보배 그릇을 취해 가진다. 다음에는 과실나무로 간다. 나무는 몸을 굽힌다. 그 사람은 손으로 아름다운 과실을 딴다. 혹은 씹어 먹는 자, 혹은 입에 머금는 자, 혹은 즙을 내어 마시는 자도 있다. 다음에는 악기나무로 간다. 나무는 몸은 굽힌다. 그 사람은 손으로 온갖 악기를 취해 줄을 고루어 그것을 탄다. 또 묘한 소리로 줄에 맞추면서 동산 숲으로 가 뜻대로 오락하기를 혹은 一일 二일에서 七일까지 간다. 그리고는 다시 떠나 정한 곳이 없다. 선견못의 남쪽에는 묘체하(妙體河)를 내고 선견못의 서쪽에는 묘미하(妙味河)를 내고 선견못의 북쪽에는 광영하(光影河)를 내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선견못의 동쪽에 동산 숲이 있다. 이름을 선견이라 한다. 종광은 백유순이다. 동산의 四면에는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둘러 있고 잡색의 간칙한 七보로 되었다. 그 동산 四면에는 四대문이 있고 둘러 있는 난간은 다 七보로 되었다. 동산 안은 청정하여 가시가 없고 그 땅은 평정(平正)하여 걸이나 구덩이나 언덕이 없다. 또 모기, 등에, 파리, 벼룩, 이, 도마뱀, 뱀, 벌, 전갈, 호랑이, 승냥이 따위의 악한 짐승도 없다. 땅은 순전한 여러 보배로서 돌이나 모래가 없다. 음양은 고르고 부드러워 四기(氣)는 화하고 순하여 춥지도 업지도 않아 모든 뇌환(惱患)이 없다. 그 땅은 윤택하여 티끌의 더러움이 없고 기름을 땅에 바른 것 같아서 나는 티끌이 일어나지 않는다. 온갖 풀은 항상 나 겨울과 여름이 없으며 수목은 무성하고 꽃과 열매는 풍성하다. 땅에는 윤택한 풀이 나 얽히고 서리어 오른쪽으로 돌았다. 빛은 공취와 같고 향기는 바사와 같으며, 부드럽기는 하늘 옷과 같다. 그 땅은 유연하여 발로 땅을 밟으면 땅은 四촌이나 들어간다. 발을 들면 도로 살아난다.

그 동산에는 항상 자연히 멥쌀이 나는데 등겨나 찌꺼기가 없다. 그것은 마치 흰 꽃무더기 같고 온갖 맛을 구족하여 도리천의 음식과 같다. 그 동산에는 자연의 가마솥이 있고 마니구슬이 있어 이름을 염광(焰光)이라 한다. 그것을 솥 밑에 두어 밥이 익으면 광명은 없어진다. 섶나무를 빌리지 않고 사람의 공을 괴롭히지 않는다. 그 동산에는 나무가 있어 이름을 곡궁(曲躬)이라 한다. 잎과 잎은 서로 잇대어 하늘의 비도 새지 않으며 모든 남녀들로 하여금 그 밑에서 지숙(止宿)하게 된다. 또 향나무가 있다. 높이는 七十리다. 꽃과 열매는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향기를 낸다. 나무의 높이는 六十리, 五十리, 四十리에서 높이가 五리까지 이른다. 그 선견 동산에는 수호자(守者)가 없다. 마음대로 논 뒤에는 다시 떠난다. 선견못의 남쪽에는 동산 숲이 있다. 이름을 오락이라 한다. 선견못의 북쪽에도 동산 숲이 있다. 이름을 등화(等花)라 하는데 또한 그와 같다.

그 땅에는 밤중과 새벽에 아뇩달 용왕이 자주 때를 따라 청정한 구름을 일으켜 세계에 두루해 단비를 내리는 것은 소를 끄는 동안과 같다. 八미(味)의 물로써 적시고 붇게 하며 물이 그치지 않으므로 땅에는 진흙이 없다. 그것은 마치 만사가 꽃에 물어주어 시들지 않고 윤택하고 선명하게 하는 것과 같다. 때에 그 땅에는 밤중 뒤에는 구름이 끼이는 일이 없어 공중은 청명하며 바다는 시원한 바람을 내어 청정하고 유화하게 사람의 몸에 살랑 살랑 불면 온 몸이 쾌락 하다. 그 땅은 풍요(豊饒)하고 인민은 번성하다. 만일 음식이 필요할 때에는 자연의 멥쌀을 솥 안에 두고 염광 구슬을 솥 밑에 두면 밥은 저절로 익고 구슬의 광명은 저절로 멸한다. 누구나 오는 자는 다 마음대로 그것을 먹는다. 그 주인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 밥은 끝내 다하지 않고 만일 그 주인이 일어나면 밥도 곧 다한다. 그 밥은 곱고 깨끗하여 흰 꽃무더기 같고 그 맛은 구족하여 도리 하늘의 밥과 같다. 그는 이 밥을 먹으면 모든 병이 없어지고 기력은 충족하고 얼굴빛은 화열하여 쇠하거나 축나는 일이 없다.

또 그 땅의 사람들은 신체가 서로 같고 얼굴이 서로 같아 분별할 수가 없다. 그 얼굴의 젊기는 염부제의 二十쯤의 사람과 같다. 그 사람들의 입의 이발은 평정하고 결백하고 빽빽하여 틈이 없다. 머리털은 짙푸른 빛으로서 티끌이나 때가 없다. 머리털은 八지(指)쯤 드리워 눈썹과 나란히 해 그쳐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다. 만일 그 땅의 인민들이 욕심을 일으킨 때에는 여자를 물끄러미 바라보고는 그것을 버리고 떠난다. 그 여자는 그의 뒤를 따라 동산 숲으로 간다. 만일 그 여인이 그 남자의 부친이나 모친의 골육(骨肉) 내외종(內外從)이 되어 음행을 행할 수 없는 자면 나무는 그늘을 지우지 않고 그들은 각각 흩어져 간다. 만일 부친이나 모친이나 골육벌이 아니어서 음욕을 행할 수 있는 자면 나무는 곧 몸을 굽혀 그들의 몸을 덮어 준다. 그들은 마음대로 오락하기를 一일, 二일, 혹은 七일에 이르러 이에 흩어져 간다. 그 여자는 아기를 밴지 七일이나 八일이면 아이를 낳는다. 남녀를 낳는 대로 네거리 큰길 위에 두고 그것을 버리고 간다. 모든 행인들은 그 곁을 지나다가 손가락을 내어 빨게 한다. 손가락은 단 젖을 내어 그 아이의 몸에 충적(充適)시키어 七일이 지나면 그 아이는 성장하여 그 사람들과 같이 남자는 남자의 무리를 향하고 여자는 여자의 무리를 향한다. 그 사람들은 목숨을 마쳐도 서로 울지 않는다. 시체를 장엄하여 네거릿길에 두어 그것을 버리고 같다. 새가 있어 우위선가(優慰禪伽)라 이름한다. 그 시체에 닿으면 곧 다른 곳으로 옮겨 같다.

또 그 땅 사람들은 대소변을 볼 때에는 땅이 곧 갈라지고 변을 마치면 땅은 스스로 합한다. 그 땅 사람들은 마음에 그리워하는 것도 없고 또한 쌓아 두는 것도 없다. 수명은 항상 정해져 있어 죽으면 하늘에 태어난다. 그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수명이 항상 정해져 있는가. 그 사람들은 전생에 十선행을 닦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울단왈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 수명은 천세로서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그 사람들의 수명은 똑같다. 그리고 살생하는 자는 악취에 떨어지고 살생하지 않은 자는 선취에 태어난다. 이와 같이 도둑질, 사음, 두말, 욕설, 거짓말, 꾸밈말, 탐욕, 질투, 삿된 소견을 가진 자는 악취 가운데 떨어진다. 도둑질하지 않고 음탕하지 않으며 두말, 욕설, 거짓말, 꾸밈말을 하지 않는 자와 탐욕과 질투와 사특한 소견이 없는 자는 만일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두 말, 욕설, 거짓말, 꾸밈말을 하지 않고 탐욕과 질투와 삿된 소견을 가지지 않은 자가 있으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울단왈에 태어난다. 그 수명은 천세로서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다. 그러므로 그 사람들의 수명은 꼭 같은 것이다.

다시 아끼고 탐취하여 능히 은혜를 베풀지 못하면 죽어서 악도에 떨어진다. 마음을 열어 아끼지 않고 능히 은혜를 베푸는 사람은 선처에 난다. 사람이 있어 사문 바라문에게 보시하고 또 빈궁한 사람, 거지 아이, 병든 사람, 곤고한 사람에게 보시하며 그 의복, 음식, 수레, 화만, 바르는 향, 평상, 방을 주고, 또 탑묘(塔廟)를 만들어 세우고 등불로 공양하면 그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울단왈에 태어난다. 수명은 천세로서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그 사람들의 수명은 똑같은 것이다. 무슨 까닭으로 울단왈이 승하는가. 그 땅의 인민들은 十선을 받지 않지마는 그 거동이 자연히 十선과 맞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하늘의 선처에 난다. 그러므로 그 사람들을 일컬어 울단왈이라 한다. 울단왈이란 무슨 뜻인가. 三천하 가운데서 그 땅이 최상, 최승이기 때문에 울단왈이라 하는 것이다. [울단왈은 진(秦)에서는 최상(最上)이라 했다.]

 

전륜성왕품(轉輪聖王品) 제 三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간에 전륜성왕이 있어 七보(寶)를 성취하고 四신덕(神德)이 있다. 어떤 것이 전륜성왕의 七보의 성취인가. 一은 금륜보(金輪寶) 二는 백상보(白象寶) 三은 감마보(紺馬寶) 四는 신주보(神珠寶) 五는 옥녀보(玉女寶) 六은 거사보(居士寶) 七은 주병보(主兵寶)다. 어떤 것이 전륜성왕의 금륜보의 성취인가. 만일 전륜성왕이 염부제의 땅에 나오면 찰제리 머리에 물을 붓는 종족으로서 보름날 달이 찼을 때에 향탕에 목욕하고 높은 궁전에 올라 채녀(采女)의 무리들과 함께 서로 오락한다. 하늘 금수레 바퀴가 갑자기 앞에 나타난다. 바퀴에는 천개의 바퀴 살이 있어 광색(光色)이 구족하고 하늘의 금으로 된 것이요 하늘의 장색이 만든 것으로서 세상의 소유가 아니며 바퀴의 지름은 十四척이다. 전륜성왕은 이것을 보고 잠자코 혼자 생각했다. ‘나는 나이 많은 여러 어른들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만일 찰제리왕, 머리에 물을 붓는 종족으로서 보름날 달이 찼을 때에 향탕에 목욕하고 법전(法殿)위에 올라가 채녀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 자연히 금수레 바퀴가 갑자기 나타나 앞에 있는데 바퀴에 천개의 바퀴 살이 있고 광색은 구족하여 하늘의 장색이 만든 것으로서 세상의 소유가 아니며 바퀴의 지름은 十四척이며 이는 곧 전륜성왕이라 이름한다고. 이제 이 바퀴가 나타났으니 이것을 바로 그것이 아닌가. 나는 이제 이 윤보(輪寶)를 시험해 보리라.’

때에 전륜성왕은 곧 사병(兵)을 부르고 금륜보를 향해 오른 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오른손으로서 금바퀴를 어루만지면서 ‘너는 동방을 향하여 법다이 굴러 떳떳한 법칙을 어기지 말라’고 말했다. 바퀴는 동쪽으로 굴렀다. 때에 전륜성왕은 곧 四병을 거느리고 그 뒤를 따라갔다. 금륜보의 앞에는 四신(神)이 있어 인도했다. 바퀴가 머무르는 곳에 왕도 곧 수레를 그쳤다. 그 때 동방의 모든 작은 나라의 왕들은 이 대왕이 오는 것을 보고 금바루에는 은좁살을 담고 은바루에는 금좁살을 담아 이 왕에게로 나아 와 머리로 절하고 사뢰었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시여, 이제 이 동방은 토지에는 풍요[豊樂]하고 즐거워 모든 보배가 많으며 인민은 번성한데 성질은 인화(仁和)하고 자효(慈孝)하며 충순(忠順)합니다. 오직 원컨대 성왕은 여기서 정치를 다스리소서. 우리들은 마땅히 좌우에서 급사(給使)하여 필요한 것을 받들어 행하겠나이다.’ 그 때에 전륜왕은 모든 작은 소왕들에게 말했다. ‘그만 두라 여러분들이여, 너희들은 곧 내게 공양해 마쳤다. 다만 마땅히 바른 법으로써 다스려 교화하여 치우치거나 굽게 하지 말고 국내에는 법답지 않은 행이 있게 하지 말라. 스스로 살생하지 않고 사람으로 하여금 살생, 도둑질, 사음, 두 말, 욕설, 거짓말, 꾸밈말, 탐취, 질투, 사견(邪見)의 사람이 되게 하지 말라. 이것을 곧 나의 다스리는 바라 이름하는 것이다.’ 때에 모든 작은 왕들은 이 가르침을 듣고 곧 대왕을 따라 모든 나라를 두루 다녀 동해 가에 이르렀다.

다음에는 남방, 서방, 북방으로 바퀴가 가는 곳을 따라갔다. 그 모든 나라의 왕도 각각 국토를 바치는 것도 또한 동방의 모든 작은 왕과 같았다.

이 염부제는 토지가 옥야(沃野)로서 풍성하여 많은 보배를 내고 수풀과 물은 청정하고 편편하고 넓기로 이름난 곳으로 바퀴는 곧 두루 돌아다녔다. 땅을 그어 구역을 동서가 十二 유순이요 남북이 十 유순으로 정해 놓으면 하늘 신은 한밤중에 성곽(城郭)을 만드는데 그 성은 七겹이다. 七겹의 난간과 七겹의 그물과 七겹의 항수가 있어 두루 돌아 장식하여 七보로 된 것이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는 소리를 맞추어 서로 울었다. 이 성을 지어 마치자 금륜보는 또 그 성 중에서 땅을 그어 구역을 동서는 四 유순, 남북은 二유순으로 정하면 하늘 신은 또 밤중에 궁전을 지었다. 궁전의 담은 七겹으로서 七보로 되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는 소리를 맞추어 서로 우는 것이 또한 그와 같았다. 궁전을 지어 마쳤을 때 금륜보는 궁전 위의 허공 중에서 머무르면서 완전히 갖추어 움직이지 않았다. 전륜성왕은 못내 기뻐하면서 말했다. ‘이 금륜보는 진실로 나의 상서다. 나는 이제 진실로 전륜성왕이 되었다’고. 이것을 금륜보의 성취라 한다.

어떤 것이 백상보(白象寶)의 성취인가. 전륜성왕은 이른 아침에 정전(正殿) 위에 앉았다. 자연히 상보(象寶)가 갑자기 나타나 앞에 있었다. 그 털은 새하얗고 七처(處)는 평주(平住)하여 힘은 능히 날아다닌다. 그 머리는 잡색이요 六아(牙)는 가늘고 부드러우며 진금(眞金)으로 그 사이를 메웠다. 때에 왕은 이것을 보고 생각했다. ‘이 코끼리는 현량하다. 만일 잘 다루면 내가 타기에 알맞을 것이다’라고. 곧 시험하여 훈련시키매 모든 능력을 다 갖추었다. 때에 전륜성왕은 스스로 코끼리를 시험하고자 하여 그 위에 타고 이른 아침에 성을 나갔다. 四해(海)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밥 때에 이미 돌아왔다. 때에 전륜성왕은 못내 기뻐하면서 말했다. ‘이 백상보는 진실로 나의 상서다. 나는 이제 참으로 전륜성왕이 되었다’고. 이것을 상보의 성취라 한다.

어떤 것이 전륜성왕의 감마보(紺馬寶)의 성취인가. 때에 전륜성왕은 이른 아침에 정전(正殿) 위에 앉았다. 자연히 마보(馬寶)가 갑자기 나타나 앞에 있었다. 감청색(紺靑色)으로서 붉은 갈기와 꼬리요 머리와 목은 코끼리와 같으며 힘은 능히 날아다닌다. 때에 왕은 이것을 보고 생각했다. ‘이 말은 현량하다. 만일 잘 다룬다면 내가 타기에 알맞을 것이다’라고. 곧 시험해 훈련시키매 모든 능력을 다 갖추어 있었다. 때에 전륜성왕은 스스로 마보를 시험하고자 하여 곧 그것을 타고 이른 아침에 성을 나갔다. 四해를 두루 다니다가 밥 때에 이미 돌아왔다. 때에 전륜성왕은 못내 기뻐하면서 말했다. ‘이 감마보는 참으로 나의 상서다. 나는 이제 참으로 전륜성왕이 되었다’고. 이것을 감마보의 성취라 한다.

어떤 것이 신주보(神珠寶)의 성취인가. 때에 전륜성왕은 이른 아침에 정전 위에 앉았다. 자연히 신주(神珠)가 갑자기 나타나 앞에 있었다. 바탕과 빛깔은 맑고 트이어 티도 더러움도 없었다. 때에 왕은 이것을 보고 말했다. ‘이 구슬은 묘하고 좋다. 만일 광명이 있으면 궁내를 비출 것이다.’ 때에 전륜성왕은 이 구슬을 시험하고자 하여 곧 四병을 불러 이 신주를 높은 깃대 위에 두고 밤의 어둠 속에서 깃대를 들고 성을 나갔다. 그 구슬의 광명은 一 유순을 비추었다. 성중 사람들은 다 일어나 일을 하면서 낮인 줄 알았다. 전륜성왕은 못내 기뻐하면서 ‘이제 이 신주는 참으로 내 상서다. 나는 이제 참으로 전륜성왕이 되었다’고 말하였다. 이것을 신주보의 성취라 한다.

어떤 것이 옥녀보(玉女寶)의 성취인가. 때에 옥녀보가 갑자기 나타났다. 얼굴빛은 조용하고 얼굴은 단정했다.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으며 굵지도 않고 여위지도 않으며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으며 억세지도 않고 연약하지도 않았다. 겨울에는 몸이 따뜻하고 여름에는 몸이 서늘하며 온 몸의 털구멍으로는 전단의 향기를 내고 입으로는 우담바라꽃 향기를 내었다. 말씨는 유연하고 거동은 조용하며 먼저 일어나고 뒤에 앉아 마땅한 법칙을 잃지 않았다. 때에 전륜성왕은 그것을 보고도 애착이 없었다. 마음에 잠깐도 생각하지 않는데 하물며 다시 친근하려 하겠는가. 때에 전륜성왕은 그것을 보고 못내 기뻐하면서 말했다. ‘이 옥녀보는 참으로 나의 상서다. 나는 이제 참으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을 옥녀보의 성취라 한다.

어떤 것이 거사보(居士寶)의 성취인가. 때에 거사 장부는 갑자기 스스로 나타났다. 보배 창고에는 자연히 재물이 무량했다. 거사의 과거에 닦은 복으로 얻은 눈은 능히 땅 곳에 묻혀 있는 것을 환히 보고 주인이 없는 것을 다 알았다. 그 주인이 있는 것은 잘 옹호해 주고 그 주인이 없는 것은 가져다 왕의 쓰임에 공급했다. 때에 거사보는 왕에게 가서 사뢰었다. ‘대왕이여 급여(給與)할 바 있는 것은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내가 스스로 능히 변통하겠습니다’고. 때에 전륜성왕은 거사보를 시험하고자 하여 곧 명령하여 배를 준비해 물에서 놀면서 거사에게 말했다. ‘나는 금보를 필요로 한다. 너는 빨리 내게 다오.’

거사는 대답했다. ‘대왕이여 언덕 위에 이를 때까지 조금 기다리소서’ 왕은 이내 재촉해 말했다. ‘나는 지금 곧 써야 하겠다. 너는 곧 얻어오라.’ 때에 거사보는 왕의 엄한 명령을 받고 곧 배 위에서 기리 꿇어앉아 오른 손을 물 속에 넣었다. 물 속의 보물 병이 그 손을 따라 나오는 것은 마치 벌레가 나무에 기어오르는 것과 같았다. 저 거사보도 또한 그와 같아서 손을 물 속에 넣자 보배는 손에 붙어 나와 배 위에 충만했다. 그리고 왕에게 사뢰었다. ‘아까 보배를 쓰시겠다 하셨는데 얼마나 필요하십니까.’ 때에 전륜성왕은 거사에게 말했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내게는 쓰일 것이 없다. 아까는 시험해 보았을 뿐이다. 너는 이제 내게 공양해 바쳤다.’ 때에 거사는 왕의 말을 듣고 곧 보물을 물 속에 도로 넣었다. 전륜성왕은 못내 기뻐하면서 말했다. ‘이 거사보는 참으로 나의 상서다. 나는 이제 참으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을 거사보의 성취라 한다.

어떤 것이 주병보(主兵寶)의 성취인가. 때에 주병보는 갑자기 나타났다. 지모(智謀)있고 용맹하며 영략(英略)으로 독결(獨決)했다. 그는 곧 왕에게 나아가 사뢰었다. ‘대왕이여, 토벌하실 일이 있더라도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능히 준비하겠습니다.’ 때에 전륜성왕은 주병보를 시험하고자 하여 곧 四병을 모으고 그에게 말했다. ‘너는 지금 이 군사들을 쓰라. 모이지 못한 자는 모으고 이미 모인 자는 흩으며 차리지 않은 자는 차리고 이미 차린 자는 풀며 가지 아니한 자는 가게하고 이미 간 자는 머무르게 하라’고. 때에 주병보는 왕의 말을 듣고 곧 四병으로 하여금 모이지 않은 자는 모으고 이미 모인 자는 흩으며 차리지 않은 자는 차리고 이미 차린 자는 풀며 가지 않은 자는 가게하고 이미 가는 자는 머무르게 했다. 때에 전륜성왕은 그것을 보고 못내 기뻐하면서 말했다. ‘이 주병보는 참으로 나의 상서다. 나는 이제 참으로 전륜성왕이 되었다’고. 이것은 전륜성왕의 七보의 성취라 한다.

어떤 것을 四신덕(神德)이라 하는가. 一은 오래 살고 일찍 죽지 않아 아무도 미칠 자가 없는 것이다. 二는 몸이 건강해 병이 없어 아무도 미칠 자가 없는 것이다. 三은 안모가 단정하여 아무도 미칠 자가 없는 것이다. 四는 보배 창고가 가득 차 넘쳐 아무도 미칠 자가 없는 것이다. 이것을 전륜성왕의 七보와 및 四공덕의 성취라 한다.

때에 전륜성왕은 오랜만에 수레를 명령하여 뒷동산으로 노닐러 나가면서 이내 어자(御者)에게 말했다. ‘너는 마땅히 잘 몰고 가자. 무슨 까닭인가. 나는 국토 인민이 안락하여 재앙이 없는가를 자세히 보고자 하는 까닭이다.’ 때에 그 나라의 인민들은 길가에서 바라보는 자는 다시 시자(侍者)에게 말했다. ‘너는 우선 천천히 가라. 나는 성왕의 위안(威顔)을 자세히 뵈옵고자 한다’고. 때에 전륜성왕은 민물(民物)을 자육(慈育)하는 것은 마치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는 것 같고 국민은 왕을 사모하기를 아들이 아버지를 우러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모든 진기한 것은 다 왕에게 바치면서 ‘원컨대 이것을 받아 주셔서 우리가 마음대로 드릴 수 있도록 맡겨 주소서’라고 했다. 때에 왕은 대답했다. ‘여러 사람들아 내게는 나의 보배가 있다. 너희들은 스스로 그것을 쓰라’고.

전륜성왕이 이 염부제를 다스릴 때에는 그 땅은 평정(平正)하여 가시덤불, 구덩이, 언덕들이 없었다. 또 모기, 등에, 벌, 전갈, 파리, 벼룩, 뱀, 도마뱀의 악한 벌레가 없었다. 돌과 모래와 기와 조각들은 자연히 땅 속으로 빠지고 금은과 보옥은 땅 위로 나타났다. 四시는 고르고 화해서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았다. 그 땅은 유연하여 티끌의 더러움이 없으며 기름을 땅에 바른 것 같아 깨끗하고 광택이 있어 티끌의 더러움은 없었다. 전륜성왕이 다스릴 때의 땅도 또한 이와 같았다. 땅에는 청정한 흐르는 샘물이 솟아 다할 때가 없으며 부드러운 풀이 나서 겨울이나 여름이나 언제나 푸르렀다. 수목은 무성하고 꽃과 열매는 풍성하였다. 땅에는 부드러운 풀이 나서 빛은 공취와 같고 향기는 바사와 같으며 연하기는 하늘 옷과 같았다. 발로 땅을 밟으면 땅은 四촌이나 들어갔다가 발을 들면 도로 올라와 빈곳이 없었다. 자연의 멥쌀은 등겨가 없고 온갖 맛을 구족해 있었다.

때에 향나무가 있었다. 꽃과 열매는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은 저절로 쪼개져 자연히 향기를 내어 향기가 풍긴다. 또 옷나무[衣樹]가 있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은 저절로 쪼개져 온갖 옷을 낸다. 다시 장엄 나무가 있다. 꽃과 열매는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은 저절로 쪼개져 온갖 장엄의 도구를 낸다. 다시 만나무가 있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만을 낸다. 다시 그릇 나무가 있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은 저절로 쪼개져 온갖 그릇을 낸다. 다시 과실나무가 있다. 꽃과 열매는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과실을 낸다. 다시 악기 나무가 있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악기를 낸다.

전륜성왕이 세상을 다스릴 때에는 아뇩달 용왕은 새벽에 큰 빽빽한 구름을 일으켜 세계에 가득 차게 하고 큰비를 내리기를 소젖을 짜는 동안과 같이했다. 八미(味)의 물을 내려 윤택하기를 두루하고 땅에는 머무르는 물이 없고 또 진흙도 없다. 윤택하고 적시어 초목을 성장시킨다. 마치 그것은 만사가 화만에 물을 뿌려 꽃을 곱고 윤택하게 하여 시들지 않게 하는 것과 같다. 때를 아는 비의 윤택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또 때에 새벽에는 공중이 밝고 깨끗하여 구름의 끼임이 없고 바다는 시원한 바람을 내어 청정하고 부드러워 몸에 부딪치면 쾌락을 낸다. 성왕이 다스릴 때에는 이 염부제는 五곡이 풍성하고 천하며 인민은 치성하고 재보(財寶)는 풍요(豊饒)하여 모자람이 없었다. 그 때에 전륜성왕은 정의로써 나라를 다스려 아첨이나 굽음이 없고 十 선행을 닦았다. 그 때에 모든 인민들도 또한 바른 소견을 닦고 十 선행을 갖추었다. 그 왕은 오래 살다가 몸에 중환(重患)이 생겨 목숨을 마쳤다. 때에 그것은 마치 악인(樂人)이 밥이 조금 과하면 몸이 조금 불편한 것 같아서 곧 목숨을 마치고 범천상에 났다.

때에 옥녀보, 거사보, 주병보와 및 국토의 백성들은 창기악(倡伎樂)으로써 성왕의 몸을 장사지냈다. 그 왕의 옥녀보, 거사보, 주병보와 국내의 사민(士民)들은 향탕(香湯)으로써 왕의 몸을 씻고 겁패(劫貝)사로써 동이고, 五백장의 천을 차례로 같이 묶었다. 왕의 몸을 들어 금관 안에 두고 향유를 뿌린 뒤 철곽 속에 두었다. 다시 목곽으로서 거듭하여 그 밖에 덮고 온갖 향 섶을 쌓아 그 위를 거듭 덮은 위 화장했다. 네거릿길 머리에 七보탑(寶塔)을 세우니 종광은 一 유슌이요 잡색을 사이사이 섞어 七보로 이루었다. 그 탐의 四면에는 각각 한 문이 있고 난간을 두루 올렸는데 七보로 이루어졌다. 그 탑의 四면은 빈땅으로서 종광은 五 유순이요 담은 七겹이다.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다.

금담은 은문, 은담은 금문, 유리담은 수정문 수정담은 유리문, 적주담은 마노문 마노담은 적주문, 자거담은 중보문이다. 그 난간은 금난간은 은광, 은난간은 금광, 수정난간은 유리광, 유리난간은 수정광, 적주난간은 마노광, 마노난간은 적주광, 자거난간은 못보배광이다. 그 금그물에는 은방을 달고 그 은그물 밑에는 금방을 달았다. 그 금나무는 은잎, 은꽃, 은열매요 그 은나무는 금잎, 금꽃, 금열매다. 그 유리나무는 수정꽃, 수정잎이요 수정나무는 유리꽃, 유리잎이다. 적주나무는 마노꽃, 마노잎이요, 마노나무는 적주꽃, 적주잎이다. 자거나무는 중보의 꽃, 중보의 잎이다.

그 사방 담에는 다시 四문이 있고 난간을 두루 둘렀다. 또 그 담 위는 다 누각과 보대(寶臺)가 있다. 그 담의 四면에는 수목과 동산 숲과 흐르는 샘물과 목욕하는 못이 있다. 거기는 온갖 꽃이 있고 수목은 무성하며 꽃과 열매는 치성하다. 온갖 향기는 향기로이 풍기고 이상한 새는 슬프게 울었다.

그 탑이 다 이루어지자 옥녀보, 거사보, 주병보와 온 나라의 사민들은 모두 와서 이 탑에 공양했다. 모든 궁핍한 자에게 보시할 때에 밥을 필요로 하면 밥을 주고 옷을 필요로 하면 옷을 주었다. 코끼리와 말과 보배 수레도 모두 그 필요를 따라 주고 마음대로 주었다. 전륜성왕의 위신과 공덕은 그 일이 이와 같았다.”

 

지옥품(地獄品) 제 四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四천하에는 다시 八천의 천하가 있어 그 밖을 둘러쌌고 다시 큰 바닷물이 있어 八천의 천하를 두루 둘러쌌다. 다시 큰 금강산이 있어 큰 바닷물을 둘러 있다. 금강산밖에는 다시 제 二의 큰 금강산이 있고 두 산의 중간은 어둡고 아득하다. 일월과 신천(神天)은 큰 위력이 있지마는 광명으로 저기에 비추어 미처갈 수가 없다. 거기에는 八대 지옥이 있다. 그 一 지옥에는 十六의 소지옥이 있다. 제 一의 대지옥을 상(想)이라 이름하고 제 二를 흑승(黑繩)이라 이름하며 제 三을 퇴압(堆壓)이라 이름하고 제 四를 규환(叫喚)이라 이름하며 제 五를 대규환이라 이름하고 제 六을 소자(燒炙)라 이름하며 제 七을 대소자라 이름하고 제 八을 무간(無間)이라 이름한다.

그 상지옥에는 十六의 소지옥이 있다. 소지옥의 종광은 五백 유순이다. 제 一의 소지옥의 이름을 흑사(黑沙)라 하고 二를 비시(沸屎)라 이름하며 三을 五백정(百釘)이라 이름하고 四를 기(飢)라 이름하며 五를 갈(渴)이라 이름하고 六을 一동부(銅釜)라 이름하며 七을 다동부(多銅釜)라 이름하고 八을 석마(石磨)라 이름하며 九를 농혈(膿血)이라 이름하고 十을 양화(量火)라 이름하며 十一을 회하(灰河)라 이름하고 十二를 철환(鐵丸)이라 이름하며 十三을 근부라 이름하고 十四를 시랑(豺狼)이라 이름하며 十五를 검수(劒樹)라 이름하고 十六을 한빙(寒氷)이라 이름한다.

어떻게 상지옥이라 이름하는가. 그 가운데 사는 중생들은 손에 쇠손톱이 난다. 그 손톱은 길고 날카로워 서로 성내어 해칠 생각을 품고 손톱으로 서로 할퀴면 손을 따라 살이 떨어진다. 생각에 이미 죽었다고 할 때는 찬바람이 불어와 껍질과 살이 다시 살아난다. 이내 살아나 일어서서 스스로 생각해 말한다. ‘나는 이제 이미 살았다’고. 다른 중생들은 말한다. ‘나는 네가 살았다고 생각한다’고. 이런 생각이 있기 때문에 상지옥이라 이름한다. 다시 상지옥이란 그 가운데의 중생들은 해칠 생각을 가지고 서로 부딪치면 손에는 자연의 도검(刀劍)이 잡힌다. 그 칼날은 날카로와 서로 찌르고 베면 껍질은 벗어지고 살은 찢어져 몸은 부서져 땅에 있다. 생각에 죽었다 생각하면 찬바람은 불어와 껍질과 살이 다시 살아난다. 이내 살아나 일어서서 그는 스스로 생각해 말한다. ‘나는 이제 이미 살았다’고. 다른 중생도 말한다. ‘나는 네가 살았다고 생각한다’고. 이 인연으로서 항상 상지옥이라 이름한다.

다시 상(想)지옥이란 그 가운데의 중생은 해칠 생각을 품고 서로 부딪쳐 손에 도검을 잡는다. 도검의 칼날은 날카로와 서로 찌르며 할퀴면 껍질을 벗기고 살을 찢는다. 생각에 죽었다고 생각하면 찬바람이 불어와 껍질과 살이 다시 살아난다. 이내 살아나 일어서서 스스로 말한다. ‘나는 살았다’고. 다른 중생도 말한다. ‘나는 네가 살았다고 생각한다’고. 이 인연으로써 상지옥이라 한다. 다시 상지옥이란 그 가운데의 중생은 해칠 생각을 품고 서로 부딪치면 손에 유영도(油影刀)를 잡는다. 그 칼은 날이 날카로와 다시 서로 찌르고 베면 껍질을 벗기고 살을 썬다. 생각에 죽었다고 생각한다. 찬바람이 불어와 껍질과 살이 다시 난다. 이내 살이 일어나 스스로 말한다. ‘나는 살았다’고. 다른 중생도 말한다. ‘나도 제가 살았다고 생각한다’고. 이 인연으로써 상지옥이라 이름한다. 그 가운데의 중생은 서로 해칠 생각을 품고 서로 부딪치면 손에 작은칼을 잡는다. 그 칼은 날이 날카로와 다시 서로 찌르고 베고 껍질을 벗기고 살을 썬다. 생각에 죽었다고 생각한다. 찬바람이 불어와 껍질과 살이 다시 난다. 이내 살아 일어나 스스로 말한다. ‘나는 살았다’고. 다른 중생도 말한다. ‘나도 네가 살았다고 생각한다’고. 이런 인연으로써 상지옥이라 이름한다.

그 중의 중생이 오랫동안 죄를 받기를 마치고 상지옥에서 나와 허겁지겁 달리면서 구호(救護)를 구한다. 그러나 숙죄(宿罪)에 끌리는 바로 저도 모르게 어느새 흑사(黑砂)지옥에 이른다. 때에 뜨거운 바람은 사납게 일어나 뜨겁고 검은 모래를 불어 그 몸에 와서 붙으면 온 몸은 마치 검은 구름처럼 검어진다. 뜨거운 모래는 가죽을 태우고 살을 다하고 뼈에까지 이른다. 죄인의 몸 가운데서 검은 불꽃이 일어나 몸을 싸고돌다가 도로 몸 속으로 들어간다. 모든 고뇌를 받으면서 타고 굽히고 그슬리고 데어 터진다. 죄의 인연으로써 이 고보(苦報)를 받지마는 그 죄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는 여기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 마치고는 흑사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면서 구호를 찾는다. 그러나 숙죄에 끌리는 바로 저도 모르게 어느새 비시(沸屎)지옥에 들어간다. 그 지옥 가운데는 비시의 철환(鐵丸)이 있어 자연히 그의 앞에 가득하여 죄인을 구박하여 철환을 안게 한다. 그래서 그 몸과 손을 태우고 머리와 얼굴에 이르기까지 두루하지 않는 곳이 없다. 다시 그것을 더듬어 쥐어 입안에 넣게 한다. 그 입술과 혀를 태우고 목구멍에서 배에까지 이르며 통해서 아래로 내려가 타고 굽히지 않는 곳이 없다. 또 철취충이 있어 가죽과 살을 쪼아먹어 뼈를 지나 골수에까지 이른다. 고독(苦毒)과 신산과 우뇌가 한량이 없지마는 그 죄가 아직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래도 죽지 않는다.

비시지옥에서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에는 비시지옥에서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면서 구호를 찾다가 철정(鐵釘)지옥에 이른다. 거기 도착하자 옥졸은 그를 쳐 떨어지게 하고 뜨거운 쇠 위에 비스듬히 눕혀 그 몸을 굴린다. 못으로 손에 못 박고 발에 못 박고 가슴에 못박아 온 몸에 두루하여 五백개 못을 다 쓴다. 그 고독(苦毒)과 신산에 부르짖고 앓는다. 그러나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아 그래도 죽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에 철정지옥에서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호를 찾다가 기아(飢餓)지옥에 이른다. 옥졸은 와서 묻는다. ‘네가 여기 온 것은 무엇을 구하고자 함인가’고. 대답하기를 ‘나는 굶주렸다’고. 옥졸은 곧 그를 붙잡아 뜨거운 쇠 위에 넘어뜨리고 그 몸을 펴며 쇠갈구리로 입을 꿰어 달아 벌이게 하고 뜨거운 철환을 그 입안에 넣는다. 그 입술과 혀는 타며 목구멍에서 배에까지 이른다. 그것은 아래로 내려 통해 타지 않는 것이 없다. 그는 고통과 신산에 슬피 부르짖으며 운다. 그러나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아 그래도 죽지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 기아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호를 찾다가 갈(渴)지옥에 이른다. 옥졸은 묻는다. ‘네가 여기 온 것은 무엇을 구하고자 함인가’고. 그는 대답한다. ‘나는 목이 마르다’고. 옥졸은 곧 붙잡아 뜨거운 쇠 위에 넘어뜨리고 그 몸을 뜨거운 쇠갈고리로 입을 꿰어 달아 벌이게 하고 녹은 구리쇠를 입에 붓는다. 그것은 그 입술과 혀를 태우고 목구멍에서 배에까지 이르며 아래를 내리 통해 타지 않는 것이 없다. 그는 고통과 신산에 슬피 부르짖고 울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아 그래도 죽지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다가 갈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호를 찾다가는 숙죄에 끌리는 바로 저도 모르게 갑자기 一동부지옥에 이른다. 옥졸은 눈을 부릅뜨고 죄인의 발을 붙잡아 가마솥 속에 거꾸로 던진다. 끓는 물을 따라 위아래로 감돌면서 솥 밑에서 솥아가리로 솥 아가리에서 솥 밑에 이르고 혹은 가마솥의 복판에 있으면서 몸이 데어 익는 것은 마치 삶은 콩이 물이 끓어 솟는 것을 따라 위 아래로 감돌며 안팎으로 익어 무너지는 것과 같다. 죄인이 가마솥에 있어 끓는 물을 따라 오르내림이 또한 이와 같다. 슬픈 울음과 부르짖음과 온갖 고통이 함께 오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아 죽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 一동부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호를 구하다가 숙죄에 끌리는 바로 저도 모르게 갑자기 다(多)동부지옥에 이른다. 다동부지옥을 종광이 五백 유순이다. 옥귀는 눈을 부르뜨고 죄인의 발을 잡아 가마솥 가운데 거꾸로 던진다. 물의 들끓음을 따라 위 아래로 감돌며 밑에서 입에 이르고 입에서 밑에 이르고 혹은 가마솥 복판에 있어 온 몸이 데어 붉어진다. 마치 콩을 삶으면 물의 들끓음을 따라 위 아래로 돌아 안팎으로 다 익히는 것처럼 죄인이 가마솥에 있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끓는 물을 따라 오르내리어 아가리에서 밑에 이르고 밑에서 입에 이르면서 혹은 손발이 나타나고 혹은 허리와 배가 나타나며 혹은 머리와 얼굴이 나타난다. 옥졸은 쇠갈기로 찍어 올려 다른 가마솥 안에 둔다. 울고 부르짖으며 고통하고 신산 하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아 죽게 하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 다동부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호를 찾지마는 숙죄의 끌리는 바로 저도 모르게 갑자기 석마(石磨)지옥에 이른다. 석마지옥은 종광이 五백 유순이다. 옥졸은 매우 화를 내어 그 죄인을 붙잡아 뜨거운 쇠 위에 넘어뜨려 손발을 펴게 하고 큰 뜨거운 돌로써 그 몸을 누르고 돌리면서 갈면 뼈와 살은 다 부서지고 고름과 피는 다 흘러나온다. 심한 고통에 슬피 울면서 신산 하지마는 남은 죄가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 석마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호를 찾지마는 숙죄의 끌리는 바로 저도 모르게 갑자기 농혈(膿血)지옥에 이른다. 농혈지옥은 종광이 五백 유순이다. 그 지옥 가운데에는 자연히 농혈이 있어 뜨겁게 끓으면서 솟아난다. 죄인은 그 가운데서 동 서로 휘달린다. 농혈은 뜨겁게 끓어 그 몸과 손발과 머리와 얼굴은 다 데어 터진다. 또 농혈을 취해 스스로 그것을 먹으면 그 입술과 혀는 들끓고 목구멍에서 배에까지 이른다. 아래에까지 통해 내려가 익어 터지지 않은 곳이 없다. 고통과 신산과 온갖 아픔은 참기 어렵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 이에 농혈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호를 찾지마는 숙죄의 끌리는 바 저도 모르게 갑자기 양화(量火)지옥에 이른다. 양화지옥은 종광이 五백유순이다. 그 지옥 가운데에는 큰 불 더미가 자연히 앞에 있고 그 불꽃은 치열하다. 옥졸은 성을 내어 죄인을 구박하여 손에 쇠말[鐵斗]를 잡고 불 더미를 말질하게 한다. 그가 불을 말질할 때 그 수족을 태우고 온 몸에 두루하여 뜨거운 고통에 신음하고 호곡한다. 그러나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 이에 양화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면서 구호를 찾지마는 숙죄의 끌리는 바로 저도 모르게 회하(灰河)지옥에 이른다. 회하지옥은 종광이 五백 유순이요 잿물은 끓어 솟아 악한 기운을 찌르는 듯 하며 휘도는 물결은 부딪쳐 그 울림소리는 가히 두렵다. 밑에서 위에까지 쇠가지가 있어 그 쇠끝은 종횡으로 八촌이다. 강기슭에는 긴 도검(刀劍)이 나고 그 가에는 다 옥졸과 시랑(豺狼)이 있다. 또 그 언덕 위에는 칼의 수림이 있고 가지나 잎이나 꽃이나 다 칼이요 그 칼날 끝은 八촌이다. 죄인이 강에 들어가면 물결을 따라 오르내리고 돌아 엎치다가 빠져 버린다. 쇠가시는 몸을 찔러 안팎을 꿰뚫고 가죽과 살은 익어 터져 고름과 피는 흘러나온다. 수많은 고통과 신산은 함께 닥치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 이에 회하지옥을 나온다. 그가 언덕 위에 가면 언덕 위의 날랜 칼은 온 몸을 찌르고 손발은 상하고 무너진다. 그 때에 옥졸은 죄인에게 묻는다. ‘너희들이 여기 온 것은 무엇을 구하고자 함인가’고. 죄인은 대답한다. ‘우리들은 굶주렸다.’ 옥졸은 곧 죄인을 붙잡아 뜨거운 쇠 위에 넘어뜨려 몸을 펴고 쇠갈고리로 입을 벌려 구릿물을 거기에 쏟는다. 그 입술과 혀는 타고 목구멍에서 배에까지 이르며 아래까지 통해 내려가 데어 터지지 않는 곳이 없다. 다시 시랑이 있어 이빨은 날카로우며 죄인을 와서 물어 산채로 그 살을 먹는다. 이에 죄인은 잿물에 데이고 날카로운 가시에 찔리고 구릿물을 입에 쏟기우고 시랑에게 먹힌 뒤에는 곧 빨리 달려 칼나무로 올라간다. 칼나무로 올라갈 때에는 칼날은 밑으로 향하고 칼나무에서 내려올 때에는 칼날은 위로 향한다. 손으로 더위잡으면 손이 끊어지고 발로 밟으면 발이 끊어진다. 칼날은 몸을 찔러 안팎을 꿰어 가죽과 살은 떨어지고 고름과 피는 흘러나온다. 그래서 드디어 백골과 힘줄이 서로 연해 있을 뿐이다. 때에 칼나무 위에 철취새가 있어 그의 두골을 쪼아 깨뜨려 그 골을 뽑아 먹는다. 고통과 신산에 울부짖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는 다시 돌아와 회하지옥으로 들어간다. 물결을 따라 오르내리고 돌고 엎치다 빠져 버린다. 쇠가시는 몸을 찔러 안팎으로 뚫고 가죽과 살은 데어 터지고 고름과 피는 흘러나온다. 오직 백골만이 있어 박에 떠 있다. 그 때 찬바람이 불어와 살은 다시 본래대로 돌아간다. 그는 곧 일어서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호를 찾지마는 숙죄의 끄는 바로 저도 모르게 갑자기 철환(鐵丸)지옥으로 간다. 철환지옥은 종광이 五백유순이다. 죄인이 들어가면 뜨거운 철환이 있어 자연히 앞에 있다. 옥귀가 그를 쫓아 붙잡으면 수족은 데어 터지고 수많은 괴로움이 함께 닥치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 이에 철환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면서 구호를 찾지마는 숙죄의 끌리는 바로 저도 모르게 갑자기 근부지옥에 간다. 근부지옥은 종광이 五백유순이다. 그가 옥에 들어가면 옥졸은 성을 내어 이 죄인을 붙잡아 뜨거운 쇠 위에 넘어뜨리고 뜨거운 쇠도끼로써 그 손발과 귀, 코와 온 몸을 부순다. 고통과 신산에 울부짖지마는 남은 죄가 다하지 않았으므로 그래도 죽지 않는다.

오랫동안 죄를 받은 다음에 근부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호를 찾으나 숙죄의 끄는 바로 저도 모르게 갑자기 시랑(豺狼)지옥으로 간다. 시랑지옥은 종광이 五백유순이다. 죄인이 들어가면 뭇 시랑이 있어 잡아당기고 물어 씹고 끌면 살은 떨어지고 뼈는 상하며 고름과 피는 흘러나온다. 수많은 고통에 슬피 부르짖으며 신산하지마는 남은 죄가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는 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에 시랑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호를 찾지마는 숙죄의 끄는 바로 저도 모르게 갑자기 검수(劍樹)지옥으로 간다. 검수지옥은 종광이 五백유순이다. 죄인이 그 칼나무 숲으로 들어가면 큰 폭풍이 일어나 칼나무를 불어 잎은 그 몸에 떨어진다. 손에 대면 손이 끊어지고 발에 대면 발이 끊어진다. 몸과 머리와 얼굴이 상하지 않는 곳이 없다. 철취새가 있어 그 머리 위에 서서 그 눈을 쫓는다. 수많은 고통에 슬피 부르짖으며 신산하지마는 남은 죄가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는 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에 검수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호를 찾지마는 숙죄의 끄는 바로 저도 모르게 갑자기 한빙(寒氷)지옥으로 간다. 한빙지옥은 종광이 五백유순이다. 죄인이 들어가면 큰 찬바람이 와서 그 몸을 분다. 온 몸이 얼어 터져 가죽과 실이 떨어진다. 고통과 신산에 울고 부르짖는다. 그 뒤에는 목숨을 마친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흑승(黑繩)의 큰 지옥에는 十六의 작은 지옥이 있어 두루 돌아 에워쌌는데 종광은 각각 五백유순이다. 무슨 까닭으로 이름하여 흑승지옥이라 하는가. 그 모든 옥졸들은 저 죄인을 붙잡아 뜨거운 쇠 위에 눕혀 그 몸을 펴고 뜨거운 쇠노끈으로써 먹줄을 퉁겨 그것을 곧게 하고 뜨거운 쇠도끼를 먹줄길을 따라 쪼개고 그 죄인을 쪼개어 백천단(百千段)을 만든다. 마치 목수가 먹줄로써 나무를 퉁기고 날카로운 도끼로 먹줄을 따라 백천단을 만드는 것처럼 그 죄인을 다스리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고통과 신산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이런 까닭으로 흑승지옥이라 한다. 다시 흑승지옥의 옥졸은 그 죄인을 붙잡아 뜨거운 쇠 위에 쓰러뜨려 그 몸을 펴고 쇠줄로써 먹줄을 튀겨 톱으로써 그것을 켠다. 마치 목수가 먹줄로 나무를 튀겨 톱으로서 그것을 켜는 것과 같이 저 죄인을 다스리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고통과 신산은 말할 수 없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이러므로 이름하여 흑승지옥이라 한다.

다시 흑승지옥은 그 죄인을 잡아 뜨거운 쇠 위에 쓰러뜨려 그 몸을 펴고 뜨거운 쇠줄을 그 몸 위에 놓고 가죽을 태워 살에까지 미치고 뼈를 태워 골수까지 끓인다.

고통과 신산은 말할 수 없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흑승지옥이라 한다. 다시 흑승지옥의 옥졸은 뜨거운 쇠줄을 달아 무수히 얽어 놓고 죄인을 구박하여 줄사이로 가게 한다. 사나운 바람이 일어나 모든 쇠줄을 불면 그것은 그 몸을 얽어 가죽을 태워 살에 미치고 뼈를 태워 골수까지 끓인다. 고통은 수없이 측량할 수 없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흑승이라 이름한다. 다시 흑승의 옥졸들은 뜨거운 쇠줄 옷으로서 죄인을 몰아 그것을 입게 한다. 가죽을 태워 살에 미치고 뼈를 태워 골수를 끓인다. 그 고통은 수없이 측량할 수 없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흑승이라 이름한다.

그 죄인은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 이에 흑승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스스로 구호를 구하지마는 숙죄의 끄는 바를 깨닫지 못하고 갑자기 흑사지옥 내지 한빙지옥으로 간다. 그 뒤에 목숨을 마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퇴압(堆壓)의 큰 지옥에도 十六의 작은 지옥이 있어 두루 돌아 에워쌌는데 각각 그 종광은 五백유순이다. 무슨 까닭으로 이름하여 퇴압지옥이라 하는가. 그 지옥 가운데에는 큰 돌산이 있어 쌍쌍이 마주 대해 있다. 죄인이 그 가운데 들어가면 산은 자연히 합해서 그 몸을 밀어 눌러 뼈와 살을 모두 부숴 버리고 산은 다시 본래의 곳으로 돌아간다. 마치 나무로써 나무를 치면 나무는 퉁기어 물러나 도로 떨어지는 것과 같다. 그 죄인을 다스리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서 그 고통은 수없어 측량할 수 없지마는 남은 죄가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퇴압지옥이라 한다. 다시 퇴압지옥에는 큰 쇠코끼리가 있다. 온 몸에 불을 붙여 큰 소리로 외치면서 와서 죄인을 차서 쓰러뜨리고 그 위에서 돈다. 몸은 다 부숴져 고름과 피가 흘러나온다. 고통과 신산에 슬피 울고 부르짖지마는 남은 죄가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퇴압이라 이름한다.

다시 퇴압지옥이란 그 가운데의 옥졸은 모든 죄인을 붙잡아 맷돌 가운데 두고 맷돌로써 그것을 간다. 뼈와 살은 다 부숴져 고름과 피가 흘러나온다. 고통과 신산은 측량할 수 없지마는 그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퇴압이라 이름한다. 다시 퇴압의 옥졸들은 그 죄인을 붙잡아 큰 돌 위에 눕히고 큰돌로써 누른다. 가죽과 살은 다 부서지고 고름과 피가 흘러나온다. 수많은 고통과 신산은 함께 닥치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퇴압이라 이름한다. 다시 퇴압의 옥졸은 그 죄인을 잡아다 쇠확속에 눕히고 쇠공이로써 찧어 발에서 머리까지 이른다. 가죽과 살은 다 부서지고 고름과 피는 흘러나온다. 수많은 고통과 신산은 함께 닥치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퇴압이라 이름한다.

그 죄인은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 이에 퇴압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호를 구하지마는 숙죄의 끄으는 바를 깨닫지 못하고 갑자기 흑사지옥, 내지 한빙지옥으로 같다. 그 뒤에 목숨을 마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규환(叫喚)의 큰 지옥에도 十六의 작은 지옥이 있어 두루 돌아 에워샀는데, 각각 그 종광은 五백유순이다. 무슨 까닭으로 규환지옥이라 이름하는가. 저 모든 옥졸들은 그 죄인을 붙잡아다 큰 가마 가운데 던지면 뜨거운 물은 끓으면서 그 죄인을 삶는다. 울고 부르짖으며 수많은 고통은 함께 닥치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규환지옥이라 이름한다. 다시 규환지옥의 모든 옥졸들은 그 죄인을 잡아다 큰 쇠독 안에 던지면 뜨거운 물은 들끓어 그 죄인을 삶는다. 울고 부르짖으면서 고통하고 신산하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규환이라 이름한다.

다시 규환지옥의 모든 옥졸들은 저 죄인을 잡아다 큰 쇠가마솥 안에 두면 뜨거운 물은 들끓어 그 죄인을 삶는다. 울고 부르짖으며 고통하고 신산하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규환이라 이름한다. 다시 규환지옥의 모든 옥졸은 그 죄인을 잡아다 작은 가마솥 속에 던지면 뜨거운 물은 들끓어 그 죄인을 삶는다. 울고 부르짖으며 고통하고 신산하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규환지옥이라한다. 다시 규환지옥의 모든 옥졸들은 그 죄인을 잡아다 큰 번철 위에 던져두고 뒤척거리면서 볶는다. 울고 부르짖으며 고통하고 신산하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규환이라 이름한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에 이에 규환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호를 구하지마는 숙죄의 끄으는 바를 깨닫지 못하고 갑자기 흑사지옥, 내지 한빙지옥으로 간다. 그래서 이에 목숨을 마친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대규환지옥에는 十六의 작은 지옥이 있어 두루 돌아 에워쌌다. 무슨 까닭으로 이름하여 대규환지옥이라 하는가. 그 모든 옥졸들은 그 죄인을 잡아다 큰 가마에 넣으면 뜨거운 물은 들끓어 죄인을 삶는다. 울고 부르짖으며 크게 부르짖어 무한한 고통과 신산이 한꺼번에 닥쳐오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대규환지옥이라 한다. 다시 대규환지옥의 그 모든 옥졸들은 그 죄인을 잡아다 큰 쇠독속에 던지면 뜨거운 물은 들끓어 죄인을 삶는다. 울고 부르짖고 크게 부르짖어 무한한 고통과 신산이 한꺼번에 오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대규환지옥이라 이름한다. 다시 대규환지옥의 그 옥졸들은 그 죄인을 잡아다 쇠가마에 넣으면 뜨거운 물은 들끓어 그 죄인을 삶는다. 울고 부르짖어 무한한 고통과 신산이 한꺼번에 오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는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대규환지옥이라 이름한다. 다시 대규환지옥의 그 모든 옥졸들은 그 죄인을 잡아다 작은 가마 속에 던지면 뜨거운 물은 들끓어 그 죄인을 삶는다. 울고 부르짖고 크게 부르짖어 고통과 신산은 무한히 온다. 그러므로 대규환이라 이름한다. 다시 대규환지옥의 그 모든 옥졸들은 그 죄인을 잡아다 큰 번철 위에 던지고 뒤척거리면서 볶으면 울고 부르짖고 크게 부르짖어 무한한 고통과 신산이 한꺼번에 오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대규환이라 이름한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 이에 대규환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며 스스로 구호를 구하지마는 숙죄의 끄으는 바를 깨닫지 못하고 갑자기 흑사지옥, 내지 한빙지옥으로 간다. 그래서 이에 목숨을 마친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소자(燒炙)의 큰 지옥에는 十六의 작은 지옥이 있어, 두루 돌아 에워쌌다. 무슨 까닭으로 이름하여 소자의 큰 지옥이라 이름하는가. 그 때에 옥졸들은 모든 죄인을 끌어다 쇠성 가운데 둔다. 그 성에는 불이 붙어 안팎이 함께 붉다. 죄인을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이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신산이 한꺼번에 오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소자지옥이라 한다. 다시 소자지옥의 그 모든 옥졸들은 그 죄인을 끌어다 쇠방 안에 넣는다. 그 방에는 불이 붙어 안팎이 다 붉다. 죄인을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은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신산이 한꺼번에 오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소자지옥이라 한다. 다시 소자지옥의 그 모든 옥졸들은 그 죄인을 가져다 쇠다락 위에 둔다. 그 다락에는 불이 붙어 안팎이 함께 붉다. 죄인을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은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신산은 한꺼번에 오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소자지옥이라 한다.

다시 소자지옥의 그 모든 옥졸들은 죄인을 잡아다 큰 쇠그릇 속에 던져둔다. 그 그릇에는 불이 붙어 안팎이 함께 붉다. 죄인을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은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신산이 한꺼번에 오지마는 남은 죄가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소자지옥이라 한다. 다시 소자지옥의 그 모든 옥졸들은 그 죄인을 잡아다 큰 번철 위에 던진다. 그 번철에는 불이 붙어 안팎이 함께 붉다. 죄인을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은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신산이 한꺼번에 오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에 이에 소자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며 스스로 구호를 구하지마는 숙죄의 끄으는 바를 깨닫지 못하고 갑자기 흑사지옥 내지 한빙지옥으로 간다. 그 뒤에 목숨을 마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대소자지옥에는 十六의 작은 지옥이 있어 두루 돌아 에워쌌는데 각각 그 종광은 五백유순이다. 어찌하여 대소자지옥이라 이름하는가. 그 모든 옥졸들은 모든 죄인을 끌어다 쇠성 안에 둔다. 그 성에는 불이 붙어 안팎이 함께 붉다. 죄인을 태우고 굽고 거듭 다시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은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신산이 한꺼번에 오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대소자지옥이라 한다. 다시 대소자지옥의 그 모든 옥졸들은 그 모든 죄인을 끌어다 쇠방 안에 넣는다. 그 방에는 불이 붙어 안팎이 함께 붉다. 죄인을 태우고 굽고 거듭 다시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은 익어 부서진다. 무한한 고통과 신산이 한꺼번에 오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대소자지옥이라 한다.

다시 대소자지옥의 그 모든 옥졸들은 그 죄인을 잡아다 쇠다락 위에 둔다. 그 다락에는 불이 붙어 안팎이 함께 붉다. 죄인을 태우고 굽고 거듭 다시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은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신산이 한꺼번에 오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대소자지옥이라 한다. 다시 대소자지옥의 그 모든 옥졸들은 그 죄인을 잡아다 쇠그릇 가운데 둔다. 그 그릇에는 불이 붙어 안팎이 함께 붉다. 죄인을 태우고 굽고 거듭 더 태우고 구워 무한한 고통과 신산이 한꺼번에 오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대소자지옥이라 한다. 다시 대소자지옥 가운데에는 자연의 큰 불구덩이가 있어 불꽃이 치성하고 그 구덩이 양쪽 언덕에는 큰 화산이 있다. 그 모든 옥졸들은 그 죄인을 잡아다 쇠꼬챙이 위에 꿰어 불 속에 단단히 대고 그 몸을 태우고 굽고 거듭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은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신산이 한꺼번에 이르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 이에 대소자지옥을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며 스스로 구호를 구하지마는 숙죄의 끄으는 바를 깨닫지 못하고 갑자기 흑사지옥, 내지 한빙지옥으로 간다. 그래서 이에 목숨을 마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무간(無間)의 큰 지옥에는 十六의 작은 지옥이 있어 두루 돌아 에워쌌는데 그 종광은 각각 五백유순이다. 어찌하여 무간지옥이라 이름하는가. 그 모든 옥졸은 그 죄인을 잡아다 가죽을 벗기되 발에서 정수리까지 이른다. 곧 그 가죽으로써 죄인의 몸을 싸서 불 수레바퀴에 붙이고 빨리 불 수레를 몰아 뜨거운 쇠땅에 구르면서 돌아다니며 갔다 왔다 한다. 몸은 터져 부서지고 가죽과 살은 떨어진다. 고통과 신산과 만가지 독기가 한꺼번에 이르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무간지옥이라 한다. 다시 무간의 큰 지옥에는 큰 쇠성이 있고 그 성의 四면에는 큰불이 일어나 동쪽 불꽃은 서쪽에 이르고 서쪽 불꽃은 동쪽에 이르며 남쪽 불꽃은 북쪽에 이르고 북쪽 불꽃은 남쪽에 이른다. 위의 불꽃은 밑에 이르고 밑의 불꽃은 위에 이른다. 불꽃은 성하게 몰아쳐 그 사이에는 빈틈이 없다. 죄인은 그 가운데서 동서로 달리면서 그 몸을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은 익어 터진다. 고통과 신산과 만가지 독기가 한꺼번에 이르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무간지옥이라 한다. 다시 무간의 큰 지옥에는 쇠성이 있어 불이 일어 빈틈이 없다. 죄인은 그 속에서 불꽃에 몸을 태워 가죽과 살은 익어 터진다. 고통과 신산과 만가지 독기가 한꺼번에 이르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무간지옥이라 한다.

다시 무간의 큰 지옥은 죄인이 그 가운데 있어 오래 되어야 이에 문이 열린다. 그 죄인들은 문을 향하여 내닫는다. 그들이 달릴 때에는 그 몸의 모든 지절(支節)에서는 모두 불꽃을 낸다. 그것은 마치 역사(力士)가 큰 횃불을 들고 바람을 거슬러 달리는 것과 같아서 그 불꽃은 매우 왕성하여 죄인이 달릴 때에도 또한 그와 같다. 달려서 문에 이르고자 하면 문은 저절로 닫힌다. 죄인들은 미끄러져 뜨거운 쇠땅에 엎어지면 그 몸을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은 익어 터진다. 고통과 신산과 만가지 독이 한꺼번에 이르지마는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무간지옥이라 한다. 또 무간지옥은 그 가운데 있는 죄인은 눈을 들어보는 것은 다만 악색만을 볼 뿐이요 귀로 듣는 것은 다만 악성만을 들을 뿐이며 코로 맡는 것은 다만 악취만을 맡을 뿐이요 몸으로 부딪치는 것은 다만 고통만에 부딪칠 뿐이며 뜻으로 생각하는 것은 다만 악법만을 생각한다. 또 그 죄인들은 손가락을 튀기는 사이에도 괴롭지 않은 때가 없다. 그러므로 무간지옥이라 이름한다.

그 가운데 있는 중생은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에야 이에 무간에서 나온다. 허겁지겁 달리며 스스로 구호를 구하지마는 숙죄의 끄으는 바를 깨닫지 못하고 갑자기 흑사지옥으로 간다. 그래서 이에 목숨을 마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때에 세존은 곧 게송으로써 말씀하셨다.

 

몸으로 착하지 않은 업을 행하고

입이나 뜻도 또한 착하지 않으면

그는 저 상(想)지옥에 떨어지나니

두려움에 그 털이 거꾸로 서리.

 

악한 뜻으로 부모에게 향(向)하고

부처님과 모든 성문(聲聞)에게 향하면

그는 곧 흑승지옥에 떨어지나니

그 고통 이루 다 말할 수 없네.

 

다만 세 가지 악업만 짓고

세 가지 착한 행 닦지 않으면

그는 퇴압지옥에 떨어지나니

그 고통 이루 다 말할 수 없네.

 

성내는 마음의 독해(毒害)를 품고

살생의 피로 손 더럽히며

모든 잡악한 행을 지으면

그는 규환지옥에 떨어지리라.

 

항상 여러 가지 사견(邪見)익히고

사랑의 그물에 덮인 바 되어

이러한 비루한 행 짓는 사람은

대규환지옥에 떨어지리라.

 

항상 태우고 굽는 행을 통하여

모든 중생을 태우고 구우면

저 소자지옥에 떨어지나니

영원히 굽고 지짐 받을 것이다.

 

선과(善果) 받을 업을 버리고

선과의 청정한 도를 버리고

모든 폐악(弊惡)한 행을 행하면

저 대소자지옥에 떨어지리라.

 

아주 중한 죄의 행을 행하면

반드시 악취(惡趣)의 업을 내나니

저 무간지옥에 떨어지리라

그 죄 받는 것 말할 수 없네.

 

상지옥과 및 흑승지옥과

퇴압지옥과 두 규환지옥

소자지옥과 대소자지옥

그리고 무간지옥은 제 八이 된다.

 

이 여덟의 큰 지옥은

통연(洞然)한 큰 불의 광색(光色)이니라.

이것은 묵은 악의 재앙에서 오는 것

그리고 작은 옥에 十六이 있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二대(大) 금강산 사이에 큰바람이 있어 일어난다. 이름을 증카 바람이라 한다. 만일 이 바람을 이 四천하 및 八만 천하에 오게 한다면 이 대지와 및 모든 명산과 수미산왕을 불러 땅에서 十리 혹은 백리에 떨어지기까지 공중에 날려 모두 부숴 버릴 것이다. 마치 장사가 손에 가벼운 겨를 쥐고 공중에 흩어 버리는 것과 같아서 저 큰바람의 힘을 만일 오게 한다면 이 천하를 불어 버리는 것도 또한 그와 같을 것이다. 二대 금강산이 있어 그 바람을 막음으로 말미암아 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비구여, 마땅히 알라. 이 금강산은 이익 됨이 많은 것이요 또 이것은 중생 행보(行步)가 가지고 온 것이다. 또 저 두 산 사이의 바람은 불꽃이 성해서 사납게 뜨거운 것이다. 만일 그 바람을 이 四천하에 오게 한다면 그 가운데 있는 중생과 산, 하수, 강, 바다, 초목, 총림들은 다 타고 마를 것이다. 마치 한여름에 산 풀을 꺾어 햇볕에 두면 금시 시들어 버리는 것과 같다. 그 바람도 이와 같아서 만일 이 세계에 오게 한다면 그 더운 기운이 태우고 굽는 것이 또한 이와 같다. 이 二대 금강산이 그 바람을 막기 때문에 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비구여, 마땅히 알라. 이 금강산은 이익 됨이 많고 또 이것은 중생 행보로 이루어진 것이다. 또 저 두산 사이의 바람은 냄새나고 부정하고 비린내 더럽기가 혹렬하다. 만일 그것을 이 천하에 오게 한다면 중생들은 그 기운에 쏘이어 모두 반드시 눈을 잃을 것이다. 이 二대 금강산이 그것을 막기 때문에 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라. 이 금강산은 이익 됨이 많고 또 그것은 중생의 행보로 이루어진 것이다. 또 그 두 산중간에는 十지옥이 있다. 一은 후운(厚雲)이라 이름하고 二는 무운(無雲)이라 이름하며 三은 가가(呵呵)라 이름하고 四는 내하(奈何)라 이름하며 五는 양명(羊鳴)이라 이름하고 六은 수걸제(須乞提)라 이름하며 七은 우발라라 이름하고 八은 구물두라 이름하며 九는 분다리라 이름하고 十은 발두마라 이름한다.

어찌하여 후운지옥이라 이름하는가. 그 옥의 죄인은 자연히 몸을 내는 것이 마치 두터운 구름과 같다. 그래서 후운이라 이름한다. 어찌하여 무운이라 이름하는가. 그 옥중에서 죄를 받는 중생은 자연히 몸을 내는 것이 마치 단육(段肉)과 같다. 그래서 무운(無雲)이라 한다. 어찌하여 가가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 중에서 죄를 받는 중생은 고통이 몸을 끊을 때 모두 가가라 부른다. 그래서 가가라고 이름한다. 어찌하여 내하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 중에서 죄를 받는 중생은 고통이 매우 심하지마는 귀의할 곳이 없으므로 모두 ‘어찌할꼬’하고 한다. 그래서 내하라 이름한다. 어찌하여 양명이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 중에서 죄를 받는 중생은 고통이 몸을 끊을 때 소리를 내어 말하고자 하나 혀가 돌아가지 않는 것이 마치 염소가 우는 것과 같다. 그래서 양명이라 이름한다. 어찌하여 수걸제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 가운데는 온 옥이 모두 검어 수걸제 꽃과 같다. 그래서 수걸제라 이름한다. 어찌하여 우발라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은 온 옥이 모두 푸르러 우발라 꽃과 같다. 그래서 우발라라 이름한다. 어찌하여 구물두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은 온 옥이 모두 붉어 구물두 꽃과 같다. 그래서 구물두라 이름한다. 어찌하여 분다리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은 온 옥이 모두 희다. 그래서 분다리라 이름한다. 어찌하여 발두마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은 옥이 모두 빨개 발두마꽃과 같다. 그래서 발두마라 이름한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둥구미가 있어 六十 四곡(斛)을 받아 그 안에는 깨가 가득 차 있다. 어떤 사람이 백년에 한 개씩 그것을 가져가되 이렇게 하여 그것이 다함에 이르도록 후운지옥에서 죄를 받는 것은 끝나지 않는다. 二十후운지옥의 수명은 一무운지옥의 수명과 같다. 二十무운지옥의 수명은 一가가지옥의 수명과 같다. 二十가가지옥의 수명은 一내하지옥의 수명과 같다. 二十내하지옥의 수명은 一양명지옥의 수명과 같다. 二十양명지옥의 수명은 一수걸제지옥의 수명과 같다. 二十수걸제지옥의 수명은 一우발라지옥의 수명과 같다. 二十우발라지옥의 수명은 一구물두지옥의 수명과 같다. 二十구물두지옥의 수명은 一분타리지옥의 수명과 같다. 二十분타리지옥의 수명은 一발두마지옥의 수명과 같다. 二十발두마지옥의 수명은 一중겁(中劫)이라 이름하고 二十중겁과 같은 것을 一대겁(大劫)이라 이름한다.

발두마 지옥 가운데의 불은 불꽃의 뜨거움이 매우 왕성하여 죄인이 그 불에서 一백유순 떨어져 있어도 불은 벌써 그를 태운다. 六十유순 떨어져 있으면 벌써 두 귀가 멀어 듣는 것이 없고 五十유순 떨어져 있으면 벌써 두 눈이 멀어 보는 것이 없다. 구파리(瞿波梨)비구는 이미 악한 마음을 품고 사리불과 목건련을 비방하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자 이 발두마 지옥 가운데 떨어졌다.”

이 때에 범왕은 이 게송을 말했다.

 

대개 선비가 세상에 나자

그 입안에 도끼가 있었다.

몸을 베이는 그 까닭은

그 나쁜 말 때문이니라.

 

마땅히 비방할 자 도리어 칭찬하고

마땅히 칭찬할 자 도리어 비방하며

입으로 악한 업을 짓는 그 사람

몸으로 그 죄를 받듯이 받느니라.

 

기술로 재물을 취하더라도

그 허물은 엷고 적지만

만일 현성을 헐고 또 비방하면

그 허물은 아주 무거우니라.

 

백 천의 무운(無雲)의 지옥의 수(壽)와

四十 一의 무운의 지옥의 수는

성인을 비방하면 이런 재앙 받나니

마음과 입의 악 때문이니라.

 

부처님은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저 범천이 이러한 게송을 말한 것은 진정한 말이라 할 수 있다. 부처님이 인가(印可)하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이제 나 여래, 지진, 등정각도 또한 이런 뜻을 말하리라.”

 

대개 선비가 세상에 나자

그 입안에 도끼가 있었다.

몸은 베이는 그 까닭은

그 나쁜 말 때문이니라.

 

마땅히 비방할 자 도리어 칭찬하고

마땅히 칭찬할 자 도리어 비방하고

입으로 악한 업을 짓는 그 사람

몸으로 그 죄를 반드시 받느니라.

 

기술로 재물을 취하더라도

그 허물은 엷고 적나니

만일 현성을 헐고 또 비방하면

그 허물은 아주 무거우니라.

 

백천의 무운의 지옥의 수와

四十 一의 무운의 지옥의 수와

성인을 비방하면 이런 재앙 받나니

마음과 입의 악 때문이니라.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염부제 남쪽, 큰 금강산 안에 염라왕궁이 있다. 왕이 다스리는 곳은 종광이 六十유순이다. 그 성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난간이 있고 七겹의 그물과 七겹의 항수가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소리를 맞추어 우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저 염라왕에게는 낮과 밤의 三시(時)로 큰 구리쇠 가마솥이 있어 자연히 앞에 있다. 만일 그 가마솥이 궁내로 나가면 왕은 그것을 보고 두려워하여 그것을 버리고 궁전 밖으로 나간다. 만일 가마솥이 궁밖으로 나가면 왕은 그것을 보고 두려워하여 그것을 버리고 궁안으로 들어간다. 큰 옥졸이 있어 염라왕을 잡아 뜨거운 쇠 위에 눕히고 쇠갈고리로 입을 비틀어 열게 한다. 구릿물을 거기에 쏟으면 그 입술과 혀를 태우고 목구멍에서 배에까지 이르며 밑으로 내려가 태우고 굽지 않는 것이 없다. 그 죄를 받아 마치면 다시 모든 채녀들과 함께 서로 오락하고 저 모든 대신이 같이 복을 받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三사(使)라는 것이 있다. 어떤 것을 三이라 하는가. 一은 늙음이요 二는 병이요 三은 죽음이다. 중생이 있어 몸으로 악을 행하고 입으로 악을 말하고 마음으로 악을 생각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지옥에 떨어진다. 옥졸은 그 죄인을 끌고 염라왕에게로 간다. 거기 가서 사뢴다. ‘이것은 천사(天使)가 부른 것입니다. 오직 원컨대 대왕이여 그 말을 잘 물어 보소서.’ 왕은 그 죄인에게 묻는다. ‘너는 첫 사자(使者)를 보지 못했는가’ 죄인은 답한다. ‘나는 보지 못했습니다.’ 왕은 또 말했다. ‘너는 인간에 있을 때 노인이 머리는 희고 이는 빠지고 눈은 어두우며 가죽은 늘어지고 살은 주름지며 등은 굽고 지팡이를 기둥 삼아 앓으면서 가는 몸은 떨고 기운은 쇠약한 사람을 많이 보았겠구나. 이런 사람을 보지 않았는가.’ 죄인은 말했다. ‘보았습니다.’ 왕은 또 말했다. ‘너는 어찌하여, 나도 또 그와 같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그 죄인은 대답했다. ‘나는 그 때에 방탕하여 스스로 깨닫지 못했습니다.’ 왕은 다시 말했다. ‘너는 스스로 방탕했기 때문에 몸과 입과 뜻을 닦아 악을 고치고 선을 따를 수가 없었다. 이제 마땅히 너로 하여금 방탕의 괴로움을 알게 하리라.’ 왕은 또 말했다. ‘이제 네가 죄를 받는 것은 부모의 잘못도 아니요 형제의 잘못도 아니다. 또 천제(天帝)의 잘못도 아니요 또한 조상의 잘못도 아니다. 또 스승이나 종 아이나 하인도 아니요 또 사문, 바라문의 잘못도 아니다. 너에게 스스로 잘못이 있어 네가 이제 받는 것이다.’

때에 염라왕은 제 一의 천사를 시켜 죄인에게 묻기를 마치고 다시 제 二의 천사를 시켜 죄인에게 물었다. ‘어떠냐, 너는 제 二의 천사를 보지 못했는가.’ 답하기를 ‘보지 못했습니다.’ 왕은 또 물었다. ‘너는 본래 사람으로 있을 때 사람이 병이 위중하여 오줌, 똥 더러운 곳 위에 몸을 눕히어 기거하지 못하며 음식까지도 남의 힘을 빌리고 온갖 뼈마디가 시고 아프며 눈물을 흘리고 신음하면서 말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겠구나. 너는 그것을 보지 않았는가.’ 대답하기를 ‘보았습니다.’ 왕은 또 말했다. ‘너는 어떻게 그러한 병의 고통을 나도 당할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았는가.’ 죄인은 대답했다. ‘나는 그 때에 방일하여 스스로 깨닫지 못했습니다.’ 왕은 또 말했습니다. 너는 스스로 방일하여 몸과 입과 뜻을 닦아 악을 고치고 선을 따를 수 없었다. 이제는 마땅히 너로 하여금 방일의 고통을 알게 하리라.‘ 왕은 또 말했다. ‘네가 이제 죄를 받는 것은 부모의 잘못도 아니요 형제의 잘못도 아니다. 또 천제의 잘못도 아니요 또한 조상의 잘못도 아니다. 또 스승이나 종 아이나 하인도 아니요 또 사문, 바라문의 잘못도 아니다. 너 스스로 악을 행해 너는 이제 스스로 받는 것이다.’

때에 염라왕은 제 二의 천사로써 죄인에게 묻기를 마치고 다시 제 三의 천사로써 죄인에게 물었다. ‘어떻게 너는 제 三의 천사를 보지 못했는가.’ 대답하기를 ‘보지 못했습니다.’ 왕은 또 물었다. ‘너는 원래 사람이었을 때 사람이 죽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고 모든 근(根)이 아주 없어져 몸이 빳빳한 것은 마치 마른나무와 같으며 묘지에 버려지면 새나 짐승의 밥이 되고 혹은 널을 덮고 혹은 불로 사르는 것을 보았겠구나. 너는 그것을 보지 않았는가.’ 죄인은 대답했다. ‘진실로 보았습니다.’ 왕은 또 말했다. ‘너는 어찌하여 스스로 나도 반드시 죽을 것이다. 저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죄인은 대답했다. ‘나는 그 때에 방일하여 스스로 깨닫지 못했습니다.’ 왕은 다시 말했다. ‘너는 스스로 방일하여 몸과 입과 뜻을 닦아 악을 고치고 선을 따르지 못했다. 이제 마땅히 너로 하여금 방일의 괴로움을 맛보게 하리라.’ 왕은 또 말했다. ‘네가 지금 죄를 받는 것은 부모의 잘못도 아니요 형제의 잘못도 아니다. 또 천제도 아니요 또 선조도 아니다. 또 스승이나 아이 종이나 하인도 아니요 또 사문이나 바라문의 허물도 아니다. 너 스스로 악을 지어 너 스스로 이제 받는 것이다.’라고”

때에 염라왕은 三천사로써 갖추어 힐문하기를 마치고 곧 옥졸에게 맡겼다. 때에 그 옥졸은 곧 죄인을 데리고 큰 지옥으로 갔다. 그 큰 지옥은 종광이 백유순이요 밑의 깊이도 백유순이다.

그 때에 세존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시방에는 四문이 있고

거리도 모두 맞추었다.

쇠로써 지옥의 담을 만들고

그 위에는 쇠그물을 두루 덮었다.

 

밑으로는 쇠로써 땅을 만들고

거기서는 자연히 불꽃이 난다.

종광은 모두 백유순으로서

편안히 있어 끄떡하지 않는다.

 

검은 불꽃은 뭉게뭉게 일어나

빛나 뜨거워 바라보기 어렵다.

또 작은 지옥 十六이 있으니

불이 성한 것 행악(行惡)한 때문이다.

 

부처님은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때에 염라왕은 혼자 생각하며 말했다. ‘세간의 중생은 미혹하고 무식하여 몸으로 악행을 짓고 입과 뜻으로 악을 짓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이 고통을 받지 않는 자가 적다. 세간의 중생이 만일 능히 악을 고치고 몸과 입과 뜻을 닦아 선행을 한다면 목숨을 마친 뒤에는 즐거움을 받는 것은 저 하늘 신과 같은 것이다. 나는 만일 목숨을 마친 뒤 인간에 태어나 만일 거기서 여래를 만난다면 마땅히 정법 가운데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三법의를 입고 집을 나가 도를 닦되 청정한 믿음으로써 범행을 깨끗이 닦아 할 일을 다해 마치고 생사를 끊고 현재에 있어서 자신으로 증명하여 다시 뒷생명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 때에 세존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록 천사를 보았더라도

그래도 오히려 방일하는 자

그는 언제나 걱정을 품고

또 비천한 곳에 태어나리라.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있어

저 천사를 보는 사람은

현성의 법을 친근히 하고

그리고 방일하지 않을 것이다.

 

생명을 받는 두려움 보면

생, 노, 병, 사에 있는 줄 알고

생(生)의 받음 없으면 곧 해탈하여

생, 노, 병, 사는 이미 다하리라.

 

그는 이에 안온한 곳 얻어

현재에 있어 무위(無爲)를 얻고

모든 걱정과 두려움 건너

결정코 반열반에 들어가리라.

 

용조품(龍鳥品) 제 五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四종의 용(龍)이 있다. 어떤 것이 四인가. 一은 난생(卵生)이요 二는 태생(胎生)이요 三은 습생(濕生)이요 四는 화생(化生)이다. 이것을 四종이라 한다. 四종의 금시조(金翅鳥)가 있다. 어떤 것을 四라 하는가. 一은 난생이요 二는 태생이요 三은 습생이요 四는 화생이다. 이것을 四종이라 한다. 큰 바닷물 밑에 사갈용왕의 궁전이 있다. 종광은 八만유순이요 궁장(宮墻)은 칠(七)겹이다. 七겹이 난간과 七겹의 그물과 七겹의 항수가 있어 두루 돌아 엄식(嚴飾)하였는데 모두 七보(寶)로 되었고 내지 무수한 온갖 새가 소리를 맞추어 서로 우는 것이 또한 그와 같다. 수미산왕과 카타라산의 두 중간에 난타(難陀)와 발난타(跋難陀)의 두 용왕의 궁전이 있어 각각 종광이 六천유순이요 궁장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어 두루 돌려 장식하였는데 모두 七보로 되었고 내지 무수한 온갖 새가 소리를 맞추어 우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대해의 북쪽 언덕에 한 큰 나무가 있다. 구라염마라라 이름한다. 용왕과 금시조가 이 나무에 함께 산다. 그 나무 밑의 둘레는 七유순이요 높이는 백유순이며, 가지와 잎은 四방으로 퍼져 五十유순이다. 이 큰 나무 동쪽에 난생 용왕의 궁전과 난생 금시조의 궁전이 있다. 그 궁전은 각각 종광이 六천유순이요 궁장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어 두루 돌려 장식하였는데 모두 七보로 되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가 소리를 맞추어 슬피 우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이 구라염마라 나무의 남쪽에 태생의 용왕의 궁전과 태생의 가루다의 궁전이 있다. 그 궁전은 각각 종광이 六천유순이요 궁장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다. 두루 돌려 장식하였는데 七보로 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소리를 맞추어 슬피 우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구라염마라 나무의 서쪽에 습생의 용왕의 궁전과 습생의 금시조의 궁전이 있다. 그 궁전은 각각 六천유순이요 궁장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어 두루 돌려 장식하였는데 七보로 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가 소리를 맞추어 우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만일 난생의 금시조가 용을 잡아먹고자 할 때에는 구라염마라 나무 동쪽 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날개로 대해의 물을 치면 해수가 양쪽으로 갈라지는 것은 二백유순이다. 그래서 난생의 용을 잡아먹는 것은 마음대로 되어 자재하다. 그러나 태생, 습생, 화생의 모든 용왕은 잡을 수는 없다. 만일 태생의 금시조가 난생의 용을 잡아먹고자 할 때에는 나무의 동쪽 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대해의 물을 치면 해수가 양쪽으로 갈라지는 것은 二백유순으로서 난생의 용을 잡아먹는 것은 뜻대로 되어 자재하다. 만일 태생의 금시조가 태생의 용을 잡아먹고자 할 때에는 나무의 남쪽 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날개로 대해의 물을 치면 해수가 양쪽으로 갈라지는 것은 四백유순으로서 태생의 용을 잡아먹는 것은 마음대로 자재하다. 그러나 습생, 화생의 모든 용은 잡아먹지 못한다. 습생의 금시조가 난생의 용을 잡아먹고자 할 때에는 나무의 동쪽 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날개로 대해의 물을 치면 해수는 양쪽으로 갈라지기 二백유순이다. 난생의 용을 잡아먹는 것은 마음대로 되어 자재하다. 습생의 금시조가 태생의 용을 잡아먹고자 할 때에는 나무의 남쪽 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날개로 대해의 물을 치면 해수는 양쪽으로 갈라지기 四백유순이다. 태생의 용을 잡아먹는 것은 자재하여 뜻대로 된다.

습생의 금시조가 습생의 용을 잡아먹고자 할 때에는 나무의 서쪽 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날개로 대해의 물을 치면 해수는 양쪽으로 갈라지기 八백유순이다. 습생의 용을 잡아먹기는 자재하여 뜻대로 되지마는 화생의 용은 잡아먹지 못한다. 화생의 금시조가 난생의 용을 잡아먹고자 할 때에는 나무의 동쪽 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날개로 대해의 물을 치면 해수는 양쪽으로 갈라지기 二백유순이다. 난생의 용을 잡아먹는 것은 자재하여 뜻대로 된다. 화생의 금시조가 태생의 용을 잡아먹고자 할 때에는 나무의 남쪽 가지에서 내려와 날개로 대해의 물을 치면 해수는 양쪽으로 갈라지기 四백유순이다. 태생의 용을 잡아먹는 것은 자재하여 뜻대로 된다. 화생의 금시조가 습생의 용을 잡아먹고자 할 때에는 나무의 서쪽 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날개로 대해의 물을 치면 해수는 양쪽으로 갈라지기 八백유순이다. 습생의 용을 잡아먹는다. 화생의 금시조가 화생의 용을 잡아먹고자 할 때에는 나무의 북쪽 가시에서 날아 내려와 날개로 대해의 물을 치면 해수는 양쪽으로 갈라지기 천 六백유순이다. 화생의 용을 잡아먹는 것은 뜻대로 되어 자재하다. 이것을 금시조가 모든 용을 먹는 것이라 한다.

또 큰 용이 있다. 금시조도 그것을 먹지 못한다. 왜 그런가. 이것은 사갈 용왕, 난타 용왕, 발난타 용왕, 이나바라 용왕, 제두뢰타 용왕, 선견(善見) 용왕, 아로(阿盧) 용왕, 가구라(迦拘羅) 용왕, 가비라(伽毘羅) 용왕, 아파라(阿波羅) 용왕, 가누 용왕, 구가누 용왕, 아뇩달 용왕, 선주(善住) 용왕, 우염가파두 용왕, 득차가(得叉伽) 용왕 등이다. 이 모든 큰 용왕들은 다 금시조에게 잡아먹히지 않는다. 그 모든 용이 있으면 그 근처에 있는 것도 또한 금시조에게 잡아먹히지 않는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중생이 있어 용의 계(戒)를 받들어 가지고 마음이 용을 향하고 용의 법을 갖춘 사람은 곧 용 가운데 태어나리라. 만일 중생이 있어 금시조의 계를 받들어 가지고 마음이 금시조를 향하고 그 법을 갖춘 사람은 곧 금시조 가운데 태어나리라. 혹은 중생이 있어 토호의 계를 가지고 마음이 토효를 향하고 그 법을 갖춘 사람은 토효 가운데 떨어지리라.

만일 중생이 있어 개의 계를 받들어 가지고 혹은 소의 계를 가지며 혹은 사슴의 계를 가지고 혹은 벙어리의 계를 가지며 혹은 마니바타의 계를 가지고 혹은 불의 계를 가지며 혹은 달의 계를 가지고 혹은 날의 계를 가지며 혹은 물의 계를 가지고 혹은 공양화(供養火)의 계를 가지며 혹은 고행의 더러운 법을 가지면서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이 벙어리의 법, 마니바타의 법, 불의 법, 일월의 법, 물의 법, 공양화의 법, 모든 고행의 법을 가진다. 나는 이 공덕을 가짐으로써 하늘에 나고자 한다. 이것은 삿된 소견인가’고.”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나는 말하노니 이런 삿된 소견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두 곳으로 가리라. 혹은 지옥에 나고 혹은 축생에 떨어지리라. 혹 어떤 사문, 바라문은 이러한 주장과 이러한 소견을 가지고 있다. ‘나와 세간은 유상(有常)이다.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나와 및 세간은 무상(無常)이다.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나와 및 세간은 유상이면서 무상이다.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나와 및 세간은 유상도 아니오 무상도 아니다.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나와 및 세간은 유변(有邊)이다.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나와 및 세간은 무변(無邊)이다.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나와 및 세간은 유변이면서 무변이다.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나와 및 세간은 유변도 아니오 무변도 아니다.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이 명(命)은 이 몸이다.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명이 다르면 몸이 다르다.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명은 있는 것도 아니오 명은 없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명이 없으면 몸이 없다.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고.”

어떤 사람은 말한다. ‘이러한 남의 죽음이 있다.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어떤 이는 말한다. ‘이러한 남의 죽음은 없다.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혹은 말한다. ‘이러한 남의 죽음이 있기도 하고 이러한 남의 죽음이 없기도 한다.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또 말한다. ‘이러한 남의 죽음은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다.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저 사문, 바라문으로서 만일 이러한 주장과 이러한 소견을 가져 말하기를 ‘세상은 항상 되다.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거짓이라’ 한다면 그는 행(行)에 있어서 아견(我見), 명견(命見), 신견(身見), 세간견(世間見)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나와 세간은 유상이다’라고. 저 무상이라고 말하는 자는 행에 있어서 아견, 명견, 신견, 세간견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나와 세간은 무상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저 유상하기도 하고 무상하기도 하다고 말하는 자는 그는 행에 있어서 아견, 명견, 신견, 세간견이 있다. 그러므로 그는 ‘세간은 유상하면서 무상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저 유상도 아니요 무상도 아니라고 말하는 자는 행에 있어서 아견, 명견, 신견, 세간견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와 세간은 유상도 아니요 무상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저 나와 세간은 유변이라고 말하는 자는 행에 있어서 아견, 명견, 신견, 세간견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명은 유변이요 몸은 유변이요 세간은 유변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처음으로 태를 받음으로부터 무덤에 이르기까지 모든 四대(大)의 몸은 이와 같이 전전(展轉)하여 마지막으로 七생(生)에 이르러 신명(身命)의 행이 다하여 나는 청정취(淸淨聚)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그는 ‘나는 유변이다’라고 말한다.

저 ‘나와 세간은 무변이다’라고 말하는 자는 행에 있어서 아견, 명견, 신견, 세간견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명은 무변이요 몸은 무변이요 세간은 무변이다’라고 말한다. 처음으로 태를 받음으로부터 무덤에 이르기까지 모든 四대의 몸은 이와 같이 전전하여 마지막으로 七생에 이르러 신명의 행이 다하여 나는 청정취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나와 세간은 무변이다’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기를 이 세간은 유변이면서 무변이라 하는 것은 그는 행에 있어서 아견, 명견, 신견, 세간견이 있기 때문이다. 명은 유변이요 몸은 무변이라 한다. 처음으로 태를 받음으로부터 무덤에 이르기까지 모든 四대의 몸은 이와 같이 전전하여 마지막으로 七생에 이르러 신명의 행이 다하여 나는 청정취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나는 유변이다’라고 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와 세간은 유변도 아니요 무변도 아니다’라고 하는 것은 해에 있어서 아견, 명견, 신견, 세간견이 있기 때문이다. 명과 몸은 유변도 아니요 무변도 아니다. 처음으로 태를 받음으로부터 무덤에 이르기까지 모든 四대의 몸은 이와 같이 전전하여 마지막으로 七생에 이르러 신명의 행이 다하여 나는 청정취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나는 유변도 아니요 무변도 아니다’라고 한다.

그가 말하기를 ‘이 명은 이 몸이다’라고 하는 것은 이 몸에 대해서 명견이 있고 다른 몸에 대해서 명견이 있다. ‘이 몸은 이 명이다’라고 한다. 명이 다르면 몸이 다르다 하는 것은 이 몸에 대해서는 명견이 있고 다른 몸에 대해서는 명견이 없다. 그러므로 ‘명이 다르면 몸이 다르다’라고 하는 것이다. 그는 ‘신명은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하는 것은 이 몸에 대해서는 명견이 없고 다른 몸에 대해서는 명견이 있다. 그러므로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그가 신명이 없다고 하는 것은 이 몸에 대해서도 명견이 없고 다른 몸에 대해서도 명견이 없다. 그러므로 ‘명도 없고 몸도 없다’라고 하는 것이다. 그가 이러한 다른 죽음이 있다고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소견에는 지금도 신명이 있고 뒤에도 다시 신명이 있어 노닌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다른 죽음이 있다’라고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다른 죽음이 없다고 하는 것은 그는 금생에는 명이 있고 후세에는 명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다른 죽음이 없다’라고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다른 죽음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하는 것은 그는 ‘금생에는 명이 단멸(斷滅)하고 후세에는 명이 노닌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다른 죽음이 있기도 하고 이와 같은 다른 죽음이 없기도 하다’라고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다른 죽음이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다라고 하는 것은 그는 금세에도 신명이 단멸하고 후세에도 신명이 단멸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다른 죽음은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다’라고 하는 것이다.”

그 때에 세존은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왕이 있어 경면(鏡面)이라고 이름했다. 때에 천생의 장님들이 한 곳에 모여 있었다. 왕은 그들에게 말했다. ‘너희들 천생의 장님들이여, 어떻게 코끼리를 아는가.’ 라고. 그들은 대답했다. ‘대왕이여, 우리는 분별하지 못합니다. 알지 못합니다.’ 왕은 또 말했다. ‘너희들은 그 형상을 알고자 하는가.’ 그들은 대답했다. ‘알고자 합니다.’ 때에 왕은 곧 시자에게 명령하여 코끼리를 끌고 오게 하고 여러 장님들에게 손으로 어루만져 보게 했다. 그 중에는 코끼리를 만지다가 코를 만진 자가 있었다. 왕은 말했다. ‘이것이 코끼리다.’ 혹은 코끼리의 이빨을 만진 자도 있고 혹은 코끼리의 머리를 만진 자도 있고 혹은 코끼리의 등을 만진 자도 있고 혹은 코끼리의 배를 만진 자도 있고 혹은 코끼리의 넓적다리를 만진 자도 있고 혹은 코끼리의 장딴지를 만진 자도 있고 혹은 코끼리의 발자국을 만진 자도 있고 혹은 코끼리의 꼬리를 만진 자도 있었다. 왕은 다 말했다. ‘이것이 코끼리다’라고.

때에 경면왕은 그 코끼리를 물리치고 장님들에게 물었다. ‘코끼리는 어떻던가.’ 모든 장님들로서 코끼리의 코를 만진 자는 ‘코끼리는 굽은 멍에와 같다’고 했다. 코끼리의 이빨을 만진 자는 ‘코끼리는 절구공이와 같다’고 했다. 코끼리의 귀를 만진 자는 ‘코끼리는 키와 같다’고 했다. 코끼리의 머리를 만진 자는 ‘코끼리는 솥과 같다’고 했다. 코끼리의 등을 만진 자는 ‘코끼리는 언덕과 같다’고 했다. 코끼리의 배를 만진 자는 ‘코끼리는 벽과 같다’고 했다. 코끼리의 넓적다리를 만진 자는 ‘코끼리는 나무와 같다’고 했다. 코끼리의 장딴지를 만진 자는 ‘코끼리는 기둥과 같다’고 했다. 코끼리의 발자국을 만진 자는 ‘코끼리는 호박과 같다’고 했다. 코끼리의 꼬리를 만진 자는 ‘코끼리는 밧줄과 같다’고 하여 각각 서로 다투고 서로 시비하면서 ‘내 말이 옳다. 네 말은 그르다’고. 시비는 그치지 않아 드디어 다투기에 이르렀다. 때에 왕은 이것을 보고 환희하여 크게 웃었다.”

그 때에 경면왕은 곧 게송으로서 말씀했다.

 

모든 장님의 무리들은

이에 서로 다투어 싸움하네.

코끼리의 몸뚱이 원래 하난데

다른 생각으로써 시비를 내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외도(外道)의 이학(理學)들도 또한 이와 같다. 고제(苦諦)를 모르고 집제(集諦), 멸제(滅諦), 도제(道諦)를 모른다. 각각 다른 소견을 내어 서로 다투어 시비하면서 자기가 옳다 하여 싸움을 일으킨다. 만일 사문, 바라문으로서 능히 실다이 고성제(苦聖諦), 고집성제(苦集聖諦), 고멸성제(苦滅聖諦), 고출요제(苦出要諦)를 안다면 그들은 스스로 생각하여 잘 화합할 것이다. 동일한 받음, 동일한 스승, 동일한 물과 기름, 치연(熾然)히 불법에 안락하게 길이 머무를 것이다.”

그 때에 세존은 게송으로서 말씀하셨다.

 

만일 사람이 괴로움을 모르고

괴로움의 일어나는 원인을 모르고

또한 다시 그 괴로움의

멸해서 다할 수 있을 곳 모르고

또한 다시 그 괴로움의 원인을

멸하여 없애는 길을 모르면

 

마음의 해탈을 잃을 것이요

지혜의 해탈도 잃을 것이요

괴로움의 근본인 생, 노, 병사의

그 근원을 다할 수 없을 것이다.

 

만일 능히 분명히 괴로움 알고

괴로움의 일어나는 원인을 알고

또한 능히 그 괴로움의

멸하여 없앨 수 있는 것을 알고

또 능히 괴로움의 원인을

멸하는 성도(聖道)를 분별한다면

곧 마음의 해탈을 얻고

지혜의 해탈도 얻을 것이다.

 

이 사람은 능히 고음(苦陰)의 근본을

마지막 끝간데까지 환히 깨달아

생, 노, 병, 사와

존재의 근원을 다해 없애리.

 

“모든 비구들이여, 그리하여 너희들은 마땅히 부지런히 방편하여 고성제(苦聖諦), 고집성제(苦集聖諦), 고멸성제(苦滅聖諦), 고출요제(苦出要諦)를 생각하라.”

 

아수륜품(阿修倫品) 제 六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수미(須彌)산 북쪽의 대해의 물밑에 라하 아수륜(阿修倫)의 성이 있어 종광은 八만유순이다. 그 성은 七겹이요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어 두루 돌려 꾸몄는데 七보(寶)로 되었다. 성의 높이는 三천유순, 넓이는 二천유순이다. 그 성문의 높이는 一천유순, 넓이도 一천유순이다. 금성에는 은문이요 은성에는 금문이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가 소리를 맞추어 우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아수륜왕이 다스리는 작은 성은 큰 성 가운데 있는데 윤수마발타라 이름하고 종광은 六만유순이다. 그 성도 七겹으로서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어 두루 돌려 장식한 것은 七보로 되었다. 성의 높이는 三천유순이요 넓이는 二천유순이다. 그 성문의 높이는 二천유순이요 넓이는 一천유순이다. 금성은 은문이요 은성은 금문이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가 소리를 맞추어 우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성안에는 따로 의당(議堂)을 세웠는데 이름을 칠시리사(七尸利沙)라 한다. 당의 담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어 두루 돌려 장식한 것은 七보로 되었다. 의당의 기초는 순수한 자거(車渠)로 되었고 그 기둥은 순수한 七보로 되었다. 그 당중의 기둥의 둘레는 一천유순이요 높이는 높이는 一만유순이다. 그 기둥 아래 정법좌(正法座)가 있어 종광은 七백유순이요 문채와 조각은 七보로 되었다. 당에는 四문이 있고 두루 돌려 난간이 있고 계정(階亭)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어 두루 돌려 장식한 것은 七보로 되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가 소리를 맞추어 우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의당의 북쪽에 아수륜의 궁전이 있어 종광은 一만유순이다. 궁전의 담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어 두루 돌려 장식한 것은 七보로 되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가 소리를 맞추어 우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의당의 동쪽에 한 원림(園林)이 있어 이름을 사라(娑羅)라 한다. 종광은 一만유순이요 동산의 담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어 두루 돌려 장식한 것은 七보로 되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가 소리를 맞추어 우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당의 남쪽에 한 원림이 있어 이름을 극묘(極妙)라 한다. 종광은 一만유순으로서 사라 원림과 같다. 그 의당의 서쪽에 한 원림이 있어 이름을 염마라 한다. 종광은 一만유순으로서 또한 사라원림과 같다. 사라와 극묘의 두 동산 중간에 주도(晝度)나무가 났다. 그 아래 둘레는 七유순이요 높이는 백 유순, 가지와 잎은 四방으로 펴져 五十유순이다. 나무의 담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어 두루 돌려 장식한 것은 七보로 되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가 소리를 맞추어 우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또 염마와 낙림의 두 동산 중간에는 발난타못이 있다. 그 물은 맑고 시원하여 더러움이 없다. 보배해자는 七겹으로서 두루 돌린 섬돌 가에는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고 두루 돌린 장식은 七보로 되었다. 그 못 가운데에는 四종의 꽃이 있다. 잎잎의 종광은 一유순이요 一유순이요 향기의 퍼짐도 또한 一유순이다. 뿌리는 수레바퀴 통과 같다. 그 즙(汁)은 흘러나와 빛이 희기는 젖과 같고 맛이 달기는 꿀과 같다. 무수한 온갖 새가 소리를 맞추어 우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또 그 못가에는 七겹의 계정(階亭)이 있고 문장(門墻)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어 두루 돌려 장식한 것은 七보로 되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가 소리를 맞추어 슬피 우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아수륜 신하의 궁전에는 종광이 一만 유순 되는 것도 있고 九천 八천 되는 것도 있으며 아주 작은 궁전은 천 유순이나 된다. 궁장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어 두루 돌려 장식한 것은 七보로 되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가 소리를 맞추어 우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작은 아수륜의 궁전에는 종광이 一천유순 九백 八백유순 되는 것도 있으며 아주 작은 궁전은 一백유순에 이른다. 궁장은 모두 七겹으로서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어 두루 돌려 장식한 것은 七보로 되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가 소리를 맞추어 슬피 우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의당 북쪽에는 七보로 된 층계 길이 있어서 궁중으로 들어가고 다시 층계 집이 있어 극묘 동산으로 나아간다. 다시 층계 길이 있어 염마 동산으로 나아가며 다시 층계 길이 있어 낙림 동산으로 나아간다. 다시 층계 길이 있어 주도 나무로 나아가고 다시 층계 길이 있어 발난타 못으로 나아간다. 다시 층계 길이 있어 대신의 궁전으로 나아가고 다시 층계 길이 있어 작은 아수륜 궁전으로 나아간다.

만일 아수륜왕이 사라 동산으로 나가 유관(游觀)하고자 할 때에는 곧 비마질다(毘摩質多) 아수륜왕을 생각한다. 비마질다 아수륜왕도 또 스스로 생각한다. ‘라하 아수륜왕은 나를 생각한다’고. 그는 곧 보배 수레를 차려 타고 무수한 대중의 시종들에게 둘러싸이어 라하 아수륜왕의 앞에 나아가 한 쪽에 섰다. 때에 아수륜왕은 다시 파라하 아수륜왕을 생각했다. 파라하 아수륜왕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왕은 지금 나를 생각했다’고. 그는 곧 스스로 장엄하여 수레를 타고 무수한 대중의 시종에게 둘러싸이어 라하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때에 왕은 또 대신 아수륜을 생각했다. 대신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이제 왕은 나를 생각했다고’. 곧 스스로 보배 수레를 차려 타고 무수한 대중의 시종들에게 둘러싸이어 라하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때에 왕은 도 작은 아수륜을 생각했다. 작은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이제 왕은 나를 생각했다’고. 곧 스스로 차려서 모든 대중들과 함께 라하왕 앞에 나아가 한 쪽에 섰다.

때에 라하왕은 몸에 보배 옷을 입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대중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이어 사라(沙羅) 숲 속으로 나아가자 자연의 바람이 있어 문을 불어 스스로 열리고 자연의 바람이 있어 땅을 불어 깨끗하게 하며 자연의 바람이 있어 꽃을 불어 땅에 흩어 꽃은 무릎에 이르렀다. 때에 라하왕은 이 동산에 들어가 서로 오락하기를 一일 二일 내지 七일에 이르렀다. 오락하기를 마치고 본궁으로 돌아왔다. 그 뒤에 극묘 원림, 염마 원림, 낙림 원림에 유관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았다. 때에 라하왕에게는 항상 五대 아수륜이 있어 좌우에서 시위(侍衛)한다. 一을 제지(堤持)라 하고 二는 웅력(雄力)이라 하며 三을 무이(武夷)라 하고 四를 두수(頭首)라 하며 五를 최복이라 한다. 이 五대 아수륜은 항상 좌우에서 시위한다. 그 라하왕의 궁전은 대해의 물밑에 있고 해수는 위에 있어 四풍이 붙들고 있다. 一을 주풍(住風)이라 하고 二는 지풍(持風)이라 하며 三을 부동(不動)이라 하고 四를 견고(堅固)라 이름한다. 그것들은 대해의 물을 붙들어 허공에 달아 두는 것은 마치 뜬구름과 같이 한다. 아수륜의 궁전에서 一만유순이나 떨어져 있으면서 끝내 떨어지지 않는다. 아수륜왕의 복보(福報)로 공덕과 위신은 이와 같다.”

 

(2) 사천왕품(四天王品) 제 七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수미산 왕의 동쪽 일천 유순쯤에 현상(賢上)이라는 제두뢰타천왕의 성이 있는데 가로 세로는 각각 六천 유순이다. 그 성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수미산 남쪽 一천 유순쯤에 선견(善見)이라는 비루륵천왕(毘樓勒天王)의 성이 있는데 가로 세로는 각각 六천 유순이다. 그 성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수미산 서쪽 一천 유순쯤에 주라선견(周羅善見)이라는 비루바차천왕(毘樓婆叉天王)의 성이 있는데 가로 세로는 각각 六천 유순이다. 그 성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수미산 북쪽 천 유순쯤에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이 있다. 왕은 三성을 가졌는데 첫째는 가외(可畏)라 이름하고, 둘째는 경천(敬天)이라 이름하며, 셋째는 중귀(衆歸)라 이름한다. 가로 세로는 각각 六천 유순이다. 그 성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중귀성 북쪽에 동산이 있는데 가비연두(伽毘延頭)라 한다. 가로 세로는 각각 四천 유순이요 동산의 담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동산과 성중간에 못[池]이 있어 나린니(那隣尼)라 이름하고 가로 세로는 각각 四十 유순이다. 그 물은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七보 연못이 그 섬돌이 되어 연못을 두르고 있다.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그 가운데 연꽃이 있는데 파란색, 노란색, 붉은색, 흰색의 여러 가지 색으로 빛은 반 유순을 비추고 그 향기도 향기로워 반 유순을 풍긴다. 또 그 꽃뿌리의 크기는 수레바퀴 통과 같으며, 그 즙은 흘러나와 빛은 젖과 같이 희고, 맛은 꿀과 같이 달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즐겁게 노래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일월의 궁전을 제외한 모든 四천왕의 궁전은 가로 세로가 각각 四十 유순이다. 궁전의 담은 七겹이고, 또한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모든 궁전은 가로 세로가 四十 유순인 것도 있고 二十 유순인 것도 있으며 아주 작은 것은 가로 세로가 각각 五 유순이다.

중귀성에는 보배 층계 길이 있어 현상성(賢上城)에 이르고, 또 층계 길이 있어 선견성(善見城)에 이르고, 또 층계 길이 있어 가외성(可畏城), 경천성(敬天城)에 이른다. 또 층계 길이 있어 가비연두(伽毘延頭) 동산에 이르고, 또 층계 길이 있어 나리니(那隣尼) 연못에 이르고, 또 층계 길이 있어 四천왕의 대신의 궁전에 이른다.

만일 비사문천왕이 가비연두 동산에 나가 노닐고자 할 때에는 곧 제두천왕(提頭天王)을 생각한다. 제두천왕은 또 스스로 생각한다. ‘지금 비사문천왕은 나를 생각한다’고. 곧 스스로 장엄하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건달바에게 앞뒤로 에워싸여 비사문천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선다. 그때에 비사문천왕은 또 비루륵천왕을 생각한다. 비루륵천왕은 또 스스로 생각한다. ‘지금 비사문천왕은 나를 생각한다’고. 곧 스스로 장엄하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구반다(究槃茶) 신에게 앞뒤로 에워싸여 비사문천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선다. 비사문천왕은 또 비루바차천왕을 생각한다. 비루바차천왕은 또 스스로 생각한다. ‘지금 비사문천왕은 나를 생각한다’고. 곧 스스로 장엄하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용신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비사문천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선다. 비사문천왕은 또 四천왕의 대신들을 생각한다. 四천왕의 대신들은 또 스스로 생각한다. ‘지금 비사문천왕은 나를 생각한다’고. 곧 스스로 장엄하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하늘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비사문천왕의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선다. 때에 비사문천왕은 곧 스스로 장엄하고 보배로 장식한 옷을 입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백천의 하늘 신들과 함께 가비연두 동산으로 나아간다. 자연의 바람이 있어 문을 불어 스스로 열고 자연의 바람이 있어 땅을 불어 깨끗하게 하며 자연의 바람이 있어 꽃을 불어 땅에 흩으니 꽃은 무릎에까지 이른다. 때에 왕은 동산에서 一일 二일 내지 七일에 이르기까지 함께 오락하며 노닐고 나서 본궁으로 돌아온다. 비사문천왕에게는 五대 귀신이 있어 항상 좌우에서 모신다. 첫째는 반사루라 이름하고, 둘째는 단타라(檀咤羅)라 이름하며, 셋째는 혜마발타(醯摩跋陀)라 이름하고, 넷째는 제게라(提偈羅)라 이름하며, 다섯째는 수일로마(修逸路摩)라 이름한다. 비사문천왕의 복의 과보[福報]인 공덕과 위신은 이와 같다.”

 

(3) 도리천품 제 八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수미산왕 꼭대기에 三十 三천의 성이 있고 가로 세로는 각각 八만 유순이다. 그 성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성의 높이는 백 유순이요, 성문의 높이는 六十 유순이요, 넓이는 三十 유순이다. 五백 유순씩 지나 하나의 문이 있고, 그 각각의 문에는 五백의 귀신이 있어 三十 三천을 모시며 호위하고 있다. 금성(金城)에는 은문이요, 은성에는 금문이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즐겁게 노래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큰 성 안에는 다시 작은 성이 있고 가로 세로는 각각 六만 유순이다. 그 성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성의 높이는 백 유순이고 넓이는 六十 유순이다. 성문의 사이는 五백 유순이요, 높이는 六十 유순, 넓이는 三十 유순이다. 각각의 성문에는 五백의 귀신이 있어 문 곁에서 三十 三천을 모시며 호위하고 있다.

금성에는 은문이요, 은성에는 금문이며, 수정성에는 유리문이요, 유리성에는 수정문이며, 붉은 진주성에는 마노문이요, 마노성에는 붉은 진주문이며, 자거성에는 여러가지 보배의 문이다. 금난간에는 은나무요, 은난간에는 금나무이며, 수정난간에는 유리나무요, 유리난간에는 수정나무이며, 붉은 진주난간에는 마노나무요, 마노난간에는 붉은 진주나무이며, 자거난간에는 여러가지 보배 나무이다. 그 난간 위에는 보배 그물이 있다. 금그물 밑에는 은방울을 달았고, 은그물 밑에는 금방울을 달았으며, 유리그물에는 수정방울을 달았고, 수정그물에는 유리방울을 달았으며, 붉은 진주그물에는 마노방울을 달았고, 마노그물에는 붉은 진주방울을 달았으며, 자거그물에는 여러가지 보배의 방울을 달았다. 그 금나무는 금뿌리, 금가지, 은잎, 은꽃, 은열매다. 은나무는 은뿌리, 은가지, 금잎, 금꽃, 금열매다. 수정나무는 수정뿌리, 수정가지, 유리꽃, 유리잎이다. 유리나무는 유리뿌리, 유리가지, 수정꽃, 수정잎이다. 붉은 진주나무는 붉은 진주뿌리, 붉은 진주가지, 마노꽃, 마노잎이다. 마노나무는 마노뿌리, 마노가지, 붉은 진주꽃, 붉은 진주잎이다. 자거나무는 자거뿌리, 자거가지와 여러가지 보배의 꽃과 잎이다.

그 七겹의 성에는 네 개의 문이 있고 문에는 난간이 있다. 일곱 겹의 성위에는 모두 누각이 있고, 둘레는 동산숲과 목욕하는 연못이 있으며, 온갖 보배꽃이 피어 있다. 보배나무는 줄지어 서 있고 꽃과 열매는 무성하고 풍성하다. 향기로운 바람이 四방에서 일어나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오리와 기러기, 원앙 따위의 이상하고 기이한 온갖 새들은 갖가지의 소리를 내며 서로 맞추어 노래한다.

그 작은 성 밖의 중간에는 이라발용(伊羅鉢龍)의 궁전이 있고 가로 세로는 각각 六천 유순이다. 궁전의 담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는 소리 맞추어 즐겁게 노래하는 것이 또한 그와 같다. 그 선견성(善見城) 안에는 선법당(善法堂)이 있고 가로 세로는 각각 백 유순이다. 七겹의 보배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그 법당의 바닥은 모두 황금으로 되어 있고 위에는 유리로 덮여 있다. 법당 가운데 있는 기둥의 둘레는 十 유순이요 높이는 백 유순이다. 그 기둥 아래에 제석(帝釋)의 자리가 깔려 있는데 가로 세로는 각각 일 유순이요, 여러가지 七보로 되어 있다. 그 자리는 부드럽고 연하여 하늘옷과 같다. 자리의 양쪽에는 좌우로 十六좌가 있다. 법당에는 四 개의 문이 있고 난간은 七보로 둘러져 있다. 그 선법당의 층계길은 가로세로가 각각 五백 유순이다. 문의 담은 七겹이고,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이 또한 그와 같다.

선견성의 북쪽에는 제석천의 궁전이 있고 가로 세로는 각각 천 유순이다. 궁전의 담은 七겹이고,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이 또한 그와 같다. 선견성의 동쪽에 추삽이라는 동산숲이 있는데 가로 세로는 각각 천 유순이다. 동산숲의 담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이 또한 그와 같다. 추삽 동산 가운데에 두 개의 석타[돌벽]가 있고 하늘금[天金]으로 장식되어 있다. 첫째는 현(賢)이라 하고 둘째는 선현(善賢)이라 한다. 가로 세로는 각각 오십 유순이다. 그 석타는 유연하여 하늘옷과 같다. 선견성의 남쪽에 화락(畵樂)이라는 동산숲이 있는데 가로 세로는 각각 천 유순이다. 동산의 담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이 또한 그와 같다. 그 동산 안에는 두 개의 석타가 있어 七보로 되어 있다. 첫째는 주(晝)라 하고 둘째는 선주(善晝)라 한다. 각각 가로 세로는 각각 五十 유순이요. 그 석타는 유연하여 하늘옷과 같다.

선견성의 서쪽에 잡(雜)이라는 동산숲이 있는데 가로 세로는 각각 천 유순이다. 동산의 담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동산 안에는 두 개의 석타가 있어 첫째는 선견(善見)이라 하고 둘째는 순선견(順善見)이라 하는데 모두 하늘금[天金]과 七보로 장식 되어 있다. 석타의 각각 가로 세로는 각각 五十 유순이며 그 석타는 하늘 옷처럼 부드럽다. 선견성의 북쪽에 대희(大喜)라는 동산숲이 있는데 가로 세로는 각각 천 유순이다. 동산의 담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은 또한 그와 같다. 그 동산 안에는 두 개의 석타가 있어 첫째는 희(喜)라 하고 둘째는 대희(大喜)라 한다. 자거로 장식되어 있고 가로 세로는 각각 五十 유순이며 그 석타는 하늘 옷처럼 부드럽다. 그 추삽 동산과 화락 동산의 중간에 난타(難陀) 연못이 있어 가로 세로는 각각 백 유순이다. 그 물은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七겹의 보배 연못을 둘러는 섬돌로 삼았다. 난간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보배 그물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들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그 못의 사면(四面)에는 네 개의 사다리가 있어 난간을 두루 돌리고 사이사이에 七보를 두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또 그 못 속에는 파란색, 노란색, 붉은색, 흰색의 꽃이 있으며, 붉고 흰 잡색은 사이사이 섞여 있다. 꽃 한 개의 그늘은 一 유순이요 향기는 향기로워 一 유순에 풍긴다. 뿌리는 수레 바퀴통과 같으며 그 즙은 흘러나와 빛이 젖과 같이 희고 맛은 꿀과 같이 달다. 그 못의 四면에서도 또 동산숲이 있고, 그 잡 동산숲[雜園林]과 대희 동산숲[大喜園林] 사이에 나무가 있어 주도(晝度)라 이름한다. 둘레는 七 유순이요, 높이는 백 유순이요, 가지와 잎은 四방으로 퍼져 五十 유순이다. 나무 밖의 빈 정자는 가로 세로가 각각 백 유순이요, 궁전의 담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밖의 도리천의 궁전은 가로 세로가 각각 천 유순이다. 궁전의 담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모든 궁전은 가로 세로가 각각 구백 팔십 유순인 것도 있고 아주 작은 것도 백 유순이다. 궁전의 담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모든 작은 궁전은 가로 세로가 각각 백 유순이요, 구십 유순인 것과 팔십 유순인 것도 있으며 아주 작은 것도 십이 유순에 이른다. 궁전의 담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보배 난간, 七겹의 보배 그물, 七겹의 보배 가로수가 있고 둘레는 七보로 장식되어 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소리 맞추어 노래하는 것이 또한 그와 같다. 선견성의 북쪽에는 두 개의 층계길이 있어 제석의 궁전에 이르고, 선견성의 동쪽에도 두 개의 층계길이 있어 추삽 동산에 이른다. 다시 층계길이 있어 화락(畵樂) 동산에 이르고, 다시 층계길이 있어 잡(雜) 동산에 이른다. 다시 층계길이 있어 대희(大喜) 동산에 이르고, 다시 층계길이 있어 대희 연못에 이른다. 다시 층계길이 있어 주도나무에 이르고, 다시 층계길이 있어 三十 三천궁에 이른다. 다시 층계길이 있어 모든 천궁에 이르고, 다시 층계길이 있어 이라발 용왕의 궁전에 이른다.

만일 제석천왕이 추삽 동산에 나가 노닐고자 할 때에는 三十 三천의 신하를 생각한다. 삼십삼천의 신하들은 스스로 생각한다. ‘지금 제석천왕이 우리를 생각한다’고. 곧 스스로 장엄하고 보배수레를 타고 무수한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제석천 앞에 이르러 한쪽에 선다. 제석천왕은 다시 다른 모든 하늘을 생각한다. 모든 하늘은 스스로 생각한다. ‘지금 제석천왕은 우리를 생각한다’고. 곧 스스로 장엄하고 모든 하늘 무리들을 데리고 제석천왕 앞에 이르러 한쪽에 선다. 제석천왕은 다시 이라발 용왕을 생각한다. 이라발 용왕은 스스로 생각한다. ‘지금 제석천왕은 나를 생각한다’고. 용왕은 곧 스스로 몸을 변해 서른 세 개의 머리[三十三頭]를 낸다. 용왕의 머리에는 여섯 개의 큰 어금니[六牙]가 있고 어금니에는 일곱 목욕 못이 있으며, 목욕 못에는 일곱 송이의 연꽃이 있고, 연꽃에는 一백 잎이 있으며, 연꽃 잎에는 일곱 옥녀가 있어 음악에 맞춰 노래 부르며 춤을 춘다. 때에 저 용왕은 이 변화를 마친 뒤 제석 앞에 이르러 한쪽에 선다.

그 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은 온갖 보배로 꾸미고 영락(瓔珞)을 그 몸에 걸고 이라발 용왕의 맨 정수리 위에 앉는다. 그 다음에는 양쪽에 각각 十六 천왕이 있어 용왕의 정수리 위에 차례로 앉는다. 때에 제석천왕은 무수한 모든 하늘 권속에 둘러싸여 추삽 동산으로 간다. 자연의 바람이 있어 문을 불어 스스로 열고 자연의 바람이 있어 땅을 불어 깨끗하게 하며 자연의 바람이 있어 꽃을 불어 땅에 흩는다. 온갖 꽃은 쌓여 무릎까지 이른다. 때에 제석천왕은 현과 선현의 두 개의 석타 위에 마음대로 앉고 三十 三천왕도 각각 차례로 앉는다. 또 많은 하늘사람들이 있어 시종하지 못했기 때문에 저 동산[園]은 볼 수 있어도 동산에 들어가 오욕으로써 오락하지 못한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각각 본래 지은 업[本行]의 공덕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또 많은 하늘사람들이 있어 동산숲[圓林]은 볼 수 있어도 들어갈 수가 없고 五욕으로써 서로 오락할 수는 없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각각 본래 지은 업의 공덕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또 많은 하늘사람들이 있어 볼 수도 있고 들어갈 수도 있지만 五욕으로써 서로 오락할 수는 없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본래 지은 업의 공덕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또 많은 하늘사람들이 있어 볼 수도 있고 들어갈 수도 있으며 오욕으로써 오락할 수도 있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본래 지은 업의 공덕이 같기 때문이다. 동산 속에 놀면서 오욕로써 스스로 즐기기를 一일, 二일, 七일에 이르고 서로 오락하기를 마친 뒤 각각 자기 궁전으로 돌아간다. 저 제석천은 화락 동산[畵樂園], 잡 동산[雜園], 대희동산[大喜園]을 노닐 때에도 또한 이와 같다.

무슨 까닭으로 추삽 동산이라 이름하는가. 이 동산에 들어갈 때에는 몸이 추하고 깔깔해지기 때문이다. 무슨 까닭으로 이름하여 화락 동산이라 하는가. 이 동산에 들어갈 때에는 몸이 저절로 온갖 그림빛이 있어 그것으로 오락하기 때문이다. 무슨 까닭으로 이름하여 잡 동산[雜園]이라 하는가. 항상 한달에 八일, 十四일, 十五일에는 아수라의 여자를 제하고는 모든 채녀들과 모든 천자들이 한데 어울려 놀기 때문이다. 무슨 까닭으로 대희 동산이라 하는가. 이 동산에 들어가면 매우 즐겁게 논다. 그러므로 대희 동산이라 이름한다. 무슨 까닭으로 이름하여 선법당(善法堂)이라 하는가. 여기서는 묘한 법을 생각하고 청정한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선법당이라 한다. 무슨 까닭으로 이름하여 주도나무[晝度樹]라 하는가. 이 나무에는 신이 있어 이름을 만타(漫陀)라 하고 항상 춤과 노래로써 스스로 오락한다. 그러므로 주도라 한다. 또 저 나무의 가지는 사방으로 퍼져 꽃과 잎이 무성하기가 큰 보배구름과 같다. 그러므로 주도라 한다.

석제환인의 좌우에는 항상 十대 천자(天子)가 있어 따르며 호위한다. 어떤 것이 열인가. 첫째는 인타라(因陀羅), 둘째는 구이(瞿夷), 셋째는 비루(毗樓), 넷째는 비루바제(毗樓婆提), 다섯째는 타라(陀羅), 여섯째는 바라(婆羅), 일곱째는 기바(耆婆), 여덟째는 영혜누, 아홉째는 물라(物羅), 열째는 난두(難頭)이다. 석제환인은 큰 신력이 있고 위덕(威德)은 이와 같다.

염부제 사람들이 귀하게 생각하는 꽃이 있다. 물에 있는 꽃은 우발라꽃, 발두마꽃, 구물두꽃, 분다리꽃, 수건두꽃[須乾頭花]으로서 부드럽고 연하며 향기롭고 깨끗하다. 그 육지에 나는 꽃은 해탈꽃[解脫花], 첨복꽃, 바라타꽃[婆羅陀花], 수만주나꽃[須曼周那花], 바사꽃[婆師花], 동녀꽃[童女花]이다. 구야니(拘耶尼), 울단왈(鬱單曰), 불우체(弗于逮), 용궁(龍宮), 금시조궁(金翅鳥宮)에서 귀하게 여기는 물과 육지[水陸]의 모든 꽃도 또한 그와 같다. 아수라의 궁중에는 꽃이 난다. 우발라꽃[優鉢羅花], 발두마꽃[鉢頭摩花], 구물두꽃[拘物頭花], 분다리꽃[分陀利花]으로서 부드럽고 연하며 향기롭고 깨끗하다. 육지에 나는 꽃은 수호꽃[殊好花], 빈부꽃[頻浮花], 가가리꽃[伽伽利花], 큰 가가리꽃[大伽伽利花], 만다라꽃[曼陀羅花], 큰 만다라[大曼陀羅花]이다. 사천왕(四天王), 삼십삼천(三十三天), 염마천(閻摩天), 도솔천, 화자재천(化自在天),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서 귀하게 여기는 물과 육지의 모든 꽃도 또한 이와 같다.

하늘에는 열 가지 법(十法)이 있다. 어떤 것을 열 가지 법이라 하는가. 첫째는 날아가는 것이 한없는 숫자이고, 둘째는 날아오는 것이 한없는 수이다. 셋째는 가는 데 걸림이 없고, 넷째는 오는데 걸림이 없다. 다섯째는 하늘몸에는 피부, 뼈[骨體], 힘줄, 피와 살이 없고, 여섯째는 몸에 더러운 대소변이 없다. 일곱째는 몸에 지극한 피로가 없고, 여덟째는 천녀(天女)는 아이를 낳지 않는다. 아홉째는 하늘눈은 깜빡이지 않고, 열째는 몸은 마음대로 빛깔을 나타낸다. 푸른 빛을 좋아하면 푸른 빛을, 누른 빛을 좋아하면 누른 빛을, 붉은 빛을 좋아하면 붉은 빛을, 흰 빛을 좋아하면 흰 빛을 나타내는 등 온갖 빛깔을 마음대로 나타낸다. 이것이 모든 하늘의 열 가지 법이다. 사람에는 일곱 가지 색이 있다. 어떤 것을 일곱이라 하는가. 어떤 사람은 금빛, 어떤 사람은 불빛[火色]이다. 어떤 사람은 푸른 빛, 어떤 사람은 누른 빛, 어떤 사람은 붉은 빛, 어떤 사람은 검은 빛, 어떤 사람은 흰 빛이다. 모든 하늘의 아수라에도 일곱 가지 색이 있는 것이 이와 같다.

모든 비구여, 반딧불의 광명은 등불만 못하고 등불의 광명은 횃불만 못하다. 횃불의 광명은 불더미만 못하고, 불더미의 광명은 사천왕의 궁전, 성곽, 영락, 의복, 몸빛의 광명만 못하다. 사천왕의 궁전, 성곽, 영락, 의복, 몸빛의 광명은 三十 三천의 광명만 못하고, 三十 三천의 광명은 염마천의 광명만 못하다. 염마천의 광명은 도솔천의 광명만 못하고, 도솔천의 광명은 화자재천의 광명만 못하다. 화자재천의 광명은 타화자재천의 광명만 못하고, 타화자재천의 광명은 범천(梵天)의 궁전, 의복, 몸빛의 광명만 못하다. 범천의 궁전, 의복, 몸빛의 광명은 광음천(光音天)의 광명만 못하고, 광음천의 광명은 변정천(遍淨天)의 광명만 못하다. 변정천의 광명은 과실천(果實天)의 광명만 못하고, 과실천의 광명은 무상천(無想天)의 광명만 못하다. 무상천의 광명은 무조천(無造天)만 못하고, 무조천의 광명은 무열천(無熱天)만 못하고, 무열천의 광명은 선견천(善見天)만 못하고, 선견천의 광명은 대선견천(大善見天)만 못하다. 대선견천의 광명은 색구경천(色究竟天)만 못하고, 색구경천의 광명은 지자재천(地自在天)만 못하고, 지자재천의 광명은 부처님의 광명만 못하다. 반딧불의 광명에서 부처님의 광명에 이르기까지 거기에 모인 광명도 괴로움에 관한 진리[苦諦]의 광명만 못하고, 괴로움의 모임에 관한 진리[集諦]의 광명, 괴로움이 멸하는 것에 관한 진리[滅諦]의 광명, 괴로움이 멸하는 길에 관한 진리[道諦]의 광명만 못하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이여, 광명을 찾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괴로움의 진리, 괴로움의 모임, 괴로움의 멸함, 괴로움이 멸하는 길의 진리의 광명을 구해야 하고 마땅히 이렇게 수행해야 한다.

염부제 사람은 남녀가 서로 만나 몸과 몸이 서로 접촉하여 음양을 이룬다. 구야니, 불우체, 울단왈 사람도 또한 몸과 몸이 서로 접촉하여 음양을 이룬다. 용과 가루라도 또한 몸과 몸이 서로 접촉하여 음양을 이룬다. 아수라는 몸과 몸이 서로 가까이하여 기운으로써 음양을 이룬다. 사천왕과 도리천도 또한 그와 같다. 염마천은 서로 가까이함으로써 음양을 이룬다. 도솔천은 손을 잡음으로써 음양을 이룬다. 화자재천은 오랫동안 바라봄으로써 음양을 이룬다. 타화자재천은 잠깐 바라봄으로써 음양을 이룬다. 그 이상의 모든 하늘에는 음욕이 없다.

만일 중생이 있어 몸으로 악(惡)을 행하고, 입으로 악을 말하며, 의지로 악을 생각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지옥에 떨어져, 이 후식[後識:죽기 전의 의식(意識)]을 멸하고 지옥의 초식[初識:죽은 후의 의식(意識)]이 생길 것이다. 식별[識]로 말미암아 이름과 색[名色]이 있고 이름과 색[名色]으로 말미암아 여섯 감각기관[육근(六根):눈, 귀, 코, 혀, 몸, 의지. 六入]이 있다. 혹 어떤 중생은 몸으로 악을 행하고, 입으로 악을 말하며, 의지로 악을 생각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축생 중에 떨어져, 이 후식은 멸하고 축생의 초식이 생길 것이다. 식별로 말미암아 이름과 색이 있고 이름과 색으로 말미암아 여섯 감각기관이 있다. 혹 어떤 중생은 몸으로 악을 행하고, 입으로 악을 말하며, 의지로 악을 생각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아귀 가운데 떨어져, 이 후식은 멸하고 아귀의 초식이 생길 것이다. 식별로 말미암아 이름과 색이 있고 이름과 색으로 말미암아 여섯 감각기관이 있다. 혹 어떤 중생은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말하며, 의지로 선을 생각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사람 가운데 태어나, 이 후식은 멸하고 사람의 초식이 생길 것이다. 식별로 말미암마 이름과 색이 있고 이름과 색으로 말미암아 여섯 감각기관이 있다. 혹 어떤 중생은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말하며, 의지로 선을 생각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사천왕천에 태어나, 이 후식은 멸하고 사천왕천의 초식이 생길 것이다. 식별로 말미암아 이름과 색이 있고 이름과 색으로 말미암아 여섯 감각기관이 있다.

저 하늘이 처음 태어날 때는 이 인간의 한두살 난 아이와 같아서 자연히 화현(化現)하여 하늘의 무릎 위에 앉는다. 저 하늘은 ‘이것은 내 아들이다’라고 말한다. 행(行)의 과보를 말미암기 때문에 자연히 지혜가 생긴다. 곧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는 무슨 행으로 말미암아 이제 여기 났는가’한다. 곧 다시 생각한다. ‘나는 옛날 인간에 있으면서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말하며 의지로 선을 생각했다. 이 행으로 말미암아 이제 천상에 날 수 있었다. 내가 만일 여기서 목숨을 마친 뒤 다시 인간에 태어난다면 마땅히 몸과 입과 의지를 깨끗이하고 몇 배나 더 정근하여 모든 착한 행을 닦으리라’고.

아이는 태어난지 오래지 않았지만 문득 스스로 배고픔을 느낀다. 그러면 그 아이 앞에 자연히 보배 그릇이 있어 하늘의 백미(百味)와 자연의 깨끗한 음식이 담긴다. 복이 많으면 밥빛이 희고, 복이 중간이면 밥빛이 푸르고, 복이 적으면 밥빛은 붉다. 그 아이는 손으로 밥을 쥐어 입 안에 넣는다. 먹으면 자연히 소화되는 것이 마치 우유죽[타락]을 불에 던지는 것과 같다. 그 아이가 먹기를 마치고 이내 스스로 목마름을 느끼면 자연히 보배 그릇이 있어 감로수가 담긴다. 복이 많으면 감로수빛은 희고, 복이 중간이면 감로수빛은 푸르고, 복이 적으면 감로수빛은 붉다. 그 아이가 그 감로수를 마시면 감로수가 저절로 소화되는 것이 타락을 불에 던지는 것과 같다. 아이가 다 마시고 나면 몸은 크게 자라 저 다른 하늘과 같이 된다. 그는 곧 목욕 못에 들어가 온 몸을 씻으면서 스스로 오락한다. 스스로 오락하기를 끝마치고 목욕 못에서 나와 그는 향나무 밑으로 간다. 향나무는 몸을 굽히고 그는 손으로 온갖 향을 취해 자기 몸에 바른다. 그가 다시 솜옷나무[劫貝樹:ka-ppasa<무명, 면포(綿布)> 나무]로 가면 나무는 몸을 굽히고, 그는 온갖 옷을 취해 몸에 입는다. 다시 장엄나무로 가면 나무는 몸을 굽히고, 그는 온갖 장엄을 취해 그 몸을 장식한다. 다시 만[머리 장식품]나무로 가면 나무는 몸을 굽히고, 그는 만을 취해 머리에 꽂는다. 또 그릇나무로 가면 나무는 몸을 굽히고, 그는 곧 보배그릇을 가진다. 다시 과실나무로 가면 나무는 몸을 굽히고, 그는 자연의 열매를 취한다. 혹은 먹고 혹은 머금으며 혹은 즙을 걸러 마신다. 다시 악기나무로 가면 나무는 몸을 굽히고, 그는 하늘의 악기를 취하여 맑고 묘한 소리에 맞추어 노래한다. 모든 동산으로 향하면 그는 무수한 천녀(天女)를 본다. 온갖 악기로 노래하며 서로 마주보고 말을 건네고 웃는다. 그 하늘은 그것을 보고 드디어 물들어 집착[染着]하는 마음을 내어 동쪽을 보면 서쪽을 잊고 서쪽을 보면 동쪽을 잊는다. 그는 그의 처음 났을 때는 스스로 알고 스스로 생각했다. ‘나는 무슨 행으로 말미암아 지금 여기 태어날 수 있었던가’라고. 그러나 노는 것을 바라보고 채녀들이 시중을 드는 가운데 그는 어느새 이 생각을 모두 잊어버리고 만다.

만일 어떤 중생이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말하며 의지로 선을 생각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도리천에 태어나. 이 후식(後識)은 멸하고 저 도리천의 초식(初識)이 생길 것이다. 식별로 말미암아 이름과 색이 있고 이름과 색으로 말미암아 여섯 감각기관이 있다. 저 하늘이 처음 태어날 때는 염부제의 두세살 난 아이와 같아서 자연히 화현하여 하늘의 무릎 위에 있다. 저 하늘은 곧 말한다. ‘이것은 내 아들, 이것은 내 딸이다’라고. 그 다음은 또한 위와 같다. 혹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의지가 선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염마천에 날 것이다. 그 하늘이 처음 태어날 때는 염부제의 서너살 난 아이와 같다. 혹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의지가 선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도솔천에 날 것이다. 그 하늘이 처음 태어날 때는 이 세간의 네다섯살 난 아이와 같다. 혹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의지가 선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화자재천에 날 것이다. 그 하늘이 처음 태어날 때는 이 세간의 대여섯살 난 아이와 같다. 혹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의지가 선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타화자재천에 날 것이다. 그 하늘이 처음 태어날 때는 이 세간의 예닐곱살 난 아이와 같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15일 안에 세 번 재계(齋戒)를 지켜야 한다. 어떤 것이 셋인가. 매달의 팔일재(八日齋), 십사일재(十四日齋), 십오일재(十五日齋)다. 이것을 삼재(三齋)라 한다.

무슨 까닭으로 그 달의 八일에 재계(齋戒)를 지켜야 하는가. 항상 그 달의 八일에 四천왕은 신하에게 말한다. ‘너희들은 세간에 다니면서 모든 중생을 살펴보라. 부모에게 효순하고 사문, 바라문을 공경하여 따르며 웃어른을 높이 섬기고 재계를 지키고, 보시하여 모든 궁핍한 자를 구제하는 사람이 있는가를 알아 보라’고.

그 때 신하는 왕의 명령을 받고 두루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부모에게 효순하고 사문, 바라문을 공경하여 따르며 웃어른을 높이 섬기고 재계(齋戒)를 지키며 궁핍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사람이 있는가를 두루 관찰하였다. 그리고 모든 세간에는 부모에게 불효하고 스승을 공경하지 않으며 재계를 닦지 않고 궁핍한 자를 구제하지 않는 자들이 있음을 보고 돌아와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세간에는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을 공경하여 섬기며 재계를 깨끗이 닦고 모든 궁핍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가 아주 적습니다. 아주 적습니다.’ 그때에 四천왕은 그 말을 듣고 걱정 근심이 가득차 불쾌한 마음으로 대답했다. ‘아아, 그렇구나. 세상 사람은 악이 많아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스승을 섬기지 않으며 재계를 닦지 않고 궁핍한 사람에게 베풀지 않아 모든 하늘 무리는 줄어들고 아수라 무리만 늘어나는구나’고. 만일 신하가 세간에서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을 공경하여 모시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가 있는 것을 보고 곧 돌아와 四천왕에게 아뢰기를 ‘세간에는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을 공경하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모든 궁핍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가 있습니다.’라고 하였다면 四천왕은 곧 매우 기뻐하며 큰 소리로 말했을 것이다. ‘좋구나. 나는 착한 말을 들었구나. 세간에 만일 능히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을 공경하여 모시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가 있다면 모든 하늘 무리들은 늘어날 것이요 아수라의 무리들은 줄어들 것이다’라고. 그러므로 八일 재계를 지키는 것이다.

무슨 까닭으로 十四일에 재계(齋戒)를 지켜야 하는가. 十四일의 재계(齋戒)를 지킬 때에는 四천왕은 태자에게 명령했다. ‘너는 마땅히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모든 중생을 관찰하라.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가 있나 없나를 알아보라’고. 태자는 왕의 가르침을 받고 곧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모든 중생을 관찰했다. 그래서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높이 섬기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가 있는가를 두루 관찰해 마쳤다. 그러나 모든 세간에는 부모에게 불효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지 않으며 재계를 닦지않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지 않는 자가 있는 것을 보고 돌아와 왕에게 아뢰었다.

‘천왕이여, 세간에는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여 따르며 재계를 깨끗이 닦고 모든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는 자는 아주 적습니다. 아주 적습니다’고. 그 때 四천왕은 그 말을 듣고 걱정 근심이 가득차 불쾌한 기분으로 말했다. ‘아아 이렇구나. 세상 사람은 악이 많아 부모에게 불효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섬기지 않으며 재계를 닦지 않고 가난한 사람을 구하지 않는구나. 모든 하늘 무리는 줄어들 것이요 아수라의 무리는 늘어날 것이다’고. 태자가 만일 세간에서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여 모시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시하는 사람을 보았다면 돌아와 왕에게 아뢸 것이다. ‘천왕이여, 세간 사람에는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여 따르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모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가 있습니다’고. 四천왕은 그 말을 듣고 곧 매우 기뻐하여 외칠 것이다. ‘좋구나, 나는 착한 말을 들었다. 세간에 능히 부모를 효도로 섬기고 스승과 웃어른을 높여 공경하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 있다면 모든 하늘 무리는 늘어날 것이요 아수라의 무리는 줄어들 것이다’라고. 그러므로 十四일에 재계(齋戒)를 지키는 것이다.

무슨 까닭으로 十五일에 재계(齋戒)를 지켜야 하는가. 十五일의 재계(齋戒)를 지킬 때에는 四천왕은 몸소 내려와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모든 중생을 관찰한다. ‘세간에는 혹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여 모시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가 있는가’라고. 그가 세간 사람들을 보니 대부분 부모에게 불효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섬기지 않으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지 않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지 않았다. 그 때 사천왕은 선법당(善法堂)에 나아가 제석천왕에게 사뢰었다. ‘대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세간 중생의 대부분은 부모에게 불효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지 않으며 재계를 닦지 않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지 않습니다’고. 제석천과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이 말을 듣고 걱정과 근심이 가득차 불쾌한 마음으로 말했다. ‘아아, 그렇구나. 세상 사람은 악이 많아 부모에게 불효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지 않으며 재계를 닦지 않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지 않는구나. 모든 하늘 무리는 줄어들고 아수라의 무리는 늘어날 것이다’라고. 四천왕이 만일 세간에서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여 모시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았다면 돌아와 선법당에 나아가 제석천왕에게 아뢰었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 중에는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여 모시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고. 제석천과 도리천의 모든 하늘은 이 말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해 외칠 것이다. ‘좋구나, 세간에 능히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여 모시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사람이 있으면 모든 하늘 무리는 늘어날 것이요, 아수라 무리는 줄어들 것이다’라고. 그러므로 재계(齋戒)를 지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十五일에 삼재[三齋:15일에 세 번 재계를 지내는 것이므로 한 달에는 6번이 된다. 8일, 14일, 15일, 23일, 29일, 30일]가 있다.”

그 때에 제석천왕은 모든 하늘로 하여금 몇 배나 기쁜 마음을 내게 하기 위하여 곧 게송으로써 말하였다.

 

항상 그 달의 八일

十四, 十五일에

가르침을 받고 재계를 닦으면

그 사람은 나와 같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제석천왕은 그 게송을 말하지마는 그것은 잘 받은 것도 아니요, 잘 말한 것도 아니다. 나는 옳지 않다고 한다. 무슨 까닭인가. 저 제석천에게는 음욕을 내는 마음[淫心]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아직 다하지 않았고 아직 태어남, 병듦, 늙음, 죽음과 근심, 슬픔, 괴로움, 번뇌를 벗어나지 못했다. 나는 말한다. ‘그 사람은 아직 괴로움의 근본을 여의지 못했다’고.

만일 우리 비구로서 번뇌를 다한 아라한이 되어 할 일을 이미 다해 마치고 무거운 짐을 버렸으며 스스로 자기의 이익을 거두고 모든 존재의 번뇌를 다해서 평등하게 해탈했다면 이러한 비구야말로 마땅히 그런 게송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그 달의 八일

十四, 十五일에

가르침을 받고 재계를 닦으면

그 사람은 나와 같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비구가 이 게송을 말했다면 그야말로 잘 받았다고 이름할 것이요, 잘 말했다고 이름할 것이며, 내가 인가해야 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그 비구들은 음욕을 내는 마음[淫心]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이미 다 했고 태어남, 병듦, 늙음, 죽음과 근심, 슬픔, 괴로움, 번뇌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나는 말한다. ‘그 사람은 괴로움의 근본을 이미 여의었다’고.”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사람이 살고 있는 집에는 다 귀신이 있어 빈 곳은 없다. 모든 큰 길, 작은 길, 뒷 골목, 사거리와 백정의 장터 및 묘지에는 다 귀신이 있어 빈 곳은 없다. 무릇 모든 귀신은 다 그 의지하는 곳을 따라 곧 이름을 삼는다. 사람을 의지하면 사람을 이름으로 하고, 마을을 의지하면 마을을 이름으로 하며, 성을 의지하면 성을 이름으로 하고, 나라를 의지하면 나라를 이름으로 하며, 흙을 의지하면 흙을 이름으로 하고, 산을 의지하면 산을 이름으로 하며, 강을 의지하며 강을 이름으로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수목(樹木)과 아주 작은 수레바퀴의 굴대[수레 바퀴의 한 가운데 구멍에 끼는 긴 나무 또는 쇠]에도 다 귀신이 의지해 있어 빈 곳은 없다. 모든 남자나 여자가 처음 날 때에도 다 귀신이 있어 따라 다니면서 옹호한다. 만일 그가 죽으려고 할 때에는 그를 수호하던 귀신이 그의 정기를 취하면 그 사람은 곧 죽는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외도 범지(外道梵志)가 있어 ‘여러분, 만일 모든 남녀가 처음 날 때에 다 귀신이 있어 따르면서 수호하고 그가 죽으려고 할 때에는 그를 수호하는 귀신이 그의 정기를 취하여 그 사람이 곧 죽는다면, 현재 사람은 무슨 까닭으로 귀신 때문에 장애를 받는 사람도 있고 귀신 때문에 장애를 받지 않는 사람도 있는가’하고 묻는다면 너희들은 마땅히 그에게 이렇게 대답하라. ‘세상 사람은 법답지 않은 행을 한다. 올바르지 못한 생각으로 마음이 뒤집혀 십악업을 짓는다. 이러한 무리들은 백이나 천에 한 귀신의 수호가 있을 뿐이다. 비유하면 소나 염소 백마리나 천 마리에 한 사람의 목자가 있는 것과 같이 법답지 않은 행을 하고 올바르지 못한 생각으로 마음이 뒤집혀 十악업을 짓는 그러한 무리들은 그 중에서 백이나 천에 한 신의 수호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만일 어떤 사람이 선법을 수행하고 올바르게 보고 믿음을 가져 十선업을 갖추면 그러한 사람에게는 백천의 신의 수호가 있다. 비유하면 국왕이나 국왕의 대신에게는 백천 사람이 있어 한 사람을 호위하는 것과 같이, 선법을 수행하고 십선업을 갖춘 그러한 사람에게는 백천의 신의 수호가 있다. 이 인연으로써 세상 사람은 귀신 때문에 장애를 받는 자도 있고 귀신 때문에 장애를 받지 않는 자도 있다’고.”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염부제 사람은 세 가지 면에서 구야니 사람보다 훌륭하다. 어떤 것을 三이라 하는가. 첫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해 능히 업(業)을 일으키는 것이다. 둘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하고 범행을 부지런히 닦는 것이다. 셋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하고 부처님이 그 땅에 나시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면에서 구야니보다 낫다. 구야니 사람은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낫다. 어떤 것을 三이라 하는가. 첫째는 소가 많다. 둘째는 염소가 많다. 셋째는 주옥이 많다. 이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낫다. 염부제는 세 가지 면에서 불우체보다 낫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첫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해 능히 업을 일으키는 것이다. 둘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하고 능히 범행을 닦는다. 셋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하고 부처님이 그 땅에 나신다. 이 세 가지 면에서 불우체보다 낫다. 불우체는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낫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첫째는 그 토지가 아주 넓다. 둘째는 그 땅이 아주 크다. 셋째는 그 땅이 아주 묘하다. 이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낫다.

염부제는 세 가지 면에서 울단왈보다 낫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첫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해 능히 업을 일으키는 것이다. 둘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하고 범행을 닦는다. 셋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하고 부처님이 그 땅에 나신다. 이 세 가지 면에서 울단왈보다 낫다. 울단왈은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낫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첫째는 얽매이는 곳이 없다. 둘째는 나의 소유라는 것이 없다. 셋째는 수명이 천세로 정해져 있다. 이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낫다. 염부제 사람은 또한 위의 세 가지 면에서 아귀취(餓鬼趣)보다 낫다. 그러나 아귀취는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낫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첫째는 수명이 길다. 둘째는 몸이 크다. 셋째는 남이 지은 것을 자기가 받는다. 이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낫다. 염부제 사람에게는 또한 위의 세 가지 면에서 용, 금시조보다 나으며, 용, 금시조도 또한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낫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첫째는 수명이 길다. 둘째는 몸이 크다. 셋째는 궁전이 장엄하다. 이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낫다. 염부제는 위의 세 가지 면에서 아수라보다 낫다. 아수라도 또한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낫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첫째는 궁전이 높고 넓은 것이다. 둘째는 궁전이 장엄한 것이다. 셋째는 궁전이 청정한 것이다. 이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낫다. 염부제 사람은 위의 세 가지 면에서 사천왕보다 낫다. 사천왕도 또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낫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첫째는 수명이 길다. 둘째는 단정하다. 셋째는 즐거움이 많다. 이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낫다. 염부제 사람은 또 위의 세 가지가 도리천, 염마천, 도솔천, 화자재천, 타화자재천보다 낫다. 그리고 이 모든 하늘도 또한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낫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첫째는 수명이 길다. 둘째는 단정하다. 셋째는 즐거움이 많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욕계(欲界)의 중생에는 열두 종류[十二種]가 있다. 어떤 것이 열둘인가. 첫째는 지옥, 둘째는 축생, 셋째는 아귀, 넷째는 사람, 다섯째는 아수라, 여섯째는 사천왕, 일곱째는 도리천, 여덟째는 염마천, 아홉째는 도솔천, 열째는 화자재천, 열한째는 타화자재천, 열둘째는 마천(魔天)이다.

색계(色界)의 중생에는 스물두 종류가 있다. 어떤 것이 스물둘인가. 첫째는 범신천(梵身天), 둘째는 범보천(梵輔天), 셋째는 범중천(梵衆天), 넷째는 대범천(大梵天), 다섯째는 광천(光天), 여섯째는 소광천(小光天), 일곱째는 무량광천(無量光天), 여덟째는 광음천(光音天), 아홉째는 정천(淨天), 열째는 소정천(小淨天), 열한째는 무량정천(無量淨天), 열두째는 변정천(遍淨天), 열셋째는 엄식천(嚴飾天), 열넷째는 소엄식천(小嚴飾天), 열다섯째는 무량엄식천(無量嚴飾天), 열여섯째는 엄식과실천(嚴飾果實天), 열일곱째는 무상천(無想天), 열여덟째는 무조천(無造天), 열아홉째는 무열천(無熱天), 스물째는 선견천(善見天), 스물한째는 대선견천(大善見天), 스물둘째는 아가니타천(阿迦尼陀天)이다.[색계(色界)는 보통 18천으로 이야기 된다. 범중천, 범보천, 대범천(이상 초선천), 소광천, 무량광천, 광음천(이상 2선천), 소정천, 무량정천, 변정천(이상 3선천), 무운천, 복생천, 광과천, 무상천, 무번천, 무열천, 선견천, 선현천, 색구경천(이상 4선천)]

무색계의 중생에는 네 종류가 있다. 어떤 것을 넷이라 하는가. 첫째는 공무변처천(空無邊處天), 둘째는 식무변처천(識無邊處天), 셋째는 무소유처천(無所有處天), 넷째는 비상비비상처천(非想非非想處天)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종류의 천신(天神)이 있다. 어떤 것이 넷인가. 첫째는 땅신[地神], 둘째는 물신[水神], 셋째는 바람신[風神], 넷째는 불신[火神]이다. 옛날 땅신은 잘못된 소견을 내어 ‘땅 속에는 물과 불과 바람이 없다’라고 말했다. 때에 나는 이 땅신이 생각하는 바를 알고 곧 가서 ‘너는 생각해 말하기를 땅속에는 물과 불과 바람이 없다 하였는가’하고 물었다. 땅신은 대답했다. ‘땅 속에는 진실로 물과 불과 바람이 없습니다.’ 나는 그때에 말했다. ‘너는 그런 생각을 내어 땅 속에는 물과 불과 바람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땅 속에는 물과 불과 바람이 있다. 다만 땅의 요소[地大]가 많기 때문에 땅의 요소라는 이름을 얻었을 뿐이다’라고.”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때에 저 땅신을 위해 차례로 설법하여 그의 잘못된 소견을 없애 주고 가르쳐 보여 그를 이익되고 기쁘게 하기를 보시론[施論], 계율론[戒論], 생천론[生天之論]으로써 하였다. 욕심은 깨끗한 것이 아니고, 심한 번뇌[上漏]이고 근심이며, 출요(出要)는 가장 높은 것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또한 청정한 범행을 자세히 설명하여 열어 보였다. 나는 그때에 그의 마음이 깨끗해지고 부드러워지며 기뻐하고 오온으로 인한 번뇌[陰蓋(음개):음(陰)은 몸을 이루는 근간, 개(蓋)는 덮개로써 번뇌를 말한다]가 없어져 교화하기 쉬움을 알았다. 모든 부처님의 항상된 고성제(苦聖諦), 고집제(苦集諦), 고멸제(苦滅諦), 고출요제(苦出要諦)를 자세히 설명해 열어 보였다. 그때에 땅신은 그 자리에서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의 눈[法眼]이 깨끗해졌다. 비유하면 맑고 깨끗한 흰 옷이 물들기 쉬운 것과 같이 믿는 마음이 청정하여 드디어 법의 눈을 얻고 의심이 없어져 결정코 과(果)를 얻었다[사제의 법을 닦아 반드시 사문사과(沙門四果)인 수다원과, 사다함과, 아나함과, 아라한과를 성취함을 말한다]. 그래서 악도[惡道: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다른 길로 향하지 않으며 두려움 없는 경지를 성취하였다. 그는 내게 여쭈었다. ‘저는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하나이다.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행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저로 하여금 바른 법[正法] 가운데서 우바이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라고.”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물신[水神]은 잘못된 소견을 내어 말했다. ‘물 가운데는 땅과 불과 바람이 없다.’ 그 때 땅신[地神]은 저 물신의 마음에 이런 소견이 생긴 줄을 알고 물신에게 가서 말했다. ‘너는 참으로 그런 소견을 내어 물 가운데는 땅과 불과 바람이 없다고 말했는가.’ 그는 대답했다. ‘진실로 그렇다.’ 땅신은 말했다. ‘너는 그런 소견을 일으켜 물 가운데는 땅과 불과 바람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물 가운데는 땅과 불과 바람이 있다. 다만 물의 요소가 많기 때문에 물의 요소라는 이름을 얻었을 뿐이다.’ 때에 땅신은 곧 그를 위해 설법해 그의 잘못된 소견을 덜어주고 가르쳐 보여 그를 이익되고 기쁘게 하기를 보시론[施論], 계율론[戒論], 생천론[生天之論]으로써 하였다. 욕심은 깨끗한 것이 아니고, 심한 번뇌[上漏]이고, 근심이며, 출요(出要)는 가장 높은 것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또한 청정한 범행을 자세히 설명하여 열어 보였다. 땅신은 그 때 그의 마음이 깨끗해지고 부드러워지며 기뻐하고 오온으로 인한 번뇌[陰蓋]가 없어져 교화하기 쉬움을 알았다. 모든 부처님의 항상된 법인 고성제, 고집제, 고멸제, 고출요제를 자세히 설명해 열어 보였다. 때에 그 물신은 곧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여 법의 눈이 깨끗해졌다. 비유하면 맑고 깨끗한 흰 옷이 물들기 쉬운 것과 같이 믿는 마음이 청정하여 드디어 법의 눈을 얻고 의심이 없어져 결정코 과(果)를 얻었다. 그래서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다른 길로 향하지 않았으며 두려움 없는 경지를 성취하여 땅신에게 사뢰었다. ‘나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 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합니다.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행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저로 하여금 바른 법 가운데서 우바이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라고.”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불신[火神]은 잘못된 소견을 내어 불 가운데에는 땅과 물과 바람이 없다'고 말했다. 때에 땅신과 물신은 저 불신의 마음에 이런 소견이 생긴 줄을 알고 함께 불신에게 가서 ‘너는 참으로 그런 소견을 일으켰는가’하고 말했다. 그는 대답했다. ‘진실로 그렇다.’ 땅신과 물신은 말했다. ‘너는 그런 소견을 내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불 가운데에는 땅과 물과 바람이 있다. 다만 불의 요소가 많기 때문에 불의 요소[火大]라는 이름을 얻었을 뿐이다.’ 때에 두 신은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그 잘못된 소견을 덜어주고 가르쳐 보이고 이익되고 기쁘게 하기를 보시론[施論], 계율론[戒論], 생천론[生天之論]으로써 하였다. 욕심은 깨끗한 것이 아니고, 심한 번뇌[上漏]이고 근심이며, 출요(出要)는 가장 높은 것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또한 청정한 범행을 자세히 설명하여 열어 보였다. 두 신은 그때에 불신의 마음이 깨끗해지고 부드러워지며 기뻐하고 오온으로 인한 번뇌[陰蓋]가 없어져 교화하기 쉬움을 알았다. 모든 부처님의 항상된 법인 고성제, 고집제, 고멸제, 고출요제를 자세히 설명해 열어 보였다. 때에 그 불신은 곧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위어 법의 눈이 깨끗해졌다. 마치 정결한 흰 옷이 물들기 쉬운 것과 같이 그도 또한 그와 같아서 신심이 청정하여 드디어 법의 눈을 얻고 의심이 없어져 결정코 과(果)를 얻었다.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다른 길[餘道]로 향하지 않으며 두려움 없는 경지를 성취하여 두 신에게 사뢰었다. ‘이제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합니다.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행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저로 하여금 바른 법 가운데서 우바이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라고.”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바람신[風神]은 잘못된 소견을 내어 ‘바람 가운데에는 땅과 물과 불이 없다’고 말했다. 땅, 물, 불의 신은 저 바람신이 잘못된 소견을 낸 줄을 알고 그에게 가서 말했다. ‘너는 참으로 그런 소견을 내었는가.’ 그는 대답했다. ‘진실로 그렇다.’ 땅신과 물신과 불신은 말했다. ‘너는 그런 소견을 내지말라. 무슨 까닭인가. 바람 가운데에는 땅과 물과 불이 있다. 다만 바람의 요소[風大]가 많기 때문에 바람의 요소라는 이름을 얻었을 뿐이다.’ 때에 세 신은 곧 그를 위하여 설법하여 그의 잘못된 소견을 덜어 주고 가르쳐 보이고 이익되고 기쁘게 하기를 보시론[施論], 계율론[戒論], 생천론[生天之論]으로써 하였다. 욕심은 깨끗한 것이 아니고, 심한 번뇌[上漏]이고 근심이며, 출요(出要)가 가장 높은 것이라 하여 청정한 범행을 자세히 설명하여 열어 보였다. 세 신은 그때에 그의 마음이 깨끗해지고 부드러워지며 기뻐하고 오온으로 인한 번뇌[陰蓋]가 없어져 교화하기 쉬움을 알았다. 모든 부처님의 항상된 법인 고성제, 고집제, 고멸제, 고출요제를 자세히 설명해 열어 보였다. 때에 바람신은 곧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여 법의 눈이 깨끗해졌다. 비유하면 정결한 흰 옷이 물들기 쉬운 것과 같이 그도 또한 그와 같아서 신심이 청정하여 법의 눈을 얻고 의심이 없어 결정코 과(果)를 얻었다.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다른 길로 향하지 않으며 두려움 없는 경지를 성취하여 세 신에게 사뢰었다. ‘나는 이제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합니다. 목숨을 마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행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원컨대 저로 하여금 바른 법 가운데에서 우바이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마음이 모든 중생들을 사랑하여 방해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구름에 네 종류가 있다. 첫째는 흰 빛이요, 둘째는 검은 빛이며, 셋째는 빨간 빛이요, 넷째는 붉은 빛이다. 그 흰 빛은 땅의 요소[地大]가 치우쳐 많은 것이요, 그 검은 빛은 물의 요소[水大]가 치우쳐 많은 것이며, 빨간 빛은 불의 요소[火大]가 치우쳐 많은 것이요, 붉은 빛은 바람의 요소[風大]가 치우쳐 많은 것이다. 구름은 땅에서 혹 십리 이십리 삼십리 사십리 내지 사천리까지 떨어져 있다. 겁의 처음과 끝날 때에 구름이 올라가 광음천(光音天)에 이르는 것은 제외한다.

번개에 네 종류가 있다. 어떤 것이 넷인가. 동방의 번개를 신광(身光)이라 하고, 남방의 번개를 난훼(難毁)라 하며, 서방의 번개는 유염(流焰)이라 하고, 북방의 번개는 정명(定明)이라 한다. 어떤 인연으로 허공의 구름 가운데 이런 전광(電光)이 있는가. 어떤 때에는 신광이 난훼와 서로 부딪치고, 어떤 때에는 신광이 유념과 서로 부딪치며, 어떤 때에는 신광이 정명과 서로 부딪친다. 어떤 때에는 난훼가 유염과 서로 부딪치고, 어떤 때에는 난훼가 정명과 서로 부딪치며, 어떤 때에는 유염이 정명과 서로 부딪친다. 이런 인연으로 허공의 구름 속에서 전광이 일어난다. 또 어떤 인연으로 허공의 구름 속에 우뢰소리[雷聲]가 일어나는가. 허공 중에서 어떤 때에는 땅의 요소[地大]는 물의 요소[水大]와 서로 부딪치고, 어떤 때에는 땅의 요소는 불의 요소[火大]와 서로 부딪치며, 어떤 때에는 땅의 요소는 바람의 요소[風大]와 서로 부딪친다. 어떤 때에는 물의 요소는 불의 요소와 서로 부딪치고 어떤 때에는 물의 요소는 바람의 요소와 서로 부딪친다. 이런 인연으로 허공 구름 속에서 우뢰소리가 일어난다.

점쟁이는 비가 올 것이라고 점치지마는 다섯 가지 인연이 있어 비가 오는 것을 방해하므로 점쟁이들은 미혹하게 된다. 어떤 것이 다섯인가. 첫째는 구름 속에 우뢰와 번개가 있을 때 반드시 비가 오리라고 점치지마는 불의 요소가 많기 때문에 구름을 불살라 비가 오지 않는다. 이것이 점쟁이가 미혹하게 되는 첫번째 인연이다. 둘째는 구름 속에 우뢰와 번개가 있을 때 반드시 비가 오리라고 점치지마는 큰 바람이 일어나 구름을 불어 사방으로 흩어 여러 산 속으로 들어가게 하여 비가 오지 않는다. 이것이 점쟁이가 미혹하게 되는 두번째 인연이다. 셋째는 구름 속에 우뢰와 번개가 있을 때 반드시 비가 오리라고 점치지마는 때에 큰 아수라가 있어 뜬 구름을 큰 바다 가운데 가두어 비가 오지 않는다. 이것이 점쟁이가 미혹하게 되는 세번째 인연이다. 넷째는 구름 속에 우뢰와 번개가 있을 때 반드리 비가 오리라 점치지마는 운사(雲師)와 우사(雨師)가 방일하고 음란하여 마침내 비를 내리지 않는다. 이것이 점쟁이가 미혹하게 되는 네번째 인연이다. 다섯째는 구름 속에 우뢰와 번개가 있을 때 반드시 비가 오리라 점치지마는 세간의 무리들이 법답지 않고 방일(放逸)하여 부정(不淨)한 행을 행하고 간탐하고 질투하며 소견이 거꾸로 되었기 때문에 하늘은 비를 내리지 않는다. 이것이 점쟁이가 미혹하게 되는 다섯번째 인연이다. 이 다섯 가지 인연 때문에 점쟁이는 비를 점치지마는 확실히 알지 못하는 것이다.”

 

삼재품(三災品) 제 九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四사(事)가 있다. 장구(長久)하기 무량 무한하여 일월과 세수(歲數)로써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어떤 것을 四라 하느냐. 一은 세간의 재앙이 점점 일어나 이 세간이 무너지려 할 때 그 중간은 장구하기 무량 무한하여 일월과 세수로써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二는 이 세간이 다 무너진 뒤에 그 중간은 텅 비어 세간이 없고 장구하고 멀고멀어, 일월과 세수로써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三은 천지가 처음으로 일어나 성립되려 할 때 그 중간은 장구하여 일월과 세수로써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四는 천지가 이미 성립되어 오랫동안 머물러 무너지지 않는 것이 일월과 세수로써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을 四사라 하는데 장구하기 무량 무한하여 일월과 세수로써 헤아릴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부처님은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는 三재(災)가 있다. 어떤 것을 三이라 하는가. 一은 화재요, 二는 수재요, 三은 풍재다. 三재에는 세 한정이 있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一은 광음천(光音天)이요 二는 변정천(遍淨天)이요 三은 과실천(果實天)이다. 만일 화재가 일어났을 때 광음천에 이르면 광음천은 그 한정이 된다. 만일 수재가 일어났을 때 변정천에 이르면 번정천은 그 한정이 된다. 만일 풍재가 일어났을 때 과실천에 이르면 과실천은 그 한정이 된다.

어떤 것을 화재라 하는가. 화재가 처음으로 일어나려 할 때에는 이 세간의 사람들은 다 바른 법을 행하고 바른 소견으로써 거꾸로 되지 않아 十 선행을 닦는다. 이 법을 행할 때 어떤 사람은 제 二선(禪)을 얻어 몸을 솟구쳐 허공 중에 올라가 성인도(聖人道), 천도(天道), 범도(梵道)에 머무르면서 높은 소리로 외친다. ‘여러분이여, 마땅히 알라. 이것은 무각, 무관(無覺無觀)의 제 二선의 즐거움이다. 제 二선의 즐거움이다.’ 때에 세간 사람들은 이 소리를 듣고 우러러 그에게 말한다. ‘좋고 좋습니다. 오직 원컨대 우리들을 위하여 무각, 무관의 제 二선의 도(道)를 말씀해 주소서.’ 때에 공중에서는 그 말을 듣고 곧 그를 위하여 무각, 무관의 제 二선의 도를 설명한다. 이 세간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곧 무각, 무관의 제 二선의 도를 닦는다. 그래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광음천에 태어난다. 이 때에 지옥의 중생은 죄가 끝나고 목숨을 마친 뒤 인간에 태어난다. 다시 무각, 무관의 제 二선의 도를 닦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광음천에 태어난다. 다시 축생, 아귀, 아수륜, 四천왕, 도리천, 염마천, 도솔천, 화자재천, 타화자재천, 범천의 중생들도 목숨을 마치고 인간에 태어나 무각 무관의 제 二선을 닦는다. 그래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광음천에 태어난다.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지옥도가 다하고 축생, 아귀, 아수륜 내지 범천이 모두 다한다. 이 때를 당하여 먼저 지옥이 다하고 그 뒤에 축생이 다하고 축생이 다한 뒤에 아귀가 다한다. 아귀가 다한 뒤에 아수륜이 다하고 아수륜이 다한 뒤에 四천왕이 다한 뒤에 도리천이 다하고 도리천이 다한 뒤에 염마천이 다한다. 염마천이 다한 뒤에 도솔천이 다하고 도솔천이 다한 뒤에 화자재천이 다한다. 화자재천이 다한 뒤에 타화자재천이 다하고 타화자재천이 다한 뒤에 범천이 다한다. 범천이 다한 뒤에는 사람이 다하여 남음이 없고 사람이 다하면 남는 것이 없다. 이 세상이 무너졌다가 다시 성립 될 때에는 재앙이 된다. 그 뒤에는 하늘은 비를 내리지 않아 백곡과 초목은 저절로 말라죽는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다. 변하고 무너져 믿을 수 없는 것이다. 하염있는 모든 법은 환(患)이 되는 것이니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뒤에 오래 되어 큰 흑풍(黑風)이 있어 사납게 일어나 대해의 물을 분다. 해수의 깊이는 八만 四천유순인데 그것을 불어 양쪽을 헤친다. 그리고 해의 궁전을 앗아다 수미산 중간에 두고 땅에서 떨어지기 四만 二천유순쯤해서 일도중(日道中)에서 진정한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二일(日)이 나고 二일이 난 뒤에는 이 세간에 있는 모든 작은 강과 봇물과 도랑물은 다 말라 버린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여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모든 하염있는 것은 싫어해야 할 것이니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길을 구하라.

그 뒤에 오래 되어 사납게 일어나 해수의 깊이 八만 四천유순이나 되는 것을 불어 양쪽을 헤친다. 해의 궁전을 앗아다 수미산 중간에 두고 땅에서 떨어지기 四만 二천 유순쯤해서 일도중에서 진정한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三일이 생긴다. 三일이 생긴 뒤에는 이 모든 물인 항하(恒河), 야바나하(耶婆那河), 바라하(婆羅河), 아이라바제하(阿夷羅婆提河), 아마겁하(阿摩怯河), 신타하(辛陀河), 고사하(故舍河)는 다 말라 남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여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모든 하염있는 것은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뒤에 오래 되어 큰 흑풍이 일어 사납게 일어나 해수의 깊이 八만 四천유순이나 되는 것을 불어 양쪽을 헤친다. 해의 궁전을 앗아다 수미산 중간에 두고 일도중에서 진정한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四일이 나타난다. 四일이 나타나면 이 세간의 모든 샘물과 못인 선견(善見)큰 못, 아누큰 못, 四방타연못, 우발라(優鉢羅)못, 구물두(拘物頭)못, 분타리(分陀利)못, 리(離)못의 종광은 五十유순이 다 마른다. 그러므로 안다. 일체의 행은 무상하여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모든 하염있는 것은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뒤에 오래 되어 큰 흑풍이 일어 사납게 일어나 대해의 물을 불어 양쪽을 헤친다. 해의 궁전을 앗아다 수미산 중간에 두고 일도중에서 진정한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五일이 나타난다. 五일이 나타나면 큰 해수는 점점 줄어 백유순에서 七백유순에 까지 이른다. 그러므로 알 수 있다. 일체의 행은 무상하여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모든 하염있는 것은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도를 구하라.

이 때에 대해의 물은 점점 다해 남은 것이 七백유순 六백유순 五백유순 四백유순 내지 백유순이 되었다. 그러므로 알 수 있다. 일체의 행은 무상하여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모든 하염있는 것은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도를 구하라.

때에 대해의 물은 점점 줄어갔다. 七유순 六유순 五유순 내지 一유순에 까지 이르렀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로써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다.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모든 하염있는 것은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때에 해수는 점점 다해 七다라(多羅)나무, 六다라나무, 내지 一다라나무에 이르렀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로써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다.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모든 하염있는 것은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뒤에 바닷물은 갈수록 얕아져 七인, 六인, 五인, 四인, 三인, 二인 허리에 이르고 무릎에 이르다가 다시 복사뼈에 이르렀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로써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다.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모든 하염있는 것은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뒤에 바닷물은 마치 봄비와 같고 뒤에는 또 소발자국의 물과 같다가 드디어 다 말라 사람의 손가락도 담글 수가 없게 되었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로써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다.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모든 하염있는 것은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뒤에 오래 되어 큰 흑풍이 사납게 일어나 바다 밑의 모래를 깊이 八만 四천유순이나 불어 양쪽 언덕에 휘몰아 붙였다. 해의 궁전을 앗아다 수미산 중간에 두고 일도중에서 진정했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六일이 나타났다. 六일이 나타나자 그 四천하 및 八만 천하의 모든 산, 큰 산, 수미산왕이 다 연기가 일면서 탔다. 그것은 마치 도가(陶家)에서 처음으로 질그릇을 구울 때와 같아서 六일이 날 때에도 또한 그와 같았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로써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다.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모든 하염있는 것은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뒤에 오래 되어 큰 흑풍이 사납게 일어나 바다 밑의 모래를 깊이 八만 四천유순이나 불어 양쪽 언덕에 휘몰아 붙였다. 해의 궁전을 앗아다 수미산 중간에 두고 일도중에서 진정했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七일이 나타났다. 七일이 나오자 그 四천하 및 八만 천하의 모든 산, 큰 산, 수미산왕은 모두 다 툥연(洞然)하기, 마치 도가의 가마를 태워 불꽃이 일어나는 것과 같았다. 七일이 날 때에도 또한 그와 같았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로써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다.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모든 하염있는 것은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도를 구하라.

이 四천하 및 八만 천하의 모든 산, 수미산이 모두 다 통연하게 되자 동시에 四천왕의 궁전, 도리천의 궁전, 염마천의 궁전, 도솔천, 화자재천, 타화자재천, 범천의 궁전도 또한 모두 통연했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다.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모든 하염있는 법은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길을 구하라. 이 四천하 내지 범천의 불이 통연한 뒤에는 바람이 불꽃을 불어 광음천에 이르렀다. 저 처음으로 난 천자들은 이 불꽃을 보고 모두 두려운 마음을 내어 ‘아아, 이것이 무엇인가’고 말했다. 먼저 난 모든 하늘은 뒤에 난 모든 하늘에게 말했다. ‘두려워하지 말라. 일찍이 저 불꽃이 왔지마는 여기를 한정해서 그쳤다. 이전의 불빛을 생각하기 때문에 광념천(光念天)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이 四천하 내지 범천의 불이 통연한 뒤에는 수미산왕은 점점 무너져 백유순 二백유순 七백유순까지 이르렀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로써 마땅히 알라. 일체는 무상하다. 변하고 무너져 믿어야 할 것이 없다. 무릇 모든 하염있는 법은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길을 구하라. 이 四천하 내지 범천의 불이 통연한 뒤에는 대지와 및 수미산이 다 타서 재도 없다. 이로써 마땅히 알라. 일체의 생은 무상하다. 변하고 무너져 믿어야 할 것이 없다. 무릇 모든 하염있는 법은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길을 구하라. 이 대지의 불이 다 탄 뒤에는 땅 밑의 물이 다하고 땅의 바람이 다한다. 이로써 마땅히 알라. 일체의 생은 무상하다. 변하고 무너져 믿어야 할 것이 없다. 무릇 모든 하염있는 법은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길을 구하라.”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화재가 일어날 때에는 하늘은 다시는 비를 내리지 않아 백곡과 초목은 저절로 말라죽는다. 누가 마땅히 믿으려 하랴 혼자 보는 자 있으면 스스로 알 수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이 내지 땅밑의 물이 다하고 물밑의 바람이 다한다. 누가 마땅히 믿으려 하랴 혼자 보는 자 있으면 스스로 알 수 있을 분이다. 이것을 화재라 한다.

어떻게 화겁(火劫)이 도로 돌아가는가. 그 뒤에 오래 되어 큰 흑운이 허공 중에 있어 광음천에 이르자 두루 비가 내려 빗방울이 수레바퀴와 같다. 이렇게 무수한 백 천세로 그 물을 비내려 점점 불어 그 높이가 무수한 백 천유순이나 된다. 광음천에 이르렀을 때 四 대풍(大風)이 있어 그 물을 가지고 머무른다. 어떤 것을 四라 하는가. 一은 주풍(住風)이라 이름하고 二는 지풍(持風)이라 이름하며 三은 부동(不動)이라 이름하고 四는 견고(堅固)라 이름한다. 그 뒤에 이 물을 점점 백 천유순 무수한 백 천유순으로 준다. 그 물의 四면에 큰바람이 일어난다. 이름을 승가(僧伽)라 한다. 물을 불어 움직이게 하면 물결은 뒤흔들려 거품을 일으켜 모여 쌓인다. 바람이 물결을 불면 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에 올라가서 자연히 굳어져 천궁(天宮)을 이루고 七보로 장식한다. 이 인연으로서 범가이 천의 궁전이 있다. 그 물은 점점 줄어 무수한 백 천유순 무수한 백 천유순에 이르면 그 물의 四면에 큰바람이 일어난다. 이름을 승가라 한다. 물을 불어 움직이게 하면 물결은 뒤흔들려 거품을 일으켜 모여 쌓인다. 바람이 물결을 불면 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에 올라가서 자연히 굳어져 천궁(天宮)을 이루고 七보로 장식한다. 이 인연으로서 타화자재천의 천궁이 있다.

그 물은 점점 줄어 무수한 백 천유순 무수한 백 천유순에 이르면 그 물의 四면에 큰바람이 일어난다. 이름을 승가라 한다. 물을 불어 움직이게 하면 물결은 뒤흔들려 거품을 일으켜 모여 쌓인다. 바람이 물결을 불면 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에 올라가서 자연히 굳어져 천궁이 되고 七보로 장식한다. 이 인연으로서 화자재천의 천궁이 있다. 그 물은 자꾸 줄어 무수한 백 천유순 무수한 백 천유순에 이르면 승가 바람이 있어 물을 불어 움직이게 하고 물결을 뒤흔들어 거품을 일으켜 모여 쌓인다. 바람이 물결을 불면 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에 올라가서 자연히 굳어져 천궁이 되고 七보로 장식한다. 이 인연으로서 도솔천의 천궁이 있다. 그 물은 자꾸 줄어 무수한 백 천유순 무수한 백 천유순에 이르면 승가 바람이 있어 물을 불어 움직이게 하고 물결을 뒤흔들어 거품을 일으켜 모여 쌓인다. 바람이 물결을 불면 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에 올라가서 자연히 굳어져 천궁이 되고 七보로 장식한다. 이 인연으로서 염마천의 천궁이 있다. 그 물이 자꾸 줄어 무수한 백 천유순에 이르면 물위에 거품이 있어 깊이는 六十만 八천유순이요 그 가는 끝이 없다. 비유하면 이 세간의 샘물 근원이요 흐르는 물과 같다. 물위에 거품이 있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어떤 인연으로서 수미산이 있는가. 어지러운 바람이 있어 일어나 이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을 만든다. 높이는 六十만 八천 유순이요 종광은 八만 四천 유순이다. 금, 은, 유리, 수정의 四보로 이루어졌다. 무슨 인연으로서 四아수륜의 천궁이 있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의 四면에 큰 궁전을 일으킨다. 종광은 각각 八만 유순이요 자연히 七보의 궁전을 변성(變成)한다. 또 어떠한 인연으로 四천왕의 궁전이 있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은 대해의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의 중간 四만 二천 유순쯤에다 자연히 七보의 궁전을 변성한다. 그러므로 四천왕의 궁전이라 한다. 무슨 인연으로써 도리천의 궁전이 있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은 큰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 위에 자연히 七보의 궁전을 변성한다. 또 어떤 인연으로서 가타라산이 있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은 큰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연히 보배 산을 변성한다. 뿌리를 땅 속에 내리기 四만 二천 유순이요 종광도 四만 二천 유순이며 그 가는 끝이 없고 잡색의 간칙한 七보로 되었다. 이 인연으로써 가타라 산이 있다.

또 어떤 인연으로서 이사(伊沙)산이 있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가타라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연히 이사 산을 변성한다. 높이는 二만 一천 유순이요 종광도 二만 一천 유순이다. 그 가는 끝이 없고 잡색의 참간(參間)한 七보로 되었다. 이 인연으로써 이사 산이 있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은 큰 물거품을 불어 아사 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연히 수진타라(樹辰陀羅) 산을 변성한다. 높이는 一만 二천 유순이요 종광도 一만 二천 유순이다. 그 가는 끝이 없고 잡색의 참간한 七보로 이루어졌다. 이 인연으로써 수진타라 산이 있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은 큰 물거품을 불어 수진타라 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연히 아반니루(阿般泥樓) 산을 변성한다. 높이는 六천 유순이요 종광도 六천 유순이며 그 가는 끝이 없고 잡색의 참간한 七보로 되었다. 이 인연으로써 아반니루 산이 있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은 큰 물거품을 불어 아반니루 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연히 미린타라(彌隣陀羅) 산을 변성한다. 높이는 三천 유순이요 종광도 三천 유순이며 그 가는 끝이 없고 잡색의 참간한 七보로 되었다. 이 인연으로써 미린타라 산이 있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은 큰 물거품을 불어 미린타라 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연히 비니타(比尼陀) 산을 변성한다. 높이는 一천 二백 유순이요 종광도 一천 二백 유순이며 그 가는 끝이 없고 잡색의 참간한 七보로 되었다. 이 인연으로써 비니타 산이 있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은 큰 물거품을 불어 비니타 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연히 금강륜(金剛輪) 산을 변성한다. 높이는 三백 유순이요 종광도 三백 유순이요 그 가는 끝이 없고 잡색의 참간한 七보로 되었다. 이 인연으로써 금강륜 산이 있다.

무슨 까닭으로 一의 월궁전이 있으며 七의 일궁전이 있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은 큰 물거품을 불어 자연히 一의 월궁전과 七의 일궁전이 변성된다. 잡색의 참간한 七보로 되었으며 흑풍에 불리어 본 곳으로 돌아온다. 이 인연으로써 일월의 궁전이 있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은 큰 물거품을 불어 자연히 四천하 및 八만 천하가 변성된다. 이 인연으로써 四천하 및 八만의 천하가 있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은 큰 물거품을 불어 자연히 대금강륜(大金剛輪) 산이 변성된다. 높이는 十六만 八천 유순이요 종광도 十六만 八천 유순이며 그 가는 한이 없다. 금강은 견고하여 부술 수가 없다. 이 인연으로서 대금강륜산이 있다.

그 뒤에 오래 되어 자연히 구름이 있어 공중에 두루 찬다. 큰비가 두루 내려 빗방울은 수레바퀴와 같다. 그 물은 가득 차 四천하와 수미산을 잠근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은 땅을 불어 큰 구덩이를 만들고 시냇물도 모두 그 가운데 들어간다. 이로 말미암아 바다가 되고 이 인연으로서 四의 큰 바닷물이 있다. 바닷물이 짠것은 三의 인연이 있다. 어떤 것을 三이라 하는가. 一은 자연의 구름이 있어 허공에 두루 차 광음천에 이르면 비를 두루 내려 천궁(天宮)을 씻고 천하를 씻는다. 범가이천의 천궁과 타화자재천의 천궁에서 내려와 염마천의 천궁과 四천하 八천하의 모든 산과 큰산과 수미산까지 다 씻는다. 그 중의 모든 곳에 더럽고 짠 모든 부정한 즙(汁)이 있어 밑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 한 맛이 되기 때문에 바닷물은 짜다. 二는 옛날에 큰 선인(仙人)이 있어, 바닷물을 금주(禁呪)하여 오랫동안 짜게 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마시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므로 짜다. 三은 저 큰 바닷물에 온갖 중생이 섞여 살아 그 몸이 장대하기는 백 유순 二백 유순에서 七백 유순에 이른다. 호흡하는 숨길과 대소변을 하기 때문에 바닷물은 짜다. 이것을 화재라 한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수재(水災)라 하는가. 수재가 일어날 때에는 세상 사람은 모두 바른 법을 받는다. 삿된 소견이 아닌 바른 소견으로서 十선업을 닦는다. 선업을 닦아 마친 때에 어떤 사람이 있어 기쁨이 없는 제 三선(禪)을 얻었다. 그는 몸을 솟구쳐 허공 중에 올라가 성인의 도, 하늘의 도, 범(梵)의 도에 머물렀다. 그는 높은 소리로 외쳤다. ‘여러분, 마땅히 알라. 기쁨이 없는 제 三선의 즐거움이다. 기쁨이 없는 제 三선의 즐거움이다.’

사람들은 이 소리를 듣고 그를 우러러 말했다. ‘좋고 좋습니다. 원컨대 우리들을 위하여 그 기쁨이 없는 제 三선의 도(道)를 설명하소서.’ 때에 공중의 사람은 이 말을 듣고 곧 그들을 위하여 기쁨이 없는 제 三선의 도를 연설했다. 이 세상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곧 제 三선의 도를 닦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변정천에 태어났다.

그 때에 지옥의 중생들은 죄가 끝나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에 태어난다. 거기서 제 三선의 도를 닦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변정천에 태어난다. 축생, 아귀, 아수륜, 四천왕, 도리천, 염마천, 도솔천, 화자재천, 타화자재천, 범천, 광음천의 중생들도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에 태어난다. 거기서 제 三선의 도를 닦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변정천에 태어난다.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지옥도가 다하고 축생, 아귀, 아수륜, 四천왕, 내지 광음천의 세계가 다 없어진다. 그 때를 당해서 먼저 지옥이 다한 뒤에 축생이 다하고 축생이 다한 뒤에 아귀가 다한다. 아귀가 다한 뒤에 아수륜이 다하고 아수륜이 다한 뒤에 四천왕이 다한다. 四천왕이 다한 뒤에 도리천이 다하고 도리천이 다한 뒤에 염마천이 다한다. 염마천이 다한 뒤에 도솔천이 다하고 도솔천이 다한 뒤에 화자재천이 다한다. 화자재천이 다한 뒤에 타화자재천이 다하고 타화자재천이 다한 뒤에 범천이 다한다. 범천이 다한 뒤에 광음천이 다하고 광음천이 다한 뒤에 사람이 다하여 남음이 없다. 사람이 다하여 남음이 없으면 이 세간은 무너지고 이에 성립하면 재앙이 된다.

그 뒤에 오래 되어 큰 흑운(黑雲)이 사납게 일어나 위로 변정천에 이르러 두루 큰비를 내리는데 순전히 뜨거운 물을 내린다. 그 물은 들끓어 천상(天上)을 볶으면 모든 하늘의 궁전은 다 녹아 없어져 남음이 없다. 그것은 마치 소유(蘇油)를 불 속에 두면 다 볶이고 녹아 다해 남는 것이 없는 것과 같다. 광음천의 궁전도 또한 그와 같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여 변하고 바뀌어 믿어야 할 것이 없다. 유위(有爲)의 모든 법은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니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범가이천의 궁전을 잠가 볶고 녹이어 남음이 없다. 마치 소유를 불 속에 두면 남는 것이 없는 것과 같다. 범가이의 궁전도 또한 그와 같다. 그 뒤에 이 비는 다시 타화자재천, 화자재천, 도솔천, 염마천의 궁전을 잠가 볶고 녹이어 남는 것이 없다. 마치 소유를 불 속에 두면 남는 것이 없는 것과 같아서 그 모든 궁전들도 또한 그와 같다. 그 뒤에 이 비는 다시 四천하 및 八만 천하의 모든 산, 큰 산, 수미산왕까지를 잠가 볶고 녹이어 남는 것이 없다. 마치 소유를 불 속에 두면 남는 것이 없는 것과 같아서 그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여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믿어야 할 것이 없다. 무릇 모든 유위는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이 물은 대지를 볶아 다해 남음이 없고 땅 밑의 물도 다하고 물밑의 바람도 다한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여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믿어야 할 것이 없다. 무릇 모든 유위는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변정천의 궁전은 볶이고 녹이고 없어진다. 누가 마땅히 믿어 하여 혼자서 보는 자가 있으면 이에 능히 알 수 있을 뿐이다. 범가이 궁전은 볶이고 녹이어 없어진다. 내지 땅 밑의 물이 다하고 물밑의 바람이 다한다. 누가 마땅히 믿어 하랴 혼자서 보는 자가 있다면 이에 마땅히 알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을 수재라 한다.

어떻게 수재는 본래대로 돌아가는가. 그 뒤에 오래 되어 큰 흑운이 있어 허공에 충만하여 변정천에 이르르면 두루 내리는 빗방울은 수레바퀴 굴대와 같다. 이와 같이 무수한 백천세를 지나 그 물이 점점 불어 변정천에 이르르면 四대풍이 있어 이 물을 가지고 머무른다. 어떤 것을 四라 하는가. 一은 주풍(住風)이라 이름하고 二는 지풍(持風)이라 이름하며 三은 부동(不動)이라 이름하고 四는 견고(堅固)라 이름한다. 그 뒤에 이 물은 점점 줄어 무수한 백천 유순쯤 가면 四면에 큰바람이 있어 일어난다. 이름을 상가아라 한다. 그것은 물을 불어 움직이게 하고 물결을 뒤흔들어 물거품을 일으켜 모여 쌓이게 한다. 바람이 불면 물거품은 물을 떠나 허공 중에서 자연히 광음천의 궁전으로 변성되어 七보로 장식된다.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광음천의 궁전이 있다. 그 물이 자꾸 줄어 무수한 백천 유순쯤 되면 저 상가아 바람은 물을 불어 움직이게 하고 물결을 뒤흔들어 물거품을 일으켜 모여 쌓이게 한다. 바람이 불면 물거품은 물을 떠나 허공 중에 있으면서 자연히 범가이천의 궁전으로 변성되어 七보로 장식된다. 이와 같이 내지 바닷물이 한 맛으로 짠것도 또한 화재가 본래대로 돌아갈 때와 같다. 이것을 수재라 한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풍재(風災)라 하는가. 풍재가 일어날 때에는 이 세간 사람은 다 바른 법을 받는다. 삿된 소견이 아닌 바른 소견으로서 十선업을 닦는다. 선행을 닦을 때 어떤 사람이 있어 청정하게 호념(護念)하는 제 四선(禪)을 얻는다. 그는 허공 중에서 성인의 도, 하늘의 도, 범(梵)의 도에 머무른다. 그는 높은 소리로 외친다. ‘여러분, 호념이 청정한 제 四선의 즐거움이다. 호념이 청정한 제 四선의 즐거움이다.’ 그때 이 세간 사람은 그 말을 듣고 그를 우러러 말한다. ‘좋고 좋습니다. 원컨대 우리를 위하여 호념이 청정한 제 四선의 도를 말씀하소서.’ 공중의 사람은 이 말을 듣고 곧 그들을 위하여 제 四선의 도를 연설한다. 이 세간 사람은 그 말을 듣고 곧 제 四선의 도를 닦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과실천에 태어난다.

그 때에 지옥의 중생들은 죄가 끝나 목숨을 마치면 인간에 태어난다. 거기서 다시 제 四선을 닦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과실천에 태어난다. 그래서 축생, 아귀, 아수륜, 四천왕, 내지 변정천의 중생들도 목숨을 마치면 인간에 태어나 제 四선을 닦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과실천에 태어난다.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지옥도가 다하고 축생, 아귀, 아수륜, 四천왕, 내지 변정천의 세계가 다 없어진다. 그 때에 먼저 지옥에 다한 뒤에 축생이 다하고 축생이 다한 뒤에 아귀가 다하며 아귀가 다한 뒤에 아수륜이 다하고 아수륜이 다한 뒤에 四천왕이 다하며 四천왕이 다한 뒤에 이와 같이 계속하여 변정천이 다하기에 이른다. 변정천이 다한 뒤에는 사람이 다해 남음이 없고 사람이 다해 남음이 없으면 이 세간은 무너지고 이에 성립되면 재앙이 된다.

그 뒤에 오래되어 큰바람이 일어난다. 이름을 큰 상가아라 하여 이에 과실천에까지 이르른다. 그 바람은 四방으로 퍼져 변정천궁과 광음천궁을 불면 궁과 궁을 서로 부딪쳐 미진처럼 부숴 버린다. 그것은 마치 역사(力士)가 二개의 구리쇠 공이를 가지고 서로 맞쳐 부수어 남음이 없는 것과 같아서 二궁전이 서로 맞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이로써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여 변하고 바뀌는 법으로서 믿어야 할 것이 없다. 무릇 모든 유위는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이 바람은 범가이천의 궁전과 타화자재천의 궁전을 불어 궁과 궁은 서로 맞쳐 부서져 미진과 같이 되어 남음이 없다. 마치 역사(力士)가 二개의 구리쇠 공이를 가지고 서로 맞쳐 부수어 남음이 없는 것과 같다. 二궁전이 서로 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이로써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여 변하고 바뀌는 법으로서 믿어야 할 것이 없다. 무릇 모든 유위는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이 바람은 화자재천궁과 도솔천궁과 염마천궁을 불어 궁과 궁이 서로 맞쳐 부수기를 미진과 같이하여 남음이 없다. 마치 역사(力士)가 二개의 구리쇠 공이를 가지고 공이와 공이를 서로 맞쳐 부수어 남음이 없는 것과 같아서 저 궁전도 또한 그와 같이 남음이 없다. 이로써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여 변하고 바뀌는 법으로서 믿어야 할 것이 없다. 무릇 모든 유위는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이 바람은 四천하 및 八만 천하의 모든 산과 큰산과 수미산왕까지 불어 허공에 둔다. 높이는 백천유순이다. 산과 산은 서로 맞쳐 부수어져 미진과 같다. 마치 역사가 손에 가벼운 겨를 가져 공중에 뿌리는 것과 같아 저 四천하의 수미산, 모든 산을 다 부수어져 흩어지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이로써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여 변하고 바뀌는 법으로서 믿어야 할 것이 없다. 무릇 모든 유위는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니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바람은 대지를 불어 다하면 땅 밑의 물이 다하고 물밑의 바람이 다한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하여 변하고 바뀌는 법으로서 믿어야 할 것이 없다. 무릇 모든 유위는 아주 싫어해야 할 것이니 마땅히 세상을 건널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변정천궁과 광음천궁은 서로 맞쳐 부서져 미진과 같다. 누가 마땅히 믿어 하랴 혼자서 보는 자가 있다면 이에 능히 알 수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이하여 내지 땅 밑의 물이 다하고 물밑의 바람이 다하는데 누가 능히 믿으랴 혼자서 보는 자가 있다면 이에 능히 믿을 뿐이다. 이것을 풍재라 한다.

어떻게 풍재가 본래대로 돌아가는가. 그 뒤에 오래되어 큰 흑운이 있어 허공에 두루 하여 과실천에 이르면 큰비를 내려 빗방울은 수레 굴대와 같다. 무수한 백천세동안 장마 비가 내려 그 물이 점점 불어 과실천에 이르면 때에 四풍이 있어 이 물을 가지고 머무른다. 어떤 것을 四라 하는가. 一은 주풍(住風)이라 이름하고 二는 지풍(持風)이라 이름하며 三은 부동(不動)이라 이름하고 四는 견고(堅固)라 이름한다. 그 뒤에 이 물이 점점 줄기를 무수한 백천유순이 되면 그 물의 四면에 큰바람이 일어난다. 이름을 상가아라 한다. 그것은 물을 불어 움직이게 하고 물결을 뒤흔들어 거품을 일으켜 모여 쌓인다. 바람이 불면 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에 있어 자연히 변정천궁으로 변성한다. 잡색으로 사이사이 끼운 七보로 이루어졌다. 이 인연으로서 변정천궁이 있다. 그 물이 자꾸 불어 움직이게 하고 물결을 뒤흔들어 거품을 일으켜 모여 쌓이게 한다. 바람이 불면 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에 있어 자연히 광음천궁으로 변성한다. 잡색으로 사이사이 끼운 七보로 이루어졌다. 내지 바닷물이 한 맛으로 짠것도 또한 화재가 본래로 돌아갈 때와 같다. 이것을 풍재라 한다. 또 이것을 三재라 하고 이것을 三복(復)이라 한다.”

 

전투품(戰鬪品) 제 十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모든 하늘은 아수륜과 함께 전투했다. 때에 석제환인(釋提桓因)은 도리천의 모든 하늘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 가서 저들과 싸워라. 만일 승리를 얻거든 비마질다라 아수륜(毘摩質多羅阿須倫)을 잡아 五계(繫)로 묶고 선법(善法)강당으로 끌고 오너라. 나는 그를 보고자 한다.’ 그때 도리천의 모든 하늘은 석제의 가르침을 받고 각각 스스로 장엄했다. 비마질다라 아수륜은 모든 아수륜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 가서 저들과 싸워라. 만일 승리를 얻거든 석제환인을 잡아 五계로써 결박하고 七엽(葉)강당으로 끌고 오너라. 나는 그를 보고자 한다.’ 때에 모든 아수륜은 비마질다라 아수륜의 가르침을 받고 각각 스스로 장엄했다. 이에 모든 하늘과 아수륜 무리들은 드디어 싸웠다. 모든 하늘은 승리를 얻고 아수륜은 물러났다. 때에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아수륜왕을 잡아 五계로써 결박하고 선법강당으로 끌고 와 제석에게 보였다.

때에 아수륜왕은 천상의 쾌락을 보고 사모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을 내어 곧 스스로 생각했다. ‘여기는 참으로 훌륭하여 살만한 곳이다. 어찌 다시 아수륜왕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겠는가.’ 이렇게 생각할 때에 五계는 곧 풀리고 五락(樂)이 앞에 있었다. 만일 아수륜이 본 궁전으로 돌아가고자 생각을 내면 五계는 도로 결박하고 五락을 스스로 떠난다. 때에 아수륜은 결박된 것이 더욱 든든해지고 악마의 계박한 것은 더욱 이보다 더했다. <나>를 헤아리는 사람은 악마 때문에 묶이고 나를 헤아리지 않는 사람은 악마의 결박을 풀 수가 있었다. 감각을 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결박이 되고 감각을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는 것도 결박이 되며 나는 마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박이 되고 나는 마땅히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결박이 된다. 색(色)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결박이 되고 색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결박이 되며 색이 있기도 하고 색이 없기도 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결박이 된다. 나는 생각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박이 되고 나는 생각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결박이 되며 나는 생각이 있기도 하고 생각이 없기도 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결박이 된다. 나는 큰 환(患)이 되고 종기가 되고 가시가 된다.

그러므로 현성의 제자는 <나>가 큰 환(患)이 되고 종기가 되며 가시가 되는 줄을 안다. <나>라는 생각을 버리고 나가 없다는 행을 닦으며 <다른 나>를 관(觀)하여 무거운 짐이라 생각하고 방일(放逸)이라 생각한다. 유위(有爲)는 마땅히 유아(有我)요 이 유위는 마땅히 무아(無我)며 이 유위는 유색(有色)이요 이 유위는 무색(無色)이며 이 유위는 유색이면서 무색이라 한다. 이 유위는 유상(有想)이요 이 유위는 무상(無想)이며 이 유위는 유상이면서 무상이라 한다. 그래서 이 유위를 큰 환이라 하고 가시라 하고 종기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현성의 제자는 유위가 큰 환이 되고 가시가 되며 종기가 되는 줄을 안다. 그러므로 유위를 버리고 무위(無爲)의 행을 닦는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모든 하늘은 아수륜과 싸웠다. 때에 석제환인은 도리천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 가서 아수륜과 싸워라. 만일 승리를 얻거든 비마질다라 아수륜을 잡아 五계로써 결박하여 선법당으로 끌고 오라. 나는 그를 보고자 한다.’ 때에 도리천의 모든 하늘은 제석의 명령을 받고 곧 각각 스스로 장엄했다. 때에 비마질다라 아수륜도 다시 아수륜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 가서 저들과 싸워라. 만일 승리를 얻거든 석제환인을 잡아 五계로 결박하여 七엽강당으로 끌고 오라. 나는 그를 보고자 한다.’ 때에 모든 아수륜은 비마질다라 아수륜의 명령을 받고 각각 스스로 장엄했다. 이에 모든 하늘과 아수륜은 드디어 서로 싸웠다. 모든 하늘은 승리를 얻고 아수륜은 물러났다. 도리천의 모든 하늘은 아수륜을 잡아 五계로써 결박하고 선법당으로 끌고 왔다. 때에 제석천은 선법강당 위에서 어정어정 거닐고 있었다. 아수륜왕은 멀리서 제석을 보고 五계에 묶인 채 욕설로 꾸짖었다. 때에 제석의 시자(侍者)는 제석천 앞에서 곧 게송으로 말했다.

 

천제(天帝)는 무엇을 두려워하리

스스로 자기의 열약(劣弱)을 나타낸

수질(須質)이 면전에서 퍼붓는 욕설을

잠자코 그것을 듣고 계시네.

 

제석천은 곧 다시 게송으로서 시자에게 답했다.

 

저에게 또 큰 힘없으매

내 또한 저를 두려워하지 않네.

어떻게 큰 지혜 가진 선비로서

저 지혜 없는 자와 서로 다투리.

 

시자는 또 게송을 지어 제석에게 아뢰었다.

 

이제 저 어리석은 자 꺾지 않으면

아마 다음으로 더욱 참기 어려우리.

마땅히 저에게 매질을 더해

저 어리석은 자를 뉘우치게 하라.

 

제석천은 다시 게송을 지어 시자에게 답했다.

 

나는 항상 말했다. 지혜 있는 자

어리석은 자와는 다투지 않는다고

우자는 욕설해도 지자는 잠잠하면

그것은 곧 참으로 그를 이김이 된다.

 

시자는 다시 게송을 지어 제석에게 사뢰었다.

 

천왕(天王)이 이제 침묵하는 까닭은

지자의 행이 깍이울까 염려함이어 늘

그런데 저 어리석은 사람은 말하리라

왕은 두려움을 품었다라고.

 

우자는 스스로 헤아리지 않고

왕을 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하네.

죽음을 무릅쓰고 마구 와 부딪침은

왕을 소처럼 물러가게 함이니.

 

제석천은 다시 게송을 지어 시자에게 대답했다.

 

저 어리석은 자 지견이 없어

내가 두려워한다 생각하지마는

나는 제일의 진리를 관찰하니

참고 침묵하는 것 최상이 되네.

 

모든 악 가운데 가장 악한 것

성냄에서 또 성내는 것이니라.

성낼 때 능히 성내지 않는 것

싸움 가운데서 최상이 되느니라.

 

대개 사람에게 두 가지 인연 있어

자기 위하고 또 남 위하나니

여러 사람에게는 쟁송(諍訟)이 있지만

앙갚음 않는 것이 이익 되느니라.

 

대개 사람에게는 두 가지 인연 있으니

자기 위하고 또 남 위하는 것

다투고 꾸짖음 없는 것보고

도리어 어리석다 생각하누나.

 

사람이 만일 큰 힘이 있다면

힘없는 사람에게도 능히 참는다.

이 힘을 가장 제일이라 하나니

참는 것 가운데서 제일이니라.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제석천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는가. 그런 생각 가지지 말라. 그 때의 제석천은 곧 내 몸이 그것이었다. 나는 인욕(忍辱)을 익혀 닦아 경박과 사나움을 행하지 않았고 또한 항상 능히 인욕하는 사람을 칭찬하였다. 만일 지혜 있는 사람이 내 도를 펴고자 하거든 마땅히 인욕(忍辱)을 닦아 원한의 마음을 품지 말라.”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도리천의 모든 하늘은 아수륜과 싸웠다. 때에 석제환인은 치타(質多)아수륜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무슨 까닭으로 무기를 단속하여 성내고 해칠 마음을 가지고 서로 싸우며 다투는가. 이제 내 마땅히 너희들과 함께 도의(道義)를 강론하여 승부를 나게 하리라.’ 저 치타 아수륜은 제석천에게 말했다. ‘바로 무기를 버리고 싸움을 그치게 한다면 아무리 함께 논의(論議)해 보아야 누가 그 승부를 알 수 있겠는가.’ 제석은 가르쳐 말했다. 다만 함께 논의해 보자. 이제 너의 무리들이나 우리 하늘의 무리들 가운데는 스스로 지혜가 있어 승부를 아는 자가 있을 것이다. 때에 아수륜은 제석에게 말했다. ‘네가 먼저 게송으로서 말하라.’ 제석천은 대답했다. ‘너는 묵은 하늘이다. 네가 마땅히 먼저 말하라.’ 그 때에 치타 아수륜은 곧 제석천을 위해 게송을 지어 말했다.

 

지금에 어리석은 자 꺾지 않으면

아마 이 뒷날 더욱 참기 어려우리.

마땅히 저에게 매질을 더해

저 어리석은 자 뉘우치게 하라.

 

때에 아수륜은 이 게송을 말해 마쳤다. 아수륜 무리들은 매우 기뻐하여 높은 소리로 좋다고 칭찬했다. 오직 모든 하늘 무리만이 잠자코 말이 없었다. 때에 아수륜 왕은 제석천에게 말했다. ‘다음에는 네가 게송으로 말하라. 그 때에 제석천은 곧 아수륜을 위해 게송으로써 말했다.

 

나는 항상 말했나니 지혜 있는 자

어리석은 자와는 다투지 않는다고.

우자는 욕설해도 지자가 잠잠하면

그것은 곧 우자를 이김이 된다.

 

제석천은 이 게송을 마쳤다. 도리천의 모든 하늘은 모두 크게 기뻐해 소리를 높여 좋다고 칭찬했다. 때에 아수륜 무리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천제(天帝)는 아수륜에게 ‘다음에는 네가 게송으로서 말하라’고 했다.

때에 아수륜은 또 게송으로 말했다.

 

천왕이 이제 침묵하는 것은

지자의 행 손 될까 두려워함이라.

그런데 저 어리석은 사람은

왕은 두려움 품었다 말하리라.

 

우자는 스스로를 헤아리지 않고

왕을 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하네.

죽음을 무릅쓰고 마구 와 부딪침은

왕을 소처럼 물러가게 함이니.

 

때에 아수륜왕은 이 게송을 말해 마쳤다. 아수륜 무리들은 뛰면서 기뻐하며 소리를 높여 좋다고 칭찬했다. 때에 도리하늘 무리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때에 아수륜왕은 제석에게 ‘다음에는 네가 게송으로써 말하라’고 말했다.

때에 제석은 아수륜을 위해 게송을 말했다.

 

저 어리석은 자 지견이 없어

내가 두려워한다 생각하누나.

나는 제일의 진리를 자세히 관찰해

참고 침묵하는 것 최상으로 삼나니.

 

모든 악 가운데 가장 악한 것

성냄에서 또 성내는 것이니라.

성낼 때 능히 성내지 않는 것

싸움 가운데서 최상이 되느니라.

 

대개 사람에게 두 가지 인연 있어

자기 위하고 또 남 위하나니.

여러 사람에게는 쟁송(爭訟)이 있지만

앙갚음 않는 것이 훌륭하니라.

 

대개 사람에게는 두 가지 인연 있어

자기 위하고 또 남 위하나니.

다투고 꾸짖음 없는 것보고

도리어 어리석다 생각하누나.

 

사람이 만일 큰 힘이 있다면

힘없는 사람에도 능히 참는다.

이 힘을 가장 제일이라 하나니

참는 것 가운데서 제일이니라.

 

우자는 스스로 힘있다 하지만

그 힘은 진정한 힘이 아니다.

법다이 참는 힘 가진 사람

이 힘이야말로 막을 수 없네.

 

석제환인은 이 게송을 노래해 마쳤다. 도리천의 무리들은 기뻐 뛰면서 소리를 높여 좋다고 칭찬했다. 아수륜 무리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때에 하늘 무리와 아수륜 무리들은 각각 조금씩 물러나 스스로 서로 말했다. ‘아수륜왕은 말은 꺼려야 할 말이다. 도검(刀劍)의 원수를 일으키고 투송(鬪訟)의 뿌리를 내며 모든 원결(怨結)을 키우고 三유(有)의 근본을 심는다. 제석천의 말한 게송은 갈랙질하는 바가 없다. 도검을 일으키지 않고 투송을 내지 않으며 원결을 키우지 않고 三유의 근본을 끊는다. 천제의 말이 좋고 아수륜의 말은 좋지 않다. 모든 하늘은 이기고 아수륜은 졌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그 때의 석제환인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는가.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내 몸이 곧 그것이다. 나는 그 때 부드러운 말로써 아수륜 무리에게 이겼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모든 하늘은 또 아수륜과 싸웠다. 때에 아수륜은 이기고 모든 하늘은 졌다. 때에 석제환인은 천폭(千輻)의 보배 수레를 타고 두려워하여 달아났다. 도중에서 염바라나무 위에 둥지가 있고 둥지 속에 두 마리 새 새끼가 있는 것을 보았다. 곧 게송으로서 어자(御者)에게 말했다.

 

이 나무에 두 마리 새가 있다

너는 마땅히 차를 돌려 피해 가자

그것은 바로 나를 해칠 것이니

저 두 새 목숨을 해치지 말라.

 

그 때에 어자는 제석의 노래를 듣고 곧 수레를 멈춰 새를 피해 갔다. 그 때에 수레의 머리는 아수륜을 향했다. 아수륜은 멀리서 수레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그 군사들은 서로 말했다. ‘지금 하늘 제석은 천폭의 보배 수레를 타고 우리들을 향해 몰아온다. 반드시 다시 싸우고자 하는 것이다. 당할 수 없다.’하고 아수륜 무리들은 곧 물러나 흩어졌다. 모든 하늘은 이기고 아수륜은 졌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제석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런 생각을 말라. 무슨 까닭인가. 곧 내 몸이 그것이다. 나는 그 때에 모든 중생에 대해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켰다. 모든 비구여, 너희들은 내 법 가운데서 집을 나와 도를 닦거든 마땅히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켜 중생을 불쌍히 여겨야 한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모든 하늘은 아수륜과 싸웠다. 그 때에 모든 하늘은 이기고 아수륜은 졌다. 때에 제석은 싸움에서 이기고 궁으로 돌아와 다시 한 당(堂)을 지었다. 이름을 최승(最勝)이라 했다. 동서의 길이는 백 유순이요 남북의 넓이는 六十유순이었다. 그 당은 백칸이요 사이에는 七의 교로대(交露臺)가 있다. 낱낱의 대 위에는 七인의 옥녀가 있고 낱낱의 옥녀에게는 七인의 하인이 있었다. 석제환인도 또한 공급하기에 걱정이 없었다. 모든 옥녀에게는 의복 음식과 장식의 도구가 있었다. 본래 지은 바를 따라 스스로 그 복을 받는 것은 아수륜과 싸워 이겼기 때문이요 기쁜 마음으로 이 당을 지었기 때문에 최승당이라 이름한 것이다. 또 一천 세계의 모든 당관(堂觀)도 이 당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최승이라 이름한 것이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아수륜은 혼자 생각해 말했다. ‘내게는 큰 위덕이 있고 신력도 적지 않다. 그러나 도리천이나 해와 달이나 모든 하늘은 항상 허공에 있으면서 내 머리 위에서 자재로이 노닐고 있다. 나는 이제 차라리 저 해와 달을 앗아 귀고리로 삼고 자재하게 노닐 수 없을까.’ 때에 아수륜왕은 분노하는 마음이 불꽃처럼 성하여 곧 치타(質多)아수륜을 생각했다. 치타아수륜도 또 생각했다. ‘지금 아수륜왕은 나를 생각한다. 우리는 곧 장엄하자.’ 곧 좌우에 명령하여 무기를 준비하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아수륜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이어 아수륜왕앞에 나아가 한 쪽에 섰다. 때에 왕은 또 사마리(舍摩梨)아수륜을 생각했다. 사마리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왕은 나를 생각한다. 우리들은 마땅히 빨리 장엄하자.’ 곧 좌우에 명령하여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아수륜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이어 아수륜왕앞에 나아가 한 쪽에 섰다.

때에 왕은 또 비마질다라 아수륜을 생각했다. 비마질다라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왕은 나를 생각한다. 우리들은 속히 스스로 장엄하자.’ 곧 좌우에 명령하여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아수륜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이어 아수륜왕앞에 나아가 한 쪽에 섰다. 대신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왕은 나를 생각한다. 우리들은 속히 스스로 장엄하자.’ 곧 좌우에 명령하여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아수륜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이어 아수륜왕앞에 나아가 한 쪽에 섰다. 때에 왕은 또 작은 아수륜을 생각했다. 작은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왕은 나를 생각한다. 우리들은 속히 스스로 장엄하자.’ 곧 스스로 장엄하고 무기를 갖추고 무수한 무리들과 서로 따라 왕의 앞에 나아가 한 쪽에 섰다.

때에 라하 아수륜왕은 곧 스스로 장엄하고 몸에 보배 갑옷을 입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백 천의 아수륜 무리들과 무기를 엄하게 갖추고 앞뒤로 둘러싸여 그 경계를 나섰다. 그들은 나가 모든 하늘과 싸우고자 했다.

그 때에 난타(難陀) 용왕과 발난타(跋難陀) 용왕은 몸으로 수미산을 七겹으로 둘러싸 산곡을 진동시키고 가늘은 구름을 엷게 펴 방울방울 조금씩 비를 내렸다. 꼬리로 대해의 물을 치매 바닷물은 물결쳐 솟아 수미산 꼭대기에 이르렀다. 때에 도리천은 곧 생각을 내어 말했다. ‘지금 가는 구름이 엷게 펴고 방울방울 조금씩 비가 내리며 바닷물이 물결쳐 솟아 와 이곳까지 이른다. 이것은 장차 아수라가 와서 싸우고자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이상한 징조가 있는 것이다.’ 그 때에 바다 가운데의 모든 용의 군사는 무수한 거억(巨億)으로 다 창과 활과 칼을 가졌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입고 무기를 엄하게 갖추어 아수륜을 맞이해 서로 싸웠다. 만일 용이 이길 때는 곧 아수륜을 쫓아 그 전으로 들어가겠지마는 만일 용들이 지면 용은 본궁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그래서 곧 가루라 귀신에게 달려가 그에게 말한다. ‘아수륜 무리들은 모든 하늘과 싸우고자 했다. 나는 그들을 맞이해 싸웠지만 그들은 승리를 얻었다. 너희들은 마땅히 무기를 갖추어 우리와 함께 힘을 합하여 저들과 싸우자.’

때에 모든 귀신들은 용의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장엄하고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입고 모든 용들과 함께 아수륜과 싸운다. 승리를 얻을 때는 곧 아수륜을 쫓아 그 전궁으로 들어가겠지마는 만일 졌을 때에는 본궁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곧 물러나 지화(持華) 귀신의 세계로 달려가 그들에게 말한다. ‘아수륜들은 모든 하늘과 싸우고자 했다. 우리들은 그들을 맞이해 싸웠지마는 지금 그들은 승리를 얻었다.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무기를 갖추어 우리들과 힘을 합해 저들과 싸우자.’ 모든 지화 귀신은 용의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장엄하고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입고 무리들과 힘을 합해 아수륜과 싸운다. 만일 승리를 얻을 때는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에 들어가겠지마는 만일 졌을 때에는 본궁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곧 물러나 상락(常樂) 귀신의 세계로 달려가 그들에게 말한다. ‘아수륜 무리들은 모든 하늘과 싸우고자 했다. 우리들은 그들을 맞이해 싸웠지마는 지금 그들은 승리를 얻었다.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무기를 갖추어 우리들과 힘을 합해 저들과 싸우자’고.

때에 모든 상락 귀신들은 이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장엄하고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입고 무리들과 힘을 합해 아수륜과 싸운다. 만일 승리를 얻을 때는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에 들어가겠지마는 만일 졌을 때에는 본궁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곧 물러나 四천왕에게 달려가 그들에게 말한다. ‘아수륜 무리들은 모든 하늘과 싸우고자 한다. 우리들은 그들을 맞이해 싸웠지마는 지금 그들은 승리를 얻었다.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무기를 갖추어 우리들과 힘을 합해 저들과 싸우자.’ 때에 四천왕은 이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장엄하고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입고 무리들과 힘을 합해 아수륜과 싸운다. 만일 승리를 얻을 때는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에 들어가겠지마는 만일 지면 四천왕은 곧 선법강당에 나아가 제석과 및 도리의 모든 하늘에게 사뢴다. ‘아수륜은 모든 하늘과 싸우고자 한다. 이제 도리천의 모든 하늘은 마땅히 스스로 장엄하여 모든 무기를 갖추고 우리들과 힘을 합해 저들과 싸우자.’

때에 제석천은 一시천(侍天)에게 명령해 말했다. ‘너는 내 이름을 가지고 염마천, 도솔천, 화자재천, 타화자재천의 천자들에게 가서 말하라. 아수륜왕은 무수한 무리들과 함께 와서 싸우고자 한다. 지금 모든 하늘은 스스로 장엄하여 모든 무기를 갖추고 와서 나를 도와 싸우라’고. 때에 시천은 저 제석의 가르침을 듣고 곧 염마천 내지 타화자재천에 가서 제석의 이름을 가지고 그들에게 말했다. ‘저 아수륜은 무수한 무리들과 함께 와서 싸우고자 한다. 이제 모든 하늘은 마땅히 스스로 장엄하여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입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하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이어 수미산의 동쪽에 머물러 있었다. 때에 도솔천자도 이 말을 듣고 스스로 장엄하여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입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하늘 무리들에게 둘러싸이어 수미산 남쪽에 머물러 있었다. 때에 화자재천자도 이 말을 듣고 또 군사를 단속해 수미산의 서쪽에 머물러 있었다. 때에 타화자재천자도 이 말을 듣고 또 군사를 단속해 수미산의 북쪽에 머물러 있었다.

때에 하늘 제석은 三十 三천의 도리천을 생각했다. 三十 三천의 도리천은 곧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제석은 우리를 생각한다. 우리들은 마땅히 빨리 장엄하자.’ 곧 좌우에 명령하여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모든 하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이어 제석 앞에 나아가 한 쪽에 섰다. 때에 제석은 또 다른 도리천의 모든 하늘을 생각했다. 다른 도리천의 모든 하늘도 곧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제석은 우리를 생각한다. 우리들은 마땅히 빨리 장엄하자.’ 곧 좌우에 명령하여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모든 하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이어 제석 앞에 나아가 한 쪽에 섰다. 때에 제석은 또 묘장(妙匠)귀신을 생각했다. 묘장귀신도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제석은 우리를 생각한다. 우리들은 마땅히 빨리 장엄하자.’ 곧 좌우에 명령하여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모든 하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이어 제석 앞에 나아가 한 쪽에 섰다. 때에 제석은 또 선주(善住)용왕을 생각했다. 선주용왕도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제석은 우리를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마땅히 가자.’ 곧 제석 앞에 나아가 섰다. 때에 제석은 스스로 장엄하여 모든 무기를 갖추고 몸에는 보배 갑옷을 입고 선주 용왕의 정수리를 타고 무수한 모든 하늘과 귀신에게 둘러싸이어 스스로 하늘의 궁전을 나가 아수륜과 싸웠다. 이른바 무기인 칼과 창과 활과 도끼와 바퀴와 그물을 단속했다. 무기와 갑옷과 기구는 七보로써 이루어졌다. 다시 칼날로 아수륜의 몸을 쳤지마는 그 몸은 상하지 않고 다만 칼날이 부딪칠 뿐이었다. 아수륜의 무리들도 七보로 된 창과 활과 환도와 도끼와 바퀴와 그물을 가졌고 칼날로 모든 하늘의 몸을 쳤지마는 다만 부딪칠 뿐으로서 해칠 수는 없었다. 이와 같이 욕행(欲行)의 모든 하늘은 아수륜과 서로 싸웠다. 욕심의 인(因)으로 말미암아 이러한 것이다.”

 

삼중겁품(三中劫品) 제 十一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三중겁(中劫)이 있다. 어떤 것을 三이라 하는가. 一은 도병겁(刀兵劫)이라 이름하고, 二는 곡귀겁(穀貴劫)이라 이름하며, 三은 질역겁(疾疫劫)이라 이름한다. 어떤 것을 도병겁이라 하는가. 이 세간 사람의 본래의 수명은 四만세다. 그 뒤에 점점 줄어 二만세, 그 뒤에 다시 줄어 수명은 만세, 또 줄어 수명은 천 세, 또 줄어 수명은 四백세, 또 줄어 수명은 三백세, 지금의 사람의 수명과 같이 백세에서 더하는 것은 적고 덜하는 것이 많다. 그 뒤에 사람의 수명은 점점 줄어 반드시 수명은 十세가 될 것이다. 이 때에는 여자는 나서 五개월이 되면 시집갈 것이다. 그 때의 세간에 있는 아름다운 맛이란 타락, 기름, 꿀, 석밀(石蜜), 검은 석밀이요. 모든 아름다운 맛은 모두 다 저절로 소멸될 것이다. 五곡은 나지 않고 오직 가라지나 피 뿐일 것이다. 이 때에는 상등 옷감인, 금(錦), 능(綾), 증(繒), 견(絹), 무명베, 삼베 따위는 다 없고 오직 굵게 짠 풀옷 뿐일 것이다.

그 때에는 이 땅에는 순전히 가시 덩굴, 모기, 등에, 벌, 도마뱀. 뱀 따위의 독충이 있을 것이다. 금, 은, 유리의 七보의 주옥은 자연히 땅 속에 빠지고 오직 돌과 모래만이 있어 더럽고 나쁜 것이 충만할 것이다. 그 때의 중생은 다만 十악(惡)만 더하고 다시 十선(善)의 이름은 듣지 못하여 이에 선의 이름도 없거니 하물며 선을 행하는 자이겠는가. 그 때의 사람은 부모에게 불효하고 사장에게 불경하며 능히 악을 행하는 자가 곧 공양을 얻고 남에게 공경스런 대접을 받는 것은 지금 사람이 부모에게 효순 하고 사장을 섬기며 능히 선을 행하는 사람이 곧 공양을 얻고 공경스런 대접을 받는 것과 같을 것이다. 저 사람들이 악을 행하며 곧 공양을 얻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그 때의 사람들이 목숨을 마친 뒤에 축생에 떨어지는 것은 마치 지금 사람이 천상에 태어날 수 있는 것과 같다. 그 때의 사람들은 서로 보고 해칠 마음을 품어 다만 죽이고자 하는 것은 마치 사냥꾼이 저 사슴 떼를 보고 다만 죽이고자 하여 하나의 착한 생각도 없는 것과 같다. 그 때의 사람들도 이와 같이 다만 서로 죽이고자 하여 하나의 착한 생각도 없다. 그 때에 이 땅은 걸과 시내와 골짝과 구릉과 언덕으로서 하나의 평지도 없다. 그래서 때로 사람이 오면 두렵고 무서워 옷과 털이 거꾸로 설 것이다.

때에 七일 동안 도검겁(刀劍劫)이 일어난다. 때에는 사람이 손에 초목이나 기와나 돌을 잡으면 다 변해서 도검이 된다. 도검의 날 끝은 아주 날래서 겨누는 곳마다 모두 끊어져 잇닿아 가면서 서로 해친다. 그 중에서 어떤 약은 사람은 칼로써 서로 해치는 것을 보고는 두려워 해 도망쳐 산림이나 굴 속 같은 사람이 없는 곳으로 들어가 七일 동안 숨어 있다가 스스로 마음으로 ‘나는 남을 해치지 않는다. 남도 나를 해치지 말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은 七일 동안 초목의 뿌리를 먹고 생존한다. 七일이 지난 뒤 도로 산림에서 나온다. 때에 어떤 사람이 있어 서로 만나 보고 기뻐하면서 ‘이제 산 사람을 보았다. 이제 산 사람을 보았다’고 말한다. 마치 부모가 외아들과 이별한지 오래간만에 이에 서로 보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모르는 것처럼 그들도 또한 이와 같이 기뻐 뛰면서 어찌할 줄을 모른다. 이 때의 사람들은 七일 동안에는 서로 바라보고 울다가 또 七일 동안에는 서로 오락하고 환희하며 경하한다. 그 때의 사람들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다 지옥에 떨어진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그 사람들은 항상 성내어 해치고자 하는 마음을 품고 서로 향해 사랑하고 어진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을 도병겁이라 한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기아겁(飢餓劫)이라 하는가. 그 때의 사람들은 많이 비법(非法)을 행하고 삿된 소견과 거꾸로 된 소견으로 十악업을 행한다. 악을 행함으로 말미암아 하늘은 비를 내리지 않는다. 백초는 말라죽고 五곡은 되지 않아 다만 줄기만이 있다. 어떤 것을 기아라 하는가. 그 때의 사람들은 다만 시골이나 거리나 도로의 똥 흙 속에 있는 버린 곡식을 쓸어 거두어 그것으로써 스스로 살아간다. 이것을 기아라 한다. 다시 기아의 때에는 그 사람들은 뒷골목이나 장터나 푸줏간이나 또 묘지에서 여러 가지 해골을 주워 그것을 삶아 물을 마시면서 살아간다. 이것을 백곡 기아라 한다. 다시 기아겁의 때에는 심은 五곡은 모두 초목으로 변한다. 그 때의 사람들은 꽃을 따다 삶아 물을 마신다. 다시 기아의 때에는 초목의 꽃이 떨어져 땅 밑에 깔려 있다. 그때의 사람들은 땅을 파헤치고 꽃을 취해 삶아 먹으면서 살아간다. 이것을 초목 기아라 한다. 그 때의 중생들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아귀 속에 떨어진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그 사람들은 기아겁 중에 있으면서 항상 간탐하는 마음을 품고 베풀어주는 마음이 없어 나누기를 즐겨 하지 않으며 재앙을 당한 사람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을 기아겁이라 한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질역겁이라 하는가. 그 때의 사람들은 바른 법을 수행하고 바른 소견과 거꾸로 되지 않은 소견으로서 十선행을 갖춘다. 다른 세계의 귀신이 오더라도 이 세간의 귀신은 방일하고 음란하여 사람을 보호하지 못한다. 타방의 귀신은 이 세간 사람들을 침노한다. 사람을 치고 때리어 그 정기를 빼고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고 핍박해서 떠나게 한다. 마치 국왕이 모든 장수들에게 명령하여 수호하게 하지마는 타방의 도적이 와서 침노하는 것처럼 이 방탕한 사람의 촌과 나라를 겁탈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아서 타방 세계에 있는 귀신이 와서 이 세간 사람을 앗아다가 치고 때리고 하여 그 정기를 뺏고 구박하여 끌고 간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바로 이 세간의 귀신으로 하여금 방일하고 음란하지 않게 한다면 타방 세계에 있는 힘이 많은 귀신이 올 때에는 이 세간의 귀신은 두려워하여 피해 간다. 저 힘이 많은 귀신은 이 사람을 침노하여 때리고 치고 하여 그 정기를 빼고 이 사람을 죽이고 간다. 마치 국왕이나 혹은 왕의 대신이 모든 장수를 보내어 백성들을 지키고 보호하지마는 그 장수는 청백하고 신중하여 방일하지 않기 때문에 타방에 있는 굳세고 사나운 장수가 많은 군사를 거느리고 와서 촌과 성을 부수고 사람과 물건을 약탈하는 것처럼 그것도 또한 그와 같아 바로 이 세간의 귀신으로 하여금 감히 방일하지 않게 한다면 타방 세계에 있는 힘이 많은 귀신이 올 때에는 이 세간의 귀신은 두려워해 피해 간다. 그래서 저 힘이 많은 귀신은 이 사람을 침노하여 치고 때리고 하여 그 정기를 빼고 이 사람을 죽이고 간다. 때에 질역겁 중에 있는 사람들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모두 천상에 태어난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그 때의 사람들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 대하고 더 나아가서는 ‘네 병은 나았는가. 몸은 안온한가.’고 서로 묻기 때문이다. 이 인연으로써 천상에 날 수 있고 그러므로 이름하여 질역겁이라 한다. 이것을 三중겁이라 한다.”

 

세본연품(世本緣品) 제 十二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화재(火災)가 지난 뒤 이 세상의 천지가 도로 성립되려고 할 때 다른 중생이 있어 복이 다하고 행이 다하고 목숨이 다해 광음천에서 목숨을 마치고 공범처(空梵處)에 났다. 그는 거기서 염착심(染着心)을 내고 그곳을 사랑하고 즐거워했다. ‘원컨대 다른 중생들과 함께 저곳에서 나자’고. 그가 이렇게 생각해 마치자 다시 다른 중생이 있어 복과 행과 명이 다해 광음천에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공범처에 났다. 때에 범천에 먼저 난 사람은 곧 스스로 ‘나는 범왕이요 대범천왕이다. 나를 만든 자는 없다. 나는 스스로 있어 이어 받은 것이 없다. 一천 세계에 있어서 가장 자재를 얻었고 모든 의취(義趣)를 잘 알고 부유하고 풍요하여 능히 만물을 조화한다. 나는 곧 일체 중생의 부모다’라고 생각했다. 그 뒤에 온 모든 범(梵)도 또 스스로 ‘저 앞에 온 범천은 곧 범왕이요 대범천왕이다. 그는 자연히 있어 그를 만든 자는 없다. 一천 세계에 있어서 가장 높고 제 一로서 이어 받은 것이 없다. 모든 의취를 잘 알고 부유하고 풍요하여 능히 만물을 조화한다. 그는 중생의 부모요 나는 그를 쫓아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저 범천왕은 얼굴과 모양이 항상 동자(童子)와 같았다. 그래서 범왕의 이름을 동자라 한다. 혹 이 때에 있어서 이 세간은 도로 성립되었으며 세간의 중생은 많이 광음천에 나는 자 있다. 자연히 화생(化生)하여 환희(歡喜)로 먹이를 삼았다. 몸의 광명은 스스로 비치고 신족(神足)으로써 공중을 나르며 안락하여 걸림이 없고 수명은 장구하였다. 그 뒤에 이 세간은 변하여 큰물이 되었고 두루하여 가득 찼다. 그 때에는 이 천하는 큰 어둠이어서 일월 성신과 주야가 없었고 또 세월의 四시도 없었다. 그 뒤에 이 세간이 다시 변하려고 할 때에 다른 중생이 있었다. 복이 다하고 행이 다하고 명이 다해 광음천에서 목숨을 마치고 이 세간에 태어났다. 모두 다 화생하여 환희로 먹이를 삼았다. 몸의 광명은 스스로 미치고 신족으로서 허공을 나르며 안락하고 걸림이 없어 오랫동안 이 세간에 살았다. 그 때에는 남녀와 높고 낮음과 상하도 없었고 또 다른 이름도 없었다. 중생과 함께 세상에 나기 때문에 중생이라 이름했다. 이 때에 이 땅에는 자연의 지미(地味)가 있어 땅에 나와 어리어 있었으니 그것은 마치 제호와 같았다. 지미가 나올 때도 또한 그와 같았다. 마치 생소와 같이 맛이 달기가 꿀과 같았다.

그 뒤에 중생들은 손으로써 시험해 맛을 보고 그것이 무슨 맛인 줄을 알았다. 처음으로 맛보아 좋은 줄을 깨닫고 드디어 미착(味着)을 내었다. 이렇게 계속하여 맛보기를 그치지 않다가 드디어 탐착(貪着)을 내었다. 어느새 손으로 움켜쥐어 점점 단식을 만들었고 단식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다른 중생들도 그것을 보고 그것을 본받아 먹었고 또 먹기를 그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중생들은 몸이 추잡해지고 광명이 벗어지며 또 신족(神足)이 없어 날아다니지 못했다. 그 때에는 아직 해와 달이 없었고 중생의 몸에서도 광명이 없어졌다. 이 때에 천지는 크게 어두워져 전과 다름이 없었다.

그 뒤에 오래 되어 큰 폭풍이 있어 대해의 물을 불어 깊이는 八만 四천 유순 밑에서 양쪽을 헤쳐 버리고 해의 궁전을 가져다 수미산 중턱에 붙여 일도중(日道中)에 두어서 동쪽에서 나와 서쪽으로 빠지면서 천하를 두루 돌았다. 제 二의 일궁(日宮)은 동쪽에서 나와 서쪽으로 빠졌다. 때에 중생은 말했다. ‘이것은 어제다’라고. 혹은 말했다. ‘어제가 아니다’라고. 제 三 일궁도 수미산을 돌아 동쪽에서 나와 서쪽으로 빠졌다. 그 때에 중생은 말했다. ‘이것은 바로 하루다’라고. 날[日]이란 뜻은 앞이 밝은 인(因)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날이라 한다. 날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一은 상도(常道)에 머문다는 뜻이요 二는 궁전이란 뜻이다.

궁전은 네모나 멀리 보이기 때문에 둥글다. 추위와 더움이 서로 조화(調和)되었고 천금(天金)으로 이루어졌다. 파리(頗梨)가 사이사이 섞이었는데 二분의 천금은 순진하여 섞임이 없고 안팎이 맑고 트이어 광명이 멀리 비친다. 다른 一분의 파리는 순진하여 섞임이 없고 안팎이 맑고 트이어 광명이 멀리 비친다. 해의 궁전의 종광은 五十유순이요 궁전의 담장과 지박(地薄)은 재백(梓柏)과 같다. 궁전의 담장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고 두루 돌려 장식한 것은 七보(寶)로 되었다. 금담은 은문 은담은 금문이요 유리담은 수정문, 수정담은 유리문이며 적주담은 마노문, 마노담은 적주문이요, 자거담은 중보(衆寶)문 중보담은 자거문이다. 또 그 난간은 금난간은 은광, 은난간은 금광이요, 유리난간은 수정광, 수정난간은 유리광이며 적주난간은 마노광 마노난간은 적주광이요 중보난간은 자거광, 자거난간은 중보광이다. 금그물은 은방울 은그물은 금방울이요 수정그물은 유리방울 유리그물은 수정방울이며 적주그물은 마노방울, 마노그물은 적주방울이요, 자거그물은 중보방울, 중보그물은 자거방울이다.

그 금나무는 은의 잎, 꽃, 열매요 은나무는 금의 잎, 꽃 열매다. 유리나무는 수정의 꽃, 열매요, 수정나무는 유리의 꽃, 열매다. 적주나무는 마노의 꽃, 열매요 마노나무는 적주의 꽃, 열매다. 자거나무는 중보의 꽃, 열매요 중보나무는 자거의 꽃, 열매다. 궁전의 담에는 四문이 있고 문에는 七계가 있어 난간을 두루 돌았다. 누각과 대관(臺觀)과 욕지(浴池)는 차례로 서로 겨누어 온갖 보배 꽃을 피우고 있다. 줄과 줄이 서로 맞선 온갖 과실나무는 잎잎이 잡색이며 나무 향기는 향기로와 四방에 두루 풍긴다. 잡류의 뭇새는 소리를 맞추어 서로 운다.

그 해의 궁전은 五풍(風)을 의지하여 부지되고 있다. 一은 지풍(持風)이라 이름하고 二는 양풍(養風)이라 이름하며 三은 수풍(受風)이라 이름하고 四는 전풍(轉風)이라 이름하며 五는 조풍(調風)이라 이름한다. 일천자(日天子)가 사는 정전(正殿)은 순금으로 되었고 높이는 十六 유순이다. 전(殿)에는 四문이 있고 난간을 둘렀다. 일천자의 자리는 종광이 반 유순이요 七보로 되었으며 청정하고 유연하기 마치 하늘 옷과 같다. 일천자는 자신에서 광명을 놓아 금전(金殿)을 비추고 금전에서 광명이 나와 일궁(日宮)을 비추며 일궁에서는 광명이 나와 四천하를 비춘다. 일천자의 수명은 하늘의 五백세요 자손이 서로 이어 받아 끊임이 없다. 그 궁전은 부서지지 않아 一겁(劫)에서야 마친다. 일궁이 행할 때에도 그 일천자에는 행할 뜻이 없다. 말하기를 ‘나는 행하고 머무를 때에 항상 五욕으로서 스스로 오락한다’고. 일궁이 행할 때에는 무수한 큰 하늘 신이 앞에서 인도하면서 환희 하여 게으름이 없고 빨리 가기를 즐거워한다. 그러므로 일천자의 이름을 첩질이라 한다. 일천자는 몸에서 一천의 광명을 낸다. 五백 광명은 밑에 비추고 五백 광명은 곁을 비춘다. 이것은 숙업(宿業)의 공덕을 말미암기 때문에 이 一천의 광명이 있다. 그러므로 일천자의 이름을 천광(千光)이라 한다.

그 숙업의 공덕은 어떠한가. 어떤 한 사람이 있어 사문, 바라문을 공양하고 모든 궁핍한 사람을 구제하기를 음식, 의복, 탕약, 코끼리, 말, 수레, 방사(房舍), 등불로써 베풀었다. 나누어 줄 때에는 그의 필요한 것을 따라 주어서 남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며 계를 가지는 모든 현인과 성인을 공양할 때에 그는 온갖 무수한 법희(法喜)와 광명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착한 마음으로 기뻐하였다. 찰제리(刹帝利)왕, 머리에 물을 붓는 종족이 처음으로 왕위에 오를 때에 선심으로 환희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이 인연으로써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일천자가 되어 일궁전을 얻고 一천 광명이 있다. 그러므로 ‘착한 업이 七천 광명을 얻었다’라고 말한다. 무슨 까닭으로 이름하여 숙업(宿業)의 광명이라 하는가. 혹 어떤 사람이 있어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사음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두말하지 않고 욕설하지 않으며 거짓말하지 않고 꾸밈말 하지 않으며 탐취하지 않고 성내지 않으며 삿된 소견을 가지지 않는다. 이 인연으로써 선심이 환희하는 것은 마치 네거리에 큰 욕지(浴池)가 있어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으매 먼길을 걸은 나그네가 있어 극도로 피로하고 몹시 목이 말랐을 때 이 못에 들어가 목욕하고 시원해서 환희하고 애락(愛樂)하는 것과 같다. 저 十선을 행한 자의 선심이 환희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그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일천자가 되어 일궁전에서 살고 一천 광명이 있다. 이 인연으로써 ‘선업의 一천 광명’이라 이름한다.

六十 염경(念頃)을 一라야(羅耶)라 이름하고 三十 라야를 마후다라 이름하며, 백 마후다를 우파마(優波摩)라 이름한다. 일궁전은 六개월 동안 남으로 행하는데 하루에 三十리를 가고 맨 남쪽은 염부제(閻浮提)를 지내지 않는다. 해가 북쪽으로 가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무슨 인연으로 일광이 빛나고 뜨거운가. 거기는 十인연이 있다. 어떤 것을 十이라 하는가. 一은 수미산밖에 카다라산이 있는데 높이는 四만 二천유순이요, 종광은 二천유순이며 그 가는 한량이 없어 七보로 이루어졌다. 일광이 산을 비추어 부딪쳐 열(熱)을 낸다. 이것을 일광이 염렬(炎熱)하는 제 一의 인연이라 한다. 二는 카다라산 겉에 이사타산이 있다. 높이는 二만 一천유순이요 종광도 二만 一천유순이며 주위는 한량이 없어 七보로 이루어졌다. 일광이 산을 비추어 부딪쳐 열을 낸다. 이것을 일광이 염렬하는 제 二의 인연이라 한다. 三은 이사타(伊沙陀)산 겉에 수제타라(樹提陀羅)산이 있다. 위의 높이는 一만 二천유순이요 종광도 一만 二천유순이며 주위는 한량이 없어 七보로 이루어졌다. 일광이 산을 비추어 부딪쳐 열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염렬의 제 三의 인연이라 한다. 四는 수제타라산 겉을 떠나 산이 있어 선견(善見)이라 이름한다. 높이는 六천유순이요 종광도 六천유순이며 주위는 한량이 없어 七보로 이루어졌다. 일광이 산을 비추어 부딪쳐 열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염렬의 제 四의 인연이라 한다.

五는 선견산의 밖의 것을 마사(馬祀)산이라 한다. 높이는 三천유순이요 종광도 三천유순이며 주위는 한량이 없어 七보로 이루어졌다. 일광이 산을 비추어 부딪쳐 열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염렬의 제 五의 인연이라 한다. 六은 마사산 겉을 떠나 니미타라(尼彌陀羅)산이 있다. 높이는 천 二백유순이요 종광도 一천 二백유순이며 주위는 한량이 없어 七보로 이루어졌다. 일광이 산을 비추어 부딪쳐 열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염렬의 제 六의 인연이라 한다. 七은 니미타산 겉을 떠나 조복(調伏)산이 있다. 높이는 六백유순이요 종광도 六백유순이며 주위는 한량이 없어 七보로 이루어졌다. 일광이 산을 비추어 부딪쳐 열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염렬의 제 七의 인연이라 한다. 八은 조복산의 겉에 금강륜(金剛輪)이 있다. 높이는 三백유순이요 종광도 三백유순이며 주위는 한량이 없어 七보로 이루어졌다. 일광이 산을 비추어 부딪쳐 열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염렬의 제 八의 인연이라 한다. 다시 위로 一만유순에 하늘의 궁전이 있어 이름을 성수라 하고 유리로 이루어졌다. 일광이 그것을 비추어 부딪쳐 열을 낸다. 이것을 일광 염렬의 제 九의 인연이라 한다. 다시 일궁전의 광명은 대지를 비추어 부딪쳐 열을 낸다. 이것을 일광 염렬의 제 十의 인연이라 한다.”

그 때에 세존은 게송으로써 말씀하셨다.

 

이러한 열 가지 인연이 있어

해를 이름해 천광이라 하네.

광명의 불꽃은 왕성히 뜨겁다고

부처님이 해를 말씀하셨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겨울의 일궁전은 추워서 가까이 할 수 없으며 광명은 있어도 차가운가. 十三의 인연이 있어 비록 빛나지마는 차가운 것이다. 어떤 것을 十三이라 하는가. 一은 수미산과 카다라산의 중간에 물이 있어 넓이는 八만 四천 유순이요 둘레는 한량이 없다. 그 물은 우바라꽃, 구물두꽃, 발두마꽃, 분다리꽃, 수건제꽃 따위의 잡꽃을 피워 일광이 비치는 곳에 차가움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차가움의 제 一의 인연이라 한다. 二는 카다라산과 이사타산 중간에 물이 있다. 넓이는 四만 二천유순이요 둘레는 한량이 없다. 그 물은 모든 잡꽃을 피워 일광이 비치는 곳에 부딪쳐 차가움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차가움의 제 二의 인연이라 한다. 이사타산과 수제탈라산 중간에 물이 있다. 넓이는 二만 一천유순이요 둘레는 한량이 없다. 모든 잡꽃을 피워 일광이 비치는 곳에 부딪쳐 차가움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차가움의 제 三의 인연이라 한다. 四는 선견산과 수제타라산의 중간에 물이 있다. 넓이는 一만 二천유순이요 둘레는 한량이 없다. 모든 잡꽃을 피워 일광이 비치는 곳에 부딪쳐 차가움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차가움의 제 四의 인연이라 한다. 五는 선견산과 마사(馬祀)산의 중간에 물이 있다. 넓이는 六천유순이요 모든 잡꽃을 피워 일광이 비치는 곳에 부딪쳐 차가움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차가움의 제 五의 인연이라 한다.

六은 마사산과 니미타라산의 중간에 물이 있다. 넓이는 一천 二백유순이요 둘레는 한량이 없다. 모든 잡꽃을 피워 일광이 비치는 곳에 부딪쳐 차가움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차가움의 제 六의 인연이라 한다. 니미타라산과 조복산의 중간에 물이 있다. 넓이는 六백유순이요 둘레는 한량이 없다. 모든 잡꽃을 피워 일광이 비치는 곳에 부딪쳐 차가움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차가움의 제 七의 인연이라 한다. 조복산과 금강륜산의 중간에 물이 있다. 넓이는 三백유순이요 둘레는 한량이 없다. 모든 잡꽃을 피워 일광이 비치는 곳에 부딪쳐 차가움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차가움의 제 八의 인연이라 한다. 다시 염부제 땅에는 큰 강하(江河)가 있어 일광이 비치는 곳에 부딪쳐 차가움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차가움의 제 九의 인연이라 한다. 염부제 땅에는 하수가 적고 구야니(拘耶尼) 땅에는 물이 많아 일광이 비치는 곳에 부딪쳐 차가움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차가움의 제 十의 인연이라 한다. 구야니에는 하수가 적고 불우체(弗牛逮)에는 물이 많아 일광이 비치는 곳에 부딪쳐 차가움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차가움의 제 十一의 인연이라 한다. 불우체에는 하수가 적고 울단왈(鬱單曰)에는 하수가 많아 일광이 비치는 곳에 부딪쳐 차가움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차가움의 제 十二의 인연이라 한다. 다시 일궁전의 광명은 큰 바닷물을 비춘다. 일광이 비치는 곳에 부딪쳐 차가움을 낸다. 이것을 일광의 차가움의 제 十三의 인연이라 한다.”

부처님은 때에 게송으로서 말씀하셨다.

 

이 十三의 인연으로써

해를 이름하여 천광이라 한다.

그 광명은 맑고 또 차갑다고

부처님은 해를 말씀하신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월궁전은 때때로 그 바탕이 찼다 기울었다 하고 광명도 손감한다. 그러므로 월궁을 이름하여 손(損)이라 한다. 달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一은 상도(常度)에 머무른다는 뜻이요 二는 궁전이란 뜻이다. 사방이나 멀리 보기 때문에 둥글고 추움과 따뜻함이 조화되어 알맞고, 천은(天銀)과 유리로 되었다. 二분(分)의 천은은 순진하여 섞임이 없고 안팎은 맑고 트이어 광명은 멀리 비친다. 다른 一분의 유리는 순진하여 섞임이 없고 안팎은 맑고 트이어 광명은 멀리 비친다. 월궁전의 종광은 四十九유순이다. 궁장(宮墻) 및 땅은 넓기가 재백(梓柏)과 같다. 궁장은 七겹으로서 七겹의 난간, 七겹의 그물, 七겹의 항수가 있고 두루 돌려 꾸민 것은 七보로써 되었다. 내지 무수한 온갖 새는 소리를 맞추어 서로 운다. 그 월궁전은 五풍(風)을 의지하여 부지되고 있다. 一을 지풍 二를 양풍이라 하며 三을 수풍이라 하고 四를 전풍이라 한다.

월천자가 사는 정전은 유리로 지어졌고 높이는 十六유순이다. 궁전에는 四문이 있고 난간을 두루 둘렀다. 월천자(月天子)의 자리는 종광이 반 유순이요 七보로 되었다. 청정하고 유연하기 마치 하늘 옷과 같다. 월천자는 몸에서 광명을 놓아 유리전을 비추고 유리전의 광명은 월궁을 비추며 월궁에서는 광명이 나와 四천 하늘을 비춘다. 월천자의 수명은 하늘의 五백세요 자손이 서로 이어 다른 계통은 없다. 그 궁전은 부서지지 않고 一겁에서 마친다. 월궁이 행할 때 월천자는 행할 뜻이 없다. 말하기를 ‘나는 행하거나 머물거나 항상 五욕으로서 오락한다’고. 월궁이 행할 때에는 무수한 백천의 모든 하늘 신은 항상 앞에서 인도하면서 즐거워하여 게으름이 없고 빨리 가기를 좋아하고 즐긴다. 그러므로 월천자의 이름을 첩질(捷疾)이라 한다. 월천자는 몸에서 一천 광명을 낸다. 五백 광명은 밑을 비추고 五백 광명은 곁을 비춘다. 이것은 과거의 업의 공덕을 말미암기 때문에 이 광명이 있다. 그러므로 월천자는 이름을 천광(千光)이라 한다.

과거의 업의 공덕은 어떠한가. 세간에 어떤 사람이 있어 사문, 바라문을 공양하고 모든 궁핍한 사람에게는 음식, 의복, 탕약, 상, 마, 수레, 방사, 등촉을 베풀었다. 나눠 줄 때에는 그 필요한 것을 딸려 주어 사람의 뜻을 거슬리지 않았다. 계를 가지고 모든 현인과 성인을 공양한다. 이것은 온갖 무수한 법의 기쁨과 착한 마음의 광명을 말미암기 때문이다. 찰제리왕, 머리에 물을 붓는 종족이 처음으로 왕위에 오르는 것처럼 착한 마음의 기뻐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이 인연으로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월천자가 되고 월궁전에는 一천 광명이 있다. 선한 업은 一천 광명을 얻는다고 한다. 다시 어떤 업으로서 一천 광명을 얻는가. 세간에 어떤 사람이 있어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사음하지 않고 두말하지 않으며 욕설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으며 꾸밈말하지 않고 탐취하지 않으며, 성내지 않고 삿된 소견을 가지지 않았다. 이 인연으로써 선심이 환희 했다. 마치 네거리에 큰 욕지가 있어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으매 먼길을 다닌 사람이 있어 아주 피로하고 몹시 목이 말라 와서 이 못에 들어가 목욕하고 시원하여 환희하고 쾌락 하는 것과 같다. 저가 十선을 행하여 선심이 환희 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그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월천자가 되어 월궁전에 살고 一천의 광명이 있다. 이 인연으로써 一천 광명이라 이름한다.

다시 어떤 인연으로써 一천 광명을 얻는가. 세간에 어떤 사람이 있어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탕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았다. 이 인연으로서 선심이 환희하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월천자가 되어 월궁전에 살고 一천의 광명이 있다. 이 인연으로써 선업의 一천 광명이라 한다.

六十의 염경(念頃)을 一 라야라 이름하고, 三十 라야를 마후다라 이름하며 백 마후다를 우바마(優婆摩)라 이름한다. 만일 일궁전이 남으로 행해 하루에 三十리를 가더라도 맨 남쪽은 염부제를 지내지 못한다. 이 때에 월궁전은 반 년 동안을 남으로 행해도 염부제를 지내지 못한다. 달이 북쪽으로 행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무슨 인연으로 월궁전은 조금씩 줄어드는가. 一은 달이 모퉁이에서 나온다. 이것을 一연(緣)이라 한다. 그러므로 달은 줄어든다. 다시 월궁전 안에는 여러 대신이 있어 몸에 푸른 옷을 입고 차례로 따라 위되는 주처(住處)는 곧 푸르다. 그러므로 달은 줄어든다. 이것은 二인연으로서 달은 날마다 감한다. 다시 일궁전에는 六十의 광명이 있다. 광명은 월궁을 비추어 번지어 나타나지 못하게 한다. 그러므로 비친 곳의 달은 곧 손감하는 것이다. 이것을 달빛이 감손하는 三인연이라 한다.

다시 무슨 인연으로 달빛이 점점 차는가. 다시 三 인연이 있다. 달빛을 점점 차게 하는 어떠한 것을 三이라 하는가. 一은 달이 다른 방향으로 향한다. 二는 월궁의 모든 신하가 다 푸른 옷을 입고서 월천자는 보름날 그 가운데 앉아 서로 함께 오락한다. 광명이 두루 비쳐 모든 하늘의 광명을 막기 때문에 그 광명이 널리 찬다. 마치 여러 등불 가운데 큰 횃불을 붙여 모든 등불을 막는 것과 같다. 저 월천자도 또한 그와 같다. 보름날에 모든 하늘 무리 가운데 있어 여러 밝음을 막아 끊고 그 광명이 홀로 비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二인연이라 한다. 三은 일천자에는 六十의 광명이 있어 비록 월궁을 비추지마는 보름 때에는 월천자는 능히 광명으로써 거슬러 비추어 가리지 못하게 한다. 이것을 월궁이 원만하여 손감이 없는 三연이라 한다. 다시 무슨 인연으로써 달에 검은 그림자가 있는가. 염부나무의 그림자가 달가운데 있음으로써 달에 그림자가 있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음은 마땅히 달이 청량하여 열이 없는 것과 같이하고 단월(檀越)의 집에 가서도 생각을 오로지 하여 어지럽지 않게 하라. 또 무슨 인연으로서 모든 강하(江河)는 있는가. 해와 달을 인해 더움이 있고 더움을 인해 구움[灸]이 있으며, 구움을 인해 땀이 있고 땀을 인해 강하를 이룬다. 그러므로 세간에는 강하가 있다. 무슨 인연으로 세간에 五종자가 있는가. 큰 어지러운 바람이 있어 불패(不敗) 세계에서 종자를 불어와 이 나라에 나게 했다. 一은 뿌리 종자요 二는 줄기 종자요 三은 마디 종자요 四는 속이 빈 종자요 五는 종자의 종자다. 이것을 五자(字)라 한다. 이 인연으로써 세간에는 五종자가 있어 나왔다. 이 염부제가 한낮일 때는 불우체에서는 해가 지고 구야니에서 해가 날 때는 울단왈에서는 한밤중이다. 구야니가 한 낮일 때는 염부제에서는 해가 지고 울단왈에서 해가 날 때는 불우체는 한밤중이다. 울단왈이 한 낮일 때는 구야니에서는 해가 빠지고 불우체에서 해가 날 때는 염부제는 한밤중이다. 만일 불우체가 한낮일 때면 울단왈에서는 해가 빠지고 염부제에서 해가 날 때면 구야니는 한밤중이다. 염부제가 동방이 되면 불우체는 서방이 되고 염부제가 서방이 되면 불우체는 동방이 된다. 구야니가 서방이 되면 울단왈은 동방이 되고 울단왈이 서방이 되면 불우체는 동방이 된다.

염부제를 염부라고 이름하는 까닭은 그 밑에 금산(金山)이 있어 높이는 三十유순이요 염부나무가 남으로 말미암아 이름을 염부금(閻浮金)이라 하였다. 염부나무의 과실은 버섯과 같고 그 맛은 꿀과 같다. 나무에는 五의 큰 혹(과실)이 있다. 四면에 四혹 위에 一혹이 있다. 그 동쪽의 과실은 건답화(乾畓和)가 먹는 것이요. 남쪽 과실은 七국인이 먹는 것이다. 一은 구루(拘樓)국이라 하고 二는 구라바(拘羅婆)라 하며 三은 비제(毘提)라 이름하고 四는 선비제(善毘提)라 이름하며 五는 만다(曼茶)라 이름하고 六은 바라(婆羅)라 이름하며 七은 바리(婆梨)라 이름한다. 그 서쪽 과실은 바닷벌레가 먹는 것이요 그 북쪽 과실은 금수가 먹는 것이며 그 위의 과실은 성숙천(星宿天)이 먹는 것이다.

七대국의 북쪽에는 七대 흑산이 있다. 一은 나토(裸土)라 하고 二는 백학(白鶴)이라 하며 三은 수궁(守宮)이라 하고 四는 선산(仙山)이라 하며 五는 고산(高山)이라 하고 六은 선산(禪山)이라 하며 七은 토산(土山)이라 한다. 이 七흑산에는 七바라문의 선인(仙人)이 있다. 이 七선인의 사는 곳은 一은 선제(善帝)라 이름하고 二는 선광(善光)이라 이름하며 三은 수궁(守宮)이라 이름하고 四는 선인(仙人)이라 이름하며 五는 호궁(護宮)이라 이름하고 六은 가나(伽那)라 이름하며 七은 증익(增益)이라 이름한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겁초(劫初)의 중생은 지미(地味)를 먹은 뒤에는 오랫동안 세상에 살았다. 그것을 많이 먹는 자는 얼굴빛이 추하고 여위며 그것을 적게 먹는 자는 얼굴빛이 빛나고 윤택했다. 그런 뒤에야 이에 중생의 얼굴빛과 얼굴 모양의 낫고 못한 것을 알게 되었다. 서로 시비해 말하기를 ‘나는 너보다 낫다. 너는 나보다 못하다’고. 그 마음에 저와 나를 두고 다툼을 품기 때문에 지미(地味)는 다해 없어졌다. 또 지피(地被)가 나는 모양은 버섯과 같아서 빛깔과 맛은 향기롭고 조촐했다. 그 때에 중생은 한 곳에 모여 오뇌하고 슬피 울면서 가슴을 치고. ‘아아 화(禍)로다. 이제 지미는 갑자기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치 지금 사람이 많은 맛난 음식을 얻어 아름답고 좋다고 일컫다가 뒤에 다시 그것을 잃어버리고 걱정하고 번민하는 것처럼 그들도 또한 이와 같이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뉘우치고 한다.

그 뒤에 지피를 먹고 점점 그 맛을 알게 되었다. 그것을 많이 먹는 자는 얼굴빛이 추하고 여위며 그것을 적게 먹는 자는 얼굴빛이 빛나고 윤택했다. 그래서 비로소 중생의 얼굴빛과 얼굴 모양의 낫고 못함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서로 시비해 말하기를 ‘나는 너보다 낫다. 너는 나보다 못하다’라고. 그 마음에 저와 나를 두고 다툼을 품기 때문에 지피는 사라져 없어졌다. 그 뒤에는 지부(地膚)가 나왔다. 갈수록 더 추하고 두터웠다. 빛깔은 하늘 꽃과 같고 연하기는 하늘 옷과 같으며 그 맛은 꿀과 같았다. 때에 모든 중생들은 다시 그것을 취해 먹으면서 오랫동안 세상에 살았다. 그것을 많이 먹는 자는 얼굴빛이 갈수록 못되가고 그것을 적게 먹는 자는 얼굴빛이 빛나고 윤택했다. 그래서 비로소 중생의 얼굴빛과 얼굴 모양의 낫고 못함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서로 시비해 말하기를 ‘나는 너보다 낫다. 너는 나보다 못하다’고. 그 마음에 저와 <나>를 두고 다툼을 품기 때문에 지부는 사라져 없어졌다.

그 뒤에는 다시 자연의 멥쌀이 있었다. 등겨나 뉘가 없고 요리를 하지 않아도 온갖 아름다운 맛을 갖추고 있었다. 그 때에 중생들은 ‘아아 재화로다. 이제 지부는 갑자기 다시 나타나지 않는구나’라고 말했다. 마치 지금 사람이 화를 만나고 어려움을 당해 ‘괴롭구나’라고 일컫는 것처럼 그 때의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이 오뇌하고 비탄했다. 그 뒤에 중생들은 어느새 서로 멥쌀을 취해 먹었다. 그 몸은 추하고 더러워 남녀의 형상이 있었다. 서로 바라보다 드디어 욕상(欲想)을 내어 그윽한 곳에 가서 부정한 짓을 했다. 다른 중생들은 그것을 보고 말하기를 ‘아아 이것은 잘못이다. 어떻게 중생은 중생과 함께 이러한 일이 있겠는가’고. 저 부정한 짓을 한 남자는 남의 꾸짖음을 보고 곧 스스로 허물을 뉘우쳐 말하기를 ‘나의 한 짓은 잘못이었다’고. 곧 몸을 땅에 던졌다. 저 여인은 그 남자가 몸을 땅에 던져 허물을 뉘우치면서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고 여인은 곧 음식을 보냈다. 다른 중생들은 그것을 보고 여자에게 ‘너는 이 음식을 가지고 누구에게 주고자 하는가’고 물었다. 그녀는 대답하기를 ‘저 허물을 뉘우치는 중생의 불선한 행에 떨어진 자에게 나는 음식을 보내어 그에게 주고자 한다’고 하였다. 이 말로 말미암아 세간에 착하지 않은 사내[夫主]의 이름이 있었고 밥을 보내어 남편에게 줌으로써 이내 이름하여 아내라고 했다. 그 뒤로는 중생은 음탕하여 불선한 법이 더해지고 스스로 그것을 가리고 덮기 위해 드디어 집을 지었다. 이 인연으로서 비로소 집이라는 이름이 있었다. 그 뒤로 중생의 음탕은 더욱 더해 드디어 남편과 아내를 이루었다. 다른 중생의 있어 목숨과 행과 복이 다해 광음천에서 목숨을 마치고 이 세간에 와서 어머니의 태안에 있게 되었다. 이것을 인해 세간에는 태에 난다는 이름이 있었다.

그 때에 먼저 첨바(瞻婆)성을 지었다. 다음에는 가시(伽尸)성 바라나(婆羅奈)성을 짓고 그 다음에는 왕사(王舍)성을 지었다. 해 뜰 때 지어 곧 해 뜰 때 되었다. 이 인연으로서 세간에는 문득 성곽 군읍(郡邑)으로서 왕이 다스리는 장소의 이름이 생겼다.

그 때의 중생이 처음으로 자연의 멥쌀을 먹을 때에는 아침에 베어도 저녁이면 익고 저녁에 베어도 아침이면 익어 벤 뒤에는 다시 나지마는 그 줄기의 그루터기가 없었다. 때에 어떤 중생은 가만히 스스로 ‘날마다 베어 들이기에 나를 피로하게 한다. 이제 마땅히 한꺼번에 베어 여러 날을 준비하자’고 생각했다. 곧 한꺼번에 베어 여러 날의 양식을 쌓아 두었다. 뒤에 다른 사람은 이 사람에게 ‘우리 함께 멥쌀을 베러 나가자’고 말했다. 이 사람은 ‘나는 이미 쌓아 두었다. 다시 베러 갈 필요가 없다. 너는 베고자 하거든 마음대로 가라’고 대답했다. 뒷사람도 또 스스로 ‘저 사람은 二일분의 양식을 더 베었다. 내라고 어찌 三일분의 양식을 베지 못하겠는가’고 생각했다. 이 사람은 곧 三일분의 양식을 더 쌓았다. 또 다른 사람은 그에게 ‘우리 함께 양식을 취하러 갔다 오자’고 말했다. 이 사람은 ‘나는 이미 三일분의 양식을 더 취해 왔다. 너는 취하고 싶거든 너 마음대로 하라’고 대답했다. 이 사람은 ‘저 사람은 三일분의 양식을 취했다. 나는 어찌 五일분의 양식을 취하지 못하겠는가’고 생각했다. 그는 곧 五일분의 양식을 취했다.

때에 중생들이 여벌의 양식을 쌓기 때문에 이 때의 멥쌀은 곧 겨와 뉘가 생기고 벤 뒤에는 다시 나지 않고 그루터기가 나타났다. 그 때의 중생들은 한 곳에 모여 괴로워하고 슬피 울며 가슴을 치면서 ‘아아 화로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슬퍼하고 꾸짖으면서 ‘우리들은 본래 다 화생(化生)으로서 생각(念)으로써 먹이를 삼았었다. 몸의 광명은 스스로 비치고 신족으로써 허공을 나르며 안락하여 걸림이 없었다. 그 뒤에 지미가 비로소 생기자 빛깔과 맛은 구족했었다. 때에 우리들은 이 지미를 먹고 오랫동안 세상에 살았다. 그것을 많이 먹는 자는 안색이 갈수록 추하고 그것을 적게 먹는 자는 안색에 광택이 있었다. 이에 중생들은 마음에 저와 나를 품고 교만한 마음을 내어, 내 빛깔은 낫고 네 빛깔은 못하다’고 말했다. 빛깔을 다투어 교만했기 때문에 지미는 소멸했다. 다시 지피가 나서 빛깔과 향기가 구족했었다. 우리들은 다시 그것을 취해 먹으면서 오랫동안 세상에 살았다. 그것을 많이 먹는 자는 빛깔은 더욱더욱 추하고 여위며 그것을 적게 먹는 자가 오히려 빛깔에 광택이 있었다. 이에 중생들은 마음에 저와 나를 품고 교만한 마음을 내어 말했다. ‘내 빛깔은 낫고 네 빛깔은 못하다’고. 빛깔을 다투어 교만했기 때문에 지피는 소멸했었다.

다시 지부가 나서 갈수록 더욱 추하고 두터워 빛깔과 향기와 맛을 갖추었다. 때에 우리들은 다시 그것을 취해 먹으면서 오랫동안 세상에 살았다. 그것을 많이 먹는 자는 빛깔은 더욱 추하고 여위며 그것을 적게 먹는 자가 오히려 빛깔에 광택이 있었다. 이에 중생들은 마음에 저와 나를 품고 교만한 마음을 내어 ‘내 빛깔은 낫고 네 빛깔은 못하다’고 말했다. 빛깔을 다투어 교만했기 때문에 지피는 소멸했었다. 다시 자연의 멥쌀이 나서 빛깔과 향기와 맛을 갖추었다. 때에 우리들은 함께 그것을 취해 먹었다. 아침에 거두어도 저녁에 익고 저녁에 거두어도 아침에 익어 베는 대로 따라 다시 났지마는 베어 실어 들이지는 않았었다. 우리가 그 때에 서로 다투어 쌓아 둠으로 말미암아 멥쌀은 문득 등겨와 뉘를 내었고 벤 뒤에는 나지 않고 현재에는 묵은 줄기가 있다. 우리들은 ‘이제 차라리 각각 전택(田宅)을 봉(奉)해 경계를 나누자’고 하였다. 때에 그들은 곡 각각 밭을 나누고 경계를 달리 해 저와 나가 있음을 계산했다. 그 뒤에는 저절로 자기 쌀은 감추고 남의 밭곡식을 훔치게 되었다. 다른 중생은 그것을 보고 ‘너의 소위는 글렀다. 너의 소위는 글렀다. 어찌하여 자기 물건은 감추고 남의 재물을 훔치느냐.’고 곧 꾸짖어 말했다. ‘너는 지금부터는 다시 도둑질을 하지 말라’고. 이렇게 자꾸 말했지마는 그래도 또 도둑질했다. 다른 사람들은 또 나무라면서 말했다. ‘너는 소위는 글렀다. 왜 그 짓을 그치지 못하느냐’ 하고 곧 지팡이로 때리고 대중 앞으로 끌고 가서 여러 사람들에게 말했다. ‘이 사람은 자기 멥쌀은 감추고 남의 밭곡식을 훔쳤다.’ 훔친 사람도 또 말했다. ‘저 사람은 나를 때렸다.’ 여러 사람들은 오뇌하고 슬피 울며 가슴을 만지면서 말했다. ‘세상이 자꾸 악해 가니 이것은 이제 악법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드디어 걱정과 원한과 번민의 고보(苦報)를 생기게 하는구나. 이것은 곧 생, 노, 병, 사의 근본으로서 악취에 떨어지는 원인이 된다. 전택(田宅)의 경계를 달리하기 때문에 다툼이 생기고 그래서 원수를 만들지마는 능히 이것을 판결할 사람이 없다. 우리들은 이제 곧 한 사람의 평등한 주인을 세워 잘 인민을 보호하면서 선은 상주고 악은 벌하도록 하자. 그리고 우리들은 각각 자기의 소유에서 얼마씩 내어 저이에게 공급하자’고.

때에 그들 중에 어떤 사람은 형질(形質)이 장대하고 용모가 단정하며 매우 위덕이 있었다. 여러 사람들은 말했다. ‘우리는 이제 그대를 세워 주인으로 삼고자 한다. 인민을 잘 보호하면서 선은 상주고 악은 벌주라. 우리는 마땅히 우리 소유에서 얼마씩 내어 그대에게 공급하리라’고. 그 사람은 이 말을 듣자 곧 승낙하고 주인이 되어 상줄 자에게는 상을 주고 벌줄 자에게는 벌을 주었다. 여기서 비로소 백성의 주인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그 백성의 주인에게 처음으로 아들이 있었다. 이름을 진보(珍寶)라 하고 진보에게 아들이 있었다. 이름을 호미(好味)라 하며 호미에게 아들이 있었다. 이름을 정재(靜齋)라 하고 정재에게 아들이 있었다. 이름을 정생(頂生)이라 하며 정생에게 아들이 있었다. 이름을 선행(善行)이라 하고 선행에게 아들이 있었다. 이름을 택행(宅行)이라 하며 택행에게 아들이 있었다. 이름을 묘미(妙味)라 하고 묘미에게 아들이 있었다. 이름을 미제(味帝)라 하며 미제에게 아들이 있었다. 이름을 수선(水仙)이라 하고 수선에게 아들이 있었다. 이름을 백지(百智)라 하며 백지에게 아들이 있었다. 이름을 기욕(嗜欲)이라 하고 기욕에게 아들이 있었다. 이름을 선욕(善欲)이라 하며 선욕에게 아들이 있었다. 이름을 단결(斷結)이라 하고 단결에게 아들이 있었다. 이름을 대단결이라 하며 대단결에게 아들이 있었다. 이름을 보장(寶藏)이라 하고 보장에게 아들이 있었다. 이름을 대보장이라 했다. 대보장에게 아들이 있어 이름을 선견(善見)이라 하고 선견에게 아들이 있어 이름을 대선결이라 하며 대선견에게 아들이 있어 이름을 무우(無優)라 하고 무우에게 아들이 있어 이름을 주저라 하고 주저에게 아들이 있어 이름을 식생(殖生)이라 하고 식생에게 아들이 있어 이름을 산악(山岳)이라 하며 산악에게 아들이 있어 이름을 신천(神天)이라 하고 신천에게 아들이 있어 이름을 진력(進力)이라 하며 진력에게 아들이 있어 이름을 뇌차라 하고 뇌차에게 아들이 있어 이름을 십차(十車)라 하며 십차에게 아들이 있어 이름을 뇌궁이라 하고 뇌궁에게 아들이 있어 이름을 백궁(百弓)이라 하며 백궁에게 아들이 있어 이름을 양목(養牧)이라 하고 양목에게 아들이 있어 이름을 선사(善思)라 했다.

선사 이후에 十족(族)이 있어 전륜성왕이 서로 이어 끊어지지 않았다. 一을 가누추라 이름하고 二를 다라바(多羅婆)라 이름하며 三을 아엽마(阿葉摩)라 이름하고 四를 지시(持施)라 이름하며 五를 가릉가(伽楞伽)라 이름하고 六을 첨바라 이름하며 七을 구라바(拘羅婆)라 이름하고 八은 반사라, 九는 미사라(彌私羅), 十은 성마(聲摩)였다. 가누추왕에게는 五전륜성왕이 있었고, 타라바왕에게도 五전륜성왕이 있었다. 아엽마왕에게는 七전륜성왕이 있었고 지시왕에게도 七전륜성왕이 있었다. 가릉가왕에게는 九전륜성왕이 있었고 첨바왕에게는 三十一전륜성왕이 있었고 반사라왕에게는 三十二전륜성왕이 있었다. 미사라왕에게는 八만 四천전륜성왕이 있었고 성마왕에게는 백 一전륜성왕이 있었으며 최후에 왕이 있어 대선생종(大善生從)이라 이름했다.

성마왕에게 아들이 있어 오라바(烏羅婆)라 이름하고 오라바에게 아들이 있어 거라바(渠羅婆)라 하며 거라바에게 아들이 있어 니구라(尼求羅)라 이름하고 니구라에게 아들이 있어 백정왕(白淨王)이라 이름하고 백정왕에게 아들이 있어 보살(菩薩)이라 이름하며 보살에게 아들이 있어 라후라라 이름했다. 이 본연(本然)으로 말미암아 찰제리라는 이름이 있었다.

그 때에 어떤 중생이 있어 이렇게 생각했다. ‘이 세간의 모든 가속(家屬)과 만물은 모두 가시 덩굴과 종기가 된다. 이제 마땅히 그것들을 버리고 산으로 들어가 도(道)를 행하면서 고요한 곳에서 생각하리라.’ 때에 곧 가족의 가시 덩굴을 멀리 여의고 산에 들어가 나무 밑에서 고요히 있으면서 깊이 생각했다. 그리고 날마다 산에서 나와 나무로 들어가 밥을 빌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보고 공경하며 공양을 들이면서 모두들 좋은 일이라고 칭찬했다. ‘이 사람이 이에 능히 가정의 얽매임을 버리고 산에 들어가 도를 구하는 것은 능히 악과 불선의 법을 떠나기 위함이다’라고. 이로 말미암아 일컬어 바라문이라 했다. 바라문 무리 가운데에는 선(禪)을 행하지 못하는 자가 있었다. 그는 곧 산림에서 나와 인간에 노닐면서 스스로 말했다. ‘나는 좌선(坐禪)을 할 수가 없다’고. 이로 말미암아 이내 무선(無禪) 바라문이라 이름했다. 그는 마을에 내려가 불선법을 짓고 독법(毒法)을 시행했다. 이것을 인해 서로 내어 드디어 곧 독(毒)이라 이름했다.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바라문종(種)이 있게 되었다. 그 무리들 가운데에는 온갖 업(業)을 익혀 그것으로서 스스로 생(生)을 경영해 갔다. 이것을 인해 세간에는 거사종(居士種)이 있게 되었다. 그 중생 가운데에는 모든 기예(技藝)를 익혀 그것으로써 스스로를 생활해 갔다. 이것을 인해 세간에는 수타라(首陀羅)종이 있게 되었다. 세간에는 먼저 이 석종(釋種)이 있어 세상에 나왔다. 그 뒤에 사문(沙門 )종이 생겼다.

찰제리종 가운데 어떤 사람이 있어 이렇게 생각했다. ‘세간의 은혜와 사람은 더러워 깨끗하지 못한 것이다. 무엇을 족히 탐착하랴.’ 이에 집을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옷을 입고 도를 구하면서 ‘나는 사문이다. 나는 사문이다’라고 했다. 바라문종, 거사종의 무리 가운데 어떤 사람은 스스로 생각했다. ‘세간의 은혜와 사랑은 더러워 깨끗하지 못한 것이다. 무엇을 족히 탐착하랴’고. 이에 집을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옷을 입고 도를 구하면서 ‘나는 사문이다. 나는 사문이다’라고 했다.

만일 찰제리 무리 가운데서 몸으로 불선을 행하고 입으로 불선을 행하며 뜻으로 불선을 행하는 자 있어 그는 불선을 행한 뒤에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한결같이 괴로움을 받을 것이다. 혹은 바라문, 거사, 수타라도 몸으로 불선을 행하고 입으로 불선을 행하고 뜻으로 불선을 행하는 자 있어 그는 불선을 행한 뒤에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한결같이 괴로움을 받을 것이다. 찰제리종으로서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행하며 뜻으로 선을 행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한결같이 즐거움을 받을 것이다. 바라문, 거사, 수타라로서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행하며 뜻으로 선을 생각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한결같이 즐거움을 받을 것이다. 찰제리종 가운데 몸에 二종의 행이 있고 입과 뜻에 二종의 행이 있어 그는 몸과 뜻에 二종의 행을 마친 뒤에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고락의 갚음을 받을 것이다. 바라문, 거사, 수타라도 몸에 二종의 행, 입과 뜻에 二종의 행이 있어 그는 몸과 뜻에 二종의 행을 마친 뒤에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고락의 갚음을 받을 것이다.

찰제리 무리 가운데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三법옷을 입고 집을 나와 도를 구해 그는 七각의(覺意)를 닦는다. 그는 믿음이 견고함으로써 집을 나와 도를 행해 위없는 범행을 닦고 현재에서 자신으로 증명을 짓는다. 그래서 ‘나는 생사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다해 마쳤고 다시 뒷세상의 목숨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바라문, 거사, 수타라도 수염과 머리를 깎고 三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구해 그는 七각의를 닦는다. 그는 믿음이 견고함으로써 집을 나와 도를 행해 위없는 범행을 닦고 현재에 증명을 짓는다. ‘나는 생사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다시 뒷세상의 목숨을 받지 않는다’고. 이 四종 가운데 지혜와 행이 구족하여 아라한을 얻는 것을 가장 제일이라 한다.’

이 때에 범천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찰제리의 생(生)을 제일이라 하나니

그는 능히 모든 종성(種姓)을 모아

명행(明行)을 완성해 구족하였으므로

하늘과 사람 중의 제일이니라.

 

부처님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범천이 말씀을 게송으로 말한 것은 잘 말한 것이요, 잘 말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잘 받은 것이요, 잘 받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인가(印可)하는 바이다. 무슨 까닭인가. 나는 이제 여래, 지진, 등정각으로서 또한 이 말씀을 게송으로 말한다.

 

찰제리의 생을 제일이라 하나니

그는 능히 모든 종성을 모아

명행을 완성해 구족하였으므로

하늘과 사람 중의 제일이니라.

 

장아함은 구족하였다. 일체지(一切智)에게 귀명하노니 일체의 무리들은 안락하여라. 모든 중생들은 무위(無爲)에서 살아라. 나도 또한 그 예(例)에 있으리라.

 

 

 

--- 불설 장아함경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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